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이후의 페미니스트들: 혁명가에서 현실주의자로
뉴욕에서 딱 한 번 보냈던 여름, 찌는 듯 무더웠던 그 여름에 사기를 당한 적이 있다. 급하게 아파트를 구해야 했던 나는 친구의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이내 정신을 차려보니 돈이 오가고 있었다. '오간다'는 표현이 적절하지는 않은 것 같지만. 제 시간에 돈을 보냈지만 돌아온 것은 없었다. 아파트 열쇠도, 적당한 투룸의 절반도, 분노에 찬 내 물음표에 대한 답변도,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내 기준에서는 큰 돈이었고, 경찰서로 가는 건 창피했다. 아버지를 찾아가는 건 더 수치스러웠다. 그 돈을 메꾸기 위해 남은 여름 동안 남자들에게 억지로 관심을 보이며 저녁을 얻어먹었다. 이 이야기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두 가지다. 첫째, 사기를 당하는 이유는 그것을 믿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둘째, 사기당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당황스러우면서도 복수심이 차오르는 격분 상태가 되어 모든 것이 허용되는 집요한 약자의 윤리를 받아들이게 된다. 보상을 얻기 위해 저지르는 사기에 죄책감 따위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