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는 '개인기'만으로 일본을 이끌 수 있을까?

신임 총리 다카이치는 붕괴 직전으로 보였던 자민당을 되살려냈다. 그러나 선거에서 승리하더라도 그 앞에는 냉혹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겸 자민당 총재가 2026년 2월 8일(현지시간)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중의원 선거 당선자 이름 위에 축하의 의미인 붉은 종이 꽃을 붙이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이번 일본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월 4일자 기사를 통해 자민당의 승리를 조심스럽게 점쳤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가 이끄는 자민당은 단독 과반 확보는 물론, 개헌 가능 의석수까지 돌파했습니다. 이제 '평화헌법' 제9조 개정을 독자적으로 추진할 강력한 동력을 손에 쥔 것입니다. 일본 전후 역사상 가장 압도적인 승리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카이치 총리의 승리 요인은 명확합니다. 첫째, 아베 전 총리의 유산인 '보수적이면서도 포퓰리즘적인 정책 기조'를 충실히 계승했습니다. 둘째,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이자 '세습 정치인'이 아닌 평범한 중산층 출신이라는 점이 유권자에게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셋째, '중도개혁'을 표방했으나 지리멸렬함을 벗어나지 못한 야당의 무능이 반사이익을 안겨주었습니다.


아베 전 총리는 '전쟁 가능한 일본'과 '무제한적 금융완화'를 통한 경제 회복을 꿈꿨습니다. 다카이치 총리 역시 '강하고 부유하게'라는 부국강병의 슬로건을 내걸고, 대중국 강경 노선을 천명하며 지지층을 결집했습니다. 엔저와 평화헌법 개정을 향한 그의 직설적인 화법은, 밋밋하고 나태해 보이는 야당과 선명한 대조를 이루며 일본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하지만 FT가 지적했듯, 다카이치 정권의 앞날이 장밋빛만은 아닙니다. 포퓰리즘적 인기에 기반한 국정 운영이 언제까지 유효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됩니다. 당장 엔저와 재정 팽창이 불러올 인플레이션, 그리고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국가 부채는 시급한 해결 과제입니다. 또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적극적인 이민 정책이 필수적인 시점에, 오히려 배타적인 분위기에 편승하는 듯한 태도는 우려스럽습니다. 중국과의 대립각이 경제 회생에 짐이 될 수 있다는 지적 또한 뼈아픕니다.


결국 다카이치 총리는 '최초의 여성·서민 총리'라는 이미지 효과가 사라지기 전에 지속 가능한 정책 기조를 확립해야 합니다. 방위 산업 육성과 '보통 국가화'만으로는 1억2000만 일본 국민의 불안을 잠재울 수 없습니다. 이미 1인당 GDP에서 한국과 대만에 추월당했다는 일본 국민의 초조함, 다시 부강한 나라를 만들고 싶다는 그 절박한 염원이 이번 표심의 본질이기 때문입니다.


희망이 실망으로 바뀌는 순간, 자민당의 인기는 언제든 곤두박질칠 수 있습니다. 아울러 패배한 '중도개혁' 야권 세력 또한 일본 국민이 진정으로 갈망하는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통렬하게 성찰해야 할 것입니다. 낡은 인물과 서사로는 결코 미래를 기약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토요일 오후 2시 30분. 전후 일본 역사상 가장 짧은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 닷새째이자, 지역 자민당 후보의 30분간 연설이 끝난 직후, 가나가와 사이언스파크를 가득 메운 3000명의 군중은 마침내 그들이 기다리던 인물을 맞이했다.


이번 주 압승 가능성이 거론되는 강경 보수 포퓰리스트 정치인 다카이치 사나에가 환호와 박수,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려는 휴대폰 물결 속에서 나선형 계단을 내려와 무대에 올랐다.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인 다카이치는 선거 기간 동안 전임자들이 겪지 않았던 개인적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외모에 대한 관심이 크다. 그녀가 유세 현장에서 신은 신발은 네티즌들에 의해 곧바로 2020년 출시된 샴페인 골드 색상의 미즈노 워킹화로 특정됐고, 큰 화제를 모았다.


