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5월 15일 촬영한 드론 사진으로, 컨테이너선 '코스코쉬핑 카멜리아'호가 중국 북부 톈진항의 태평양국제컨테이너터미널에 정박해 있다. 이날 이 컨테이너선이 톈진항을 출발하며 톈진과 미국 동부를 잇는 새로운 항로가 개설됐다. /사진=신화/뉴시스
2025.08.08 16:37
2024년 12월 초,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을 둘러싸고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기 며칠 전, 겉보기에는 평범한 화물선이 대만 중부의 항구도시 타이중에 도착했다. 타이중은 대만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다.
그러나 이 홍콩 선적의 SCSC포춘호는 결코 평범한 민간 화물선이 아니었다. 이 선박은 2년 전 인민해방군 특수부대와 함께 침투상륙훈련에 참가한 이력이 있다.
2022년 중국 CCTV의 군사채널이 공개한 영상에는 SCSC포춘호가 중심적 역할을 수행한 이른바 "해상 침투 훈련" 장면이 담겨 있었다. 영상 속에서 이 선박은 해상에서 다수의 소형 상륙강습정을 만나는 장면이 포착된다. 각 상륙강습정은 인민해방군 특수부대 병력 10명 이상을 수송할 수 있는 규모다. 이후 SCSC포춘호에 탑재된 두 개의 크레인이 최소 6척의 이 공격용 소형 선박을 짐칸에 실어 올리는 모습이 이어진다. 실린 선박들은 거대한 금속 판넬로 덮여 은폐된다.
영상은 이어 또 다른 장소로 전환된다. 그곳에서 SCSC포춘호는 크레인을 이용해 이 중무장한 선박들을 바다에 하역한다. 각 강습정은 머큐리사의 외부 엔진 두 개씩을 장착한 상태로 모선으로부터 떨어져 나간다. 이어 수십 명의 병력이 해안에 상륙해 숲을 돌파하고 사격 훈련을 실시하는 장면으로 영상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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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훈련은 중국이 침공을 시도할 경우 병력과 군 장비를 조기에 배치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중국공산당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에는, 겉보기에는 민간 상업용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국가가 통제하는 국영 기업의 자산들도 포함된다.
SCSC포춘호는 상하이 우쑹조선소에서 건조됐으며, 세계 4위 규모의 상업 선단을 보유한 중국의 해운 공룡 코스코쉬핑(Cosco Shipping)이 소유하고 있다. 코스코쉬핑 소속 선박들은 양안을 오가는 무역의 주력으로, 대만의 주요 항구들을 정기적으로 오간다.
"이건 일종의 트로이 목마 같은 상황입니다. 평시에는 정찰 활동을 수행할 수 있고, 전시에는 중국군을 도울 수도 있습니다." 대만 입법위원이자 입법원 외교국방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왕딩위(王定宇)는 더와이어차이나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중국공산당은 대만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한 번도 실효지배한 적은 없다. 그러나 지난 20여 년간, 특히 최근 2년 사이 중국군의 군사력 증강이 대만이라는 작은 민주주의 이웃에 제기하는 위협은 급격히 커지고 있다.
2024년 12월 당시 타이중항에 정박한 SCSC포춘호는 특수부대를 싣고 온 것이 아니라 상업용 화물을 내렸다. 3일 동안 두 개의 부두에 기항했다. 그러나 이 선박이 대규모 군사훈련 직전, 대만 최대 항만 중 하나에 모습을 드러낸 사실은 우려를 낳았다. 당시 군사훈련에는 중국 해군 군함 12척과 중국 정부 소유 선박 9척이 대만을 포위했다.
타이중항은 타이중 국제공항 내 칭쭤캉 공군기지에서 불과 5마일 떨어져 있다. 지리정보 분석업체 인제니스페이스(ingeniSPACE)가 더와이어차이나에 제공한 위성 데이터에 따르면, SCSC포춘호는 지난해 안핑항과 가오슝항에도 정박한 바 있다.
올해 5월 28일, 코스코쉬핑의 회장이자 당서기인 완민(萬敏)은 회사 당위원회를 주재하며, 자사 선단의 '순찰과 감시'가 "당과 국가를 위한 예리한 무기"라고 밝혔다.
