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

트럼프의 외교정책을 예측하는 법

예측불허로 보이는 트럼프지만 그를 보좌했던 사람들은 몇 가지 힌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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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달리아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6일 (현지시간) 오하이오주 밴달리아의 공항에서 열린 선거 집회에 도착하며 경례를 하고 있다. 2024. 3. 17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2024.04.05 14:10

The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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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주된 특성 중 하나는 바로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인간의 의지로 세상을 움직이려는 게 권력이며, 인간의 의지는 법칙을 거스른다는 속성을 갖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그런 권력의 한 측면을 체화하고 있습니다. 일부 유권자들에게는 그것이 매력일 수 있습니다. 그만큼 미국이 강력한 국가임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변덕스러움은 문제도 됩니다. 주변 사람들이 함께 움직이기 어렵습니다. 가까운 친구들도 불안하게 만듭니다. 2024년 3월 27일자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외교 정책을 예측하는 방법에 대한 장문의 기사를 싣고 트럼프 2기의 가능성에 불안해하는 많은 사람들, 특히 외국의 외교정책담당자들에게 요령을 알려줍니다.


트럼프가 변덕스러움을 즐기기는 하지만 그 역시도 한 나라의 지도자로서 주변 조언자들의 이야기를 참고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주변 외교정책 조언자들을 3가지로 구분하면서 이 3개 학파 사이의 논의와 경쟁에 트럼프도 어느 정도 끌려가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변덕스러운 트럼프의 행보를 예측하긴 어렵지만 이들 3개 학파를 잘 지켜보면 트럼프가 어디로 갈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이 기사를 읽으면서 무엇보다 트럼프의 동아시아정책 및 한반도 정책이 어떻게 될 것인지 어렴풋하게나마 예측을 해봐야 합니다. 11월 말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재선되는 경우 향후 4년간의 한반도 외교는 과연 어떻게 될까요? 독자 여러분들도 이코노미스트의 요령을 참고해 한번 예측해보시기 바랍니다.


2018~19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은 외교정책에 대한 이 전직 대통령의 철학을 이해하려는 사람들에게 간단한 조언을 해준다.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트럼프 대통령과 결별한 볼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관된 원칙은 없고 기분과 원한,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집착만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그는 "화염과 분노"로 북한을 위협하고는 김정은과 세 번의 친밀한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또 나토 동맹 탈퇴에 대해 이야기 한 다음에 갑자기 유럽의 동부전선을 강화할 수 있다.

트럼프의 현 측근들은 '미국 우선'은 완벽하게 일관된 이념이지만 볼턴 보좌관 같은 방해꾼과 전직 대통령의 진정한 신봉자들의 경험 부족으로 제대로 채택되지 못했다고 반박한다. 어쨌든 트럼프주의 싱크탱크인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의 프레드 플라이츠는 "트럼프가 재임하던 시절이 얼마나 좋았는지 사람들이 잊고 있다"고 목소리를 올린다. 큰 전쟁도 없었고,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간의 네 차례 평화협정, 캐나다 및 멕시코와의 나프타(NAFTA) 자유무역협정 재협상, 중국과의 부분적인 무역협상은 물론 낮은 인플레이션과 덜 뚫리던 남부 국경도 있었다. 트럼프가 백악관을 되찾으면 트럼프주의자들의 말대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침공,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중국의 대만 괴롭힘을 허용한 바이든 대통령의 '약한 외교'를 되돌릴 수 있다. 트럼프는 순수한 개인적 능력으로 미국의 힘을 회복하고 적을 억지하며 세계질서를 확립할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과 비방하는 사람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채택할 구체적인 정책을 예측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트럼프와 가까운 사람들조차도 블라디미르 푸틴, 시진핑,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등과 협상테이블에 앉을 때까지는 트럼프가 무엇을 원하게 될지 트럼프 자신도 알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들은 트럼프가 말하는 '거래의 기술'은 사람 대 사람의 역동성에 달려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비평가들과 진정한 신봉자들 모두 트럼프 주변 사람들이 그의 충동이 막혀있든 활개치든 그것을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는 일정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트럼프가 전 세계에서 어떤 일을 할지 이해하려면 측근들의 경쟁적인 이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을 다시 혼란스럽게

싱크탱크인 유럽외교관계협회(ECFR)의 분류를 빌리자면, 공화당은 현재 외교정책에서 최소한 세 개의 뚜렷한 학파로 분열되어 있는데, 자유주의패권론자, 자제론자, 우선순위론자가 그것이다.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된다면 각 그룹의 구성원 중 적어도 몇 명은 트럼프의 귀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 그룹이 모두 일치하는 경우엔 정책을 비교적 쉽게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서로 상충하거나 트럼프의 충동과 상충하는 경우, 종잡을 수 없는 정책결정이 예상된다.


