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1 14:22
콜롬비아 카푸르가나의 외딴 해변은 한밤중에 너무 어두워서 왕중웨이는 코 앞의 손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20여명의 사람들이 파도가 때리는 모래 해안에서 커다란 목재 카누에 몸을 실었다. 이 배를 타고 콜롬비아와 파나마 사이의 악명 높은 다리엔갭1(Darien Gap)에 도착하면 이주민들은 며칠 동안 정글을 헤치고 미국 국경이 있는 북쪽을 향해 걷게 될 것이다.
2023년 5월의 어느 비 오는 날 밤, 32세의 왕중웨이는 14개월 된 아들을 가슴에 묶고 있었고 그 뒤에 아내가 앉았다. 7살 딸은 조부모와 함께 앉았다. 두 시간 동안의 여정 동안 파도는 카누를 몇 미터나 공중으로 밀어 올리기를 반복했다. 왕 중웨이 부부는 카누를 꼭 잡고는 우비로 아기의 얼굴을 닦아주느라 애를 썼다. 모두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었다.
"카누를 타고 있던 두 시간 내내 아들이 울었습니다. 아이가 너무 지쳐서 더 이상 울지 않게 되었을 땐 숨을 쉬지 못하고 있는게 아닌지 걱정됐습니다"라고 왕중웨이는 닛케이 아시아에 중국어로 말했다. "지금까지도 아들의 울음소리가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몇 주 후 왕중웨이와 그의 가족이 마침내 미국-멕시코 국경에 도착했을 때, 멕시코 카르텔 조직원들은 1인당 약 800달러를 요구하며 총구를 들이댔다. 이주민들은 카르텔 앞에서 속옷까지 벗고 모든 귀중품을 다 넘겼다는 것을 증명해보인 후 국경 비밀 통로로 인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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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여정이었지만 왕중웨이는 "여기까지 걸어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에 있는 한 제 가족에게는 희망이 없습니다."
2023년에 미국-멕시코 국경을 넘는 중국인 불법이민자 수가 급증했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U.S. Customs and Border Protection)에 따르면 실제 총계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작년에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구금된 중국인은 3만7000명이 넘었다. 이 수치는 팬데믹 이전보다 10배나 많은 수치다.
불법 입국자 중 특히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 자료에 따르면, 국경순찰대원들은 2023 회계년도인 2022년 10월부터 2023년 9월까지 6645회, 2023년 10월 이후 지금까지 7081회 중국 입국자 가족을 발각했다. 이는 2022 회계년도의 1151회와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인다.
"많은 중국 입국자들이 [미국에 오기 위해] 막대한 돈을 써야 했습니다.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놀라운 일입니다"라고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은 4월에 개최된 미중관계 국가위원회 회의에서 말했다. "중국정부가 이를 인지하고 있고, 아마도 약간 우려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캠벨은 불법 입국자들의 큰 규모가 미국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11월 대선이 임박하면서 국경 안전 문제와 미중 관계는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상대인 트럼프 사이에 가장 뜨거운 두 가지 전쟁터가 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2022년 미중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불법이주에 대한 미국과의 협력을 잠시 중단했다가 올봄 불법 이주자 송환 항공편을 조용히 다시 띄우기 시작했다. 이 문제로 중국은 당혹스러워하고 있으며 양국 간 긴장의 원인이 되고 있다.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5월 14일 "중국은 불법이민 문제를 중국을 비방하는 구실로 삼는 미국 측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에 불법으로 입국하는 중국인의 급증은 중국인들의 고국 상황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유엔이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까지 10년간 연평균 약 19만 명이었던 연간 총 중국 이탈자 수는 2022년과 2023년에 순유출 기준으로 30만 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닥친 2020년에는 이탈이 급감했다.
"중국처럼 경제성장률이 플러스인 중간소득 국가에서 상당한 규모의 불법 인구 유출이 발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불법적인 경로를 택하는 것은 너무 위험합니다"라고 UC샌디에이고의 중국 경제정책 전문가인 빅터 시(Victor Shih) 교수는 말한다.
