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마일스 데이비스에게 배우는 위기관리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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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스 데이비스. /사진=Rob Bogaerts (ANEFO)

2025.07.04 16:02

The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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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기에 재즈와 기업 경영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보입니다. 한쪽은 즉흥과 감성의 예술이고, 다른 한쪽은 계획과 이성의 세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컬럼비아대학교의 두 교수는 지난 20년간 마일스 데이비스와 엘라 피츠제럴드 같은 재즈 거장들의 연주 속에서 위기관리의 핵심 원칙을 발견해왔습니다. 이 흥미로운 이야기는 신인 피아니스트의 끔찍한 실수를 한순간의 영감으로 바꿔버린 마일스 데이비스의 일화처럼, 예측 불가능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연금술에 관한 것입니다.


이 글은 재즈의 핵심 원리인 즉흥성, 유연한 리더십, 그리고 실수를 포용하는 문화를 통해 현대 기업이 위기를 헤쳐나갈 방법을 제시합니다. 스타 연주자에게 기꺼이 스포트라이트를 양보한 카운트 베이시의 리더십은 경직된 위계질서가 위기 상황에서 얼마나 비효율적인지를 보여줍니다. 공연 중 가사를 전부 잊고도 즉흥 스캣으로 무대를 전설로 만든 엘라 피츠제럴드의 이야기는, 철저한 '준비'가 어떻게 완벽한 '즉흥'을 가능하게 하는지를 증명합니다. 이는 '계획은 쓸모없지만, 계획하는 과정은 전부'라는 아이젠하워의 명언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이러한 재즈의 지혜는 비단 무대 위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급망이 끊긴 비료 회사, 팬데믹으로 매출이 98% 급감한 공유 자전거 업체, 그리고 스스로 자초한 조직 문화의 위기로 붕괴 직전에 놓였던 우버의 사례는 재즈의 교훈이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위기의 순간, 리더가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본능을 거부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신뢰할 때, 그리고 조직의 '사명'이라는 북극성을 잃지 않을 때 비로소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음을 일깨워줍니다. 이 글은 불확실성의 시대를 항해하는 모든 리더에게 신선하고도 깊은 통찰을 제공할 것입니다.


이 기사는 5월 26일 방송된 이코노미스트의 경영 팟캐스트 '보스 클래스'의 한 에피소드를 글로 옮긴 것입니다. 이 때문에 일반적인 기사와는 다른 독특한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진행자가 직접 청취자에게 말을 건네는 형식(볼드체로 처리)과 인터뷰 대상과 진행자가 대화를 나누는 구어체 문장을 최대한 살려 번역했습니다. 글로 읽기에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스타일이지만 딱딱할 수 있는 경영 이론을 더욱 흥미롭고 친근하게 풀어내는 효과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컬럼비아대학교의 경영학 교수 둘은 약 20년 동안 마일스 데이비스, 엘라 피츠제럴드, 카운트 베이시에게서 기업 경영의 팁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 이코노미스트의 경영 칼럼 '바틀비' 칼럼니스트이자 '보스 클래스' 팟캐스트의 호스트 앤드루 파머는 우버, 자전거 대여 서비스 기업 라임,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휘말린 기업의 실제 사례와 그들의 조언을 비교해 보았다.




크리스 워시번: 한 가지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군요.


크리스 워시번은 뉴욕 최고의 트롬본 연주자로 손꼽힙니다. 또한 컬럼비아 대학교의 음악과 교수이기도 하죠.


크리스 워시번: 1960년대 중반 마일스 데이비스 퀸텟 시절에 있었던 일이에요.



허드슨 강이 내려다보이는 사무실에서 워시번 교수는 녹음되지는 않았지만 재즈의 전설로 남아있는 한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크리스 워시번: 이 이야기는 마일스가 아주 젊은 연주자들을 대거 고용했을 때 일어난 일이에요. 그가 고용한 피아니스트 중 하나가 허비 행콕이었어요. 행콕에게는 정말 첫 번째 큰 기회였죠. 그 첫 투어에서, 마일스가 수년간 연주해왔던 곡 중간에 허비 행콕이 반주를 하다가 너무나도 이상한 코드를 연주한 거예요. 어떤 음악 세계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는 그런 코드였어요.


