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

대만 전쟁을 막는 진정한 억제력

미국이 중국에게 위협뿐만 아니라 안심도 보장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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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PADO

2023.12.22 14:19

Foreign Affai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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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선거가 1월 13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포린어페어스 최신판(2024년 1/2월호)에 실린 이 글은 총통선거에서 국민당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작성된 기사로 보입니다. 어떤 형태로든 중국과 대만이 평화적 통일을 이루는 것을 막으려는 것은 레드라인을 넘어선 것이어서 오히려 중국의 무력도발을 부추기는 것이 되므로 미국과 대만은 레드라인을 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것입니다. 집권 민진당은 대만의 독립을 주장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총통에 당선되는 것이 우려스럽다는 것이 필자들의 주장입니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대만 총통선거의 결과가 동아시아 국제정세의 분위기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포린어페어스가 이 시점에 왜 이 기사를 실었는지 궁금해집니다.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대만에 대한 공격적인 태도로 인해 대만해협에서의 '억제'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과제가 되었다. 미국은 방어적 "고슴도치 전략"을 발전시키려는 대만의 노력을 지원해야 한다. 미국은 대만의 해안방어 훈련 및 대공무기 비축을 돕고, 강력한 민방위 역량을 키우고, 식량이나 연료 같은 전략 물자를 비축하여 중국의 침략이나 봉쇄를 억제하고 필요시 이를 물리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미군은 또한 역내에서 더 강력하고 민첩하며 지리적으로 더 분산된 군사력을 구축함으로써 미국의 군사기지와 항공모함까지 위협하는 중국의 미사일 전력 강화에 더욱 대비해야 한다.


그러나 억제는 단순히 무기고의 무기, 지상의 병력, 공중의 비행기, 바다의 함정, 작전계획 테이블 상의 전략 문제가 아니다. 상대방에게 군사적 위협을 가하는 것은 성공적인 억제전략의 일부일 뿐이다. 잠재적 적의 행동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안심'을 주는 것도 필요하다. 위협을 받는 국가가 전쟁 회피시 감당할 수 없는 결과를 맞게 된다는 두려움을 갖는다면 전쟁을 피해야 할 유인이 거의 없게 된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토머스 셸링(게임이론으로 국제정치 이론에도 크게 기여 - 역자주)은 오래 전 "'한 발자국만 더 오면 쏜다'는 위협은 '당신이 멈추면 나도 쏘지 않겠다'는 암묵적인 안심을 줄 때만 억제력이 된다"고 썼다.


'한 발자국만 더 오면 쏜다'는 위협은 '당신이 멈추면 나도 쏘지 않겠다'는 암묵적인 안심을 줄 때만 억제력이 된다

사실 우리측의 군사적 대응이 강력하고 확실한 만큼 잠재적 적을 확실하게 안심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고 어려워진다. 그런데, 대만해협과 관련된 세 당사자는 서로에게 충분한 안심을 못 주고 있다. 예를 들어,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은 통일을 강행하려는 중국의 시도뿐만 아니라 독립을 추구하는 대만의 정치적 움직임 등 어떤 일방적 현상변경에도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리고 미국은 대만의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대만과 협력하면서도 대만과 공식적인 외교관계나 방어동맹을 복원하려 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아야 한다. 중국이 무력을 사용하는 경우 미국과 대만은 확실히 군사적 대응을 할 것이라는 위협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러한 안심을 주는 것도 전쟁예방에 도움이 된다.



미국이 대만을 주권 국가로 공식 승인하거나 대만을 방어하기 위한 동맹을 명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전현직 미국 관리들의 과거 잘못된 발언은 군사적 대비 부족과 마찬가지로 상대방을 불안하게 만들면서 억제력을 오히려 약화시킬 수 있다. 중국 지도자들은 미국이 중국의 자제를 오판해 대만의 공식적 독립을 돕거나 평화적 협상을 통한 통일 등 통일 자체를 방해하려 한다면 미국의 군사적 위협을 무시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중국은 공격 자제로 인해 통일의 가능성을 영원히 잃게 되거나 미국이 대만과 방위 동맹과 유사한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중국이 그런 결론을 내린다면 미국이 아무리 역내 군사력 강화에 집중한다고 해도 전쟁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해도 망하고 안 해도 망한다면

