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

러시아의 다음 전선은 발칸반도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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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4일(현지시간) 소치에서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2023.12.15 12:53

Foreign Affai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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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존재했던 유고슬라비아는 '남쪽 슬라브인들의 나라'라는 뜻으로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제국에 속했던 크로아티아인들(가톨릭), 오스만투르크 제국에 속했던 알바니아인들(이슬람), 그리고 이들 양대 제국 치하에서 저항했던 세르비아인들(정교) 등이 인위적으로 합쳐져 만들어졌습니다. 티토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소련으로부터 독립적 외교도 펼치면서 하나로 살아왔던 유고슬라비아인들이 티토 사후 각각 제 갈길을 찾기 시작했고, 그것이 발칸 전쟁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종교를 중심으로한 종족간 분쟁으로 나타났고, 여러 종족들이 섞여 살았던 보스니아에서 가장 치열했습니다. 이제는 독립된 국가들로 국경을 쌓고 살아가고 있어서 일단 불이 꺼진 것처럼 보이지만 '코소보'는 그렇지 않습니다. 코소보 사태를 통해 서방의 도움으로 알바니아계(이슬람)가 '사실상의'(de facto)의 독립 국가를 만들어냈지만 아직 유엔(UN)에 가입하지도 못했고 많은 나라들이 국가승인을 안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 포린어페어스 11월 7일자 기사는 코소보에서 분쟁이 다시 시작될 조짐이 보이고 있으며, 세르비아 정부 그리고 그 뒤의 러시아 푸틴 정부가 코소보내 소수 세르비아계를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푸틴은 발칸에 제2의 전선을 열어 서방의 자원을 우크라이나에서 분산시키려 한다는 것인데, 그렇다고 1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되었던 발칸을 내버려 둘 수도 없다는 거죠. 그래서 필자들은 서방이 여론전을 주도할 팀부터 코소보에 파견하라고 권합니다. 러시아와 세르비아는 벌써부터 분쟁을 격화시키기 위한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고 합니다. 보스니아에서의 총격 한번이 전 세계를 전화(戰火)로 몰아넣었던 1차 세계대전을 잊으면 안됩니다. 발칸은 아직 위험합니다.


9월 말 세르비아는 코소보와의 국경에 첨단 무기를 배치했는데, 이는 거의 25년 전 코소보 전쟁이 끝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세르비아 군사력 동원 중 하나에 해당한다. 미국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전례 없는 세르비아의 첨단 대포와 탱크, 기계화 보병 부대가 배치된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즉각적인 병력증강 중단"을 요구했다.


당시 서방 언론은 이 병력 증강을 거의 간과했고 이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로 잊혀졌지만, 이는 발칸 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우려되는 상황의 일부다. 세르비아군의 즉각적인 동원의 빌미는 1998~99년 전쟁에서 세르비아로부터 코소보가 사실상의 독립(아직 UN회원국은 아니지만 미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로부터 국가승인을 받았다. - 역자주)을 확보하는 데 나토(Nato)의 폭격이 도움이 된 이후 불안한 평화를 유지해 온 코소보와 세르비아 사이에 전개되었던 수개월간의 불안이었다. 지난 5월 세르비아는 코소보의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코소보 경찰과 충돌하자 군대를 전투 경계 태세에 돌입시켰다. 그리고 국경에서의 병력증강 직전인 9월에는 중무장한 세르비아계 30명이 코소보에서 순찰하던 경찰들을 공격해 4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건은 지난 몇 년간 지속되어 온 익숙한 긴장 수준을 넘어선다는 징후가 많이 있다. 또한 이러한 사건은 세르비아의 파트너인 러시아가 이 지역에 가하는 위협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아나 브르나비치 세르비아 총리는 2022년에 코소보와 세르비아가 "무력 충돌 직전에 있다"고 말했다.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는 러시아는 정보 공작을 통해 코소보-세르비아 간 불신을 조장하고 민족과 종교에 따라 지역을 양극화하는 공격적 메시지를 퍼뜨리며 불길을 부채질했다. 러시아는 또한 가스와 석유를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공급함으로써 세르비아의 에너지 의존도를 높이는 동시에 세르비아의 무장을 도왔다. 러시아는 세르비아에 코소보가 유엔 회원국이 되는 것을 막겠다고 약속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5월에 "유럽의 중심에서 큰 폭발의 에너지가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공갈이었을 수도 있다.