"그래서 이것은 그들이 얼마나 절박한 상황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순전히 경제적 관점으로만 설명하기는 어렵고, 중국의 공공정책 전반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빅터 시는 덧붙인다. "중국에도 사회안전망이 있지만 극히 미미합니다...건강이나 고용에서 재앙이 닥쳤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부 지원이 거의 없습니다."
오랫동안 대부분의 중국 이민자들은 관광비자를 받거나 미국 대학에 등록하는 등 더 쉬운 경로를 택해 왔다. 하지만 점점 늘어나는 중국 중산층의 일부에게 이러한 선택지가 여의치 않게 되었다. 미국 유학은 비용이 많이 들고, 미중관계가 악화되면서 비자 취득도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미국에서의 삶을 위해 강도 떼, 위험한 보트 여행, 경찰의 갈취, 산사태, 정글에서 죽을 위험성 등의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고 있다. 모든 이민자 가족은 저마다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새장에 갇혀 있었다"
중남미를 종단하는 많은 중국인 가족은 왕중웨이와 마찬가지로 한때 중국에서 편안한 삶을 살았다. 3년간의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과 부동산 시장의 붕괴 여파 속에서 중국의 기업인과 근로자들은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왕중웨이의 가족은 중국에서의 미래, 특히 자녀들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모두 잃은 채 멕시코를 통해 미국에 입국하려는 위험한 여정을 시작했다.
왕중웨이는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중국에서는 뉴스에서 언급조차 하지 않는 비극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부동산 위기를 보세요. 곧 은행 위기가 닥칠 텐데 이런 환경에서 어떤 산업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그는 2021년부터 많은 중산층 가정의 재산을 증발시켜버리고 있는 중국의 부동산 거품 붕괴를 언급했다.
비관론은 특히 소상공인들 사이에 만연해 있다. 왕중웨이는 남부 공업 도시인 저장성 원저우(溫州)에서 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으로 여성용 블라우스를 수출하는 의류 공장을 운영했다. 팬데믹 이전에는 30~40명의 직원이 있었고 매년 약 3만 달러(약 4150만원)에서 6만 달러(약 83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그와 그의 아내는 집과 자동차를 가지고 편안하게 살았다.
하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왕중웨이는 공장을 폐쇄해야 했다. 그 후 왕중웨이는 빚 독촉에 시달리게 되었다.
중국 인민대학 산하 중국보혜금융연구원(中國普慧金融硏究院)의 2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중소기업의 3분의1 이상이 보유 현금 부족, 차입 능력 부족 등의 문제로 인해 재정적으로 버티기 어려운 상태이며, 이는 1800만 근로자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주로 제조업과 소매업에 종사하는 2349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청년 실업률이 치솟고 자녀에게 좋은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는 압박(종종 고액 과외를 전제로 하는)이 가중되면서 사회적 계층이동에 대한 가족의 꿈이 무너지고 있다.
UC샌디에이고의 빅터 시 교수는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에서 사회적 이동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농부에서 사업가로 변신해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드물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기가 훨씬 더 어려워졌다.
"소규모 기업가의 경우 자리를 잡고 성공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시 교수는 말한다. "정부의 협력을 얻으려면 엄청난 뇌물을 바치거나 온갖 약탈적 행위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2021년 공장을 폐쇄한 후 왕중웨이는 차량공유 플랫폼 디디추싱(滴滴出行)에서 운전기사가 되었고, 그곳에서 "대부분 물건을 생산해 수출하는" 기업가였던 다른 운전자들을 만났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어느 정도 저축 해놓은 돈이 있었지만 경제적 부담은 점점 더 버거워졌다.
