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이터=뉴스1)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6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에 참석해 회동을 갖고 있다.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2025.05.02 15:39
한국과 미국 정부가 오래전부터 확인해왔던 북한군의 우크라이나전쟁 참전을 러시아와 북한이 드디어 공식적으로 인정했습니다. 북한의 노동신문은 4월 29일 북한-러시아 군사협력을 첫 시인하면서 북한 병사들이 러시아군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푸틴 대통령이 북한 병사들에 감사를 표했다는 것과 러시아 국민이 북한 특수부대의 공적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을 강조했습니다. 러시아 역시 북한군의 참전을 공식화하면서 러시아제 최신 돌격소총 AK-12를 든 북한군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르몽드에 따르면 파병 규모는 1만1000~1만5000명으로 추정된다고 하며, 우크라이나 군사전문가 코발렌코의 언급을 인용해 "초기에 북한 병력은 러시아군에 의해 총알받이로 활용돼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고, 이는 북한 정부의 불만을 샀다"면서 "이후 전술이 변화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은 현재 약 6000명의 북한군이 참전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양국이 북한군 참전을 공개한 것에 대해, 르몽드는 몇 가지 의미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첫째, 공식적으로 참전하였기 때문에 생포된 두 명의 북한병사는 제네바협약의 보호를 받아 우크라이나가 한국으로 송환할 수 없게 됩니다. 둘째, 러시아 전승절 행사가 계획되어 있는 5월 9일 또는 6월 19일 전략적동반자조약 체결 1주년을 맞아 김정은이 모스크바를 방문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르몽드는 분석했습니다.
마이클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전격 경질되었습니다. 그는 유엔대사로 자리를 옮기고 루비오 국무장관이 당분간 국가안보보과관직을 겸합니다. 후임으로는 이란-러시아 특사로 억만장자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거명되고 있습니다. 왈츠의 직접적인 경질 이유는 한달 전 있었던 시그널 채팅방 사건입니다만, 영미 언론에서는 그 이전에 MAGA 본진이 그를 "네오콘" 호전주의자로 분류해 내쫓으려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시그널 채팅방 사건은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JD 밴스 부통령,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이 후티반군에 대한 공습을 논의하는 비밀 채팅방에 실수로 '애틀랜틱' 매거진의 편집장을 초대해놓고 논의를 진행했던 사건입니다. 애틀랜틱 편집장이 공개해서 이슈가 되었고, 이 사건으로 왈츠 보과관이 트럼프의 신임을 잃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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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외교안보 정책과 관련해 트럼프 정부에는 3개 그룹이 권력투쟁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왈츠 보좌관이나 루비오 국무장관 같은 전통적인 국제개입론자들, 둘째는 JD 밴스 부통령 같은 '고립주의' 성향의 MAGA 본진, 셋째는 베센트 재무장관, 러트닉 상무장관 같은 억만장자 그룹입니다. MAGA 본진은 달러패권, 군사적 팽창, 연방정부 확대("딥스테이트"론 포함), 제조업몰락, 러스트벨트 확대를 하나의 이슈로 바라봅니다. 왈츠는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이었고 최대 압박을 주장해왔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왈츠의 경질은 '굿 뉴스'가 될 수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주말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 참석차 로마를 방문해 단독 회담을 가졌는데, 그 결과 이번에 양국이 광물협정에 서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 협정은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한미동맹 같은 군사적 공약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지는 않지만 대신 경제적 이해관계로 두 나라를 엮어버리겠다는 것입니다. 우크라이나가 희토류, 우라늄처럼 미국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광물의 주요 공급원이 된다면 우크라이나의 독립에 미국은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전에는 트럼프가 광물개발한 이익으로 기존에 미국이 제공한 군사적 지원 비용까지 갚으라고 했는데, 최종 타결된 협정에 따르면 기존의 군사 지원은 무상지원이 되는 것이고 앞으로의 군사지원만 광물개발 이익으로 충당하는 것이 됩니다. 그것도 첫 10년은 우크라이나가 개발이익을 모두 가지고 이후에 나눠 갖게 됩니다.
