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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20주년: 동영상은 늘고 네트워킹은 죽고

소셜 '미디어'는 그 어느 때보다 인기가 높지만 소셜 '네트워크'는 죽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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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14:03

The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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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크버그가 한국을 찾아와 삼성, LG 등 기업 총수들을 만나고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했습니다. 그가 만든 페이스북은 이제 나이가 20줄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페이스북은 사람들끼리 자신들의 생각과 근황을 알리는 소셜 '네트워킹'의 공간이라기 보다는 페이스북이 나름의 알고리즘으로 타인의 글을 떠먹여주는 소셜 '피딩'의 공간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온라인 광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글로 타인들을 낚시하였는데, 그런 광장 네트워킹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이 기존의 SNS를 수동적 '피딩', 즉 틱톡이 유행시킨 쇼츠, 릴즈 같은 짧은 동영상을 즐기는 플랫폼으로 사용하고, 대신 이메일이나 소수가 모이는 '단톡방' 같은 단체챗에서 차분히 이야기 나누기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SNS의 변화를 정리한 2024년 2월 1일자 이코노미스트 기사는 이러한 변화를 '광장에서 다시 카페로'라고 표현했습니다. 근대의 카페에서 '공론장'이 형성되던 것을 상기시키는 표현입니다. 어쩌면 정치가 선동가들의 '광장'에서 소수자들의 차분한 '카페'로 옮겨지면서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하지 않겠나라는 기대를 갖게 하기도 합니다만, 알고리즘과 피딩에 의해 '카페'의 공론장에 참여하지 않는 수많은 대중들이 '수동적 시민'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를 갖게도 합니다. 장사를 위해 가게를 열 때 어떤 곳에 어떤 사람들이 모이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하듯 앞으로 정치가들과 여론주도층은 SNS환경의 변화를 잘 알아야 합니다. 이 기사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약간 취한 상태야. 화요일 밤이고 아직 10시도 안 됐지만 뭐 어때? ...해킹을 시작하자구." 19살의 마크 저커버그는 하버드 기숙사에서 페이스매시Facemash라는 웹사이트 작업을 시작하면서 블로그에 이렇게 썼다. 이 사이트에서는 대학 인트라넷에서 수집한 무작위로 선정된 학생들의 사진을 보여주고 사용자가 누가 더 섹시한지 투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큰 파장을 일으켰고 곧바로 차단됐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후계자가 탄생했다. 2004년 2월 4일, 저커버그는 새로운 사이트를 시작했다. TheFacebook.com이었다.


이후 페이스북은 프렌드스터Friendster와 마이스페이스MySpace 같은 기존 SNS를 빠르게 추월해 세계 최대 규모의 SNS가 되었으며,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지금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의 약 60%에 해당하는 30억 명이 매달 페이스북의 피드를 최소 한번은 스크롤한다(차트 1 참조). 경쟁사는 능가하거나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처럼) 삼켜버렸다. 작년에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모바일 앱 10개 중 6개는 현재 구글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광고를 판매하고 있는 페이스북의 지주회사 메타Meta의 소유다. 메타의 시장 가치는 1조 달러를 넘어섰으며, 작년 3분기에는 34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주요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전 세계 사용자 수, 2024년 1월 기준. /그래픽= The Economist

주요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전 세계 사용자 수, 2024년 1월 기준. /그래픽= The Economist


페이스북과 그 모방자들은 돈을 버는 것 이상의 일을 해왔다. 소셜미디어는 사람들이 인터넷을 경험하는 주요 수단이자 삶을 경험하는 방법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리서치 회사인 Data.ai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모바일 사용 시간의 거의 절반이 소셜 앱에 사용되었고, 깨어 있는 시간의 4분의1 이상을 휴대폰에 사용했다. 소셜네트워크는 저커버그와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디지털 '광장'이 되어, 그날의 논쟁이 펼쳐지고 여론이 형성되는 장소가 되었다. 소셜미디어는 미투#MeToo와 블랙라이브스매터#BlackLivesMatter부터 아랍의 봄과 미국 국회의사당 폭동에 이르기까지 여러 사회운동의 진원지가 되었다.