"신발 멋져요! 걸파워!" 49세의 지역 의류점 주인은 81세 어머니와 십대 딸과 함께 앞자리를 차지한 기쁨에 들뜬 채 외쳤다. 다음 날에는 팬들이 해당 신발을 기념하는 AI 만화 사이트까지 제작했다.


도쿄 인접 산업도시 가와사키의 지역 유권자들이 주축을 이룬 군중은 일본 국기와 다카이치의 초상화, 그리고 '사랑한다'는 의미의 하트 그림이 흔들었다. 30년간 정치에 몸담았지만 총리직에 오른 지는 3개월에 불과한 인물을 향한 열광이었다.


다카이치에 대한 흥분은 국내적 현상이지만, 일요일 선거의 파장은 세계적인 것이 될 전망이다. 그녀의 재임은 이미 일본과 미국의 국채시장에 파문을 일으켰다. 일본과 중국 간 갈등은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무역관계 위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다카이치의 돌연한 스타급 등장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일본 정치에 대한 오랜 대중적 환멸을 일부 걷어냈다. 지난해 여름만 해도 자민당의 붕괴 가능성은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거론됐다. 지난 80년 중 대부분을 집권해 온 자민당은 유럽 등지에서 해체 수순을 밟고 있는 전통 주류 정당들과 같은 길을 걷는 듯 보였다.


그러나 총리에 오른 이후 다카이치는 포퓰리즘과 신선함, 그리고 과거와의 대비를 전면에 내세운 정치적 스펙터클로 그러한 예측을 묻어버렸다. 그녀는 일요일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다카이치 열풍이 이번 중의원 선거 이후, 통화가 약세이고 국민이 빈곤감을 느끼며, 붕괴하는 글로벌 질서 앞에 취약한 채 놓여있는 국가를 운영한다는 냉혹한 현실과 마주한 뒤에도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


2월 8일, 일본은 거의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조기 총선을 치른다. 이민 문제, 엔화 약세, 식료품 가격 상승에서부터 일본의 기술력과 근면성을 치켜세우는 내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망라한 토요일 연설은 불안하고 불만이 쌓인 시대를 반영했다. 분석가들에 따르면 그녀는 '고통의 지점'을 정확히 짚은 뒤 희망으로 이를 달랜다.


그 전달 방식은 직설적이며 의도적으로 미묘함을 배제한다. 한 요양원 간호사는 이를 두고 "일본인들이 속으로는 생각하지만 겉으로는 말하지 않는 것들"이라고 표현했다.


다카이치는 자당의 무기력을 비판했고, 국가 재정을 움켜쥔 재무성의 인색함을 질타했으며, 일본의 적국으로 기술이 유출될 위험을 강조했다. 재팬포어사이트(Japan Foresight)의 분석가 토비아스 해리스는 그녀가 "구체적 정책이 아니라 분위기로 선거를 치르는 법을 터득했다"고 평가했다.


재계 지도자들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그녀를 '안전한 선택'으로 보지 않는다고 전했다. 특히 총리 취임 며칠 만에 대만에 대한 일본의 잠재적 군사 개입 가능성을 언급하며 촉발한 중국과의 갈등에 대해 많은 이들이 우려하고 있다. 그녀의 짧은 재임 기간 동안 엔화는 급등락을 거듭했고, 국채 수익률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그러나 여론조사를 믿는다면,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이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요일 투표는 노골적 민족주의자이자 재정 완화론자이며 마거릿 대처의 추종자인 인물에게 의회에서 광범위한 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정치적 동력을 안겨줄 가능성이 있다.


총리의 측근들에 따르면, 최근 몇 주 사이 다카이치의 자신감과 야망은 크게 부풀어 올랐다. 그녀는 더 이상 자민당의 생존만을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당을 역사적 지배의 고점에 올려놓기 위해 싸우고 있다. 심지어 자신의 전임자이자 정치적 멘토였던 고(故) 아베 신조가 한때 누렸던 위상보다 더 강력한 지배를 꿈꾸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베의 전 연설문 작성자이자 초보수 성향의 로비그룹 일본회의(日本會議) 의장인 다니구치 도모히코는 "그녀가 직장 여성들 사이에서 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토요일 가나가와에서 본 것은 지지 기반이 상당히 확장되고 있다는 신호였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그녀의 결의를 감지하고 있다"며 "유권자들의 눈에 그녀의 강점은 단순히 이기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라, 크게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기고자 한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은 정치적 유행과 단명하는 팬덤의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 특히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다카이치를 둘러싼 대중적 지지가 실제로 얼마나 깊은지, 그리고 신선함이 사라진 이후에도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상당한 의문이 제기된다.


