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2025년 11월 덴마크 팅비에르 지역에서 지방선거 투표를 하고 있다. 망명에 대해 더 엄격한 입장을 옹호해 온 집권 사회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사진=Charlotte de la Fuente/The New York Times
2025.11.2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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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다른 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난민 수용에 대해 좀 더 엄격한 입장을 취하면서 이민정책의 롤모델이 된 국가인 덴마크에 눈을 돌리고 있다.
유럽 전역의 우파 정당들은 오랫동안 너무 많은 이주민이 공공서비스에 과부하를 주고 사회적 결속을 해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민을 제한하려고 노력해 왔다. 덴마크의 경우는 이례적인데 여기서는 엄격한 규칙을 강화한 것이 중도 좌파 정부였기 때문이다. 난민 유입은 꾸준히 감소했고 덴마크 사회민주당은 국정 장악력을 유지했다.
영국의 키어 스타머 노동당 정부가 최근 덴마크 이민정책의 요소들을 공개적으로 차용한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덴마크식 접근법이 현장에서 작동해온 방식은 신중론을 제기한다. 덴마크식 접근법이 제공하는 듯 보였던 정치적 이득은 이제 균열의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난민 신청자의 입국을 제한하는 정책은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
덴마크가 가장 엄격한 이민정책을 채택했을 당시 총리였던 신중한 성격의 정치인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Lars Lokke Rasmussen은 이민정책이 잠재적 난민의 대규모 유입을 제한하는 것과 필요한 외국인을 환영하는 것 둘 다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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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균형 잡힌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상기해야 해요." 현재 덴마크 외무장관인 라스무센이 말했다. "흑백 논리가 아니에요. 세상은 다채롭고, 많은 미묘한 차이점들이 따르죠."
'쌀쌀맞은 나라'
수년 동안, 특히 2015년 시리아 난민 사태로 인해 유럽에 새로운 이주민이 쏟아져 들어온 이후, 덴마크 정부는 난민 신청자들이 오는 것을 막기 위해 그들의 삶을 힘들게 만드는 정책을 제정해 왔다.
덴마크 관리들은 덴마크가 여전히 많은 수의 합법 이주민을 받아들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난민 신청자의 유입 속도를 늦춰 신중하게 심사하고 받아들인 사람들을 철저히 덴마크 사회로 통합하기를 원한다고 말한다. 그 요점은 높은 세금과 관대한 복지 정책을 가진 사회에서 대중의 지지를 유지하면서 노숙자 문제를 포함, 급격한 이주가 다른 나라 사회에 가했던 압력을 피하는 것이라고 한다.
덴마크 정부는 영국이 모방하려는 여러 정책들을 선도했다. 일부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예비 난민의 보석과 귀중품을 압수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처럼 주로 상징적이었다. 또한 영주권 취득 절차를 더 길게 만들고 재검토 대상이 되도록 했다. 그리고 예비 난민들을 수용하더라도 그들이 덴마크에 남는 걸 단념하게 할 환경을 만든다.
코펜하겐에서 약 1시간 떨어진 시골에 위치한, 예전에는 요양소였던 아븐스트루프 송환 센터가 바로 그런 경우다. 이곳은 휑한 기숙사형 방들로 채워져 있다. 덴마크 정부는 일부 난민 신청자들을 그곳으로 보내는데, 여기에는 난민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들과 난민 인정이 거부되었지만 본국으로 송환될 수 없는 사람들이 포함된다.
튀르키예 출신의 아이페르 테페(52)는 2019년 덴마크가 난민 신청을 처음 거부한 이후 아븐스트루프 센터에서 불안정한 상태로 살고 있다. 테페는 돈도 없고 근로도 허가되지 않으며, 하루에 두 번 출석 체크를 해야 한다. 테페는 그곳에서의 생활을 야외 개방 감옥과 같다고 비유한다.
그래도 테페는 떠날 생각이 없다. 테페는 튀르키예 경찰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튀르키예에서는 좌파 정치 운동가였던 전 남편이 법적 문제에 휘말렸고, 당국이 자신의 집을 반복적으로 방문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15세 아들이 주로 덴마크에서 자랐기 때문에 아들이 더 이상 모국에 적응하지 못할까 걱정한다.
"제가 어딜 가겠어요?" 쌀쌀한 11월 오후, 거주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커피와 케이크를 먹기 위해 모인 센터 카페의 낡은 소파에 앉아 테페가 말했다.
튀르키예 출신의 아이페르 테페는 덴마크 아븐스트럽에서 수년째 불안정한 상태로 살고 있다.
