
[다윈(호주)=AP/뉴시스]일본 해상자위대의 모가미급 스텔스 구축함 JS야하기호가 6일 호주 다윈에 정박해 있다. 2025.06.10.
2025.08.08 16:16
일본이 호주 해군의 차기 호위함(프리깃함) 사업에서 최종 후보로 경쟁했던 독일을 제치고 총 111억 호주달러(약 10조원) 수주를 따냈습니다. 총 11척의 호위함을 도입하는 사업인데, 일본측은 일본의 모가미급 호위함을 기본으로 해서 호주측의 요구사항을 반영할 예정이며, 공동으로 개발·생산할 예정입니다. 일본측이 직접 수출하는 대신 공동 개발·생산하는 이유는 일본의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을 우회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일본은 평화헌법에 따라 무기의 수출이 제한적이었는데, 기시다 정부가 방위산업 육성을 위해 '구난, 수송, 경계, 감시, 소해'의 5개 유형에 한정해 방산물자를 수출할 수 있도록 운용지침을 바꿨습니다. 호위함처럼 공격형 무기가 이 5개 유형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직접적인 수출(이전) 대신 공동 개발 및 생산으로 합의한 것입니다.
이번 일본의 대규모 방산 수주는 향후 일본이 한국의 주요 방산 경쟁자가 될 것임을 보여주는 예고가 됩니다. 특히 '함정 갭'을 메우기 위해 함정 생산에 박차를 가할 미 해군의 함정 건조 및 수리를 놓고 한국과 일본이 경쟁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호주는 쿼드(Quad) 등 다양한 양자 및 다자 관계를 통해 사실상 '준동맹' 관계를 맺어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양국간 해군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러한 필요에 따라 호주가 일본제 함정을 채택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앞으로 일본과 호주의 군사협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빠르면 다음주(8월 11일~ )에 정상회담을 가질 것 같습니다. 푸틴은 트럼프가 정전(停戰)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한 데드라인을 이틀 앞두고 위트코프 미 대통령 특사를 만났고, 두 사람은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했습니다. 이에 러시아측은 빠르면 다음주에 트럼프-푸틴 정상회담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개최될 수 있다고 발표했고, 트럼프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화답했습니다. 누가 먼저 정상회담을 제의했는지 기자들이 묻자 러시아측은 "누가 첫 마디를 꺼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 것을 보면 정상회담은 러시아측이 제안한 것 같고, 트럼프가 받아드릴 수도 있다고 말한 것을 보면 100%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러시아측이 '정전'에 대해 전향적인 제안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는 재집권 이후 러시아를 회유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조속히 끝마치려 했지만 푸틴이 트럼프가 조급하는 것을 역이용해 공세를 계속하자 푸틴에 대해 불쾌해하면서 이번주 금요일까지 전향적으로 안 나오면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압박했습니다. 최근까지만 해도 양국간 분위기는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핵 위협'까지 하고, 이에 발끈한 트럼프가 핵 잠수함 2척을 적절한 지역에 배치하도록 지시하는 등 최악으로 치달았습니다. 그리고 러시아산 에너지(원유, 가스)를 두번째로 많이 사는 인도에 대해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에 대한 징벌로 기존의 25% 개별관세에 더해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받았습니다. 간접적으로 러시아를 압박하려는 것입니다. 또한 미국은 이른바 '그림자 선단'이라고 불리는 노후 유조선들을 제재대상에 올렸습니다. 러시아는 이들 선박을 이용해 석유 등을 수출해왔습니다.
전쟁은 개시하는 것보다 멈추는 것이 어렵습니다. 개시는 일방적으로 할 수 있지만, 멈추는 것은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나 러시아의 푸틴 모두 상대방에게 양보하는 모습, 약한 모습을 보이면 국내정치상 불이익을 보기 때문에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집니다. 젤렌스키와 푸틴을 지켜보는 우크라이나, 러시아 국민들 앞에서 트럼프가 '악역'을 맡아줘야 합니다. 양국 국민들이 트럼프의 강압에 불만스러워하게 되는 만큼 젤렌스키와 푸틴은 국민적 불만을 덜 받게 될 것입니다. 현재 쟁점은 우크라이나가 나토(NATO)에 가입하지 않겠다는 공개 약속과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영토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입니다. 나토 가입 문제는 푸틴으로서는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고, 점령지는 어느 정도는 타협 여지가 있을 듯합니다. 예컨대, 러시아가 점령지의 50% 정도를 양보하는 식의 타협안입니다. 이들 점령지는 러시아계 주민들이 많이 사는 곳인데, 현 점령지의 절반만 가지고 러시아계 주민들을 이곳으로 이주시키는 방안입니다. 다음주에 개최될 수도 있는 트럼프-푸틴 정상회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 개최되는 미러 정상회담입니다. 양국 정상은 다자회의에서 만난 경우도 있고 전화통화를 가진 적도 있었습니다만, 직접 대면해 회담을 갖는 것은 아직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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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종전'과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사안은 미북 대화입니다. 트럼프는 주적으로 중국을 상정하고 있고, 중국을 봉쇄하려는 큰 그림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을 끝마쳐야 하고, 미군을 유럽과 중동에서 빼 동아시아로 집중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중국을 에워싸고 있는 러시아, 파키스탄, 인도, 베트남, 한국, 일본, 필리핀과 함께 북한도 최소한 중국측에서 떼어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트럼프는 임기의 반환점이 될 내년 말 이전에는 북한과 어느 정도 '거래'를 끝마치려 할 것입니다. 내년 하반기에 있는 중간선거에도 대북 외교의 성과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트럼프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노벨평화상 수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럼 점에서 세스 베일리 미 국무부 동아태국 부차관보 대행이 7일 "우리는 김여정의 최근 담화를 포함해 북한 지도주에서 나온 고위급 성명들을 봤다. 이를 관심을 갖고 주목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이 중요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50%라는 고율 관세율을 적용받게 된 브라질 커피에 대해 중국이 지원에 나서겠다고 했습니다. 미국은 브라질에 대한 50% 관세율에서 오렌지주스, 항공기 등 여러 상품에 대해 예외를 두고 있는데, 커피에는 50% 관세율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문제는 브라질이 세계 최대 생산국이고 미국은 세계 최대 소비국이라는 점입니다. 그만큼 브라질의 커피 농가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시점에 중국이 브라질 커피 사업을 돕기 위해 나선 것입니다. 국제정치에는 '원교근공'(遠交近攻) 즉 '먼 나라와 손을 잡고, 가까운 나라를 친다'는 오래된 원리가 있는데, 이 원리가 브라질-중국 관계에도 미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은 브라질에 대해 계속 애정공세를 펼칠 것이며, 물론 미국은 이를 지켜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