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호, 파르미자니 전시평: 런던은 지금 '조용한 예술'로 시끄럽다
요즘 런던은 '조용한 예술'의 시간을 맞고 있다. 대영박물관에서 열리는 히로시게(廣重)의 '뜬 세상' 유키요에(浮世畵) 전시, 왕립미술원에서 열리는 빅토르 위고의 그림자 같은 드로잉들, 내셔널갤러리의 시에나파 종교화들에 이어, 이제는 문질러낸 흑연, 색실과 폴리에스터, 그을음, 연기 등 예상치 못한 재료로 기억의 안개와 이탈의 상실감을 시각화하려는 두 작가의 명상적이면서도 매혹적인 조각 전시가 잇따라 관객을 맞이하고 있다. 테이트모던 전시《서도호: 집을 걷게 하다Walk the House》와 에스토릭 컬렉션의《클라우디오 파르미자니》전은 이처럼 흔한 동시대적 주제를 다루면서도 신선하고 조용하며 아름답게 구성된 소규모 전시로, 익숙한 것을 낯설게 만들고 관람객을 낯설고 고요한 공간들로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