대만 라이칭더 총통실은 더와이어차이나에 코스코쉬핑에 적용될 더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총통실 대변인 웬리(文立)는 "중국군 훈련에 참여한 선박을 포함해 국가안보 우려가 큰 선박의 경우, 관련 기관은 대만 항만 입항을 금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오슝을 거점으로
대만 당국만이 코스코쉬핑을 안보 위협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미 국방부는 올해 1월, 아직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코스코쉬핑과 그 계열사 두 곳을 '미국 내 활동 중인 중국군 관련기업' 목록에 등재했다. 코스코쉬핑은 이 같은 의혹을 부인했으며, 본 기사의 논평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
홍콩에 본사를 둔 해운회사 '오리엔트 오버시즈 컨테이너 라인'(OOCL)을 통해 코스코쉬핑는 이미 대만 최대이자 가장 중요한 항구인 가오슝항에 간접적으로 진출해 있다. 이 항구는 대만 최대 해군기지인 쭈어잉(左營) 바로 옆에 있다.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꾀했던 국민당 소속 마잉주 총통 재임 당시, OOCL은 가오슝항 65, 66번 부두의 운영권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OOCL은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초대 행정장관으로 지명된 둥젠화(董建華)의 부친이 설립한 회사다.
이후 2018년,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집권한 뒤 코스코쉬핑는 OOCL의 모회사 '오리엔트 오버시즈 인터내셔널'을 인수하며 해당 부두들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했다. 차이잉원 정부는 이 인수를 차단하지 않았다. 당시 대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국내 유권자와 미국에 보여주고자 한 목적이 있었다. 앞선 민진당의 천수이볜 정부는 양안관계에 있어 불안정한 이미지를 남겼고, 미국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었다.
그러나 차이잉원의 후임인 라이칭더 총통은 보다 강경하게 안보우려에 대응하고 있다.
OOCL이 운영하는 부두는 대만 최대 항만 내 전략적 요충지에 위치해 있다. 붉은색과 흰색의 대형 크레인이 설치된 이곳은 가오슝 국제공항에서 단 1마일 거리다. 이 공항은 대만 내 두 번째로 큰 공항으로, 유사시 중국의 침공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점령 대상이 될 수 있는 곳이다.
OOCL의 부두는 또 대만 서부 인구밀집 지역과 산업지대를 따라 이어지는 쑨원(孫文) 고속도로의 남단에 위치해 있다. 이 서부 지역에는 대만 인구 2300만 명 중 90% 이상이 거주한다.
또한, OOCL과 코스코쉬핑 소속 선박들이 이용하는 가오슝항 북쪽 진입로는 쭈어잉 해군기지에서 해안선을 따라 불과 5마일 떨어져 있다. 이 기지는 일본제국이 식민지 지배 시절 건설한 곳으로, 대만 최대 규모의 해군기지다. 그러나 이 기지는 단 하나의 출입구만 있어서 전략적으로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현재 제2 출입구 건설이 진행 중이며, 2027년 완공이 목표다. 그때까지는 현재의 단일 출입구가 그대로 유지된다.

대만 가오슝항을 출항하는 'OOCL 코리아'호. /사진제공=OOCL
입법위원 왕딩위는 "만약 침공 초기에 그들이 쭈어잉기지 출입구에 대형 선박을 침몰시키면, 그 안에 있는 우리 구축함들은 모두 움직일 수 없게 된다"며 "구축함들은 그야말로 손쉬운 사냥감이 되는 셈"이라고 경고했다.
"가오슝항에서의 코스코쉬핑 운영을 민간사업으로만 봐서는 안 됩니다. 이 사안에 대해 우리는 더 큰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왕딩위는 가오슝 출신이기도 하다.
그는 OOCL 부두 운영의 군사적 전용 가능성에 대해 행정부 측에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해왔다며, "정부는 민간 용도만 확인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민간과 군사용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또 평시 코스코쉬핑이 대만 항만과 물류 네트워크의 구조를 익히는 것은 전시에는 명백한 정보 자산이 된다고 덧붙였다.
단순한 해운회사가 아니다
코스코쉬핑이 중국 인민해방군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은 여러 기록에서 확인된다. 그리고 이는 중국 법률상 요구되는 사항이기도 하다. 2016년, 국영 코스코그룹과 차이나쉬핑이 합병해 코스코쉬핑이 탄생한 해, 중국 정부는 중국 운송업계와 군의 연계를 강화하는 국방운송법을 제정했다.
이듬해 제정된 국가정보법은 코스코쉬핑과 같은 기업들이 정부 지시에 따라 정보수집에 협조하도록 명시함으로써, 중앙정부의 통제력을 더욱 강화했다.