"매일 자살충동을 느꼈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온 세상이 감옥 같았고 희망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공장 폐쇄, 팬데믹 봉쇄 등이 이어지면서 저를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이미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던 왕중웨이의 형이 미국에 입국하는 '도보 루트'에 대해 알려주었고, 왕중웨이는 곧 중국의 짧은 동영상 사이트인 더우인과 유튜브를 보며 이동 방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미 여정을 완주한 중국 이주민들의 동영상을 보며 왕중웨이는 미국에서 열심히 일하면 가족이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그는 이주 아동이 미국 공립학교에 무료로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왕중웨이는 집과 자동차를 팔고 가족들의 저축을 모두 챙겨서 미국으로 떠났다.
희망을 찾아서
안후이성 쑤저우(宿州)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던 32세의 판멩겐은 아내, 12세 딸, 9세 아들과 함께 2023년 1월에 미국에 도착했다.
판멩겐은 "중국은 경제가 나쁘고 인권이나 자유에 대한 개념이 없으며, 아이들이 중국에서 자라면 길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는 미래에 제 아이들에게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는지 알았습니다. 현재의 사회계층을 뛰어넘을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떠나야만 했습니다."
판멩겐에 따르면 쑤저우에서 그와 그의 아내는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미용실을 운영하며 팬데믹 이전에는 매년 100만 위안(약 1억9000만원) 이상의 수입을 올렸다고 한다. 그의 가족은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도시에 비해 생활비가 훨씬 저렴한 3선 도시에서 매우 편안한 삶을 살았다. 2018년 판멩겐은 특히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와 같은 국가로의 투자이민 경로를 알아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가족이 이주를 준비하던 중에 팬데믹이 닥쳤다.
판멩겐의 미용실은 문을 닫아야 했고, 가족은 저축한 돈으로 생활했다. 그는 많은 친구들이 파산하거나 비용 절감을 위해 가게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을 지켜보았다. 중국이 봉쇄를 해제하자 판멩겐의 고객들이 다시 찾아왔지만 그는 여전히 비관적이었다.
5월에 닛케이가 쑤저우2를 방문했을 때 판멩겐의 말이 사실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동부 안후이성의 이 작은 도시에는 중국 경제 둔화의 징후가 곳곳에서 발견되었다. 미완성의 콘크리트 건물 옆에 건설 장비가 줄지어 멈춰 있었다. 2022년 말에 새 기차역이 문을 열었지만 경기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징후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한 대형 쇼핑몰에서는 점심시간인데도 세입자가 없는 듯 일부 구역의 불이 꺼져 있었다.
저녁에는 보도를 따라 상인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야시장이 도시의 주요 명소가 되었다. 간이매대에서 일본식 초밥을 파는 한 남자는 "이곳이 이 마을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지만 제 뒤를 보세요"라고 말했다. 이 상인은 올해 장사가 어려웠다고 덧붙이며 빈 가게를 가리켰다. "이 가게는 문을 닫은 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아직 옛 간판 그대로 입니다. 아무도 장사를 새로 시작하지 못하는거죠."
판멩겐의 가족은 투자이민 프로그램을 이용하려 했지만 돈이 부족해 비자를 받을 수 없었다. 그도 더우인3과 유튜브를 통해 도보 이동 경로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는 위험한 여정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한 중국 블로거의 영상이 그를 사로잡았다.
판은 "[더우인 블로거는] 다리가 하나뿐인 남자였습니다"라고 말했다. "목발을 짚고 열대우림을 걷고 있었는데, 그 사람이 할 수 있다면 비록 힘들더라도 우리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베이징 같은 도시에서도 판멩겐의 수입은 높은 편에 속하지만, 그는 중국의 정치가 불안정해지고 소비자 지출이 약해지면서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될까 봐 두려웠다.