군사력을 통한 억제는 직관적으로 매력적이지만, 이론과 실제 역사에 따르면 (군사력의 사용을 통한) 처벌의 위협과 함께 특정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 그 군사력이 상대방을 해치는 데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안심을 보장하는 것과 결합되지 않으면 억제에 실패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치학자 리드 폴리는 "조건부 안심 보장과 조건부 위협을 결합하는 목적은 선택지를 제시한다는 것, 즉 상대방이 '(나쁜 행동을) 해도 망하고, 안 해도 망한다'고 믿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효과적인 억제를 위해서는 위협과 안심 보장 모두 신뢰할 만해야 한다. 매튜 세불, 앨런 다포, 누누 몬테이로는 "힘은 위협의 신뢰성을 높이는 반면, 안심 보장의 신뢰성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정치학자들이 오랫동안 '안보 딜레마'로 묘사해 온 것이다. 신뢰할 수 있는 위협과 안심 보장을 동시에 제시하려면 리더는 단순히 무조건적인 처벌을 가한다는 평판보다는 "상대방이 규칙을 준수할 때는 힘 사용을 자제한다는 평판"을 쌓아야 한다. 그리고 미국이 역내 군사력을 강화하거나 다변화하고 대만의 국방력 강화를 지원하는 만큼 중국을 보다 명확하고 지속적으로 안심시켜야 한다.


중국, 대만, 미국은 모두 무력 사용에 대한 준비태세와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전쟁을 불사한다는 결의를 보여주고 상대방이 오판 못 할 전쟁 능력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이 본토로부터의 분리를 더욱 굳히는 것을 막으려 하고, 대만과 미국은 중국이 통일을 위해 대만을 공격하는 것을 억제하려 한다. 그러나 세 당사자 모두 이러한 군사적 대비가 현상변경을 추구하거나 양안 갈등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서로 알리는 노력에는 소홀했다. 지도자들이 어느 정도는 서로에게 계속 안심을 주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리들은 미국이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을 재확인했고, 중국 지도자들은 '평화적 통일'이 여전히 선호되는 선택지임을 거듭 강조했으며(전쟁까지 이르지 않는 군사력의 저강도 사용을 '평화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대만 지도자들도 공식적인 독립 추진을 자제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세 나라의 관리들은 모두 위협에 대한 정당한 대응의 범위를 계속 확대해가면서 행동과 대응이 위험한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다. 중국, 대만, 미국은 과거 양안관계의 평화적 최종해결(평화통일)을 최소한 상상이라도 할 수 있게 했던 중요한 공식언급을 언제부터인가 중단했다. 이렇게 서로를 안심시키는 것은 단기적인 해결을 촉진하거나 최종적인 해결의 세부 사항을 명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양안 간 이견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여전히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다.


예를 들어, 본토와 통일된 대만의 미래 통치 방식에 관한 중국의 제안은 시간이 지날수록 덜 관대해졌다. 중국이 1993년 백서에서 제시한 '일국양제' 제안에는 대만이 "독자적인 행정 및 입법권, 독립적인 사법부와 재판권"과 "독자적인 정당, 정치, 군사, 경제, 재정"을 가질 수 있도록 허용하고, 중국이 대만에 군대나 행정 인력을 파견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포함되어 있었다. 전자의 약속은 2000년 중국의 대만백서에서 사라졌고, 후자의 약속은 2022년 백서에서 삭제되었다. '일국양제'는 대만에서 결코 인기 있는 개념이 아니었으며, 중국이 일국양제의 선구자였던 홍콩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한 이후에는 그 인기가 더욱 떨어졌다. 대만 인근에서 점점 더 공격적이고 빈번해지는 중국의 군사작전과 맞물려 대만의 미래를 위한 더 매력적인 옵션을 제시하지 못하면 중국은 더 위협적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믿을 수 없는 상대가 될 뿐이다.