러시아가 코소보와 세르비아의 역사적 갈등을 부추기는 이유 중 하나는 그렇게 함으로써 나토의 자원을 압박하고 유럽에서 미국의 힘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나토는 1999년 세르비아가 코소보에서 철수하도록 강요했고, 그 후로 코소보에 소규모 평화유지군을 유지해 왔다. 그 결과 코소보-세르비아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 지역에서 나토가 버텨낼 수 있을지가 시험대에 올랐다. 세르비아를 지원함으로써 러시아는 발칸 반도에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세르비아 관리들은 "세르비아의 영토보전과 주권에 대한 지원"에 대해 러시아에 감사를 표하며 세르비아가 대러시아 제재를 반대하는 이유가 모스크바의 지원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세르비아에 압력을 가함으로써 최근의 불안을 진정시킬 수 있었고, 부치치는 며칠 후 국경에서 병력을 철수할 것이며 세르비아는 코소보를 침공할 의도가 없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긴장은 여전히 높다. 코소보는 9월 (순찰하던 경찰에 대한) 공격을 테러로 규정했고, 부치치는 코소보가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 코소보 내 세르비아계에 대해 "잔인한 인종청소"를 자행했다고 비난했다. 부치치는 코소보를 불안하게 만들고 나토를 모욕하는 정도의 프로젝트를 위해서라면 코소보에서 전면적인 군사 작전을 펼칠 필요가 없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부치치도 준군사조직을 이용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 코소보 정부에 따르면 세르비아는 9월 공격을 조율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부치치는 푸틴이 크름(크림) 반도에서 그랬던 것처럼 상황의 모호함을 유지한 채 코소보 북부를 장악하기 위해 소속도 모르는 준군사조직원들을 이용할 수 있다.


이제 나토가 부치치가 크렘린을 등에 업고 벌이는 쇼를 단호하게 종식시켜야 할 때가 왔다. 미국과 유럽은 세르비아와 러시아에 향후 발칸반도에서 도발할 경우 강력하고 가혹하게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그들은 이 지역에서 나토의 존재감을 강화하고 세르비아가 나토군과의 군사적 대결을 유발하지 않고는 넘을 수 없는 확고한 레드라인을 설정해야 한다. 그리고 세르비아 지도자들이 러시아에 거리를 두면서 긴장 완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세르비아를 반드시 제재해야 한다.

편의를 위한 제휴

부치치가 코소보와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핵심 선동자로 부상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젊은 정치가였던 부치치는 하드코어 세르비아 민족주의자였다. 유고슬라비아 붕괴 이후 알바니아계, 보스니아계 무슬림, 크로아티아계, 세르비아계가 이 지역을 장악하기 위해 서로를 죽이는 발칸전쟁이 벌어지는 동안 부치치는 새로운 세르비아 국가가 세르비아계의 적들을 분쇄하도록 독려했다. 그는 특히 코소보 인구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무슬림인 알바니아계에 대한 증오심이 컸다. 부치치는 1995년 연설에서 "세르비아인 한 명을 죽일 때마다 무슬림 100명을 죽이겠다"고 선언했다. 1998년, 그는 밀로셰비치 세르비아 대통령의 정보부 장관이 되었다. 알바니아계(무슬림)에 대한 잔혹한 학살로 악명 높았던 밀로셰비치 정권은 나토의 개입으로 무너졌다. 밀로셰비치는 구 유고슬라비아 국제형사재판소에서 전쟁 범죄 혐의로 구속기소되었다. 그는 유죄 판결을 받기 전 감옥에서 사망했다.