미국 해군대학 산하 중국해양연구소(CMSI)의 코너 케네디는 2024년 8월 보고서에서 "코스코쉬핑은 해운업에 대한 중국의 정치 통제 강화의 대표 사례"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코스코쉬핑 소속 대부분의 원양 선박에는 당 조직을 구성할 수 있을 정도의 공산당원들이 승선해 있으며, 이들은 당 서기가 이끄는 구조 아래 활동한다. 이러한 당 조직은 시진핑 주석이 집권한 2012년 이후 중국 내 국영, 민영, 외국계 기업 전반에 더욱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
케네디는 이들 당원들이 "항해 능력이 아니라 당에 대한 충성도, 당 규율 이행 능력, 정치 사업 수행 능력, 조직 통솔 능력을 기준으로 선발된다"고 설명한다. 대부분의 경우 선장은 선박 내 당조직의 수장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선박의 통제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그는 또 "중국 선박의 당 서기들은 대부분 전직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이며, 코스코쉬핑은 수십 년간 연대급, 대대급 정치장교 출신들을 적극적으로 채용해 왔다"고 덧붙였다.
오스트레일리아 전략정책연구소(ASPI) 소속 중국 분석가 네이선 아트릴은 "코스코쉬핑은 단순한 민간 해운회사가 아니라, 중국의 '군민융합' 전략 틀 속에 편입된 국영기업"이라며 "중국법상 국가방위 목표, 즉 인민해방군의 작전 지원 의무를 정치적, 법적으로 부여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 지도부 안에 당 위원회가 포함되어 있고 직원 상당수가 당원인 만큼, 코스코쉬핑은 필요시 중국 군사 체계의 상업 기구로 기능한다. 이 관계는 구조적으로 밀접하며 전략적으로도 중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홍타이58호 사건
코스코쉬핑이 중국 인민해방군과 협력한 사례는 다수 존재한다. 일부 훈련에서는 코스코쉬핑 소속 선박이 중국 해군함에 보급을 제공하거나, SCSC포춘호처럼 상륙 침투 훈련에 참여하기도 했다.
2019년, 홍콩 선적(船籍)의 화물선 푸저우호는 당시 코스코쉬핑 소유 중국 민간 선박으로는 처음으로 인민해방군 해군 함정에 해상 보급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중국군 공식 매체인 중국군사망(中國軍事網)은 "민간 선박은 항로가 다양해 해상 보급 능력이 뛰어나며, 이는 상당한 군사경제적 이점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로렌 디키 전 미 국방부 관리이자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코스코쉬핑을 "중국군이 선호하는 물류회사"라고 평가했다. "코스코쉬핑은 인민해방군과의 연계가 문서화된 데다, 글로벌 해운운송 시장을 장악한 중국 국유 복합기업입니다. 평시 이 회사의 활동이 중국의 대만 봉쇄나 침공과 같은 행동을 위한 전진 배치, 사전 준비에 활용될 위험이 있습니다."
코스코쉬핑은 1300척이 넘는 선박을 여러 계열사를 통해 운영 중이다. 대형 화물선이나 페리에 주목이 집중되지만, 소형 선박들도 군사적 활용 가치가 크다.
올해 2월, 대만 본섬과 대만 해협 내 섬인 펑후(澎湖)를 연결하는 해저 통신케이블이 코스코쉬핑 소유 선박의 닻에 의해 절단됐다. 펑후에는 대만 제2 해군기지가 있다.
이 사건에 연루된 선박은 토고 선적의 화물선 홍타이58호였다. 이 배는 대만과 펑후를 연결하는 제3 해저 광섬유 케이블 부근에 하루 이상 머물며, 전화·인터넷 통신용으로 사용되는 해당 케이블 근처를 떠나지 않았다. 이후 함장의 처벌을 위해 대만 당국이 제출한 법원 기록에 따르면 이 선박은 대만 남부 도시 타이난에서 5해리 떨어진 해역에서 닻을 끌며 항해했고, 이 과정에서 케이블이 끊겼다. 이 해역은 닻을 내리는 것 자체가 금지된 곳인데, 홍타이58호는 해저에 닻을 끌며 왔다갔다 했고, 결국 케이블을 끊었던 것이다. 대만 법원은 6월, 중국 국적의 선장을 징역 3년에 처했다.