피드의 변화

20년이 지난 지금, '광장'은 재개발되고 있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틱톡 같은 경쟁업체의 등장 이후, 페이스북을 비롯한 기존 업체들은 스스로를 혁신해야 했다. 친구들이 서로 소통하고 자신의 콘텐츠를 공유하는 (네트워킹) 공간으로 시작했던 플랫폼이 이젠 텔레비전 같이 엔터테인먼트 피드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플랫폼으로 변모하고 있다. 동시에 사용자들은 개방형 네트워크에서 벗어나 대화나 논쟁을 왓츠앱이나 텔레그램 같은 플랫폼의 폐쇄적인 비공개 그룹으로 옮기고 있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투표장으로 향하는 올해, 이러한 움직임은 정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소셜미디어는 그 어느 때보다 인기가 높다. 또 다른 데이터 회사 GWI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 사용자들은 하루 평균 2시간 30분 가량 소셜플랫폼에서 시간을 보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사용량이 증가했고 이후에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더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에 접속함에 따라 가입자도 늘고 있다. Data.ai에 따르면 전 세계 휴대폰과 태블릿의 약 70%를 차지하는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소셜앱을 사용하는 총 시간은 2020년 이후 42% 증가하여 지난해 2조3000억 시간이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개척한 소셜네트워킹은 이제 사라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네트워크에서 비디오로의 전환이다. 2017년에 출시되어 젊은이들을 단숨에 사로잡은 중국의 숏폼 동영상 앱 틱톡의 폭발적인 성공은 각종 모방 앱을 낳았다. 메타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릴스Reels라는 동영상 기능을 추가했다. 유사한 제품이 핀터레스트(워치), 스냅챗(스포트라이트), 유튜브(숏츠)에도 출시됐다.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하고 이름을 X로 바꾼 일런 머스크는 이제 X를 '동영상 우선' 플랫폼이라고 주장한다. 증권업체 번스타인Bernstein은 지난해 미국인이 하루 평균 소셜미디어에 소비한 64분 중 40분은 동영상 시청으로 3년 전의 28분보다 증가했다고 추정한다.


소셜 '피드'의 더 큰 변화는 보이는 곳 아래에 숨어 있다. 처음에 소셜 '네트워크'는 사용자의 연락처에 등록된 사람들의 소식(친구의 약혼, 삼촌이 국회의사당을 습격하는 모습 등)을 시간순으로 보여줬다. 게시물의 양이 증가함에 따라 소셜네트워크는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사용자의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게시물로 우선 순위를 정했다. 이제 새로운 단계가 시작되었다. 틱톡은 '소셜 그래프social graph', 즉 가족과 친구들이 좋아하는 것을 기반으로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할지 추측하는 대신,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이 오래 머무른 동영상에서 추론한 '관심 그래프interest graph'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사용자가 팔로우하는 사람들이 만든 콘텐츠가 아닌, 사용자 자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보여줬다.


다른 모든 대형 플랫폼도 그 뒤를 따랐다. 2022년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피드가 인터넷에서 매력적인 콘텐츠를 찾아내는 '발견 엔진discovery engine'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작년부터 X가 보여주는 게시물의 절반은 사용자가 팔로우하지 않는 사람들의 것이다. 메타가 만든 트위터 복제품인 스레드Threads도 비슷한 방식으로 작년에 출시되었다. 모르는 사람이 만든 관련 없는 콘텐츠가 계속되면 혼란을 줄 수 있다. "여기 건강한 아침 식사 옵션이 있어! 엄마를 죽여야 해!" 유튜브 코미디언 보 번햄Bo Burnham이 풍자성 노래에서 말했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이 기능을 좋아하는 것 같다. 메타가 릴스를 출시한 이후 인스타그램 체류 시간이 40% 증가했다. 보다 연령대가 높은 페이스북도 작년에 미국과 캐나다에서 500만 명의 신규 사용자를 확보했다.

뉴스는 아웃

사용자의 뉴스피드가 친구 및 가족으로부터 멀어지면서 자신에 대한 게시물이 줄어들고 있다. "이제 일반 사용자는 (수동적) 소비자에 가깝죠." 스웨덴 룬드Lund대학교의 마이클 보세타Michael Bossetta는 말한다. 시장 조사 기업 가트너Gartner의 작년 설문조사에서 미국인의 28%만이 온라인에서 자신의 삶을 기록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답했는데, 이는 2020년의 40%보다 감소한 수치다. 또 다른 리서치 회사인 모닝컨설트Morning Consult는 '인플루언서' 콘텐츠의 유입으로 인해 사용자들이 "자신의 일상은 너무 평범해서 자주 올릴 수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약 61%에 달한다고 밝혔다.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포맷인 동영상은 게시글을 쓰는 것보다 제작하기가 더 어렵다. 또한 X 같은 일부 플랫폼은 유료 사용자의 게시물에 우선순위를 부여하여 나머지 사용자에게는 게시물을 올릴 동기가 줄어든다.


