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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評천하] 바이든-시진핑 정상회담, 대만 총통선거 야당후보 단일화 外

해설과 함께 읽는 이번주 국제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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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사이드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우드사이드 인근의 파이롤리 에스테이트에서 APEC 정상회의 중 1년 만에 만나 회담을 하고 있다. 2023.11.16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2023.11.1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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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세계 최강국 미국과 중국의 지도자가 만났습니다.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미중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바이든은 대통령선거를 1년 앞두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미국이 소홀히 할 수 없는 국제문제 현안을 껴안고 있습니다. 시진핑은 무엇보다 경제가 문제입니다. 리더십의 위기를 느끼고 있는 두 사람이 우역곡절 끝에 한 자리에 앉았습니다.


이번 회담에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홍보와 의전이었습니다. 중국측은 회담 전 시진핑 주석이 젊은 시절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해 금문교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우호적인 제스처입니다. 그리고 정상회담과 관련한 의전을 놓고 중국측이 많은 것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멀리까지 간 시 주석이 미국측의 환대를 받았다는 이미지를 중국인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미국측의 환대 이미지를 만드는데 집착했던 것은 시진핑이 정상회담 자리에서 "중국은 미국을 이기거나 대신하려는 계획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그러하니 미국도 중국을 억제하거나 봉쇄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며 마치 등소평의 '도광양회'(韜光養晦) 노선으로 돌아간 듯 한 발 물러난 태도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양국의 패권경쟁과 관련해 바이든은 '경쟁을 잘 관리하자'고 했고, 이에 대해 시진핑은 '왜 자꾸 경쟁을 이야기하는가'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패권경쟁과 관련해 우리로서는 약간 무서운 표현을 시진핑 주석이 했는데, "지구는 두 나라 모두 성공할 수 있을 정도로 크다"고 했습니다. 세상이 충분히 넓으니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번영하면서 서로 평화공존 하자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혹시 '세력권'의 속내가 포함되어 있는 표현이 아닐까하는 걱정이 듭니다. 수백 년 전 유럽의 강대국이었던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세계를 두 개로 나눠 세력확대 작업을 각각 벌여나갔던 일이 있었습니다. 강대국이 아닌 우리로서는 늘 경계심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각국의 당면문제 해결을 위해 일단 패권경쟁의 열기를 낮추자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했고, 중국은 대만에 대한 무력침공 계획을 부인했습니다. 양안관계도 당분간은 조용할 것 같습니다.




대만은 내년 1월에 총통선거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 총통선거를 두 달 앞두고 현재 2, 3위를 달리고 있는 야당 후보 두 사람이 단일화에 합의했습니다. 마잉주 전 총통이 중재했다고 합니다. 누구를 단일 후보로 할 것인지는 여론조사 등을 토대로 18일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아직 100%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야당의 승리가 점쳐집니다.



최근의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재 반중(反中) 성향의 집권 민진당 후보 라이칭더 부총통의 지지율이 30.8%로 1위, 중립 성향의 제2야당 후보 커원저가 26.0%로 2위, 친중(親中) 성향의 제1야당 국민당 후보 허우유이가 18.0%로 3위입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친중 성향이 강한 폭스콘 회장 궈타이밍 후보가 9.3%입니다. 폭스콘(중국어이름은 훙하이정밀)은 애플 아이폰 물량의 80% 이상을 생산하고, 대부분의 공장은 중국에 소재하고 있습니다. 궈타이밍 후보를 지지하는 표심 9.3%의 향배도 변수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최근 중국 당국이 폭스콘에 대해 기습조사를 벌였습니다.


중국당국이 10월말 광둥성과 장쑤성에 있는 폭스콘 사무실과 시설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허난성과 후베이성에 있는 공장에 대해선 토지 사용에 대한 기습 현장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사실 궈타이밍 후보는 "친중"을 내세우며 출마하고 있지만, 범 친중파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친중'을 방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친중' 후보가 난립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중국 당국이 대만 총통선거를 앞두고 폭스콘 회사를 인질처럼 잡아두려 하는 것 같습니다. 물밑에서 중국 당국과 폭스콘의 궈타이밍 회장 사이에 논의가 오가겠지만, 중국 당국은 궈타이밍이 친중파 승리에 방해가 되지 않는 방향으로 압박할 것입니다.


이번 샌프란시스코 미중 정상회담의 분위기를 보면 미국 역시 '대만 독립'을 너무 밀어붙여 미중간에 긴장을 만들어낼 수도 있는 민진당 후보를 적극적으로 도와주려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현재의 분위기로는 친중파의 승리가 유력할 것 같습니다. 예상대로 친중파가 승리한다면 대만 총통선거 이후 양안관계는 또 새로운 상황을 맞게 될 것 같습니다.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하마스의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를 만난 자리에서 '이란은 하마스에게 정치적, 정신적 지지를 보낼 수 있지만, (전쟁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영국의 텔레그래프가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란이나 레바논의 헤즈볼라에게 이스라엘에 맞서 전쟁에 참여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하마스측의 목소리를 자제시켜 달라고 하니예에게 요구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습니다. 로이터는 회담내용을 잘 아는 하마스 관리를 인터뷰해 보도했습니다. 헤즈볼라측도 공격에 대해 하마스로부터 사전 통보를 받지 못해 기습공격 소식을 듣고 놀랐다고 합니다.


이란 지도부는 헤즈볼라 등의 동맹세력을 이용해 중동지역에 흩어져 있는 미군과 이스라엘군 시설을 로켓 등으로 계속 공격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전쟁에 끌려들어가지는 않는 대신 하마스측에게 연대감은 보여주겠다는 것입니다. 또 이것은 미국이나 이스라엘측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를 공격하지 않는다면 이 정도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를 공격한다면 모든 것은 바뀔 것이다.' 이란이 전쟁의 확전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이번에도 조용히 끝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교수립은 상당기간 재개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랠리가 멈춰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조를 바꾼다면 전 세계 경제는 새로운 변곡점을 맞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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