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오타와 AFP=뉴스1) 신기림 기자 =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카밀라 왕비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왼쪽)와 함께 2025년 5월 27일 오타와의 캐나다 상원에서 제45대 의회의 첫 회기 개회식에 참석하고 있다. 캐나다 국민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캐나다 합병 위협에 반발하며 찰스 3세 국왕의 역사적인 의회 개원식 방문을 환영했다. 영연방의 일원으로 캐나다의 국가 원수인 76세의 찰스 국왕은 공항에서도 카니 캐나다 총리의 영접을 받았다.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2025.05.30 14:40
영국의 찰스 국왕이 적절한 시점에 캐나다를 방문해 캐나다인들의 환영을 받았습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농담반 진담반으로 캐나다에게 미국의 51번째 주가 될 것을 권유하고 있는 시점에 사실상 캐나다의 독립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영국 왕이 새로 선출된 국회에서 개원 연설을 했습니다. 트럼프를 노골적으로 거명해가며 비난하지는 않았지만 캐나다의 "자유"(독립이라는 뜻도 있습니다)를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캐나다가 미합중국에 흡수되지 않았던 것은 과거 대영제국의 힘 덕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영국 국왕을 중심으로 느슨한 형태이지만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남아공 등 수많은 나라들이 '커먼웰스'라는 동군연합(同君聯合) 즉 하나의 국가연합(confederation)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연방(federation)보다는 느슨하게 묶여 있긴 하지만 영국이 가지고 있는 세계 1위의 소프트파워에 구 대영제국 식민지들의 숫자를 생각하면 만만치 않은 위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커먼웰스를 보통 '영연방'이라 번역하는데 엄밀하게 '연방'은 아닙니다.) 미국이 만에 하나 캐나다를 무력으로 병합하려 한다면 영국(명분적으로는 영국 국왕)이 지도하는 이 커먼웰스 전체를 대적해야 할 위험성이 있습니다.
사실 캐나다 사람들은 자국의 형식적 국가원수인 영국 국왕의 존재에 대해 무관심합니다. 그리고 영국 국왕이 자국의 국가원수인 점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1977년 엘리자베스 여왕의 캐나다 국회 연설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이번 국왕의 국회 개원 연설에 대해 캐나다인들의 호감이 높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영국 국왕과의 관계를 끊자는 여론이 이번 방문을 계기로 46%로 낮아졌는데, 이것은 2016년 이후 최저치입니다. 캐나다 국민들이 인식하지 못하지만 영국 국왕과의 관계가 캐나다 독립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데 캐나다 국민이 어렴풋하게나마 이런 사실을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된 듯합니다. 영국 국왕을 국가원수로 유지하는 것은 사실 비용은 적고 효과는 큽니다. 최신 여론조사에서 영국 국왕의 존재에 대해 캐나다 국민 3분의2가 "쓸모 있다"(useful)고 응답했습니다.
미 트럼프 행정부는 27일 세계 각국의 미 대사관 및 영사관에 학생비자 등 취득을 위한 면접과 관련, 신규 면접 예약을 '일시중지'할 것으로 지시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비자 신청자의 SNS 활동 내용 등을 조사한 후 비자 발급에 반영하려 하며 이러한 시스템 준비가 끝날 때까지 신규 비자 인터뷰를 중지하겠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에 팔레스타인을 일방적으로 지지하고 반유대주의 성향을 보인다든지 반미주의 성향을 강하게 표출한다든지 하는 경우 미국은 비자 발급시 고려하겠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AI 등을 적극 동원해 비자 신청자의 온라인상 활동을 광범위하게 조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 루비오 국무장관은 '미국 제일주의의 새로운 비자 정책'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해, 특히 중국인 유학생들에 대한 비자 발급기준을 강화할 것이며 문제가 보일시 이미 발급된 비자도 적극 취소할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특히 "중국 공산당과 관계가 있는 학생이나 중요분야를 전공하는 학생들"을 예의주시하겠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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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미국 정부에서 떠나겠다고 합니다. 머스크는 X(구 트위터)에 게시한 글에서 사임을 시사했습니다. 그는 이번달 하원에서 가결된 트럼프 감세 연장 법안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비판했습니다. 아마도 사임을 앞두고 트럼프와 결별의 수순을 밟으려 했던 것 같습니다. 머스크가 대주주와 CEO로 이끄는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에 최대 공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트럼프 재선의 1등 공신인 머스크를 통해 트럼프를 압박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트럼프나 당사자인 머스크 모두 불편한 상황이었습니다. 머스크가 공직 사퇴는 테슬라 판매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트럼프 이후'를 준비하는 JD 밴스 등 마가(MAGA) 본진 사람들에게도 방해요소가 사라져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국제적인 기업을 이끄는 머스크와 내셔널리즘이 강한 마가 그룹은 트럼프 집권 직전부터 긴장을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동남아시아 연합체 아세안(ASEAN), 사우디, UAE 등이 주도하는 걸프협력회의(GCC), 그리고 중국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모여 자유무역 증진을 논의했습니다. 원래 예정되어 있었던 쿠알라룸푸르 아세안 정상회의에 맞춰 개최된 정상회의인데, 아세안 10개국, 걸프협력회의 6개국, 중국의 정상(급)이 참석했습니다. 중국에서는 리창 총리가 참석했습니다. 미국과 가까운 사우디에서는 외무장관이 참석했습니다. 트럼프의 고관세 드라이브에 맞서 '탈미국' 국제질서를 모색해보자는 것이 이번 회의의 취지인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미국의 통상 공세에 적극 힘을 모으자는 입장이고 4월에는 중국의 시진핑 주석을 초청해 쿠알라룸프르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이 정상회담에서 시진핑은 "아시아 가족을 보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취임한 작년 5월 이후 1년간 중국은 양자회담이나 공동성명 등에서 "중국-대만 통일" 지지 표명을 36개국으로부터 얻어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보도했습니다. 중국은 미국과의 패권경쟁에서 마오쩌둥의 전략전술에 의거해 선진 자본주의 체계의 '중심'을 직접 공격하는 대신 농촌 등 '주변부'를 먼저 파고드는 외교전략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중국은 아프리카, 중남미 등 이른바 '글로벌사우스'에서 입지를 계속 강화해나가고 있습니다.
멕시코의 선거관리 당국이 6월 1일로 예정된 첫 판사 선거를 앞두고 정당들이 관여하고 있다는 고발들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멕시코는 대법관, 연방법원 판사 등을 투표로 선출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5000여명의 후보들은 정당과 연관되어서는 안됩니다. 정당과 무관한 무소속으로만 출마할 수 있다는 것이 판사 선거 규정입니다. 하지만, 애초에 국회와 대통령직을 장악한 집권당이 사법부까지 장악하기 위해 세계 유일하게 도입한 '판사 직선제'이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집권당이 음으로 양으로 도와주는, 집권당에 가까운 후보들이 대거 당선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6월 1일 선거가 끝나면 멕시코 집권당은 입법, 행정, 사법 3권을 모두 거머쥐게 될 것입니다. 서방 언론은 현 집권당과 북부 마약 카르텔과의 연계도 의심하고 있습니다. 멕시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셰인바움은 마약 카르텔에 대해 "총탄이 아닌 사랑으로"라는 구호를 인용하며 '휴전'을 선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