앤드루 파머: 양자역학 재즈로군요.


크리스 워시번: 허비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고 자신의 경력이 끝장났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마일스 데이비스는 연주를 하면서 순식간에 자신의 연주를 바꾸어 그 코드가 아름답고 의도된 것처럼 들리게 만들었어요. 당대 최고의 재즈 스타가 신인 연주자의 실수를 덮어준 거죠. 동시에 그는 그 실수, 그 위기를 부각시키지 않고 챙겨준 거예요. 그야말로 재즈의 위기였죠.


저는 재즈의 위기를 목격한 적이 없습니다. 신께 바라건대, 그런 일에 휘말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죠. 하지만 워시번 교수가 경영 팟캐스트 진행자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의 옆에 앉은 남자가 그 이유를 설명해 줍니다.


폴 인그램: 저는 폴 인그램입니다.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의 크래비스 경영학 교수예요.



앤드루 파머: 음악에 조예가 있으신가요?


폴 인그램: 아니요, 음악은 잘 몰라요. 음악을 좋아하긴 해요. 관객의 박수가 필요할 때 유도하는 역할을 하죠.


지난 18년간 워시번 교수와 인그램 교수는 컬럼비아대학교 경영대학원 학생들에게 재즈가 위기관리를 들여다보는 유용한 렌즈가 될 수 있다고 가르쳐왔습니다.


폴 인그램: 마일스 데이비스와 허비 행콕의 사례는 제게 대안적인 위기관리 모델을 시사해요. 금융을 비롯한 많은 산업에서는 아무 문제도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걸 리스크 관리법으로 삼고 있죠. 그러려면 세상이 아주 단순해야 해요. 저는 재즈 밴드가 복잡성을 다루는 데 있어 정말 대안적인 리스크 관리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문제는 늘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중요한 건 그 다음에 무엇을 하느냐죠. 그 다음에 어떤 음을 연주해야 할까요?


이런 주장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하실 겁니다. 재즈와 위기관리라니, 제게도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들립니다. 다음은 뭘까요? 애시드 하우스 댄스 음악에서 배우는 성과 평가법? 하지만 워시번 교수가 자신의 예술을 설명하는 방식에는 무언가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크리스 워시번: 재즈는 오직 그 순간에만 존재합니다. 바로 지금 우리가 나누는 대화처럼요. 10분 뒤에 이 대화를 다시 나눈다면 분명 다를 거예요. 그래서 이것은 과정에 대한 예술, 즉 순간의 과정, 순간에 혁신하는 과정에 대한 예술 형식이에요.


그렇다면 재즈 밴드가 관리자들에게 순간에 대응하는 법에 대해 정말 뭔가를 가르쳐줄 수 있을까요? 세 개의 녹음과 세 개의 위기상황이 그 대답이 될 겁니다. 저는 이코노미스트의 앤드루 파머이고, 지금 들으시는 방송은 '보스 클래스' 시즌 2입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위기 대처법'입니다.


자, 이건 1939년 녹음입니다. 카운트 베이시가 이끌던 소규모 그룹이었어요. 카운트 베이시는 피아니스트였고 1930년대와 1940년대에 가장 유명한 밴드 리더로 손꼽혔습니다. 그에게는 레스터 영이라는 스타 색소폰 연주자가 있었죠.


카운트 베이시 밴드는 레스터 영의 재능을 뽐내기 위해 만들어진 'Lester Leaps In'이라는 곡을 연주했습니다.


크리스 워시번: 일종의 미스커뮤니케이션이었거나, 아니면 당시 레스터 영이 '이건 내 곡이야, 내 방식대로 연주하겠어'라고 결심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카운트 베이시도 동시에 연주를 시작해요. 두 자아가 주도권을 잡기 위해 다투는 거죠. 카운트 베이시는 '아니, 내 솔로야'라고 하고, 레스터 영은 '아니, 내 솔로야'라고 하는 상황에서 그들이 재협상하는 데 몇 초가 걸려요. 결국 카운트 베이시가 양보하고, 그러자 레스터 영이 훨씬 더 아름다운 솔로로 곡을 마무리하죠.