그럼에도 정치권 전반의 분석가들은 가나가와에서 드러난 지지 양상이 실제라는 점을 점점 더 인정하고 있다. 세대를 아우르고, 중산층 중심이며, 변화에 적극적 열의를 보이고, 다카이치를 기존과는 다른 파괴적 상징으로 받아들이는 흐름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지지가 일본의 농촌 지역과 산업 중심지, 변화에 저항적인 중도층까지 얼마나 깊이 침투했는지가 그녀가 자신에게 건 거대한 정치적 도박의 성패를 가를 열쇠다.


다카이치의 전망은 세타가야에 사는 에노키도 마리에와 같은 유권자들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그녀는 이날을 위해 "I love Takaichi"라고 손수 적은 부채를 들고 나왔다.


스스로를 애국자라고 소개한 에노키도는 "그녀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싶어서 왔다"며 "그녀는 강하고 훌륭한 여성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흔들리지 않고 일본에 대해 정확한 생각을 갖고 있기에 친구들과 나는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다카이치는 지난 10월, 잇따른 두 차례의 참패로 타격을 입고 일본 의회 양원 모두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궁지에 빠진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승리하며 총리에 올랐다. 이 경선은 이시바 시게루의 사임으로 촉발됐다.


총리직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였다. 분석가들에 따르면 그녀는 그간의 좌절을 오히려 자산으로 활용해, 영감을 필요로 하는 국가 앞에서 인내와 결의,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는 일본적 모델을 체현하는 인물로 자신을 포지셔닝했다.


총리 취임 후 불과 몇 달 사이, 다카이치의 지지율은 약 57%에서 최고 82%까지 오르내렸다. 그녀는 여성 역량 강화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키기 위해 전직 재무성 관료 출신의 강단 있는 인물인 가타야마 사쓰키를 일본 최초의 여성 재무상으로 임명했다. 일본 언론은 이러한 '신선함'을 적극적으로 부각하고 있다. 50대 일본 여성을 주요 독자로 삼는 잡지 에클라 최신호는 다카이치의 매력을 심층 분석하는 4쪽 분량의 특집을 실으며, "강인함과 귀여움"이 그 인기의 원동력이라고 결론 내렸다.


많은 학자들 역시 수년간 침체된 정치에 염증을 느껴온 일본 사회에서 다카이치가 상상력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세습 의원과 엘리트 가문이 여전히 정치권을 장악하고 있는 환경에서, 그녀의 중산층 출신 자수성가 배경은 특히 강조되고 있다. 관료들의 조언을 거부했다는 일화, 홀로 긴 시간 정책 문서를 검토한다는 이야기, 자민당 내 정치적 출세의 관행이었던 만찬과 술자리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보도는 의외로 유권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도쿄대 정치학자 우치야마 유는 "총리의 강경 보수 노선이 우경화 경향이 짙은 시기에 잘 맞아떨어진 측면도 있지만, 다카이치 현상은 이미지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분석한다. 그는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본능적으로 신선함을 느낀다. 사람들은 다카이치가 일본 정치를 바꿀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강한 지도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며, 그녀의 말은 대담하고 결단력 있게 들린다"고 말했다.


선거 자체도 그러한 '결단력' 이미지의 일부가 됐다. 지난달 의회를 해산하면서 다카이치는 일본을 위한 계획을 추진하려면 국민 전체의 신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판자들은 겨울 국회가 열릴 경우 빠르게 추락할 수 있었던 자신의 지지율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조기 선거를 택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우치야마는 그 같은 위험이 실제로 커지고 있었을 수는 있지만, 다른 계산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본다. 특히 극도로 짧은 선거 기간은 다카이치에게 큰 이점이었다는 분석이다. 전체 정치권이 충분히 준비할 시간이 없었지만, 특히 주요 야권 진영의 혼란은 더 분명하게 드러났고 더 큰 제약으로 작용했다.