그 대신 비공개 그룹으로 대화가 옮겨지기 시작한 지 좀 됐다. 2021년 저커버그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광장'에서의 토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점점 더 디지털 공간의 '거실'에서 사적으로 연결되기를 원한다"고 썼다. 인스타그램의 책임자인 아담 모세리Adam Mosseri는 지난해 인스타그램의 메인 피드보다 쪽지(DM)에서 더 많은 사진과 동영상이 공유되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친구 사이의 공유가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결론지었다. 모닝컨설트에서는 사람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영화를 추천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지를 물었다. 소셜미디어에 게시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30%에 불과해 문자나 이메일을 선택한 43%와 그룹채팅을 선택한 35%에 뒤처졌다.


동시에 디지털 광장에서는 재미가 늘어나고 정치는 줄어들고 있다. 소셜네트워크는 정치적 양극화를 부추긴다는 비난을 받고 있지만 (그리고 아마도 그 때문에) 사용자들을 뉴스와 시사 문제에서 멀어지게 하려는 의도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듯 하다. 뉴욕대학교 소셜미디어정치센터의 조슈아 터커Joshua Tucker와 동료들은 2020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시간순'으로 뉴스피드를 접한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 사용자 그룹과 플랫폼의 추천 알고리즘을 사용한 다른 그룹을 비교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시간순 피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알고리즘에 의해 피드를 받는 사람들보다 페이스북에서 15%, 인스타그램에서 5% 더 많은 정치 콘텐츠를 접했다. (또한 메타에서 '신뢰할 수 없는 출처'로 분류한 출처에서 더 많은 정보를 접했다. 모수가 작긴 하지만 페이스북에서는 69%, 인스타그램에서는 22% 더 많이 접했다.)


그 이후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뉴스에서 더욱 멀어졌다. 메타는 10년 전 페이스북의 뉴스피드가 "전 세계 모든 사람을 위한 완벽한 개인 맞춤형 신문"이 되기를 원했지만 이젠 정반대다. 메타에 따르면 현재 사람들이 자사 플랫폼에서 보는 콘텐츠 중 뉴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3% 미만이다. 인스타그램 뿐만 아니라 스레드도 총괄하고 있는 모세리는 작년 스레드 출시 당시 이렇게 썼다. "정치와 딱딱한 뉴스hard news는 필연적으로 스레드에 등장할 수밖에 없지만... 우리는 이러한 업종을 장려하기 위해 어떤 일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일주일 후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플랫폼의 관점에서 볼 때, 정치나 딱딱한 뉴스가 유도할 수 있는 참여도나 수익 증가보다는 그에 따른 검증, (솔직히 말해) 부정적 영향, 또는 도덕적 리스크가 훨씬 큽니다."


일부 언론사가 소셜미디어 회사에 콘텐츠 공유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도록 추진하자 뉴스가 그 값어치보다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는 소셜네트워크들의 인식은 더 심화됐다. 올해 또는 내년에 총선을 치르는 캐나다에서는 정부가 기사 링크를 호스팅하는 대가로 메타에게 언론사에 돈을 지불하라는 요구를 하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모든 뉴스 콘텐츠를 차단하고 있다. '레거시 미디어'에 대해 맹비난을 퍼붓는 머스크가 X를 인수한 이래, X는 게시된 뉴스 기사에서 헤드라인을 삭제했으며 뉴욕타임스 같은 머스크가 싫어하는 매체에 대한 트래픽을 억제하는 듯 보인다.