오늘날 부치치는 민족주의자라기보다는 기회주의자에 가깝고, 이는 주로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자신의 권력을 확장하려는 욕망에 기인한다. 그렇다고 이러한 새로운 동기가 세르비아의 대통령을 특별히 자비로운 사람으로 만들지는 못했다. 부치치는 발칸의 혼란에서 정치적 이득을 취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정당성을 강화하고 통치력을 유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코소보의 위기는 부치치가 국내 정치 문제에서 국민의 관심을 돌리고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국제적 영향력도 향상되었다. 코소보의 위기를 고조시켰다가 완화시킴으로써 부치치는 지역 안정의 결정권자로 자리매김했고, 또 서방측에게 세르비아의 경제 지원 요구를 들어주면 긴장을 완화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서방 국가들과 협상과 흥정을 벌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협상은 부치치가 미국과 유럽을 가지고 노는 방식에 불과하다. 그는 또한 세르비아도 회원국이 되기를 원한다면서 유럽연합(EU)을 끌어들이기도 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유럽 지도자들은 세르비아의 유럽연합 가입을 원하고 있으며 부치치도 형식적으로는 가입에 동의했다. 그러나 부치치는 단순히 유럽연합의 경제 원조를 노리고 있는 것이며 그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세르비아를 길고 끝없는 가입 프로세스 위에 올려놓는 것이다. 그가 법치를 강화하도록 강요하는 조직에 가입하고 싶을 리 없다.


실제로 부치치는 집권하자마자 친서방 성향의 반대 세력을 모두 약화시키는 한편,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극우 세르비아 단체들을 강화했다. 또한 이 지역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해 코소보의 세르비아계를 세르비아 정부 통제 아래로 편입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부치치는 여전히 코소보의 일부 지역을 강제로 빼앗는데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8년에 "모든 세르비아인은 코소보를 빼앗겼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나는 가능한 많은 것을 되찾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완전한 패배나 완전한 손실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중국을 견제하느라 바쁜 틈을 이용해 부치치는 코소보에서 작전을 수행할 기회가 곧 올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부치치가 성공하려면 푸틴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는 무엇보다도 모스크바의 핵심 영향력 수단인 러시아 에너지를 원한다. 이뿐 아니라 러시아와 세르비아는 군사 기술 협력도 강화해 왔다(세르비아는 이를 서방과의 협상 카드로 사용했다). 부치치는 모스크바에 국내정치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5월에 부치치는 소련 붕괴 이후 친러시아 통치자들을 무너뜨리는 데 도움을 준 일련의 시위운동인 "색깔혁명 시도"에 대해 경고했고, 2021년에는 세르비아와 러시아가 공동으로 이에 대처하기로 약속했다. 그 결과 12월 17일에 치러지는 세르비아의 조기 총선에 러시아가 개입할 명분이 생겼고 부치치는 10월에 도움을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부치치는 언론 공작에 크게 의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르비아의 전 정보부 장관이었던 부치치가 잘 알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세르비아는 부치치의 지휘 아래 영국이 코소보의 독립 전쟁을 음모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코소보 총리가 '세르비아 인에 대한 테러'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세르비아는 1999년 나토가 코소보 사태에 개입했을 때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한 결과라면서 코소보 내 암 발병률 증가를 나토 탓으로 돌리는 등 세르비아계를 선동해 코소보의 상황악화를 유도하려고 허위정보를 유포해왔다. 세르비아의 신문은 대부분 정부 노선을 따르고 있으며, 세르비아 라디오 방송국은 애국적인 노래를 방송하고 있다. 세르비아 거리에는 "코소보는 세르비아다", "군대가 코소보로 돌아오면"이라고 적힌 낙서가 넘쳐나고 있다. (후자의 슬로건은 사실상 세르비아의 코소보 침공을 촉구하는 것이다).