사회안전망의 부재는 닛케이가 만난 많은 중국 이민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판멩겐과 왕중웨이는 모두 실직자 중 실업수당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들의 친구와 가족 대부분은 사회보장제도를 믿지 않는다고 한다. 그들에게는 그들이 벌어들이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왕중웨이는 가족들이 새 출발할 수 있는 돈이 남아있을 때 떠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중국의 공식 예산 총 규모는 대부분의 선진국에 비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습니다"라고 UC샌디에이고의 빅터 시는 말한다. "많은 개발도상국들과 비교해도 적은 규모입니다. 그 예산 내에서 중국 정부는 국가안보나 국내치안과 같은 사회복지 이외의 다른 분야에 훨씬 더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있습니다."
왕중웨이는 중국이 사람들을 떠나지 않도록 잡으려면 사회복지와 교육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혁해 모든 사람의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희망을 위해 살고 희망을 가져야 삽니다"라고 왕중웨이는 말했다. "교육이 불평등을 해결하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사람들을 더 평등한 출발선에 세울 수 있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할 인센티브는 거의 없다고 빅터 시 교수는 말한다.
"중국 정부에 있어 해외이민은 말하자면 (자동차 승객의) 안전띠와도 같다"고 그는 말한다.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중국 정부에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으니 그냥 떠나도록 놔두면 됩니다."
일부 이주민이 해외에서 "정치적으로 적극 활동" 하는 등 "부차적인 영향"이 있다고 빅터 시는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요"라고 그는 말했다. "어차피 국내적 위협은 아닙니다."
위험을 감수할 만한 가치
경기 부양책이나 정부의 지원이 없다면 팬데믹 이후 중국의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비용을 절감해야 하는데, 이는 근로자들에게 해고는 아니더라도 더 적게 받으면서도 더 많은 일을 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근로자가 떠안아야 하며, 일부 젊은 근로자는 그럴바에 차라리 중남미 정글에서 기회를 잡으려 한다.
마이클 유(33세)와 디다 탄(27세)은 지난 4월 초 국경을 넘은 부부다. 마이클 유는 국영 기업과 계약한 자동차 정비사였다. 디다 탄은 난징의 한 해산물 회사에서 일했다. 지난 1년 동안 급여가 너무 많이 삭감되어 생활비나 주택 대출금을 감당할 수 없어 회사를 떠났다.
"팬데믹 이전에도 야근을 했지만 견딜 수 있는 수준이었어요"라고 디다 탄은 말한다. "지금은 항상 야근을 하고, 나를 위한 시간도 없고, 월급도 작년 10월 이후 70% 정도 줄었습니다."
마이클 유와 디다 탄에게는 이미 미국으로 건너간 친구가 있었는데, 로스앤젤레스에서의 삶이 훨씬 좋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부부는 더 나은 일자리를 찾고 싶기도 했지만, 가정을 제대로 꾸리고 싶다는 희망이 미국으로 온 주된 이유였다.
부부는 난징에서 미국-멕시코 국경까지 가기 위해 푸젠성의 '이민 대행업체'에 총 5만 달러를 지불했다. 유와 탄 부부는 과거에 홍콩에서 카이로로 간 다음 에콰도르 수도인 키토로 가려고 했던 적이 있었는데, 키토로 가려는 모든 중국인은 불법 이민자로 의심되기 때문에 항공사와 공항 직원에게 제지당했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이민 대행업체가 어떤 항공편이 중국인 승객을 태워주는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정보를 이용해 남미로 날아갈 수 있었다고 디다 탄은 말했다.
중국인 이민자들은 더우인, 틱톡, 유튜브, 텔레그램과 같은 SNS 플랫폼에 남미를 종단하는 이동 정보들을 대거 올려놓고 있다. 먼저 이동한 사람들은 뒤에 출발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도움이 되고 무엇이 별 도움이 안되는지, 누가 신뢰할 수 있고 누가 신뢰할 수 없는지에 대한 정보를 업데이트한다. 불법밀입국을 돕는 현지 업자들의 연락처 정보는 메시지 그룹에서 공유된다.