우치야마를 포함한 분석가들은 다카이치의 '승부수'가 여전히 좌초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을 지적한다. 낮은 투표율은 겉으로 드러난 지지 확산을 무력화할 수 있다. 또한 자민당의 전 연립 파트너인 공명당이 참여한 신생 중도개혁연합이 자신들을 '안전한 선택'으로, 다카이치를 위험한 우파로 부각하는 전략에 성공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여론조사 이전에는 다카이치 개인의 인기가 자민당 자체보다 높다는 점이 취약 요소로 지적됐다. 자민당의 지지율은 약 45%로, 2024년 총선 비례대표 득표율 26.7%보다는 크게 높지만, 분석가들에 따르면 다카이치 개인의 인기도보다 더 취약할 수 있다는 평가다.


분석가들에 따르면 선거전에서 최소 두 차례의 뚜렷한 실수가 있었다. 이는 관료 전문가와의 충분한 협의나 결과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발언하는 경향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비판자들의 지적이다. 첫 번째는 선거운동 시작 전, 식품에 적용되는 8% 소비세를 2년간 유예하겠다고 공약한 것이다. 해당 공약은 여론의 호응을 얻지 못했고, 이후 유세 연설에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


두 번째는 "강한 엔화가 좋은지 나쁜지, 약한 엔화가 좋은지 나쁜지 아무도 모른다"는 발언이었다. 이는 불과 며칠 전 정부가 약세 엔화를 방어하기 위해 시장 개입 준비가 돼 있음을 강경한 표현으로 경고한 직후 나온 말이었다. 이후 월요일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자, 다카이치는 자신의 발언이 "오해됐다"고 소셜미디어에 해명했다.


이러한 실언에도 불구하고, 선거운동 시작 이후 발표된 여러 여론조사 — 월요일 진보 성향의 아사히 신문 조사 포함 — 는 자민당의 단독 과반 확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시사한다. 또한 일본유신회와 연립할 경우, 465석 규모의 중의원에서 최소 300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팬포어사이트의 토비아스 해리스는 특히 여론조사가 2024년 10월 총선 당시 53.8%였던 투표율보다 더 높은 참여율을 시사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당시 자민당(LDP)과 연립 파트너는 합산 과반을 잃었다.


그는 다카이치의 성공이 부분적으로는 젊은 유권자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투표 참여라는 기존 관행을 깨도록 얼마나 자극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또한 지난 참의원·중의원 선거에서 참정당(參政黨)과 같은 소규모 우파 정당으로 이탈한 상당수 보수 유권자들을 자민당으로 다시 끌어와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이 모든 것이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높은 투표율은 다카이치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해리스는 말했다. "그녀는 더 큰 유권자층, 더 젊은 유권자층, 그리고 적극적으로 그녀를 좋아하는 유권자층을 바라보고 있다."


도쿄 소피아대 정치학자 미우라 마리는 다카이치가 불공정한 사회에 좌절한 일본 여성들에게 하나의 모델을 제시하는 동시에, 광범위한 불만을 짊어진 더 넓은 일본 사회에도 일정한 희망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제안은 피상적이라고 미우라는 지적한다. 다카이치가 집권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일본 국민은 아직 그녀가 국회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이거나 정책의 실질적 내용에 대해 추궁받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특히 그녀의 포퓰리즘이 국내 현안에 강하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선거 기간 동안 외교 정책이라는 부담을 피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는 즉시 외교 정책이 전면에 부상할 것이며, 그녀가 직면할 과제도 빠르게 쌓일 전망이다. 전후 일본의 역사는 미국과의 관계 및 군사 동맹에 의해 규정돼 왔다. 다카이치는 다른 미국 동맹국들과 마찬가지로 변덕스러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상대해야 한다.