이 솔로 싸움을 알아듣기 어렵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크리스 워시번: 재즈 초심자들은 잘 못 들을 수도 있지만, 둘이 동시에 솔로를 할 때 발생하는 이런 불안정함 같은 것이 들려요.


중요한 점은 카운트 베이시가 더 젊은 연주자에게 양보하기로 결정했고, 그 결과가 아주 훌륭했다는 것이죠.


크리스 워시번: 리더로서 자신의 행동이 음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극도로 인식하고, 다른 사람의 표현을 방해하지 않는 방식으로 상황을 이끌어갈 수 있어야 해요. 때로는 그게 첫 솔로를 하지 않는 것만큼 간단한 일일 수 있죠. 그렇죠? 그리고 그게 바로 존중을 표하는 작은 방법이에요. 곡을 시작하고, 박자를 세고, 멜로디를 연주할 수는 있지만, 그 다음에는 뒤로 물러나 다른 사람들이 예술적 비전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거죠.


바로 이 점이 인그램 교수가 흥미를 느끼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폴 인그램: 저는 그것을 위계질서가 무너지는 사례로 들고 싶어요. 평상시에는 가장 오래 근무한 사람, 가장 경험이 많은 사람, 조직의 정점에 오른 사람들이 익숙한 문제를 해결하는 정해진 루틴을 가지고 있죠. 하지만 위기의 순간에는 당연하게도 그런 루틴이 통하지 않아요. 그리고 최고의 아이디어는 어디에서든 나올 수 있죠. 원칙은 모든 사람이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엄격한 위계질서는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 이론적으론 그렇습니다. 하룻밤 사이에 사업이 뒤바뀐 사람의 경험과는 어떻게 부합할까요?


스베인 토레 홀세터: 그날 이른 아침에 일이 터졌다는 전화를 받았어요. 그들이 정말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고 있었죠.


스베인 토레 홀세터는 비료 생산업체 야라Yara의 최고경영자(CEO)입니다. 비료는 세계 식량 시스템의 필수적인 요소죠. 그는 2022년 2월 24일의 사건을 회상하고 있습니다.


스베인 토레 홀세터: 식량 강대국인 러시아가 또 다른 식량 강대국인 우크라이나를 공격했을 때, 이는 지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쳤어요.


분쟁이 시작되기 전부터 홀세터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무엇을 의미할지 우려해왔습니다. 노르웨이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이미 2021년 11월부터 우크라이나 주재 직원들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해두었습니다.


스베인 토레 홀세터: 그래서 그런 상황에 대비한 훈련에 관한 것이었어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응급처치부터 에너지가 끊겼을 때 겨울을 어떻게 날 것인가? 전화선이 끊기고 휴대폰 네트워크가 마비되면 어떻게 소통할까? 이 모든 것들이요. 거의 상상할 수 없는 일에 대해 직원들을 준비시키는 것이었어요.


전쟁이 예상치 못한 일은 아니었을지라도, 그 현실은 여전히 충격이었습니다.


스베인 토레 홀세터: 전쟁 사흘째인 2월 26일, 저는 또다시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깼어요.


미사일이 키이우에 있는 야라의 사무실을 타격한 것입니다. 다행히 다친 직원은 없었습니다.


스베인 토레 홀세터: 뉴스에서도 나왔는데, 야라 로고가 붙은 건물에 큰 구멍이 뚫린 사진을 보니 정말 현실적으로 느껴지더군요.


전쟁은 사람들의 삶을 뒤흔들었을 뿐만 아니라 야라의 사업까지 위태롭게 했습니다. '유럽의 빵 바구니'라 불리는 우크라이나는 야라 비료의 큰 고객이었죠. 야라는 또한 공장 가동에 필요한 에너지와 비료의 두 가지 핵심 원료인 인산염과 칼륨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고객은 공격을 받고 있었고, 공급업체는 용납할 수 없는 상대가 되어버린 겁니다.