테페의 사례는 수용국 정부가 난민 신청자들에게 아무리 비우호적이라도 절박한 사람들은 여전히 모국으로 돌아가지 않을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일부 인권 전문가들은 수용국 정부가 난민 신청 절차를 더 어렵게 만들더라도 위험에 처한 사람들은 여전히 피난처를 찾을 것이며 더 열악한 환경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바닥을 향한 질주"로 "끊임없는 스트레스와 불안의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난민 자문 단체 '레퓨지스 웰컴 덴마크'를 운영하는 미칼라 클란테 벤딕센이 말했다.
그리고 이민 연구자들은 이 정책들이 장기적인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여 합법적인 이민자들과 그 후손들까지도 덴마크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한다고 느끼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스스로를 더 쌀쌀맞은 나라로 낙인찍어 버렸어요." 코펜하겐대학교의 이민법 교수인 토마스 감멜토프트-한센이 말했다.
'열려 있는 동시에 닫혀 있는 나라'
난민 신청을 제한하는 국가는 덴마크뿐만이 아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집권 기간 동안 미국의 규정을 점진적으로 강화했고, 어떤 경우에는 한술 더 떠서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잠재적 난민 신청자들을 돌려보냈다. 그리고 유럽 전역의 국가들은 누가 입국하고 머무르는지에 대해 점차 더 엄격해지고 있다.
그러나 난민에 대한 덴마크의 강경한 입장은 일찍부터 시작되었다. 덴마크의 이민정책은 2015년 이후 눈에 띄게 강화되기 시작했으며 2019년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가 취임한 후에도 계속되었다. 당시 그 정책들로 인해 프레데릭센의 사회민주당은 좌파 내에서 이례적인 존재가 되었다.
더 엄격한 접근 방식으로의 초기 전환을 감독했던 라스무센 전 총리는 덴마크가 여전히 많은 합법적 이주민을 환영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라스무센은 높은 세금과 관대한 복지국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난민 유입을 제한할 필요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만약 우리가 열려 있는 동시에 닫혀 있어야 하는 그 딜레마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국민의 지지를 잃게 될 겁니다."
덴마크의 접근법은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덴마크는 독일, 스웨덴, 벨기에와 같은 인근 국가들이 겪는 이민과 관련된 심각한 사회적 긴장을 겪지 않았다. 2015년에는 약 2만1000명이 덴마크에 난민 지위를 신청했으며 시리아와 에리트레아 출신이 가장 많았다. 유럽연합 통계청(Eurostat) 자료에 따르면 그 수치는 작년에 2000명을 약간 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럽 전역에서 난민 수치가 감소했기 때문에 그중 얼마나 많은 부분이 덴마크 정책 덕분인지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덴마크는 유럽연합 27개국 중 난민 신청 건수에서 하위권에 속한다.
이 접근법은 또한 정치적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처럼 보였다. 이주에 대한 우려에 대응하여 유럽에서 극우 정당들이 부상하는 동안 프레데릭센 총리는 권력을 유지했다.
덴마크 시민들이 코펜하겐 북쪽 겐토프테 시청에서 화요일(현지시간) 지방선거 투표를 하고 있다. 주차 문제와 주택 비용 등 지역 현안과 함께 이민 정책 또한 이번 선거의 쟁점이었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거주하는 프레데리크 유스트는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의 외국인 관련 틱톡 영상을 보고 "나에게는 인종차별적으로 들렸다"고 말했다.
정치적 경고 신호
하지만 최근 지방선거는 사회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도 이민정책으로 인한 지지세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프레데릭센의 사회민주당은 11월 18일 지방선거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었으며 유권자들이 더 왼쪽으로 이동하면서 10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코펜하겐 시장직을 잃었다.
주차 및 주거비와 같은 지역 현안이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가 이주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 또한 일부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투표소를 나오던 프레데릭 유스트(25)는 자신의 정치적 견해가 지역 사회민주당 후보와 잘 맞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정당에 투표했다고 말했다. 이민정책이 그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유스트는 말했다. 그는 최근 프레데릭센 총리가 외국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틱톡 영상을 봤다고 했다.
"제게는 인종차별적으로 들렸어요."
아다마 카마라(34)는 과거 사회민주당에 투표했다. 그러나 그 역시 이번에는 다른 좌파 정당을 선택했으며 이민 문제가 그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그는 정부의 입장을 "공포 조장"이라고 불렀다.
프레데릭센 총리의 사회민주당은 유권자들이 '좌클릭'하면서 10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코펜하겐 시장직을 잃었다.