국내 문제에서도 위험 요소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예컨대 다카이치의 '경기 부양' 수사는 가계의 물가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약속과 근본적으로 충돌한다. 다카이치 취임 이후 금융시장은 이른바 '리즈 트러스 순간'을 경계해 왔다. 이는 정부 지출 공약이 국가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던 전 영국 총리 리즈 트러스 사례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미우라는 "유권자들이 아직 다카이치의 실체를 충분히 볼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그녀가 '어떤 인물일 것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기대에 기반해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그녀의 실제 정책을 들어보면 내용이 많지 않고 좋은 해법도 많지 않다는 점이다. 그런 상황에서 다카이치와 같은 정치인들은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 희생양을 제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 희생양 가운데 두드러진 대상은 외국인이다. 현재 외국인은 일본 전체 인구의 3.2%를 차지하며, 건설·농업 등 노동집약 산업에서 노동력 부족이 심화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다카이치는 이민이나 관광, 혹은 외국인 자체에 대해 노골적 적대감을 드러내기보다는, 범죄 증가 우려와 일본 관습에 대한 이해 부족, 저가 부동산 매입, 약세 엔화를 활용한 기회주의적 행태 등으로 일본 사회의 '질서'가 위협받고 있다는 대중의 불안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메시지를 구성해왔다. 선거 유세 과정에서 그녀는 "자민당은 일본 국민이 느끼는 불안과 불공정의 감정을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 눈에 띄는 또 다른 희생양은 일본 재무성이다. 다카이치는 재무성이 긴축 정책으로 국가에 해를 끼쳤고, 장기 성장에 필요한 산업 투자를 충분히 장려하지 못했다고 비판해왔다. 물론 일본의 막대한 정부 부채를 주시하는 국내외 투자자들 다수에게 재무성은 결코 '긴축의 모범'으로 보이지 않는다.


다카이치의 재무성 공격은 중대한 개혁 구상과 맞물려 있다. 현재 자동적으로 편성되는 추가경정예산 제도를 폐지하고, 연간 단일 예산 체제로 복귀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녀는 이러한 재정 규율이 장기 투자를 가능하게 하고, 대규모 지출을 원하는 총리에게 행사해온 재무성의 통제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보다 넓게 보면, 이러한 접근은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만들며 일본 국채 수익률을 급등시켰다. 이후 다카이치는 가타야마 재무상과 함께 시장을 달래고 일본의 재정 건전성이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점을 설득하기 위해 방어전에 나섰다. 그러나 시장은 여전히 경계심을 풀지 않고 있으며, 트레이더들은 상황이 그렇지 않다는 신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다카이치와 채권시장 간의 긴장이,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지속 가능한 금리 인상을 시도하고 있는 일본과 일본은행(BoJ)의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드러낸다고 본다.


나틱시스(Natixis)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 알리시아 가르시아-에레로는 "일본 국채 시장은 합리적이다. 오히려 일본은행이 다소 비합리적이다. 지금 상황이 위험하다는 점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며, 중앙은행이 물가 상승에 맞춰 차입 비용을 더 신속히 인상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가 금융시장과 소통하는 법을 속성으로 배우는 중일 뿐이라고 본다. 특히 짧고 공격적인 선거운동 기간에는 그 과제가 더욱 어렵다는 지적이다.


아모바(Amova) 자산운용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 나오미 핑크는 "일본의 재정 상황이 내일 당장 붕괴하지는 않겠지만, 신호는 중요하며 일본 국채 시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과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나가와 사이언스파크 유세 현장으로 돌아가면, 채권시장의 긴장감과 분열되는 세계정치의 냉혹한 현실은 능숙한 군중 연출 속에 잠시 밀려난다. 연설이 마무리되자, 지역 자민당 당원이 3000명의 지지자들을 이끌고 "하타라쿠조!"("일하겠습니다!")라는 구호를 다섯 차례 반복해 외쳤다. 이는 다카이치가 총리 취임 후 첫 연설에서 사용한 표현을 되살린 것이었다.


다카이치가 존경하는 두 인물인 마거릿 대처와 아베 신조는 각각 11년과 8년간 총리직을 유지한 장수 지도자였다. 반면 1990년 이후 일본 총리 15명은 2년을 채우지 못했다.


그녀의 정치적 내구성은 수년 만에 가장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하는 집회 참석자들의 지속적 지지에 일부 달려 있다. 오카와라고 성을 밝힌 어느 시간제 피아노 교사는 "일본 다른 지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기 있는 제 여성 친구들은 모두 다카이치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편에게 다카이치를 총리로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다른 지역에서도 많은 아내들이 남편에게 같은 말을 하고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읽어보신 소감은 어떠셨나요? 독자 여러분의 생각을 PADO에 보내주세요 (문의, 제안도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