트럼프가 갑자기 우크라이나에 우호적으로 바뀐 것은 푸틴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푸틴은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지만 노르드스트림이 막히는 바람에 자신의 돈줄이자 권력기반인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이 계속해서 적자를 보고 있는 것을 내버려둘 수가 없습니다. 가급적 빨리 전쟁을 끝내고 가스를 유럽에 다시 판매해야 합니다. 트럼프는 이제 젤렌스키를 조기 정전에 동의하도록 붙잡았고, 푸틴만 자신의 정전안으로 당겨오면 됩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란 문제와 함께 북한 문제를 해결해 외교에 있어서 자신이 '거래의 기술'의 대가임을 과시하고 싶은 야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외교적 업적을 낸다면 노벨평화상도 받게 될 것입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대규모 정전, 즉 블랙아웃 사태를 맞았습니다. 전철이 멈추고,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핸드폰과 컴퓨터가 멈췄습니다. 스페인당국은 루머로 떠돌던 '사이버공격' 가능성은 부인했습니다. 더 조사를 해봐야 정확한 이유가 밝혀지겠지만, 해외 주요 언론에서는 스페인이 재생에너지에 너무 의존했던 것이 문제였던 것 아닐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특히 햇빛이 많은 스페인은 태양광에 너무 많이 의존해 있습니다. 현재 스페인은 60% 가량을 재생에너지에 의존합니다. 포르투갈은 70%이상 의존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에 문제가 발생한 곳은 스페인이고 스페인에 전기공급을 의존하고 있는 포르투갈은 함께 정전 사태를 겪었던 것입니다.) 영국, 프랑스, 독일의 재생에너지 의존율은 각각 40%, 30%, 50%입니다.
재생에너지는 친환경인 점은 큰 장점이지만, 날씨의 변화에 의존해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전기공급량의 조절이 불가능하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전기의 수요에 맞춰 초 단위로 전기 공급량을 조절해야 하는데, 석탄이나 가스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재래식 발전소는 공급량 조절이 탄력적입니다.
따라서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만들더라도 어느 정도 재래식 발전소를 두고 있어서 예컨대 햇빛이 사라져 태양광 발전량이 줄어들게 되면 급히 가스 발전량을 높여 수요와 공급의 '갭'을 줄여야 합니다. 즉, '에너지 믹스'를 잘 구성해야 합니다. 또한 터빈을 돌려 발전을 하는 재래식 방식은 무거운 터빈이 '타성'(inertia: '관성'이라고 하기도 함)를 가져 발전량이 일정할 수 있지만, 햇빛과 바람에 의존하는 재생에너지는 생산량의 부침(浮沈)이 너무 심합니다. 수요공급량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생산량이 부족한 것뿐만 아니라 갑자기 많아 지는 것도 위험합니다. 갑자기 폭풍이 불거나 햇빛이 세지면 전기생산량이 폭증하는데, 이런 경우에도 전력망에 과도하게 부하가 걸려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급히 가스발전소 가동을 멈춘다든지 또는 대형 배터리를 열어 충전을 해버리면 되는데, 스페인은 이런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다고 합니다.
대형 배터리로 '물리적 배터리'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수력발전용 댐입니다. 전기가 남아 돌는 경우 모터를 돌려 댐 아래의 강물을 다시 댐 위로 퍼올리는 것입니다. 댐의 수위를 높이는 것입니다. 나중에 전기가 부족할 때 댐의 수문을 열어 수력발전을 하면 이것이 일종의 축전(蓄電)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일종의 '물리 배터리'입니다. 남는 전기로 모터를 돌려 1000톤 짜리 콘크리트를 공중으로 올린 후 전기가 부족할 때 콘크리트의 무게로 터빈을 돌려 발전하는 것도 '물리 배터리'입니다. 이번 스페인-포르투갈 정전 사태는 재생에너지 발전과 재래식 터빈 발전의 현명한 '에너지 믹스'가 필요함을 일깨워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