대만 언론은 이 선박을 '천의 얼굴을 한 배'라 칭했다. 체포 당시, 선원들은 선박명이 홍타이168호라고 주장했지만, AIS(자동선박식별시스템) 송신기는 홍타이58호로 표시돼 있었다. 이 선박의 무선항해식별번호는 중국 국적의 진룽389호, 탄자니아 선적의 홍다8호와도 연결돼 있었으며, 세 선박이 모두 동일 선박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대만의 자유시보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홍타이58호가 코스코쉬핑 소유이며, 중국 광둥성 둥관시에 본사를 둔 진룽해운이 운영 중이라고 보도했다. 대만 대륙위원회 대변인은 더와이어차이나에 "보도가 정확하다"고 확인했다.
도쿄대와 중국전략위험연구소(CSRI) 소속 연구원 아테나 통은 "대만은 국제통신의 99%, 펑후, 진먼 등 외곽 섬들의 전력까지 대부분 해저 케이블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들 케이블이 절단될 경우, 대만군의 지휘통제 능력, 미일(美日)과의 공조, 중국군 이동에 대한 국제 정보 감시, 에너지 안보 모두 큰 타격을 입는다"고 분석했다.
아테나 통은 이러한 행위들이 중국군의 '시스템 파괴전' 교리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쟁 개시와 동시에 적의 핵심 기반시설을 마비시키는 전략이다. 2025년 초 두 달 동안에만 4건의 해저 케이블 손상 사례가 확인된 점을 볼 때, 중국은 이러한 전술을 실제 훈련 중이라고 통은 지적했다.
대만 해양경찰청은 홍타이58호가 해당 케이블 절단 이전 3개월 동안 기륭항, 타이난 안핑항, 가오슝항 세 곳에 기항했다고 밝혔다. 이들 항구는 모두 대만 해군기지가 있는 곳이다. 아테나 통은 이 배가 항만에서 정보 수집을 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홍타이58호는 침공 준비 단계의 정보 수집 활동과 일치하는 행태를 보였습니다. 3개월에 걸쳐 대만에서 가장 전략적으로 중요한 항구들—가오슝, 기륭, 안핑—에 들렀는데, 이곳들은 모두 해군기지이자 주요 해저 통신 및 전력 케이블이 집결된 장소입니다."
가오슝항 OOCL 부두 주변에는 OOCL과 코스코쉬핑 컨테이너가 높이 쌓여 있고, 두 회사의 대형 선박들이 정기적으로 화물을 하역한다. 코스코쉬핑은 OOCL 가오슝 터미널 내에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양사는 타이베이와 타이중에서도 동일한 주소를 공유하고 있다.
OOCL의 모회사인 OOIL의 이사회는 코스코쉬핑 고위 간부들로 구성돼 있으며, 완민 코스코쉬핑 회장이 OOIL의 회장직도 겸임하고 있다. 그는 2022년 제20차 당대회에서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133인 위원 중 한 명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ASPI의 아트릴은 "코스코쉬핑의 활동은 상업을 가장한 채 중국 정부의 대만 항구 접근을 가능하게 만든다"며 "이는 군민융합 전략의 전형이며, 실제로 필요한 경우 코스코쉬핑 선박과 인력이 정찰, 교란, 물류지원 등에 활용될 수 있다. 물론 인민해방군 냄새는 전혀 나지 않는다. 이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전진 배치 방식이며, 필요 시 즉시 동원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터미널들은 은밀한 정보 수집, 물류 교란, 또는 회색지대 작전을 위한 기반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무력 충돌이 발생할 경우, 중국은 OOCL의 거점을 활용해 대만 항만의 안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군사 및 상업적 동원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의해야 할 로로(Ro-Ro) 선박
코스코쉬핑은 계열사인 코스코쉬핑페리를 통해 '로로' 선박 12척을 보유하고 있다. 이 선박들은 차량 탑재가 가능한 형태다. 미 해군대학의 케네디에 따르면, 코스코쉬핑페리의 회사 조직에는 '인민무장부'(人民武裝部)라는 부서가 있으며, 이 부서는 선박과 민병(民兵) 선원을 동원해 중국군과 협력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코스코쉬핑 소속 로로 페리 선박은 실제로 인민해방군 해군과의 상륙 훈련에 참가한 바 있으며, 최소한 한 척(방추이다오호)은 수륙양용장갑차와 군 차량을 직접 바다로 하역할 수 있도록 특수 램프를 개조 장착했다.
워싱턴 소재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톰 슈가트 연구원은 "중국의 기습 공격 시, 이러한 선박이 다수의 차량을 대만 주요 항구에 직접 하역함으로써 항구가 그대로 점령될 수도 있다"며 "이는 대만의 침공 저지 능력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러한 대형 페리의 수송 하역 능력을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수단을 개발하고 있다. 예컨대, 상륙플랫폼(LPU)은 선박에서 해안까지 교량을 펼쳐 인력과 장비를 하역할 수 있다. 슈가트는 공개 정보를 활용해 코스코의 로로 선박과 바지선의 능력을 분석해왔다.
