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의 중국 지도자 덩샤오핑은 1980년대와 1990년대 초 개혁개방 초기에 종종 격언을 사용하여 정책 방향을 설정했다. 외교 정책에서 그가 자주 인용한 조언은 중국이 "자신의 힘을 숨기고 때를 기다려야 한다"(도광양회)는 것이었다.
'도광양회'는 두 가지 매우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는 중국이 계속해서 저자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금만 그런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와 시진핑이 2025년 10월 무역 전쟁에서 준(準)데탕트에 합의하기에 앞서, 일부 미국 관리들은 미국의 대중 정책이 직면한 새로운 난제를 설명하는 데 '도광양회'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2025년 봄 중국은 미국으로의 희토류 수출을 늦추기 시작했다. 그러나 10월 초, 중국은 희토류 산업에서의 지배력을 처음으로 미국에 대한 강력한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가혹한 수출 통제 체제를 발표했다. 미국 기업들이 휴대폰에서 전투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핵심 광물과 자석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미국 정부는 궁지에 몰린 기분이었다.
트럼프와 시진핑은 한국에서 만나 1년간의 휴전에 합의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을 연기하고 미국은 수천 개의 중국 그룹을 수출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것을 연기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하지만 이제 문제는 트럼프가 미국의 대중국 희토류 의존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도록 전술적 데탕트를 이용하고 있는지, 아니면 이것이 미국이 전통적인 국가안보보다 무역 및 경제 문제에 더 중점을 두는 다른 접근법의 시작인지 여부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접근법에 대한 미국 동맹국들 사이의 상당한 혼란 속에서, 3월 말로 예상되는 트럼프의 중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이러한 의문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로슈포르자산운용의 최고경영자이자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의 비공식 고문으로 활동하는 대중 강경파인 카일 바스Kyle Bass는 지금의 불안정한 휴전이 "그냥 판돈이 큰 인질 교환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미국은 우리의 기술 및 국방 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 금속과 핵심 광물에 대한 중국의 장악력에 사로잡혀 있는 반면, 중국은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기 위한 군사 현대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AI 칩에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습니다." 바스는 말한다. "상대방이 우위를 점하기 전에 이 위태로운 얽힘에서 벗어나기 위한 양국의 필사적인 경쟁이 됐죠."
일부 미국 관리들은 현재의 대중 정책을 '전략적 안정strategic stability'이라고 표현하는데 이는 양국이 각자의 취약점을 줄이는 동안 당분간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이해관계가 있음을 인정하는 용어다.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대사는 트럼프의 최우선 과제는 "전 세계에서 사업을 하는 우리 노동자, 농부, 목장주, 기업들을 위해 경제적으로 지속적이고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미중 전문가인 크레이그 싱글턴은 전략적 안정이 안보상의 약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트럼프가 중국과의 "다음 경쟁 단계"를 준비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면서 무역 휴전을 파기할 수 있는 "스스로 불러들인 충격"을 피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건 데탕트가 아닙니다. 의도적인 순서 정하기예요." 싱글턴은 말한다. "트럼프는 여전히 경쟁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수출 통제는 굳건히 유지되고 있어요. 이것은 전략적 유화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타이밍과 전술의 재조정일 뿐입니다."
그러나 트럼프는 중국으로 수출되는 민감한 기술에 대해 새로운 통제를 거의 부과하지 않았는데 그가 국가안보를 희생시키면서 무역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이를 강조한다.
한 미국 고위 관리는 트럼프가 "국가 및 경제안보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중국과 상호 이익이 되는 무역 관계를 이끌고 있다"고 반박한다.
그는 트럼프가 "엄격한 관세, 제재, 수출 통제 체제"를 시행했으며 중국은 펜타닐 원료 단속, 미국 농산물 구매, 희토류 유통 보장에 합의했다고 주장한다. 또한 부산에서 이뤄진 무역 휴전이 "중국이 세계 경제를 혼란에 빠뜨리는 것을 막았다"고 강조한다.
미국 동맹국들의 한 가지 핵심 쟁점은 미국이 더 이상 인질로 잡히지 않을 정도로 중국에 대한 희토류 의존도를 줄이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이다. 일부는 트럼프가 공격적인 안보 조치로 전환할 것이라고 믿는 반면, 다른 일부는 그가 경제 문제에 계속 집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중 강경파들은 트럼프가 희토류라는 다모클레스의 칼 아래에서 미국을 빼낸 후 안보 문제에 대해 더 강경한 접근법으로 돌아가기를 바라고 있어요." 브루킹스연구소 중국센터장 라이언 하스Ryan Hass는 말한다. "저는 그리 확신하진 않습니다. 트럼프가 두 번째 임기에서 자신이 역사에 어떻게 남는가를 주시하고 있고, 중국과의 관계를 망치는 것은 자신의 정치적 유산에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인 게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미중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지만요."
