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評천하] 이란 새 최고지도자 발표, 호르무즈해협 기뢰전 위험성 外

해설과 함께 읽는 이번주 국제정세

2026년 3월 9일(현지시간) 테헤란 엔겔라브 광장에서 열린 모즈타바 하메네이 신임 이란 최고지도자에 대한 충성 서약 집회. /사진=신화/뉴시스

미·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알리 하메네이의 뒤를 이어, 그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되었습니다. 그러나 공식 발표에도 불구하고 모즈타바는 아직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월 28일 공습으로 인한 부상설과 함께, 미국과 이스라엘의 표적 공세를 피하기 위해 은신 중일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모즈타바 선출을 "큰 실수"로 규정하며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발표 전날 ABC방송 인터뷰에서도 "우리의 승인을 받지 않은 지도자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사실상 제거 대상임을 시사했습니다. 이스라엘 국방장관 역시 "이란 차기 지도자도 제거 대상"이라고 공언했습니다. 반면, 은신 중인 모즈타바와 달리 이란 안보 부문의 실세로 꼽히는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당신이나 제거되지 않도록 조심하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위협하는 등 대미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최고지도자 유고(有故) 상황에서도 이란의 군사적 저항이 지속되는 배경에는 하메네이의 사전 포석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하메네이가 지난해 6월 이른바 '12일 전쟁' 이후, 자신의 급사 가능성에 대비해 혁명수비대(IRGC) 등 군 지휘 체계를 21개 지역 지휘부로 분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앙 지휘부의 공백 시 각 지역 지휘부가 자율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도록 시스템을 개편한 것입니다. 다만 매체는 이 같은 권한 분산이 향후 군벌화(軍閥化)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혁명수비대가 단순한 군사 조직을 넘어 다수의 기업과 광산 등 막대한 경제적 이권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걸프만과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이 위협받으면서 글로벌 경제는 고유가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고, 뉴욕 증시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유가 변동에 민감하고 주식 기반의 노후 대비 비율이 높은 미국 유권자들의 특성을 고려할 때, 유가 폭등과 주가 하락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심각한 악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이란의 기뢰전 전개를 원천 봉쇄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부상했습니다. 저비용 비대칭 전력인 기뢰 수백~수천 발이 호르무즈 해협에 부설될 경우, 유조선 피격 위험과 함께 원유 수송로가 완전히 마비될 수 있습니다. 이는 해당 항로에 원유 수입을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한국, 일본, 중국 등 동북아 3국에 직격탄이 될 것입니다. 기뢰전 위협이 고조될 경우,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소해(掃海) 작전 및 유조선 호위를 위한 해군 함정 파견을 강력히 요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란 공습을 둘러싸고 미국과 유럽 동맹국 간의 파열음도 커지고 있습니다. 영국은 지난 2월 28일 공습 직전 영국령 디에고 가르시아 공군기지 사용을 불허했다가, 며칠 뒤 기지 사용 허가는 물론 F-35B 스텔스기를 탑재한 '프린스 오브 웨일스' 항모 파견을 제안하며 입장을 선회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진작 협조했어야 한다. 이제 영국의 도움은 필요 없다"며 이를 일축했습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미·이스라엘의 공습을 강도 높게 비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보복 조치로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친트럼프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마저 "국제법을 벗어난 것"이라며 비판에 가세해, 미국의 외교적 고립이 심화하는 양상입니다.




이번 사태에서 주목할 대목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뚜렷한 입장차입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의 '레짐 체인지(정권 교체)'에 무게를 두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조기 종전에 방점을 찍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스라엘 측이 차기 지도자 제거를 공언한 데 반해, 트럼프 대통령은 "마음에 들지 않는 지도자가 등장할 때마다 5년마다 한 번씩 공격할 수는 없다"며 확전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양국이 이란 수뇌부 제거라는 강경 노선을 고수할지, 혹은 핵 프로그램 양보를 대가로 휴전에 합의할지가 관건입니다. 아울러 오는 3월 말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訪中)도 핵심 변수입니다. 미국 외교의 최우선 순위인 미·중 관계를 고려할 때, 이란 문제 처리 과정에서도 중국의 입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독일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큰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지방선거에서는 녹색당이 30.2%의 득표율로 신승을 거뒀고, 기독민주당(CDU)이 29.7%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극우 포퓰리즘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약진입니다. AfD는 지난 선거 대비 두 배에 달하는 18.8%를 득표하며 3위로 올라서, 유럽 내 극우 세력의 확산세를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2019년 미 대사관 폐쇄 이후 사실상 단교 상태였던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외교 및 영사 관계를 전면 복원했습니다. 지난 1월 3일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을 축출한 미국은 현재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 정부와 긴밀히 공조하고 있습니다. 최근 베네수엘라 의회는 미국 자본 유치를 목적으로 외국인 및 민간의 광업 투자를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양국 간 경제 협력이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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