로널드 레이건의 후계자인 자유주의패권론자들은 미국의 글로벌 헤게모니를 유지하기를 원한다. 여기에는 보수주의 운동에서 대부분 소외된 '트럼프는 절대 안돼' 주의자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또한 존 켈리 전 비서실장,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 볼턴, 또 다른 전 국가안보보좌관인 HR 맥매스터 등 한때 트럼프를 절제시켰던 '어른들의 축'도 이너서클에서 제외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레이건주의 인사는 트럼프에게 머리 숙이고 필요한 경우 자신의 신념을 억누르며 그의 편에 섰다. 트럼프의 마지막 국무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을 각각 역임한 마이크 폼페이오와 로버트 오브라이언은 트럼프 2기에 다시 큰 직책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 상원에서는 마르코 루비오, 린지 그레이엄, 톰 코튼 등 강경 자유주의패권론자들이 여전히 찬성하고 있다.

그 반대편에는 과거의 고립주의자들과 비슷한 "자제론자"들이 있다. 이들은 미국이 전 세계에서 경찰 노릇을 하는 대신 국내 문제, 특히 멕시코와의 국경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믿는다. 공화당 대선 후보로 출마한 비벡 라마스와미와 같은 노골적인 고립주의자는 당내 엘리트층에서 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점점 더 공화당 유권자들의 정서를 사로잡고 있다. 시카고외교협의회(CCFA)는 여론조사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공화당원, 특히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 다수가 미국이 세계 문제에 개입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자유주의패권론자와 자제론자 사이에는 미국이 아시아에 자원을 집중하여 중국에 맞서기 위해 유럽과 중동에서 일을 줄이기를 바라는 우선순위론자들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 국방부 관리였던 엘브리지 콜비는 우선순위론자들의 최고사제가 되었다. 그는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미국의 패권을 위해 높은 국방비를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아시아를 중국에 넘겨줄 생각도 없다고 주장한다. 대신 대영제국이 20세기 초 떠오르는 독일에 맞서기 위해 프랑스 및 일본과의 관계를 재설정했던 것처럼 미국도 우선순위를 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선순위론자들은 광범위한 그룹이다(예를 들어 바이든 행정부도 중국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콜비 같은 대중국 매파와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JD 밴스처럼 해외보다 국내에서 돈을 쓰는 것을 선호하는 인물들이 포함된다. 회의론자들은 중국에 대한 강조가 사실은 위장된 고립주의가 아닌지 의심한다.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에 간접적으로라도 맞서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이 과연 대만을 놓고 중국과 전쟁을 벌일 준비가 되어 있을까?

트럼프는 세 그룹 위에 올라타 있다. 자제론자들은 그를 자신의 편으로 간주한다. 그는 특히 중동 지역에서 군사적 지출을 줄이려는 그들의 열망을 공유하고 있다. 또 다른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매튜 콘티네티는 "트럼프는 공화당 주류를 부수고 공화당의 지지기반을 재구성함으로써 자신보다 더 급진적인 자제론자들이 권위와 영향력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을 열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트럼프도 자유주의패권론자일 때가 많다. 그는 레이건의 "힘을 통한 평화"에 공명하며 강력한 군사력을 믿는다. 그는 화학무기 사용을 벌주기 위해 시리아를 폭격하고 이란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 외국 민병대를 조정하는 카셈 술레이마니를 암살하라고 명령했다. 그리고 동시에 진정한 우선순위론자인 것처럼 그는 대통령으로서 유럽이나 중동보다 중국에 훨씬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트럼프가 외교 문제를 비즈니스 측면에서 손익의 원천으로 생각하기 때문일 수 있다. 그는 무역적자가 '불공정한' 관행의 결과라고 생각한다(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무역적자를 국가마다 다른 저축과 투자 수준을 반영하는 것으로 본다). 트럼프는 외국의 지도자를 만나기 전에 보좌관들에게 "무역적자가 얼마인가"라고 묻곤 했다. 또한 미국의 안보보장으로 혜택을 받으면서도 국방 지출에는 인색한 동맹국들에 대해 "세계가 우리(미국)를 조롱하고 있다"며 분노하기도 한다.