행정부 내에 많은 대중 강경파가 있지만 하스는 트럼프 본인은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의해 움직이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의 핵심으로 경제 및 기술 문제에 집중하고 있죠."
무역 휴전 기간 중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안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몇 가지 조치를 취했다.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중국 드론 제조업체인 DJI를 용납할 수 없는 국가안보 위험을 제기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그룹 목록에 올렸다. 이 조치는 DJI가 미국에서 비행하는 데 필요한 인증을 받는 것을 막는다.
그러나 트럼프는 비판론자들이 중국의 군사 현대화를 도울 것이라고 말하는 조치들도 취했다. 부산으로 가는 길에 트럼프는 엔비디아의 최첨단 칩인 블랙웰 칩을 중국에 수출하게 할 수도 있다고 말해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그 생각을 포기했지만 엔비디아가 덜 강력하지만 발달된 칩인 H200을 수출하도록 허용하는 데 동의했다. 트럼프와 그의 강경파 보좌관들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듯,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무부를 포함한 일부 관리들이 라이선스에 엄격한 조건을 붙이기를 원한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 이는 대중 강경파들이 대통령을 화나게 하지 않고 얼마나 조용히 반발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리트머스 테스트가 될 수 있다.
트럼프는 비판론자들이 중국을 화나게 하지 않으려는 의지와 안보 위협에 대한 관심 부족의 표시로 보는 다른 조치들을 취했다.
FT는 미 재무부가 '솔트타이푼'으로 알려진 사이버 스파이 활동에 대해 중국 국가안전부에 제재를 부과하려던 계획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의 명령에 정통한 사람들은 이것이 트럼프가 시 주석을 만난 후 관리들에게 합의를 탈선시킬 수 있는 조치를 취하지 말라고 말한 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고위 관리는 트럼프가 수출 통제에 대해 중국 사정을 봐주고 있다는 주장을 거부한다. 그는 그것들이 관세, 제재, 그리고 인바운드 투자 심사를 포함하는 "훨씬 더 큰 경제 도구 집합의 일부"일 뿐이며 이는 "중국과의 경쟁의 장을 평탄하게 하기 위한 포괄적인 접근 방식"을 형성한다고 말한다.
"지난 한 해 동안 미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더 많은 중국 기업을 수출 통제 및 금융 제재 블랙리스트에 추가했습니다." 그는 덧붙인다.
트럼프가 안보를 무시하고 있지 않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한 가지 조치는 최근 미 국방부가 전자상거래 대기업 알리바바와 전기차 제조업체인 BYD를 중국군과 연계된 혐의가 있는 그룹 목록에 올렸을 때 나왔다.
그러나 국방부는 아무런 설명 없이 갑자기 연방 웹사이트에서 자체 목록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이는 백악관이 이 조치가 미중 합의에 균열을 일으키고 트럼프의 중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 것을 우려했다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 문제에 정통한 몇몇 사람들은 조치가 다른 이유로 철회되었으며 목록이 재공개될 때 알리바바와 BYD는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트럼프의 발언과 행동을 분석하여 그의 대중 정책을 파악하는 동안 백악관은 최근 국가안보전략(NSS)과 국가국방전략(NDS) 두 문서를 발표하여 약간의 지침을 제공했다.
NSS는 서반구가 최우선 지역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 우선순위인 아시아에 대해서는 중국과의 무역 재균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인도-태평양에서의 전쟁을 막기 위한 억제에 강력하고 지속적인 초점"을 둘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NSS는 중국을 '수정주의(현상 변경) 세력revisionist power'이라고 불렀던 트럼프의 2017년 첫 NSS보다 중국에 대해 더 유화적인 어조를 보였다.
아시아의 '군사적 위협 억제'에 관한 섹션은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대만에 대한 중국의 위협에 초점을 맞췄다. NSS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대만 점령 시도를 거부"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기를 원하며 그러한 노력에는 일본, 한국, 호주, 대만의 더 높은 국방비 지출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NDS는 미국이 중국을 포함한 어떤 나라도 인도-태평양에서 미국이나 그 동맹국을 지배할 수 없도록 막을 것이며, '괜찮은 평화decent peace'를 제공할 세력 균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NDS는 대만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미국이 일본, 대만, 필리핀을 포함하는 "제1도련선을 따라 강력한 거부 방어"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비평가들은 트럼프가 중국과의 무역 휴전을 유지하고 베이징 방문에 앞서 또 다른 거래를 성사시키려고 노력하면서 대만과 미국 동맹국에 대한 그의 지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대만에 대한 언급이 빠진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중국의 대만 공격이 일본의 군대 파견에 대한 법적 정당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해 중국으로부터 압력을 받았을 때 트럼프 행정부가 강력한 지지를 보내지 않자 일본 정부는 극도로 좌절했다. 트럼프가 직전인 10월에 도쿄를 방문했을 때 트럼프와 다카이치 총리가 매우 강한 유대감을 누리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일본 관리들은 미국의 지지 부족에 놀랐다.