러시아도 돕고 있다. 여러 도시에 "우리는 세르비아와 함께 애도한다 / 하나의 색깔, 하나의 믿음, 하나의 피"라는 문구가 적힌 광고판을 세워 세르비아의 영유권 주장을 지지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는 자국 언론 매체들을 통해 세르비아의 프로파간다를 반복하고 있고, 부치치는 이들 러시아 언론매체가 세르비아 내에서 마음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RT와 스푸트니크 같은 방송국들은 이러한 자유를 이용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친러시아 메시지를 친세르비아 메시지와 함께 퍼뜨렸고, 큰 성공을 거두었다. 많은 세르비아인들은 전쟁에 대한 러시아의 주장을 믿고 있으며, 세르비아의 국내 언론은 러시아측의 이야기를 채택하여 러시아의 프로파간다를 퍼뜨리고 있다. 예를 들어, 세르비아 뉴스 매체는 우크라이나를 나치로 묘사하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먼저 공격했다고 거짓으로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푸틴에게는 이러한 발칸지역 교두보가 큰 도움이 되었다. 러시아는 발칸반도를 유럽의 약한 지점으로 보고 있으며, 세르비아를 침투하기에 가장 쉬운 곳으로 믿고 있다. 푸틴의 목표는 러시아를 발칸사람들이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는 협상상대국으로 만들고는 이 영향력을 하나의 카드로 이용해 서방을 움직여내겠다는 것이다. 결국 발칸 반도의 평화가 푸틴에게 달려 있다면 나토 관리들은 전쟁을 피하기 위해서 러시아에 양보해야 할 수도 있다. 발칸반도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음으로써 푸틴은 나토가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며 진정한 시험에 직면해서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할 것임을 보여주려 한다. 심지어 나토가 행동에 나서 세르비아에 반격하더라도 이 역시 푸틴에게 승리가 될 수 있다. 새로운 전선이 열리면 서방에게 우크라이나를 도울 여력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발칸반도의 혼란을 원하는 다른 이유들도 있다. 푸틴은 소위 코소보 선례를 들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불법 침공을 옹호하며 우크라이나 영토 합병이 코소보의 독립으로 정당화된다고 주장한다. 러시아의 유엔 주재 대표가 1월 연설에서 전달한 이 괴이한 논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점령지에서 실시된 불법적이고 대대적인 사기 합병 주민투표는 20여 년 전 코소보가 세르비아로부터 자유를 찾기 위해 싸웠던 투쟁과 같은 것이어서 코소보가 세르비아를 떠날 권리가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 점령 지역도 주민투표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떠나 러시아연방에 가입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논리에서 이상한 것은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과 코소보의 독립이 사실 전체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투쟁에 선례가 되었다는 역설이다. 당연히 러시아는 이런 사실들은 언급하지 않았다.)


세르비아에 대한 러시아의 지원은 좁은 이해관계를 넘어선 것이다. 러시아는 세르비아 민족주의자들과 진정한 이데올로기적 관계를 맺고 있다. 푸틴은 러시아를 엄격한 남녀 역할과 보수적인 기독교 등 전통적 문화적 가치의 수호자로서 자유주의 서방에 맞서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러한 점에서 많은 세르비아인은 자연스러운 파트너다. 세르비아 언론은 서방이 러시아와 세르비아 정교회를 파괴하려 한다고 비난하고, 성소수자 인권과 같은 자유주의 정책에 반대하고 있다. 많은 세르비아인들은 푸틴의 '러시아 세계'에 해당하는 발칸반도의 '세르비아 세계'를 만들어 코소보를 포함한 모든 세르비아인을 세르비아의 공통된 문화적 틀 아래 통합하는 것을 지지한다. 두 국가 모두 점령하고자 하는 영토에 뿌리를 둔 민족 근원 신화를 가지고 있다. 많은 러시아 민족주의자들은 러시아 문명의 기원을 지금의 키이우에서 통치했던 군주에게서 찾고 있다. 많은 세르비아인들은 코소보가 중세 세르비아 정교회 수도원의 본거지이자 세르비아 문명의 창조 신화가 탄생한 1389년 코소보 전투의 현장이기 때문에 자국이 코소보를 되찾아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믿는다.