자유주의패권론자나 우선순위론자들과 마찬가지로 트럼프는 강력한 국방정책을 선호할 것이다. 세 학파 중 어느 누구도 군비통제를 옹호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군비통제는 더욱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행정부는 장거리 핵무기를 제한하는 2026년 만료 예정의 '뉴 스타트'(New START) 조약을 갱신하지 않을 것인데, 이는 부분적으로는 러시아가 많은 조항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지만, 무엇보다 중국이 핵무기 비축량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를 다시 위대하게

'미국 우선'은 사실상 '유럽은 맨나중'을 의미하게 되었으며, 이는 자제론자와 우선순위론자 모두가 공유하는 견해이다. YouGov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주의적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MAGA, '마가') 공화당원들은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에 대해 호의적이기보다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공화당원들 사이에서는 패턴이 반대다. 마찬가지로, '마가' 공화당원들은 러시아를 다른 공화당원보다 덜 "적"으로 간주한다(차트 참조).


친트럼프 성향/비트럼프 성향 공화당원의 NATO,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의 적국인지에 대한 견해 차이. 친트럼프 성향일수록 NATO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대해 회의적이며 러시아보다는 중국을 적국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 /그래픽=The Economist

친트럼프 성향/비트럼프 성향 공화당원의 NATO,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의 적국인지에 대한 견해 차이. 친트럼프 성향일수록 NATO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대해 회의적이며 러시아보다는 중국을 적국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 /그래픽=The Economist

자유주의패권론이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상원은 최근 우크라이나(그리고 이스라엘과 대만)에 더 많은 군사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초당적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마가파의 영향력이 더 큰 하원에서는 수개월 동안 지원을 막고 있다. 그들은 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입국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조치가 우선이라고 주장한다(그들은 그렇게 하겠다는 상원의 초당적 제안을 거부했는데, 트럼프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그 결과 포탄이 부족한 우크라이나 군대가 압박을 받고 있다. 트럼프는 이 유혈 분쟁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자신이 집권하면) 하루 안에 분쟁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어떻게? 트럼프 재선시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미국우선정책연구소의 키스 켈로그 장군은 우크라이나에게 협상 거부시 미국의 지원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러시아정부에게는 합리적인 협상조건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무기를 제공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당근과 채찍 접근법을 주장하고 있다. 헝가리 총리이자 미국 극보수주의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빅토르 오르반과 같은 다른 사람들은 트럼프가 우크라이나를 간단히 포기해버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쪽이든, 자유주의패권론자들 홀로는 바이든 행정부식의 많은 군사지원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영향력을 갖지 못할 것이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외에도 "체납하는" 나토 동맹국(즉 GDP의 2% 이상을 국방비로 지출하지 않는 국가)을 러시아로부터 방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나는 [러시아가] 원하는 대로 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볼턴과 에스퍼는 트럼프가 나토를 완전히 탈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루비오 의원은 그럴 위험을 일축한다. 자유주의패권론자들은 유럽인들이 더 많은 일을 하도록 겁을 주는 것은 좋다고 생각하지만 나토 탈퇴에는 선을 그을 것이다. 실제로 루비오 의원은 나토 탈퇴 비준 권한을 상원에 부여하는 법안의 통과를 도왔다. 그러나 의회는 트럼프가 유럽에서 미군을 철수하는 등 나토를 철저하게 훼손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며, 이는 나토를 공식 탈퇴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켈로그 장군은 국방비 지출 목표(GDP 2% 이상)를 달성하지 못하는 국가는 동맹국에게 "무력공격에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요구하는 나토 조약 3조를 위반하는 것이므로 '한 나라에 대한 공격은 모두에 대한 공격'이라고 주장하는 5조의 혜택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우리가 그들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우리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한편, 또 다른 트럼프주의 싱크탱크인 미국쇄신센터(CRA)는 미국이 핵우산은 유지하면서 유럽에서 지상군을 철수하는 "휴면"(休眠) 나토 구상을 옹호하는 글들을 발표했다. 이러한 분열을 고려할 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나토와 관련해) 어느 정도까지 나아갈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적어도 나토의 격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 반해 공화당원들은 여전히 열렬한 친이스라엘 성향이 강하다. 이코노미스트의 최신 YouGov 설문조사에 따르면, 공화당원 중 우크라이나를 "동맹"으로 간주하는 비율은 20%에 불과했지만 이스라엘의 경우 59%에 달했다. 우크라이나와 마찬가지로 트럼프는 가자지구 위기를 신속히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 구체적 방법은 밝히지 않았다. 그는 또한 이스라엘-사우디 평화협정으로 아브라함 협정을 완성하려는 노력을 다시 시도할 수도 있다. 공화당원들 사이에는 이스라엘에게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더 넓은 운신의 폭을 허용하고, 팔레스타인 난민을 돕는 유엔 구호사업청에 대한 자금지원을 차단하고, 이란과 이란이 조종하는 민병대 네트워크에 대해 "최대 압력"을 다시 가하는 것에 대해 광범위한 동의가 있다.

