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에서 이야기를 유난히 많이 한 다음 집에 돌아오면, 괜히 마음이 편치 않을 때가 있다
내가 했던 말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가 닿았을지를 이리저리 상상하다 보면, 혹시라도 의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나의 말을 받아들인 사람은 없었을지 걱정이 스쳐 지나간다
사적인 자리에서의 대화조차 이렇게 소통의 문제를 예민하게 만들곤 하는데, 글을 쓰고 난 뒤 독자들의 반응을 짐작해 보는 일은 그보다 한층 더
복잡하고 어려운 심리적 부담을 동반한다
일단 글쓴이의 손을 떠난 글은 타인의 다양한 해석에 노출되고, 그 해석의 여러 갈래 중에는 처음 글을 쓰며 염두에 두었던 방향과는 전혀 다른 길로 나아가는 것도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글쓰기란 한편으로는 나를 표현하고 독자의 이해를 기대하는 과정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예상치 못한 오해나 비난까지도 어느 정도 감수하겠다는 전제를 포함한 행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