강하게 맞서라

서방 지도자들은 부치치가 적어도 상당 부분 단지 권력 유지를 위해 움직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세르비아에 경제 프로젝트들과 투자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부치치 대통령을 달래려고 노력해 왔으며, 그 결과 부치치의 확장을 막는 데 성공했다. 예를 들어, 세르비아계가 나토 평화유지군에게 부상을 입힌 지 한 달 뒤인 6월, 유럽연합은 세르비아에 정부재정 지원금을 제공했다. 세르비아 주재 미국 대사는 부치치를 "건설적인 파트너"라고 불렀고, 6월에 세르비아 군대가 나토와 함께 다국적 군사 훈련에 참가했을 때 미국 대사관은 세르비아가 러시아 대신 서방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부치치는 서방과의 관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계속하고 있다. 유출된 문서에 따르면 세르비아는 우크라이나에 탄약을 제공하기로 합의했으며, 부치치는 이러한 내용을 부인하지 않았다. 지난 3월 세르비아는 러시아의 침략을 규탄하는 유엔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부치치 대통령의 균형잡기 행보의 일부일 뿐이다. 2014년부터 세르비아에서 실시되어 오고 있는 나토와의 다국적 군사 훈련에서 세르비아는 사실 특별한 역할이 없다. 또 부치치에게 우크라이나로의 탄약 수송은 단순한 비즈니스 거래일 뿐이며, 러시아-세르비아 관계에 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유엔 결의안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위태롭게 하지 않으면서도 서방 지도자들의 눈에 세르비아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다. 사실 이 결의안의 숨겨진 의미는 세르비아가 코소보에 대한 영유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부치치 대통령은 2023년 1월 "우리에게 크름반도는 우크라이나이고, 돈바스는 우크라이나이며,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세르비아가 세르비아의 수많은 낙서처럼 "코소보는 세르비아"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서방이 부치치를 계속 지원한다면 부치치는 더욱 대담해질 것이다. 그는 나토를 계속 시험하고 나토 동맹이 이빨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할 것이다. 서방은 이미 그에게 고무적인 신호를 보냈다. 지난 5월 세르비아 시위대와의 충돌로 30명 이상의 나토 평화유지군이 부상을 당했지만, 나토는 분쟁이 격화될 것을 우려해 폭력 시위대를 구금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자제는 부치치와 러시아에게 사태를 더욱 확대할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하고 있다. 러시아 관리들은 코소보에서 벌어지는 일을 지켜보면서 어떻게 하면 나토군과 나토시설을 공격하고도 제재를 받지 않을지 연구하고 있다.


그런데, 코소보 역시 종종 서방의 계획과 조언을 무시해왔다. 예를 들어, 나토 국가들은 코소보에 세르비아계 지자체 연합을 설립하라고 압박해 왔지만 코소보는 지금까지 이를 거부해 왔다. 이와 관련하여 서방은 코소보가 세르비아계가 다수인 시(市)에 알바니아계 시장을 일방적으로 임명하여 세르비아와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코소보에 대해 조치를 취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디펜더 유럽 2023' 군사훈련에 코소보의 참가를 취소했다. 그러나 코소보의 어떤 행동도 사실상 코소보 독립을 약화시키려는 세르비아측의 공작 및 작전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5월 공격 일주일 후, 나토는 상황악화를 막기 위해 약 500명의 터키 군인들로 구성된 군대를 코소보에 파견했다. 나토는 또한 10월에 수백 명의 영국군을 코소보에 파병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나토는 세르비아와 러시아가 정치적 불안정을 조장하는 것을 중단하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는 미국 주도의 연합을 만들어야 한다. 즉, 부치치가 계속 상황 악화 조치를 취하면 제재를 포함한 일련의 가시적인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부치치에게 분명히 해야 한다.