올해 이란을 탈출한 샤호 피로티는 아내와 어린 아들과 함께 덴마크에서의 기회를 희망하고 있다.
덴마크는 또한 이민정책에 대한 법적 반발에 직면했다. 소위 '게토법'은 정부가 주민의 절반 이상이 "비서구권" 배경을 가진 생활이 어려운 지역의 공공주택을 줄일 수 있도록 허용했다. 올해 초, 유럽연합 최고 법원의 한 선임 고문은 이것이 인종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정책 수립을 도왔던 라스무센 전 총리조차도 모든 것이 잘 작동한 것은 아니라고 시사했다. 예를 들어 그가 총리로 재임하던 시절 제정된 보석 압수법은 세계 언론에서 널리 비판을 받았고 덴마크를 이민자에게 적대적인 나라로 묘사했지만, 그 법이 실제 사용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좋지 않은 신호를 보냈죠." 라스무센이 말했다.
라스무센은 고령화 인구와 경제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합법적인 신규 이민자들과 진정으로 난민 지위가 필요한 이민자들에게 계속 개방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이민정책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아내와 한 살배기 아들과 함께 이란을 탈출한 샤호 피로티(27)는 덴마크가 보내는 비우호적인 신호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왔다. 피로티가 가짜 비자로 유럽에 입국하도록 도운 밀입국업자는 정책이 너무 제한적일 것이라며 스칸디나비아 지역으로 가는 걸 추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란에서의 정치 활동으로 체포와 처형을 두려워했다는 피로티는 덴마크를 자신이 오랜 정치적 탄압을 거치면서 그렇게도 갈망하던 강력한 민주주의 국가로 보았다. 현재 그와 그의 가족은 아븐스트루프 센터에서 난민 지위 신청에 대한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진정으로 피난처가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을 솎아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엄격한 정책 및 거주환경에 대한 논리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덴마크도 자신들의 사회와 문화를 보호해야 해요." 덴마크에 적응하려 노력하며 덴마크어와 영어 실력이 모두 늘고 있는 피로티가 말했다. "저도 이해합니다."







PADO는 지난 3월, 유럽 전역의 극우화 바람에도 불구하고 덴마크에서 여전히 진보 정당이 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까닭을 '이민정책'에서 찾는 기사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최근 덴마크의 이민정책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데 바로 영국이 덴마크의 정책을 차용한 이민정책을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다른 유럽 국가들도 덴마크의 이민정책을 참고하게 될 것 같습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11월 23일자 기사에서 덴마크의 이민정책이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비판적으로 조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인 사회민주당이 대패한 원인에 이민정책도 있다는 평가를 하고 있는데 이는 트럼프의 강력한 반이민 정책에 대한 뉴욕타임스의 입장도 반영하고 있을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PADO 에디터가 며칠 전 만난 덴마크 방송국 직원들은 대체로 현 집권당이 국제무대에서 보여지는 모습만 중시하고 민생을 경시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관점에서 보다 중요한 것은, 이민 문제는 단순히 '이주'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기존 사회와의 '통합'까지 두루 고민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유럽에서 잘못된 이민 정책으로 고생하는 대표적인 나라가 스웨덴입니다. 이민 문제를 너무 쉽게 생각해서 문호를 대폭 개방했고, 이에 따라 아랍계 등의 이민이 국민의 20% 가까이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기존의 스웨덴 사람들과 통합도 안 된채 떠도는 '국내의 이방인'으로 남았고, 범죄에 취약한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남미의 코카인이 스웨덴 스톡홀름항을 통해 유럽 전체로 배분된다고 합니다. 이들 이방인들이 갱단을 조직해 스톡홀름 시내에서 총격전을 벌이기도 합니다.
반면 기존 사회에 통합시킬 수 있을 만큼만 이민을 받아들이자고 결정한 나라가 덴마크였습니다. 북유럽의 기준으로는 매우 '쌀쌀맞은' 이민정책이었지만 극우적인 '반이민' 역풍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습니다. 본격적 이민정책이 전무하다시피 한 한국으로서는 덴마크의 정책도 매우 '개방적'인 것입니다. 낯선 이방인들을 받아들여 우리 사회에 통합시키는 작업을 해본 적이 없는 우리로서는 갑자기 과거 미국식의 이민정책을 채택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런 점에서 '열면서도 동시에 닫는' 덴마크식의 이민정책을 진지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구 경쟁에서 낙오되면 국가 경쟁에서도 낙오된다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적극적인 이민정책'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다만 '어떻게'가 아직 난제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