대만의 경우, 집권 민진당은 오랜 전통으로 독립을 지지해 왔지만 1999년부터 '대만공화국Republic of Taiwan' 설립을 요구하지 않고 대신 공식적으로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으로 알려진 대만이 이미 독립된 주권국가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진당의 현 총통인 차이잉원蔡英文은 공식적인 독립을 추구하지 않고 본토와 대만 모두를 영토로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정의한 중화민국 헌법에 따라 행동하겠다는 2016년 공약을 고수하면서 중국의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동시에 그는 중국과 국민당 대표들이 합의한 중국 본토와 대만이 '하나의 동일한 국가에 속한다'(이 국가가 중화민국인지 중화인민공화국인지에 대해 대표들간 이견을 보였다고 한다)는 '1992년 컨센서스'를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민진당 의원들과 많은 학자들은 그러한 합의가 존재했다는 사실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차이 총통이 '1992년 컨센서스'를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현상변경을 시도하려 한다고 비난하고 있는데, 국민당은 '컨센서스'를 계속 지지하고 있다. 또한 차이 총통은 중화민국 국가國歌 사용을 중단하거나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중화 타이베이'가 아닌 '대만'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것을 주장하는 등 중국의 눈에는 독립을 향한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라는 당내 급진파의 압력에는 저항했지만, 고등학교에서 대만의 역사를 중국 역사와 분리해 가르치는 것은 허용했다.


하지만 대만의 이러한 자제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현 민진당 부총통이자 2024년 1월 13일로 예정된 총통 선거의 유력 주자인 라이칭더賴淸德는 2017년 자신을 "대만 독립을 위한 정치 일꾼"으로 표현하며 차이 총통보다 더 강경하게 독립을 주장했다. 최근 2023년 7월, 라이 후보는 선거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현직 대만 총통이 "백악관에 들어가는 것"이 자신의 목표이며, 이는 대만과 미국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해 중국정부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미국정부는 발언의 해명을 요구했다.


미국의 경우, 바이든 행정부는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으며"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현상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표명해 왔다. 이러한 입장 표명은 미국이 양안 분쟁에 개입할 조건을 명시함으로써 대만의 독립 지지자들에게 청신호를 주는 것을 피하고, 대만에 대한 미국의 동맹 공약을 회복시키는 것처럼 보여 중국을 자극하지 않도록 한다는 미국의 전통적인 "전략적 모호성" 정책을 따른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1979년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의 전제 조건으로 대만과의 동맹을 폐기한 이후 대만을 방어할 공식적인 의무가 없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바이든은 대만이 공격을 받을 시 대만 방어 공약을 지키기 위해 미국이 대만을 방어할 것이라고 반복해서 언급함으로써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고 어느 한 쪽의 일방적 현상변경에 반대한다는 진술은 신뢰를 잃게 되었다.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 또한 협상을 통해 강압 없이 양안 간 갈등의 평화적 해결이 이뤄질 경우 이를 받아들일 것이라는 입장 표명이 잘 안 이뤄지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러한 안심 보장에 소홀하면서 중국은 비폭력적 수단을 통해 달성하더라도 양안 통일 자체를 미국이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의심을 키웠다. 엘리 래트너 인도 태평양 담당 국방부 차관보는 대만이 서태평양의 "제1도련선 내의 중요한 전략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는 대만이 미국 동맹국들 방어에 전략적으로 꼭 필요하며 따라서 어떤 형태의 통일도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중국 관리들은 대만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이 지역에서 더욱 강력한 군사 태세를 추구하려는 미국의 노력을 심각한 결의의 표시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이러한 행동과 미국 관리들의 말은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022년 8월 기자회견에서 주장한 것처럼 미국이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봉쇄하려 하고" 1979년 이전에 존재했던 대만과의 동맹과 유사한 관계를 복원하려 한다는 중국측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의 일부 분석가들은 최근 미국이 중국과 고위급 외교 채널을 재개하려는 것은 중국을 약화시키고 평화통일을 막으려는 미국의 집요한 노력을 감추려는 것일 뿐이라고 우려한다. 이러한 우려는 미국 의회 의원, 전직 고위 관리, 주요 학자들이 대만과의 공식 외교관계 회복부터 미국과의 동맹 부활, 대만 내 대규모 미군 주둔에 이르기까지 많은 것을 요구하는 발언으로 함으로써 더욱 심화되고 있다.