지난 1월 바이든 행정부의 두 고위 관리인 미라 랩-후퍼Mira Rapp-Hooper와 엘리 라트너Ely Ratner는 포린폴리시에 기고한 글에서 트럼프가 다카이치의 발언에 대해 "중국이 일본에 분노를 터뜨릴 때 침묵을 지켰다"고 말했다.
트럼프 옹호자들은 그의 접근법이 말보다는 행동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아시아 전문가인 잭 쿠퍼와 같은 비판론자들은 그의 억제 전략이 "의지를 보여주기보다는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긴 하지만 트럼프는 동맹국과 대만에게 우려를 불러일으킨 발언을 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그는 대만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시 주석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대만에 대한 발언은 그가 양안 분쟁에 개입할 능력이 있더라도 실제로 개입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그 전략을 약화시켰습니다." 쿠퍼는 말한다.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싱글턴은 트럼프가 겉으로는 평온하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끊임없는 활동이 있는 '물 위의 오리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트럼프는 시 주석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며, 억제력이 조용하고 일관되게 강화되고 있을 때 새로운 자극 요인을 만들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지지자들은 또한 트럼프가 12월에 대만에 대한 111억 달러(16조 원) 규모의 기록적인 무기 판매 패키지를 승인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FT는 최근 그의 팀이 총 200억 달러(28조 원)에 달할 수 있는 또 다른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몇몇 중국 관리들은 미국에 트럼프 방중 이전에 또 다른 대규모 무기 패키지를 공개하면 국빈 방문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미국 관리들은 중국이 허풍을 떨고 있다고 믿지만 트럼프는 최근 시 주석과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는 그가 전례를 깨고 중국과 대만 무기 판매에 대해 협상했는지에 대한 큰 논쟁을 촉발시켰고 위험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걸로 비춰질 수 있다.
FT와 대화한 미국 고위 관리는 또한 트럼프가 수사적 지원을 덜 제공했다는 주장을 일축하며, 그는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미군이 개입할 것이라고 네 차례나 말한 바이든보다 대만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한다고 주장한다.
"대통령께서는 당신이... 재임하는 동안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번 말씀하셨습니다. 시진핑이 그랬다간 어떻게 될 지 알기 때문이죠."
트럼프가 3월 말 중국 방문을 준비하면서 미국과 대만 일각에서는 그가 더 큰 거래의 일환으로 대만에 대한 '선언적 정책'을 변경하라는 중국의 요구에 응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은 그가 트럼프 행정부가 정책을 설명할 때처럼 미국이 "대만 해협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대신, 미국이 대만 독립을 "반대한다"고 말하기를 원한다. 일부 관리들은 비공개 회의 참석자들에게 언어에 집착하지 말라고 촉구함으로써 어떤 변화가 가능할지에 대한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의도하지 않았거나 일시적인 변화라 할지라도—선언적 정책을 '미국은 대만 독립을 반대한다'로 바꾸는 것과 같이 중국의 이익에 유리하다면—대만의 사기와 미국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려는 중국의 선전 활동의 장이 될 겁니다." 블룸버그의 수석 지경학 분석가이자 전 백악관 대만 전문가인 제니퍼 웰치는 말한다.
미국 관리는 "대만과 관련한 우리의 정책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며 이를 일축한다.
바이든 행정부의 백악관 중국 담당 최고 보좌관이었던 새라 베런Sarah Beran은 NSS와 NDS 역시 트럼프가 그의 첫 임기 마지막 해에 채택했던 안보 중심의 접근 방식으로 돌아갈 것 같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말한다.
"트럼프는 1기 행정부와는 다른 방식으로 중국 문제를 구성하고 있어요." 컨설팅 회사인 매크로 어드바이저리 파트너스의 파트너인 베런은 말한다. "NSS와 NDS는 '세력권'이라는 명확한 요소를 가지고 있어요. 그것은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세계적인 노력을 조율하는 것과는 매우 다릅니다."
허드슨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이자 국가안보 부보좌관으로서 2017년 NSS를 설계한 나디아 섀들로Nadia Schadlow는 NSS와 NDS에서 특히 '세력 균형' 논의와 관련하여 "강한 닉슨적 요소"를 본다.
"세력 균형은 본질적으로 한 패권국, 여기서는 중국이 부상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건을 만들어야 함을 의미해요." 그는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계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 연합의 창설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그러한 연합을 구축할 것인가가 이제 과제이죠."