닛케이 아시아가 인터뷰한 중국인 이주자들에 따르면 미국에 도착한 후 가족단위로 온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구금 시설에서 짧은 시간 동안 머물게 된다. 그러나 유와 탄 부부는 도착한 지 하루 만에 석방되었던 것과 달리 왕중웨이의 어머니는 한 달 넘게 구금되었다. 가족, 여성, 어린이는 종종 샌디에이고의 주가 지원하는 호텔로 보내진다. 정부 버스가 구금시설에서 호텔까지 이주민들을 데려다주며, 입국자들은 호텔 안에서 대기하면서 미국 땅에 정착할 날을 기다린다. 대부분 독신 남성인 다른 이민자들은 버스를 타고 다른 도시로 갈 수 있도록 시외버스 터미널에 내려진다.
4월의 화창한 토요일 아침, 로스앤젤레스 교외 몬터레이파크의 작은 광장에 최근 입국한 많은 중국인들이 모였다.
이제 새로운 생활에 정착한 왕중웨이는 중국인 이주민들을 위한 자원봉사 행사를 준비했다. 그는 기부받은 음식과 음료를 나눠주려고 사람들을 줄 세우고 있었다. 유와 탄 부부는 친구의 자원봉사 일을 도와주러 왔다가 줄을 서서 기다리던 한 나이든 상하이 출신 여성과 햇볕을 쬐며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광장의 한 오래된 사무실 건물에서는 판멩겐과 동료가 무료로 머리를 자르고 있었고, 한 남성과 그의 아들은 대기 의자에 앉아 긴 남미 여행을 마치고 온 판멩겐과 농담을 나누고 있었다.
참석자 중 상당수는 일자리를 찾는 동안 중고차를 구입하고 몇 달 동안 아파트를 빌릴 수 있을 만큼 돈을 모았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대로 자녀가 공립학교에 무료로 다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들 중 많은 이민자들은 자신의 네트워크와 SNS 계정을 활용하여 주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일자리를 얻었다. 일부는 고생했지만 다른 일부는 돈벌이가 좋았다.
판멩겐은 디즈니랜드 남쪽 오렌지카운티의 부유한 계획도시인 어바인에 있는 중국인 소유의 미용실에서 일을 시작했다. 1년 동안 친구와 SNS를 통해 고객을 확보하고 중국에서 미용실 주인으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판은 곧 매니저가 되었다. 현재 월 수입이 1만 달러(약 1400만원)를 넘어선 그는 아내가 최근 아들을 하나 더 낳았다며 환하게 웃었다.
가족은 2026년으로 예정된 이민법원 날짜를 기다리며 잘 지내고 있다.
판멩겐은 "이것이 제가 항상 원했던 삶입니다"라고 말한다.
중국의 미국 불법이민 문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중국인들이 밀입국 루트로 자주 경유하던 에콰도르가 최근 중국과의 '무비자' 협정을 잠정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했을 정도입니다. 작년 에콰도르에 입국한 중국인 6만 명 중 공식적인 경로로 에콰도르를 출국한 사람은 3만 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들은 왜 그 악명 높은 다리엔갭을 거치면서까지 중국을 떠나 미국으로 가려는 걸까요? 니혼게이자이신문日本經濟新聞의 자매지 닛케이아시아Nikkei Asia가 2024년 5월 22일자 기사를 통해 미국 밀입국을 감행하는 중국 중산층 가족들의 세세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재 중국의 경제 및 사회적 상황이 어떤지, 밀입국 방법은 어떤지 등에 대해 알 수 있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서 어떤 불법 이민자는 '사람은 희망이 필요하고, 희망이 있어야 살 수 있다'는 말을 하면서 자신은 중국에서 그런 희망을 찾을 수 없어서 떠났다고 했습니다. 한국도 국적이탈이 많았고 지금도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회가 되면 미국, 캐나다, 호주로 이민을 가려 합니다. '사람은 희망이 있어야 살 수 있다'는 말을 기억하면서 우리나라와 중국의 문제를 함께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