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지정학

[評천하] 나토 정상회의, 바이든 '후보사퇴론' 급부상 外

해설과 함께 읽는 이번주 국제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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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 (현지시간) 워싱턴의 월터 E .워싱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중 우크라이나 지원 행사에 참석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소개하면서 푸틴 대통령이라고 말실수를 하고 있다. 2024.07.12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2024.07.12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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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NATO) 정상회의가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습니다.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4국은 인도태평양 파트너국, 이른바 'IP4'의 자격으로 참석했습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역시 우크라이나 지원인데, 우크라이나에 대한 방공시스템 지원이 가장 시급한 문제였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습니다.


예전보다는 일보 진전된 표현이 나왔는데,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향한 '불가역적'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계속 지지한다고 했습니다. 물론 가입 시기는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둘러싸고 시작되었음을 감안할 때 과연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아마도 정식 가입보다는 파트너, 옵저버 정도의 자격으로 참여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번 회의에서 나토 정상들은 러시아를 비난했고, 중국의 러시아 지원, 그리고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기시다 일본 총리와 또 한 차례 정상회담을 가진 후 러시아-북한의 군사적 협력 등을 비판했습니다.




이번 나토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지원보다 더 관심을 끈 것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건강 문제였습니다. 지난 트럼프와의 TV 토론에서 드러난 바이든의 인지 문제가 이번 회의에서도 여러 차례 드러났습니다. 가장 큰 실수는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을 소개할 때 "푸틴 대통령"이라고 말한 것이었습니다. 바이든이 말실수를 하자 장내에는 탄식의 목소리가 울렸고 "푸틴"이라고 불린 젤렌스키는 잠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가 웃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문제, 특히 인지 능력 문제가 계속해서 미국 정치권을 흔들고 있습니다. 아직 노골적인 압력은 세지 않지만 바이든의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민주당 인사들 사이에서 조금씩 높아지고 있습니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사퇴하라고까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결단"을 언급했고, 사퇴를 촉구하는 상하원 의원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바이든은 "나는 달리고 있고 또 다시 이길 것"이라며 출마의지를 꺾지 않고 있습니다만, 그가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또다시 쇠약한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기 때문에 사퇴촉구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확실한 '대안'이 없다는 것입니다. 가장 자연스러운 대안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일 수 있고,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가 지지율에서 트럼프에 앞선다고도 하지만, 해리스는 여성에 소수인종이기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는 강한 지지를 얻을 수 있지만 양당 사이의 중간지역에서 확장력이 제한될 위험성이 큽니다. 유능하다는 이미지가 강한 것도 아닙니다.


대선을 4개월 앞두고 있는 지금 시점에 후보를 바꾼다는 것 자체가 큰 위험성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바이든 후보로 일단 대선까지 가보고, 대신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를 바이든 '유고'를 대비해 대통령 후보급으로 내세우는 방법도 민주당 지도부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미국 국민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유고' 가능성을 우려해 지지를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 우려를 잠재우는 방법입니다. 부통령 후보는 가급적 대통령이 될 수 있을 만한 중량급 인사여야 하고 정치적 성향은 보수적 유권자들도 견인해낼 수 있을 중도적 성향이면 더욱 유리할 것입니다. 바이든이 출마를 고집한다면 남은 4개월 동안 바이든의 건강 문제는 계속해서 대선의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자신도 고령인 트럼프에게는 유리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남미의 '반미' 국가 베네수엘라가 7월 28일에 대통령 선거를 치릅니다. 차베스 전 대통령을 계승한 좌파의 마두로 대통령이 3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중도우파 야권의 결집세도 만만치 않습니다. 야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은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입니다. 하지만 이 여성 정치인은 출마자격을 박탈당해버렸기 때문에 출마할 수 없습니다. 지난 2018년 대선에서도 마두로는 라이벌 후보의 출마자격을 박탈했고, 찍을 후보가 없게 되자 유권자 대부분이 투표에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투표율은 46%에 불과했습니다. 마차도 후보가 출마할 수 없게 되자 야권은 74세의 전직 외교관 에드문도 곤잘레스를 후보로 내세웠고, 마차도는 그에 대한 지지를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6월에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곤잘레스는 52%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고, 마두로는 단지 25%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마두로는 정권 유지를 위해 심지어 이웃국가인 가이아나와 영토분쟁을 일으키기도 하고 있습니다. 또 올해만 37명의 야권 인사들을 체포하기도 했고, 베네수엘라 국세청은 마차도나 곤잘레스가 선거운동 도중에 들른 모든 호텔이나 식당을 겨냥해 세무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마차도가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들른 어느 식당은 세금당국에 의해 30차례나 조사를 받았다고 합니다. 현재 가이아나와의 국경분쟁이나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암살시도를 명분으로 대선을 연기할 것이라는 소문도 있습니다. 7월 8일에는 검찰총장이 야당 의원들 일부가 콜롬비아의 게릴라 조직과 접촉했다고 주장하기도 했고, 국방장관은 야당이 "내전"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마두로 정부가 너무 노골적인 선거방해를 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선거방해가 너무 노골화되고 국민들이 이에 저항하게 되는 경우, 베네수엘라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힘을 가진 군부가 마두로 지지를 철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석유매장량 세계 1위인 베네수엘라는 차베스의 급진 사회주의 정책으로 경제가 기울기 시작했고, 마두로 집권 기간 중에는 유가 하락 등 악재가 겹쳐 경제가 붕괴되어 인구의 4분의1인 770만명이 베네수엘라를 떠났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일본의 함선이 중국 영해를 중국측 승인도 얻지 않고 항행했다고 하면서 일본측에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를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함정으로 보입니다. UN해양법협약은 연안국의 평화와 안전에 해를 끼치지 않고 영해를 항행할 수 있는 '무해통항'(innocent passage) 권리를 외국군함에 부여하고 있습니다만, 중국 정부는 외국군함의 자국 영해 통항에는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는 중국 국내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UN해양법협약은 가입한 당사자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인데, 미국은 아직 가입하지 않고 있지만 중국은 1996년에 93번째 당사국으로 가입했습니다. 따라서 중국 영해에 대해서는 UN해양법협약이 적용되기 때문에 외국 군함은 이 협약에 따라 '무해통항'의 권리를 갖게 됩니다. 중국이 어떤 법적 논리로 일본 함정의 '무해통항'을 문제 삼는지는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봐야 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외국 함정이 타국 영해를 항행할 때 예컨대 공격용 레이더를 켜거나 함포를 조준하는 행위는 '무해'가 아니라 '유해'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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