대만 해협의 의심과 두려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안심 보장이 효과적인 억제에 필수임을 당사자들 모두가 알아야 한다. 신뢰할 수 있는 안심 보장이란 상이나 당근을 주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측의 군사적 위협이 전적으로 상대방의 행동에 달려 있는 '조건부'임을 확실히 하는 것이다. 이러한 보장은 점진적이고 주고받기 방식으로 조금씩 타협해가는 신뢰구축 조치와는 다르다. 이러한 보장은 양보나 신뢰 구축 노력이 아니기 때문에 '상호 주고받기'가 불필요하다. 인식된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신뢰성이나 역량을 약화시키지 않는 한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주고받기' 없이 일방적으로 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이러한 안심 보장이다. 신뢰할 수 있는 안심 보장만으로도 억제력을 강화할 수 있다. 물론 '주고받기'가 뒤따른다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당사자 간의 신뢰가 쌓이고 긴장이 완화될 수 있다.


중국은 대만이 영구 분리 또는 공식적인 독립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면 "비평화적" 수단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오랫동안 위협해 왔다. 그러나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대만 가까이에서의 강도 높은 군사 훈련은 중국이 대만의 독립 추구를 억제하는 정책에서 군사력을 통한 강압적 통일로 전환하고 있다는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이러한 의심과 의혹이 커지면 당사자들은 모두 도발적인 행동을 피할 유인을 잃게 될 것이다. 중국이 자신의 군비태세가 대만침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안심시키지 못하면 대만 국민들은 정치 지도자들의 자제를 지지하지 않게 될 것이다. 또한 중국이 신뢰할 수 있는 안심 보장을 대만에 못 준다면 전략적 모호성을 폐기하고 대만과의 관계를 비공식 관계에서 공식 관계로 격상시키며 1979년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대만 방어 공약을 복원하려는 미국의 정치인과 논객들에게 더욱 힘을 실어주게 된다.


평화적 방식에 대한 중국 약속의 신뢰성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은 대만 가까이에서의 군사 작전을 축소해야 한다.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기 위해 이러한 작전을 사용했던 중국의 공군 및 해군 훈련은 대만 해협 중앙선을 암묵적으로 준수하던 20년간의 관행으로 돌아가야 한다. 중국은 또한 평화통일이 더이상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대만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2005년 법으로 명문화했다. 이러한 위협의 모호한 조건과 드러나는 조바심은 대만 사람들로 하여금 중국으로부터 영구적인 분리를 시도하지 않는 한 대만이 공격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도록 하는 데 실패했다. 이러한 믿음이 없다면 대만은 일방적인 현상변경을 추구하지 않을 이유가 줄어든다. 중국은 대만이 공식적인 독립을 추구하지 않는 한 중국은 무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을 포함하도록 이 문구를 수정해야 한다. 중국 지도자들이 계속 주장하듯 진정으로 대만과의 평화통일을 선호한다면, 그러한 평화통일을 위한 문을 열어두어야 한다.