그는 대만 정부에 코스코 로로 선박의 입항을 금지할 것을 촉구했다.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대만정부는 대만 항구에 입항하는 사실상의 중국 선박에 대한 감시 및 규제를 강화하고, 불시 점검을 확대할 수 있다. 전직 미 국방부 관리 로렌 디키는 "이 방안은 모든 선적(船籍)에 적용되는 정책으로 추진할 수도 있고, 대만 입법원과 여론의 지지를 받을 경우 중국에서 제조된 선박이나 중국 선적의 선박에 한정된 조치로 시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디키는 "중국 선박에만 초점을 맞춘 조치라면, 중국의 대만에 대한 무역·경제 보복조치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딩위 입법원 위원은 "중국 정부와 군이 대만 해역과 항만에 자리를 잡는 것을 허용할 수는 없다"며, 라이칭더 정부가 OOCL의 가오슝 운영권을 합법적으로 종료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동안에는 OOCL과 코스코쉬핑의 대만 내 모든 활동을 더욱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물론, 일부 대만 기업의 경제적 손실은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국가 안보와 생존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크리스 호턴은 타이베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언론인으로, 저서 '고스트 네이션: 대만의 생존투쟁 이야기Ghost Nation: The Story of Taiwan and its Struggle for Survival'의 저자이다. 그는 블룸버그, 뉴욕타임스, 애틀랜틱, 닛케이 아시아 리뷰 등에 기고해왔으며, 2015년 대만에 정착하기 전 15년간 상하이, 쿤밍, 홍콩 등지에서 활동했다.
미국의 해군전략가 앨프레드 마한은 '해양력'(sea power)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넓은 의미의 해군력 즉 해양력은 해군 함정을 넘어선 조선, 상업해운 등을 모두 포함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선, 상업해운 등은 민간과 군의 이중용도 성격이 강하며 민간용에서 군사용으로의 전환도 빠릅니다. 평시와 전시의 전환이 빠르다는 것이 해양력의 특징입니다. 육군 병력이 특정 지역으로 이동하면 전쟁 위협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만, 해군 함정이 특정 항구로 이동하는 것은 평화적 방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 항구에 평화적 방문중인 해군 함정은 상부의 지시에 따라 즉시 전쟁태세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일반 상선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선 갑판 위에 재블린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 같은 무기를 올려 놓으면 즉시 무장한 상선이 됩니다. 또한 더와이어차이나 7월 27일자 기사가 보여주듯 상선이 중국군 병력을 싣고 작전에 참여하면 군함에 준하는 선박이 됩니다. 또 이 기사가 보여주듯 상선이 닻을 해저로 내려 끌고 다니면서 상대국의 해저 케이블을 끊고 다니면 적대적 군사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됩니다. 또 상대국 항구의 부두를 몇 개 임대해 이 곳에 정박한 선박을 통해 근처 해군기지의 동태를 관찰한다면 이것은 군사적 정찰 임무 수행에 해당됩니다. 바다를 돌아다니는 상선은 소유주는 A국이라도 어차피 세상을 떠돌아다니기 때문에 세금도 싸고 여러모로 편리한 나라에 선박 등록을 합니다. 즉, 실제 소유는 한국이나 중국이라도 선박의 국적을 의미하는 '선적'(船籍)은 파나마 같은 국가에 둡니다. 이를 '편의치적'(便宜置籍, flag of convenience)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선적만 봐서는 그 선박의 실제 소유주가 누구인지 알 수 없습니다. 이 더와이어차이나 기사처럼 실제 소유주를 조사를 해봐야 그 배의 실제 국적을 알 수 있습니다. 한 나라의 해양력에는 군함뿐만 아니라 상선단도 포함됩니다. 그래서 많은 나라들은 해양대학 등을 국립으로 만들어 유사시에 선원들을 국가적 사무에 동원합니다. 중국은 거대한 상선단을 가지고 있지만 중국과 패권을 다투는 미국은 현재 상선단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군 함정의 열세, 상선단의 열세를 깨닫고 뒤늦게라도 이 종합적 해양력 열세를 뒤집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모습입니다. 더와이어차이나의 이 기사를 읽으시면서 독자 여러분들도 강대국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뜨거운 해양력 경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