미국의 과제 중 하나는 많은 미국 동맹국들이 중국에 대항할 필요성에 대해 미국과 입장을 같이하지만 트럼프가 동맹을 대하는 방식에 대해 매우 불안해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그가 동맹국에 부과한 관세에 분노하는 동시에, 그의 더 높은 국방비 지출 요구로부터 압박을 느끼고 있다.
몇몇 동맹국은 비공개적으로 국방에 더 많은 돈을 써야 함을 인정하지만 트럼프가 중국과 러시아 같은 적국보다 동맹국에 더 비판적인 것을 들을 때 분노한다. 예를 들어 그린란드를 둘러싼 덴마크에 대한 그의 압력은 트럼프 하의 미국이 위기 상황에서 수십 년 된 동맹국들을 지지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기존의 불안감에 불을 지폈다.
미국 관리는 "증가된 방위비 분담은 미국과 우리의 모든 동맹국을 더 안전하게 만들고 세계를 더 안정되게 만든다"고 응수한다.
"지난 20년간의 기록을 보면 동맹국들을 어르는 것이 억제 실패로 이어진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처럼 전쟁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예방하고 끝내는 데 전념하고 있습니다."
섀들로는 미국의 또 다른 과제가 "하룻밤 사이에 해결할 수 없는 수십 년간의 공급망 취약성을 해소하면서 중국을 억제할 충분한 힘을 과시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 점에서 희토류 취약성을 줄이기 위한 공동 노력은 동맹국과의 관계에서 몇 안 되는 밝은 부분 중 하나이다. 미국은 최근 EU, 영국, 일본, 한국, 호주 및 기타 국가들과 핵심 광물 정상회의를 소집하여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 동맹을 논의했다. 미국과 호주는 또한 작년 10월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가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중요한 희토류 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미국이 빠른 속도로 이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전문가들은 중국이 다른 방식으로 미국의 숨통을 조일 수 있는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의 의약품 원료에 대한 매우 높은 대중 의존도도 여기 포함된다.
"희토류 문제만 해결되면 트럼프가 중국에 대해 더 강경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는 다른 약점이 없다고 가정하는 것이죠." 베런은 말한다.
트럼프의 대중국 접근법을 이해하기 위해 미국 측과 회담을 하러 워싱턴을 방문하는 외국 관리들은 종종 사석에서 실제 전략을 감지할 수 없으며 워싱턴을 떠날 때 더욱 혼란스러워진다고 토로한다.
하스는 이에 대한 한 가지 이유로 트럼프가 직접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는 점을 든다. 그는 보좌관들의 제안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며 관리들이 중국에 대한 그의 선택지를 좁히는 걸 용납하지 않는다.
"트럼프 본인이 자신의 중국 담당 보좌관이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 구상에서 이란 못지않게 중요한 핵심 변수는 단연 중국과의 관계일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3월 말 중국 베이징을 국빈 방문합니다. 이는 트럼프 집권 2기 미·중 관계의 향방을 가늠할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이번 방중 일정이 마무리되면 그의 남은 임기는 2년 반에 불과해, 새로운 정책 전환을 꾀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넉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월 23일 자 기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對中) 정책 이면을 심층 분석했습니다.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봉쇄'를 노리는 것인지, 아니면 중국과 전 세계 '세력권'을 분할하려는 것인지에 쏠려 있습니다. 만약 전자가 목적이라면, 지난해 부산 김해공항에서 합의한 '1년간의 무역전쟁 휴전'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공세를 잠시 피하기 위한 전술적 후퇴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후자가 목적이라면 양국 간의 타협적 기조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성향이 곧 미국의 장기적인 국가 전략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미국의 정책 기조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이유는 1950년 '애치슨 라인'의 뼈아픈 역사적 경험 때문입니다. 당시 딘 애치슨 미 국무장관이 발표한 태평양 방어선에서 한반도가 제외됐고, 이는 그해 6월 북한이 소련과 중국의 지원을 받아 대한민국을 기습 침공하는 빌미가 되었습니다. 현재 미 워싱턴 조야에서는 외교 정책의 방향성을 두고 치열한 노선 논쟁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미주 대륙으로의 회귀를 주창하는 '마가'(MAGA) 진영, 중국 봉쇄에 화력을 집중하기 위해 유럽과 중동에서 개입을 축소하려는 진영, 그리고 세계의 경찰 역할을 지속하려는 국제주의 진영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과거의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우리는 이러한 미국 내 외교 노선 논쟁을 예의 주시하는 한편, 그 어떤 지정학적 격변에도 흔들림 없이 대응할 수 있는 독자적인 외교·안보 역량을 확충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