일부 언론사는 SNS 플랫폼을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구축했는데 뉴스 트래픽 감소로 인해 타격을 입었다. 인터넷 트래픽을 조사하는 기업 차트비트Chartbeat에 따르면, 지난해 페이스북에서 미디어 회사로 전송된 인터넷 트래픽은 48%, X에서 전송된 트래픽은 27% 감소했다. 바이럴 소셜 뉴스의 왕이었던 버즈피드 뉴스는 작년에 서비스를 중단했고, 바이스Vice 뉴스는 대폭 감원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피드에 표시되는 뉴스가 줄어들면서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뉴스를 공유하거나 댓글을 달 가능성도 줄어들고 있다(차트 2 참조). 옥스퍼드대학교 로이터연구소가 36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18년에는 약 26%의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에서 적어도 매주 한번 뉴스 기사를 공유한다고 답했지만 작년에는 19%만이 공유한다고 답했다. 공유의 감소는 특히 정치 콘텐츠의 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대의 조슈아 터커와 동료 연구자들은 사용자의 페이스북 피드에서 공유 콘텐츠를 삭제하면 사용자가 보는 정치 뉴스의 양이 절반 이상 줄어듦을 발견했다. (마찬가지로 이는 '의심스러운 출처'에서 나온 콘텐츠의 양을 거의 3분의1 줄였다.) 연구진은 이로 인해 사용자들이 뉴스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졌다는 사실을 발견했지만, 정치에 대한 생각이 크게 바뀌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


로이터연구소는 공유와 게시물의 감소로 인해 뉴스를 보지만 댓글을 달거나 공유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참여하지 않는 '수동적 뉴스 소비자'가 생겨났다고 한다. 이러한 경향은 선진국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영국에서는 성인의 68%가 '수동적인' 뉴스 소비자이며 일주일에 뉴스에 대해 글을 쓰는 사람은 10명 중 1명에 불과하다. 온라인 공론장의 '활동적인' 참여자에는 불균형적으로 남성이 많고, 의견이 극단적이다. 스스로를 '매우' 우파 또는 좌파라고 칭하는 응답자의 3분의1이 여전히 온라인 공론장에 참여하는 반면, 중도 성향은 22%만 참여한다고 답했다.


2012년 버락 오바마의 디지털 캠페인을 총괄한 후 컨설팅 회사인 프리시전스트레터지Precision Strategies를 공동 설립한 테디 고프Teddy Goff는 이제 정치 전략가들이 "할 일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한다. 과거에 소수의 거대 플랫폼이 지배적이었다는 것은 "일종의 정치적 단일 문화"가 존재했음을 의미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적어도 선거 캠페인 같은 중요한 순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면 전 국민이 금방 소식을 들을 수 있었는데... 이젠 더는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지요." 오늘날에는 다양한 그룹이 다양한 곳에 숨어 있다. 젊은이들은 스냅챗을 사용한다. 기자들은 (싫어한다고 주장하면서도) X에 매달린다. 영국의 한 활동가는 링크드인이 의회 보좌관에게 연락하기 가장 좋은 곳이라고 한다. 따라서 정치인은 어디에나 있어야 한다. 심지어 조 바이든은 공화당의 라이벌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소유한 소셜네트워크인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가입하기도 했다.


"예전에 비해 같은 수의 사람들에게 다가가기가 훨씬, 훨씬, 훨씬 더 어려워졌죠." 오바마의 보좌진 출신으로 현재 영국의 선거운동 단체 38디그리38 Degrees를 운영하는 매튜 맥그리거Matthew McGregor는 말한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의 알고리즘이 정치적인 콘텐츠를 덜 제공하며 알고리즘이 도발적인 게시물을 장려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사람들을 웃기고, 울리고, 화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는 한탄한다. 그는 이를 어디까지 밀어붙일지 고민한다고 털어놓는다. "조금 더 비판적이고, 조금 더 개인적이어야 더 많은 숫자를 얻을 수 있다는 단순한 사실입니다... 긴장감이 있고 힘들죠." 타협하지 않는 메시지를 가진 후보자의 메시지가 가장 멀리까지 퍼지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가장 확실하게 관심을 끌 수 있는 방법은 돈을 내는 것이다. 미국 대선 후보들과 그 후원자들은 11월 선거를 앞두고 광고에 약 160억 달러를 지출할 예정이다. TV에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갈 것이다. 일부 광고주들은 TV 시청자층의 고령화를 꺼림칙하게 여기지만 정치인에겐 그렇지 않다. 노년층은 투표를 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설득에 있어서는 여전히 TV 광고가 최고로 여겨지며, 소셜미디어의 광고는 주로 기금 모금에 관한 것이다. 하지만 리서치 회사인 인사이더인텔리전스Insider Intelligence는 이번 미국 정치 광고 지출의 4분의1 이상이 디지털 플랫폼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한 주 동안에만 바이든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광고에만 75만 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그러나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려는 후보자조차도 새로운 공공 광장에서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 중 일부는 정치권의 돈을 원하지 않는다. 틱톡은 정치 광고를 전면 금지한다. 출시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스레드는 아직 광고를 받지 않는다. 미국에서 공중파나 케이블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도 정치 광고를 경계한다. 가장 큰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디즈니+는 현재 정치 광고를 거부하고 있지만 나중엔 달라질 수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소셜미디어의 정치 광고가 예전처럼 잘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2021년에 애플이 사용자 추적 방지 조치를 도입한 이래 광고 타겟팅이 더 어려워져 광고 투자수익이 감소했다. 컨설팅 업체 애드임팩트AdImpact는 총 정치 광고 지출이 3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번 선거 기간에는 2020년보다 페이스북 광고 지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의 앤드류 아렌지Andrew Arenge가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6개월 동안 정치인들은 미국에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광고에 2억4400만 달러를 지출했는데 이는 2020년 같은 기간의 3억2000만 달러에서 감소한 수치다. 메타의 광고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2024년 1월 아이오와 코커스 전 90일 동안 도널드 트럼프는 두 플랫폼에 약 40만 달러만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몇 년 동안의 수치와 비교하면 매우 놀라운 수치죠." 공화당 컨설팅 업체인 메이저리티스트래터지Majority Strategies의 리드 비니스Reid Vineis는 말한다. 그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플랫폼의 효과가 과거에 비해 떨어집니다."