서방은 이러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 2021년 6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서부 발칸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모든 이들에 대해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은 이 지역의 "(행정명령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자면) 평화, 안보, 안정, 영토보전을 위협하는" 개인들에 대해 이러한 제재를 사용하는 것을 주저해서는 안된다. 미국의 제재가 최대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영국과 유럽연합이 미국의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 유럽 지도자들은 적어도 향후 세르비아에 대한 지원을 세르비아 정부의 특정 정책 변화에 연계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은 부치치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이행하고, 외교 정책을 유럽연합의 외교정책과 일치시키고, 지역 도발을 억제하고, 특히 법치와 언론 자유에 관한 유럽연합의 개혁 의제를 이행하는 것을 추가 지원의 조건으로 삼을 수 있다.


또한 나토는 코소보에 러시아와 세르비아의 프로파간다 기관들에 맞설 수 있는 팀을 배치해야 한다. 이 팀은 세르비아 극우 단체를 표적으로 삼아 세르비아가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범슬라브 동포애'에 대한 러시아의 메시지가 사실은 허구이며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푸틴은 그들을 돕지 않을 것임을 상기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푸틴아 사실상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패배하고 있으며 코소보와의 무력 충돌에서 세르비아에 자원을 제공할 여력이 없다는 명백한 진실만 말해주면 된다. 그 증거로 이들은 9월에 있었던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간의 전쟁을 지적할 수도 있다. 러시아는 아르메니아의 오랜 동맹국이지만 아르메니아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벌어졌던 분쟁에서 군사 지원을 전혀 제공하지 않았고 그 결과 아르메니아는 패했다. 이 서방측 선전팀은 세르비아 민족주의자들에게 1990년대 발칸 전쟁 당시 러시아가 그들을 돕지 않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킬 수도 있다.


나토 회원국들은 이러한 조치를 원치 않을 수도 있다. 사실 그들은 아마도 부치치를 완전히 잊고 싶을 것이다. 우크라이나를 돕는 데 동맹의 힘이 많이 소진되었기 때문에 코소보와 세르비아에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는 것은 특히 세르비아 대통령을 돈 얼마 주면서 매수할 수 있는 현 상황에서 불필요한 과잉조치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서방은 이 문제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이 두 나라의 긴장이 해결하기가 훨씬 더 어려워지고 많은 비용이 들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코소보와 세르비아에서 일어난 일은 그 나라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른 발칸 국가로 쉽게 확산될 수 있다. 나토에 속한 인근 북마케도니아가 끌려들어갈 수도 있다. 코소보에서 사태가 더 악화되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서도 혼란이 야기될 것이며, 실제로 푸틴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보스니아의 세르비아계 지도자 밀로라드 도디크는 보스니아의 세르비아계 지역을 분리독립시키겠다고 위협했다. 10월에 도디크는 세르비아, 스르프스카 공화국(Republika Srpska: 보스니아의 세르비아계 지역), 몬테네그로를 합쳐 "하나의 통일된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발칸 분쟁이 확대되면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더 많이 점령하기 위해 싸우는 동안 서방의 관심을 우크라이나에서 멀어지게 하려는 푸틴에게는 더 큰 선물이 될 것이다. 따라서 유럽을 보호하고 러시아를 막기 위해서는 나토가 지금 당장 발칸 측면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비용이 아직 저렴한 지금이 그 일을 하는데 적기(適期)다.



데이빗 R 셰드는 전(前) 미 국방부 정보처장 대행이다.

이바나 스트래드너은 민주주의방위재단(Foundation for Defense of Democracies) 연구위원이다.


1922년 창간된 격월간 국제정치 전문지. 미국의 국제정치 싱크탱크인 외교협회(CFR)에서 발행하는데 국제정치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거진으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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