대만은 국방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나가면서 중국군이 대만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는 한 대만은 독립이나 영구 분리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할 수 있는 안심을 중국에 보장해야 한다. 대만은 공식 명칭인 중화민국을 변경하기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거나 영토에서 중국 본토를 제외하도록 수정하는 등 공식적인 독립 선언을 의미하는 잠재적 도발행동을 자제해야 한다. 누가 대만의 차기 총통으로 선출되든, 대만정부는 중국에게 현상을 근본적으로 변경할 의도가 없음을 설득해 안심시켜줘야 한다. 그러나 중국 관리들은 과거 대만의 공식적인 독립을 지지했던 라이칭더 후보를 깊이 불신하고 있기 때문에 라이 후보가 승리할 경우 이러한 안심 보장의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라이 후보가 2023년 10월 타이베이에서 100여명의 외국 고위급 인사 및 귀빈이 참석한 만찬 연설에서 중국의 압력에 굴복하지도 않고 중국을 자극하지도 않겠다는 차이잉원 총통의 양안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좋은 출발점이다. 라이칭더 후보는 당선되면 취임 연설을 이용해 차이잉원 총통이 2016년 취임연설에서 중화민국 헌법과 1992년 양안관계법에 따라 양안 문제를 처리하겠다고 공약한 것을 재확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대만이 봉쇄를 견디고 침략하는 중국군을 물리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등 군사적 억제력을 강화함에 따라, 대만의 안심 보장에 대한 신뢰성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 조치도 시행해야 한다. 지난 8월, 라이 후보는 국명 문제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히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한 걸음 나아갔다. "차이 총통은 우리나라를 설명할 때 중화민국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왔습니다. 나도 계속 그렇게 할 것입니다." 이 발언과 다른 발언으로 중국은 일단 수사적 측면에서는 안심하게 되었지만, 민진당의 1991년 당헌이 여전히 '대만공화국'과 새 헌법의 제정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정부는 라이 후보가 총통이 된 후에도 이 입장을 고수할 의지가 있는지 계속 의심하고 있다. 만약 그가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라이 총통은 2014년 민진당 의원들이 제출한 1991년 당헌의 독립 조항을 정지시키자는 제안을 다시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하며, 이러한 검토는 구속력은 없고 되돌릴 수도 있는 조치지만 현상유지에 대해 말로 약속한 것에 무게와 신뢰를 더할 수 있다. 이러한 조치는 리처드 부시 전 대만 미국연구소 회장이 주장한 것처럼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점진적이고 주고받기식 과정의 일부가 될 수도 있다.


미국이 양안의 궁극적인 평화적 통일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그러한 움직임이 대만 국민의 동의를 얻는 한), 대만도 평화적 통일을 영구적으로 포기하는 조치를 취해서는 안된다. 전쟁을 억제하기 위해 대만은 중국의 지도자들이 평화 통일이 여전히 가능하다고 믿도록 만들어야 한다.

신중함과 규율

이 분쟁의 제3자인 미국은 위협과 안심 보장의 혼합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미국의 최우선 과제는 중국군이 대만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것이지만, 중국이 미국의 안심보장을 믿지 않는다면 억제력은 효력이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이 언젠가는 군사력에 의존하지 않고 대만과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유지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 또 중국은 대만 국민에게 평화적 통일의 이점을 설득해야 하는데, 이는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과 언젠가 베이징에 더 매력적인 정부가 등장할 가능성을 고려할 때 어려운 일이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미국은 이 중요한 문제에 대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생각에 최대한 영향을 미치도록 노력해야 하며, 중국이 무력을 통해서만 통일을 이룰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도록 유도하는 발언이나 행동을 피해야 한다.


미국 정부는 대만 독립을 지지하거나 대만과의 공식적 동맹 관계를 복원하지 않겠다는 '하나의 중국' 정책에 따라, 2019년 국방부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한 것처럼 대만의 주권을 상징하는 중화민국 국기 등을 공식 커뮤니케이션에 사용하거나 대만을 "국가" 또는 "동맹국"으로 지칭해서는 안 된다. 앤서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021년에 두 차례에 걸쳐 대만을 "국가"로 언급한 경우와 같이 미국 관리가 실수로 그렇게 한 경우에는 신속하게 정정해야 한다. 같은 해 미국이 대만에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한다는 트윗에 중화민국 국기 이미지를 포함시킨 후 "완전한 실수"였음을 인정한 백악관이 이러한 실수를 훌륭하게 처리한 예가 있다. 그리고 중국은 대만이 미국의 광범위한 대중국 봉쇄 장기판의 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미국 관리들은 대만이 미국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전략 자산이라는 식의 말을 해서는 안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변경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바이든의 발언은 반복적으로 전략적 모호성을 깨고 미국 정책을 잘못 묘사했다. 2021년 8월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은 일본과 한국에 대한 미국의 "신성한 약속"과 비교하면서 미국이 대만을 방어해야 하는 조약상의 약속을 가지고 있다고 잘못 말했다. 지금까지 대만에 대한 미국 정책에 대한 가장 심각한 허위 진술에서 바이든은 2021년 11월 기자들에게 대만이 "독립되어 있으며" "스스로 결정을 내린다"고 말했는데, 이는 대만을 독립된 주권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미국의 오랜 정책에 위배되는 설명이다.