소셜네트워크가 정치적 게시물을 묻어버리면서 이메일은 실리콘밸리의 알고리즘을 피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 됐다. "캘리포니아에 앉아 사람들에게 이메일을 보낼지 말지, 사람들이 그 이메일을 열어볼지 말지 결정하는 못된 마크 저커버그나 닉 클레그(또 다른 메타 임원)는 없으니까요." 맥그리거는 말한다. 38디그리는 페이스북에서 콘텐츠를 입소문 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회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페이스북에 공유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모닝컨설트는 온라인 공유가 시들해짐에 따라 브랜드는 공유를 목적으로 한 밈meme을 만들기보다는 직접 기억하고 전달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한 메시지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광장에서 카페로

무엇보다도 가장 어려운 것은 수백만 개의 소규모 그룹 채팅방으로 분열된 공공 광장에 침투하는 것이다. 이러한 암호화된 공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해당 공간을 운영하는 플랫폼조차도 확실하게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소규모 그룹들은 뉴스 공유의 빈 틈을 메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연구소는 2023년까지 5년 동안 인스턴트 메시징 플랫폼을 통해 매주 뉴스 기사를 게시하는 성인의 비율이 17%에서 22%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룹 채팅방에 참여하는 것은 운동가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최근 38디그리가 영국 우체국의 무능한 전 사장의 훈장을 박탈해 달라는 청원 운동(과거에는 페이스북에 의존했을 캠페인)은 이메일에서 가장 많은 트래픽을 기록했고, 왓츠앱에서 두 번째로 많은 트래픽을 기록했다.


고프는 대형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몇 개 밖에 없던 시절에는 선거가 더 쉬웠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소셜미디어가 광장에 가까웠을 때가 완전히 좋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특정 종류의 콘텐츠를 의도적으로 부각시키는 채널들이니까요." 그가 볼 때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의 설계 의도는 "가자지구에 대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선의를 갖고 심도 있게 토론하게 만드는 게 아닌, 바보 같은 말실수 따위에 웃도록 만드는 겁니다."


선의의 토론은 온라인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캠페인 활동가들은 그룹 채팅에서 사람들이 무언가를 공유하도록 하려면 공개된 플랫폼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 때보다 차분한 어조가 필요하다고 한다. "활동가들은 친구들이 '맙소사, 또 시작이네... 왜 항상 이 성가신 문제로 우리에게 시비를 거는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맥그리거는 말한다. 토론이 공개 플랫폼에서 소규모 그룹으로 옮겨가면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어쩌면 광장에서 다시 카페로 돌아가는 걸지도 모르죠."


1843년 창간돼 국제정세와 정치, 경제, 사회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는 영국의 대표적인 주간지. 정통 자유주의 성향의 논평, 분석이 두드러지며 기사에 기자의 이름(바이라인)을 넣지 않는 독특한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PADO가 가장 탐독하는 매거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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