하지만 다른 흐름도 존재한다. 이 지역의 오랜 분쟁에 신물이 난 자제론자와 우선순위론자 모두 이란과의 전쟁을 피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친이란 민병대를 막는 데 바이든만큼 적극적이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은 이스라엘과의 관계개선에 대한 반대급부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요구한 미국과의 공식적 방위조약을 싫어한다. 게다가 미 하원에서는 공화당의 재정 매파들이 미국의 세금 징수 기관인 국세청의 예산 삭감 등 이스라엘 지원을 위한 구체적인 재원마련 방안을 요구하기도 하면서 이스라엘만을 위한 지원 패키지가 좌초되었다.

트럼프는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의 승리를 곧바로 받아들인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에 대해 원한을 품고 있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는 "민주당에 투표하는 유대인은 자신의 종교를 싫어하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리스크 있고 비정상적인 정상외교를 좋아하는 트럼프는 2019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G7회의를 계기로 당시 이란 대통령 하산 루하니를 거의 만나기 직전까지 갔다. 자제론자, 우선순위론자, 자유주의패권론자 모두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트럼프 자신도 일관된 견해를 보이지 않고 있어 혼란이 예상된다.

아시아에 관해서는 중국의 위협에 대해서는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만, 구체적인 대처 방법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 YouGov에 따르면 공화당원, 특히 매파 성향의 공화당 다수파는 중국을 "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강경 우선순위론자들은 대만이 중국의 침략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충분한 무장을 갖추고 미국이 대만을 도울 수 있는 힘을 갖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 측면에서 트럼프는 자제론자처럼 보인다. 볼턴 전 보좌관은 집무실에서 트럼프는 하피 유성펜 뚜껑을 가리키며 그것을 대만에 비유했고, 그런 다음 거대한 레졸루트 책상을 가리키며 "이것은 중국"이라고 말하곤 했다고 회상한다. 트럼프는 또한 대만이 사실상 미국의 반도체산업을 훔쳐가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을 쏘는 전쟁보다 무역전쟁에 더 관심이 많다. 경제적 피해를 우려하는 레이건주의자들의 내부 반대에 다시 직면할 수도 있지만, 트럼프는 첫 임기 동안 경제 보좌진의 반대를 물리치고 우방과 적국 모두에게 높은 관세를 부과했다. 그는 두 번째 임기때는 더 강력한 총을 들 가능성이 높다. 그는 모든 수입품에 일률적으로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을 제안한다. 고위직을 노리는 것으로 보이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무역대표부 대표는 미국의 무역 적자가 해소될 때까지 관세가 계속 인상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현재 19%에서 60%로 올리기를 원한다. 하지만 내부자들은 트럼프가 여전히 중국 지도자 시진핑 주석과 무역에서 놀라운 거래를 원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또한 "중국보다 작을 뿐 사실은 더 나쁘다"라고 혐오하는 유럽연합(EU)과의 재협상도 원하고 있다.

