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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評천하] 미국 대학가 반이스라엘 시위 확산, 우크라 지원법안 통과 外

해설과 함께 읽는 이번주 국제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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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AP/뉴시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 타워에서 아소 다로 전 일본 총리를 만나고 있다. 2024.04.24.

2024.04.2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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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비아대, 예일대 등 미국 대학들이 반이스라엘 시위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수백명의 시위자들이 체포되었습니다. 문제의 발단은 컬럼비아대의 샤피크 총장의 4월 17일 미 하원 발언이었습니다. 그는 다른 대학 총장들보다 강한 용어를 사용해가며 대학 캠퍼스에서의 반유대주의 움직임을 비판했고, 컬럼비아대 교수 중 반유대주의와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는 몇몇을 공개적으로 거명했습니다. 그의 발언이 전해지자 '가자 연대 농성대'의 시위자들이 컬럼비아대 캠퍼스위에 천막을 세우고 농성에 돌입했습니다. 18일 저녁 샤피크 총장은 경찰의 캠퍼스 진입을 요청했고, 경찰은 천막을 치고 농성중이던 학생 108명을 체포했습니다.


샤피크 총장은 현재 사면초가에 빠졌습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이끄는 공화당 의원단은 컬럼비아대를 직접 찾아 샤피크 총장과 면담후 대학내 반유대주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점을 들어 사퇴를 종용하고 있고, 시위대와 일부 교수들도 그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세계은행 부총재와 영국 런던정경대(LSE) 총장을 거쳐 지난 1월에 컬럼비아대 총장에 취임한 샤피크는 컬럼비아대의 첫 여성총장이고 아랍계이고 학자들과 소통을 잘 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기대를 받았습니다.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이 발발한 이후 미국 명문 아이비리그대학 중에서 하버드대와 펜실베니아대의 총장이 하원 청문회에 참석한 후 사임하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컬럼비아대가 비슷한 상황을 맞게 된 것입니다.


한편 미국 민주당은 대학가 시위확산이 '어게인 1968년'으로 이어질까봐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1968년 8월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반전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고, 반전시위대는 험프리 민주당 후보를 '전쟁 찬성론자'로 비난했습니다. 그리고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장면을 미국 국민들은 TV로 보면서 민주당 정권에 대해 혼란과 전쟁을 가져온 정권이라는 인상을 갖게 되었고, 대통령선거에서 공화당의 닉슨 후보를 선택했습니다.


현재 트럼프 후보는 바이든 대통령이 무능해서 우크라이나와 가자에서 전쟁이 발발한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자신이 집권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내에" 끝내겠다거나 자신은 이스라엘에게 전쟁을 끝내라고 설득할 수 있다면서 하마스가 약한 바이든을 얕봐 전쟁을 일으킨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1968년처럼 대학가에 반이스라엘 시위가 확산되고 민주당 정권을 '친이스라엘'로 비난하는 분위기가 퍼지게 된다면 바이든에게 불리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미국 상하 양원을 통과한 우크라이나-이스라엘-대만 지원법안에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했습니다. 이번 지원규모는 총 950억달러(약 131조원)입니다. 이로써 우크라이나는 한시름 놓게되었습니다. 현재 우크라이나 흑토 평야는 봄마다 '진흙탕'(러시아어로 '라스푸티차')이 되기 때문에 러시아로서는 당장 공세작전을 펼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당분간 병력과 무기를 비축해뒀다가 땅이 마르기 시작하는 5월말 이후 하계 대공세를 펼칠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미국의 군사지원이 트럼프파 공화당원들의 반대로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어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크게 긴장하고 있었습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포탄 등 무기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민들 사이에서 입대 회피 분위기도 생기고 있습니다. 이번에 미국의 군사지원 패키지가 상하 양원을 통과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지원이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로써 푸틴의 러시아는 하계 공세를 시도하는데 다소 주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본 집권 자민당의 실력자 아소 다로麻生太郞 자민당 부총재가 23일 오후 뉴욕에서 트럼프 후보와 1시간 가량 면담을 가졌습니다. 아소 부총재가 11월 말에 트럼프 후보의 재집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개인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사실 이번 면담은 트럼프 진영에서 먼저 접촉을 타진해왔던 것이라고 합니다.


현직인 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후보와 공식적인 관계를 유지해나가고 자민당의 실력자이자 '대주주' 중 한명인 아소 부총재는 트럼프 후보와 비공식적 관계를 유지해나간다는 일본 정부-집권당의 '양다리' 외교라고 보여집니다. 오랫동안 일본을 이끌어온 자유민주당(자민당)은 아소 다로의 외조부인 요시다 시게루가 이끌던 자유당과 아베 신조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가 이끌던 민주당이 합쳐서 만들었습니다.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 총선에서 친중 성향의 여당이 압승을 거뒀습니다. 이로써 무이주 대통령의 친중 외교 노선이 더욱 힘을 받게 되었습니다. 지난 해 11월에 취임한 무이주 대통령은 첫 해외방문지로 중국을 선택했고, 몰디브에 주둔하고 있던 인도군 수비대에 철수를 요청했고, 금년 들어서는 중국과 군사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중국과 경제협력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인도의 영향권 안에 있었던 몰디브가 인도와 거리두기를 시도하고 있고 그 수단으로 중국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원교근공'(遠交近攻)으로 볼 수 있습니다. 중국으로서는 인도양 한가운데에 일종의 '불침항모'를 얻게 된 것으로서 향후 중국 함정들의 몰디브 기항(寄港)이 잦아지리라 예상됩니다.




24일 일본 엔화가 달러당 155엔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1990년 6월 이래 34년만입니다.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 엔화의 평가절상으로 경제성장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일본이 현재의 '엔저'를 통해 다시 경제성장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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