이러한 발언들은 억제력을 강화하기보다는 약화시키는 데 훨씬 더 큰 역할을 한다. 중국은 중국이 통일 강행시 미국이 개입할 것이라고 오랫동안 예상해 왔다. 1979년 미 의회가 미중 국교 정상화 이후 미국과 대만의 비공식적 관계를 규정하기 위해 통과시킨 대만관계법은 "보이콧이나 금수 조치 등 평화적 수단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대만의 미래를 결정하려는 노력"은 "서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이자 미국의 심각한 우려사항"으로 간주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만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더 이상 설명하거나 강화할 필요가 없으며, 어떤 미국 관리도 공식적인 동맹의 복원과 유사한 것을 언급하거나 제안해서는 안된다. 대만에 대한 이러한 무조건적 공약은 공식적인 분리 독립을 추구하는 대만 내 강경 독립 세력에게 청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될 것이다.


미국 정부는 대만관계법, 1972년, 1979년, 1982년 세 차례의 미중 공동성명, 1982년 레이건 행정부가 타이완에 제공한 6대 보장 등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을 암기식으로 반복하는 것을 뛰어넘어 미국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대만이 미국에 중요한 이유를 설명하는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성명을 발표해야 한다. 국가안보보좌관이나 국무장관의 연설 등 보다 완결적인 성명을 통해 미국이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고, 양측의 일방적인 현상변경에 반대하며, '두 개의 중국'이나 '하나의 중국, 하나의 대만' 정책을 추구하지 않으며, 대만을 대중국 봉쇄 전략의 일부로 이용하거나 대만의 독립 추진에 힘을 실어주지 않는다는 등 바이든이 시 주석에게 분명히 밝힌 입장을 재차 언급해야 한다. 이러한 성명에는 양측이 평화적으로 합의하고 대만 국민의 동의를 얻은 어떠한 결과(통일 포함)도 미국이 수용할 것이라는 이전 행정부들이 제공한 안심 보장이 포함되어야 한다.


최근까지 어떤 바이든 행정부 관리도 트럼프 행정부 이전엔 미국 정책의 핵심이었던, 오해를 줄이고 문제를 관리하기 위한 양안 대화 재개를 공개적으로 촉구하지 않았다. 로라 로젠버거 대만 미국연구소 소장이 2023년 10월 타이베이에서 열린 언론과의 라운드테이블에서 미국은 양안 대화를 지지하며 중국에게 대만과의 대화를 시작할 것을 촉구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양안 대화 결렬의 책임이 중국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대화 재개를 촉구하지 않는 것은 미국이 양안의 분쟁 해결 자체를 원하지 않는다는 또 다른 증거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이 양안 긴장이 진정으로 해결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중국이 믿게 된다면 미국은 중국의 대만 공격을 억제하기가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다.