미국의 바로 이웃이자 최대 무역 파트너인 캐나다와 멕시코도 걱정할 것이 많다. 보편적 관세는 트럼프가 "놀라운 거래"라고 칭송한 나프타의 변형 버전인 USMCA에 위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역만이 마찰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다. 공화당원들은 멕시코를 불법이민자들의 경유지이자 마약, 특히 펜타닐의 공급원이라고 비난한다. 트럼프는 한때 멕시코 마약 제조시설에 미사일을 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다른 사람들은 멕시코로 향하는 펜타닐 제조용 화학 물질을 차단하기 위해 해군을 배치하거나 마약 조직과 싸우기 위해 특수부대를 파견할 것을 제안하기도 한다. 적어도 멕시코와의 관계는 악화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이 안전해 보인다.

외교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트럼프가 겪는 어려움은 참모들 사이에서 조율하는 것만이 아닐 것이다. 그는 관료사회의 저항에도 직면할 수 있다. 트럼프주의 싱크탱크들은 대통령 인선에 포함된 4000여 개의 자리를 채울 후보자를 검증하느라 분주하며, 이 중 약 1200개 자리는 상원의 인준도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트럼프가 미국의 최고위 장군들 중 너무 '워우키즘woke' 좌파라고 생각하는 일부 또는 전부를 숙청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는 폭도나 시위대를 상대로 군대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와 멀어진 전 국방부 장관 중 한 명인 에스퍼는 트럼프가 장군들에게 "끔찍하지만 합법적인" 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외적을 막고 격퇴하는 가장 주요한 군사 임무에 집중할 수 없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의회의 구성이 어떻게 되냐에 따라 트럼프 팀의 모양새도 달라질 것이다. 예상과 달리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면 합리적이고 온건한 고위직 후보자만 인준을 받을 수 있다. 또 공화당이 상원에서 과반수를 확보하면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물들도 인준을 받을 수 있다. 어쨌든 트럼프가 '대행' 자격으로 임명한 관리는 상원 인준 없이 꽤 오랫동안 근무할 수 있다.

트럼프와 가까운 사람들도 많은 혼란을 예상한다. "그는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많은 말을 할 것인데, 그것은 그가 진실을 말하거나 많은 혼란을 정리하기 위해 협상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미국의 우방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내부자들은 "그(트럼프)의 말을 경청하고, 그를 존중하며,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많은 정부가 트럼프의 측근들과 친분을 쌓으려 노력하고 있다. 다른 정부들은 무역전쟁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미국 기업 및 주들을 같은 편으로 만들려 할 것이다. 또 다른 정부들은 그의 자존심을 치켜세워주려 할 것이다. 영국은 왕실로 프랑스는 군사 퍼레이드로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독일과 일본의 상반된 경험은 교훈적이다. 트럼프의 첫 임기 동안 두 나라 모두 대미 무역 흑자가 컸고 국방비는 턱없이 적었다. 트럼프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는 끔찍히도 사이가 안 좋았지만 아베 신조 총리와는 놀랍게도 잘 지냈다. 왜 그랬을까? 부분적으로는 일본이 (트럼프가 요청한대로) 무역문제에서 양보를 했고 아베 총리가 국방 예산을 늘리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진 반면 메르켈 총리는 "돌덩어리"처럼 고집스러웠기 때문이다.

미국을 위대하다고 다시 선언하기

아베 총리는 아첨에 약한 트럼프의 약점을 잘 알고 있었다. 그의 사후 발간된 회고록에는 트럼프와의 회담 일정에 트럼프가 좋아하는 액티비티(골프, 한 번은 일본 프로선수와 함께), 좋아하는 음식(햄버거), 번쩍이는 것(금을 입힌 골프클럽), 성대함(천황과의 만남), 오락(링 바로 옆에서 스모 관전)을 포함하도록 하는 등 트럼프를 다루는 요령이 가득하다. 아베 총리는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썼다. 트럼프는 "돈이 드는 모든 일에 신중을 기하고 경제적 관점에서 외교와 안보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초조해하는 어느 대사는 트럼프를 다루는 완전히 다른 방법을 제안한다. "기도하는 방법은 아시죠?"




1843년 창간돼 국제정세와 정치, 경제, 사회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는 영국의 대표적인 주간지. 정통 자유주의 성향의 논평, 분석이 두드러지며 기사에 기자의 이름(바이라인)을 넣지 않는 독특한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PADO가 가장 탐독하는 매거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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