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연방대법원이 주요한 판결을 여러 개 내놨는데,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로 판단됩니다. 먼저 트럼프의 '패배'를 살펴보겠습니다. 트럼프는 2월에 트럼프 관세로 불리던 것에 대해 '위헌'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연방대법원은 공화당이 추진하려던 우편을 통한 사전 투표 금지도 막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엔 미합중국의 국가적 본질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는 이른바 '출생시민권(citizenship by birth)' 즉 국제법에서 말하는 국적의 '속지주의(屬地主義, jus soli)'를 폐지하려던 트럼프의 움직임을 막았습니다. 이번 판결에 따라 앞으로도 미국 영토, 영해, 영공 안에서 태어나는 아기는 자동적으로 미국 국적(시민권)을 받게 됩니다. 트럼프가 받은 또 하나의 '패배'는 트럼프의 리사 쿡(Lisa Cook)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에 대한 해임 시도를 일단 연방대법원이 막은 것입니다. 이번 판결은 5-4로 9명 중 6명이 보수성향으로 평가되는 연방대법원에서 매우 팽팽하게 의견이 맞섰던 판결입니다. 보수 성향의 존 로버츠 대법원장도 해임시도 중단 쪽에 섰습니다. 쿡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에 맞서 본안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직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연방대법원은 연방행정부 공무원들에 대한 대통령의 권한을 더욱 폭넓게 해석했습니다. 연준에 대해서는 연준의 독립성을 적극적으로 판단했지만, 그 외의 연방 기관에 대해서는 독립성을 인정하지 않고 대통령이 쉽게 해임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권한 강화의 문을 열었습니다. 이번 판결에 따라 미 대통령의 권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에서는 19세기까지만 해도 미합중국(United States of America)을 복수형으로 사용했습니다. 즉 "The USA are..."식으로 사용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20세기 들어 연방정부가 주 정부의 힘을 압도하게 됨에 미합중국은 단수로 사용되었습니다. 지금은 "The USA is..."식으로 표현합니다. 연방정부와 대통령의 힘이 강화됨에 따라 대통령은 검찰이나 경찰 등의 공안권력을 정치에 이용하려는 유인을 갖게 될 것이며, 초당적인 논의보다는 대통령의 '제왕적' 권력을 둘러싸고 힘과 힘이 격돌하는 소용돌이가 발생하게 될 위험성이 커질 것입니다. 그리고 제왕적 권위를 가지고 퇴임하는 대통령에 대해 차기 대통령이 똑같은 공안권력을 이용해 그 권위를 파괴하려 들 것입니다. 제왕적 권력이 결국엔 '종신직'을 지향하는 것은 퇴임후 후임자의 공격을 피하기 위한 것입니다. 미국은 아직 시민사회가 강하고 주 정부도 여전히 강하지만 지금처럼 계속해서 연방정부와 대통령의 권한이 강화된다면 과거 로마공화정이 로마제국으로 전환된 것과 같은 대격변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영국의 차기 총리로 유력한 앤디 버넘 전 맨체스터 시장이 총리실 겸 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의 분실(No. 10 North)을 런던에 비해 낙후되어 있는 영국 북부지역에 설치하겠다고 합니다. 버넘은 최근 연설에서 영국은 수도로 모든 것이 집중되어 있는 대표적인 나라 중 하나이며, 이를 향후 10년에 걸쳐 분산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를 위해 북부지역에 총리실 분실을 설치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는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표현과 함께 집중된 런던으로부터의 "데볼루션(devolution)"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북부 지역에서 태어나 2017년 이후 맨체스터에서 3선 시장을 지낸 앤디 버넘은 매우 카리스마적인 정치가로 별명이 "북부의 왕(King of the North)"입니다. 전 검찰총장 출신으로 지루할 정도로 관료적인 키어 스타머 총리와 달리 케임브리지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버넘은 연설에 능한 대중적 스타일의 정치가입니다. 고교 졸업장만 가지고 뛰어난 선동력으로 언젠가 총리가 될 지도 모른다고 평가되는 강경우익 영국개혁당(Reform UK)의 나이절 파라지의 약진을 노동당의 앤디 버넘이 막아낼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입니다. 버넘은 스타머와 달리 처음부터 매우 파격적인 정책을 선언하고 있습니다만, 이러한 비전이 구체적인 정책으로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선동으로 끝날 위험성이 있습니다. 버넘의 '탈(脫) 런던' '지역 균형 발전' 비전이 어떻게 구체화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비슷한 비전을 추구해온 한국 정부도 영국의 정책들을 참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뉴욕시장 맘다니가 시작한 '민주사회주자' 돌풍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민주당내 '민주사회주의자(DSA)' 그룹에 속해 있는 29세의 에티오피아 출신 정치 신인 멜랏 키로스가 15선의 현역 하원의원 다이네나 디겟을 꺾고 콜로라도 제1선거구 민주당 후보에 당선되었습니다. 현재 DSA 소속 정치가들의 부상이 계속되고 있는데,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연방상원의원, 알렌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민주당 연방하원의원 등이 DSA 소속입니다. 미국 민주당이 지난 대선에서 참패한 이후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내 민주사회주의 그룹은 젠더, 인종, 환경 등의 PC주의 정치에 매몰되어 있는 민주당 주류와 달리 유럽 사회민주당처럼 노동자 권익, 소득양극화 문제 등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신좌파'를 자처하는 미국의 민주당 주류가 보기에는 '구좌파'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민주당이 어떤 변화를 통해 트럼프 이후의 공화당 우세에 도전하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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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 있는 중국 최고층 빌딩 '차이나 준(Citic Tower)'에 소형 비행기가 충돌해 조종사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건물은 중국의 최고 권부가 위치하고 있는 중난하이(中南海)에서 불과 7킬로 떨어진 곳에 있는데, 여기에서 항공사고가 발생한 것입니다. 중국 수도의 방공망이 쉽게 뚫려버린 것입니다. 이것은 매우 큰 문제가 될 수 있어서 중국에서는 현재 보도와 SNS에서 이 소식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과거 소련 말기인 1987년 5월 28일에 서독 청년 마티아스 루스트가 몰던 세스나 172 소형비행기가 철통같다고 여겨지던 소련의 방공망을 뚫고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착륙한 적이 있었습니다. 붉은 광장은 소련의 최고 권부 바로 옆에 위치합니다. 이 사건으로 소련의 방공망이 얼마나 허술한지가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이번 사건도 이와 유사한 성격이어서 중국 당국은 긴장하고 있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