미국 관리들은 또한 대만이 현상現狀을 뒤흔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만은 차이잉원 총통 아래에서 국방력을 강화하기 시작했지만, 차이잉원 정부는 독립 움직임을 현명하게 자제하고 있다. 이는 차이 총통의 전임자인 천수이볜 총통이 2008년 중화민국이 아닌 대만이라는 이름으로 유엔 회원국 가입을 추진하기 위해 국민투표를 실시한 것과는 다른 행보인데, 2008년 당시 중국과 미국 모두 그러한 움직임을 독립을 위한 계책으로 정확히 해석하고 있었다. 유엔은 국가가 회원국 자격 요건인 국제기구이기 때문에 중화민국이 아닌 대만이라는 이름으로 가입을 신청하는 것은 대만의 완전한 주권 분리를 주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의 대만 정부나 주요 정치인들이 이러한 현상변경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 미국 관리들은 은밀하게 또는 공개적으로 또는 둘 다의 방식으로 우려를 전달해야 한다. 미국은 자신의 대만 정책을 중국과 조율해서는 안 되지만, 대만의 일방적인 독립 주장 노력에 대한 질책을 대만측에 은밀하게 전달하는 경우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 측에도 이 사실을 알려 미국의 안심 보장을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미국은 대통령, 부통령, 국무장관, 국방장관의 대만 방문에 대한 자체적인 제한을 포함하여 대만과의 "비공식 관계" 범위에 대해 더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을 것이다. 대만의 총통과 부총통은 다른 국가로 가는 도중 미국을 경유하는 것은 오랫동안 허용되어 왔지만 워싱턴을 방문하지는 않았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이러한 경유는 사적이고 비공식적이며 "여행자의 안전, 편안함, 편의 및 존엄성"을 위해 마련되었다. 따라서 이러한 환승은 대규모의 공개적이고 정치적인 행사가 되어서는 안된다. 이러한 선례를 따르고 일관되게 행동한다면 미국이 대만을 주권 독립 국가처럼 대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입장이 더욱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의원을 포함한 미국 관리들은 대만관계법에 부합하지 않는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 미국이 대만을 독립 주권국가로 인정하거나 무조건적인 방위 공약을 제공할 것을 요구하는 의회 결의는 미국이 1979년에 폐기한 대만과의 동맹을 복원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함으로써 아이러니하게도 억제력을 약화시킨다. 의회는 대만이 스스로 방어하는 것을 돕고 대만관계법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동아시아 내 미군 역량을 강화하는 일에 집중해야 하며, 대만이나 미군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안되면서 미국의 안심 보장의 신뢰성만 약화시킬 수 있는 상징적인 조치는 피해야 한다.


행정부가 미국 정부 내 상위 4개 직책 보유자를 대만에 보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의회는 정책적으로 상원의장(미국 부통령 겸임), 상원의장 임시직, 하원의장을 대만에 파견해서는 안된다. 이들 관리들은 대만과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충분한 비공식 채널을 갖고 있으며, 중국이 긴장을 촉발한 미국과 대만 정부를 비난하면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할 수 있는 편리한 빌미를 제공하지 않으면서도 대만을 지원할 수 있다. 대만에 대한 미국의 이런 식의 지지 표명은 대만의 안보를 약화시킬 뿐이며 비생산적이다.

진정한 억제력

일부 정책 입안자와 분석가들은 안심 보장을 회유나 완전한 항복과 혼동하는 실수를 범한다.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신뢰할 수 있는 위협과 함께 신뢰할 수 있는 안심 보장은 억제의 필수 요소다. 중국군의 현대화가 극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중국의 공세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군사 태세를 강화하고 대만의 방어 능력을 향상시키고 대만이 잠재적 봉쇄를 견딜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미국은 군사 태세 조정을 위해 지역 동맹국들의 협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조정의 목적에 대해 중국에 안심을 주지 못한다면 동맹국과의 협력 가능성은 줄어들고 중국을 억제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안심 보장이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어서 중국의 침략을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반대로 이러한 보장은 동아시아에서 미군의 역할을 강화하고 대만의 방어를 강화하는 등 억제전략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미국과 대만이 생산적인 외교 조치와 함께 중국이 무력 사용을 포기해도 손해 받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어야 하는 것은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보니 S 글레이저는 미국의 독일마셜재단의 인도태평양 프로그램 담당자다.


제시카 첸 웨이스는 코넬대학에서 중국아태 담당 교수이며, 아시아소사이어티의 중국분석 센터의 선임연구원이며, 미 국무부 정책기획실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토머스 J 크리슨센은 콜럼비아 대학 국제관계공공정책대학의 교수이며, 현재 미 국무부의 중국조정실의 선임자문관이다. 이 글은 그의 개인적인 관점일뿐 국무부 중국조정실의 공식입장이 아니다.



1922년 창간된 격월간 국제정치 전문지. 미국의 국제정치 싱크탱크인 외교협회(CFR)에서 발행하는데 국제정치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거진으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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