스베인 토레 홀세터: 초기에는 노르웨이 외무부 회의에도 불려갔는데, 정부에서 제재 대상 개인과 기업 목록을 검토하더군요. '이 기업들로부터의 원료 조달은 어제 오후 2시부로 종료됩니다'라는 통보였죠. 아시다시피 저희가 하는 사업 종류에서는 원자재를 바꾸는 데 수개월, 때로는 수년이 걸려요.


야라 공장들의 심각한 가동 중단이 예상되었습니다.


스베인 토레 홀세터: 솔직히 저희가 한 것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공장 폐쇄가 필요하리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홀세터의 직원들은 해결책을 찾아냈습니다.


스베인 토레 홀세터: 직원들은 서로 대화하고, 여러 곳에 전화하고, 온갖 종류의 공급업체와 대화하며 대안을 마련했어요. 높은 에너지 가격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는 그날의 에너지 가격에 따라 운영을 유연하게 조절해야 했죠. 공장들은 원래 그걸 염두에 두고 설계되지 않았지만 어쨌든 그들은 해냈어요.


모든 일을 CEO에게 보고할 필요가 없었다는 점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스베인 토레 홀세터: 당시 위기를 헤쳐나가는 데 있어 저에게 의존하지 않는 체계를 갖추고 있었어요. 이미 그런 체계가 마련되어 있었고, 이미 몇 차례 중요한 테스트를 거친 바 있는 매우 목적지향적인 회사의 강점이었죠.


이러한 업무 방식은 코로나19 팬데믹 때 비롯됐습니다. 팬데믹은 야라의 사업과 나아가 수억 명의 식량 공급을 위협했죠. 홀세터는 최고운영책임자를 불러 여러 국가에서의 다발적인 공장 폐쇄에 어떻게 대처할지 조언을 구했습니다.


스베인 토레 홀세터: '이제 공장을 계속 가동시키기 위해 어떻게 중앙에서 체계를 잡고 이 위기를 관리해야 할까요?'라고 물었어요. 그러자 그는 '그럴 수 없어요, 우리는 이걸 중앙에서 관리할 수 없습니다'라고 답하더군요. 그래서 논의를 계속했죠.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이에요? 우리가 갖고 있는 건 아주 실력이 좋은 인력들이었죠. 우리 직원들은 우리의 임무가 뭔지 잘 알아요. 왜 그게 중요한지 알고 우린 그들을 신뢰합니다. 그럼 우리 본능과 정반대로 한번 해보자고 했죠. 커다란 위기에 봉착하면 모든 게 중앙으로 집중됩니다. 중앙에서 모든 걸 관장하죠. 우린 의자에 앉에서 그걸 매일 하고 있어요. 한번 반대로 해보자고요. 직원들에게 권한을 줍시다. 탈중앙화를 해봅시다.


홀세터 CEO는 처음에는 권한을 내려놓는 게 불편했음을 인정합니다.


스베인 토레 홀세터: 팬데믹이 시작된 지 두 달 만에 회사 전체를 재편하는 것이 좋은 생각이라고 말하는 경영학 교과서는 없을 거예요.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얼마나 오래갈지 몰랐기 때문에 필요에 의해 그렇게 했고, 이 현지 중심 접근법은 효과가 있었어요. 그래서 2020년 5월에 회사를 지역별로 재편했죠. 손익계산서와 대차대조표에 대한 명확한 소유권을 부여하고, 사업이 운영되는 곳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그것을 관리하게 했어요. 그게 현재 우리 회사의 구조예요.


일부 결정에 대한 판단을 내리고 이를 투명하게 소통하기 위해 리더는 여전히 필수적입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특히 까다로운 딜레마 중 하나는 러시아 공급업체를 얼마나 빨리 차단할 것인가였죠. 장기적으로 볼 때, 블라디미르 푸틴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글로벌 식량 시스템이 합리적입니다. 홀세터 CEO는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로부터의 구매를 훨씬 줄이기를 원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전쟁 초기 공급을 중단하는 것은 식량 가격의 급등과 더 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초래할 위험이 있었죠.


스베인 토레 홀세터: 저는 타운홀 미팅에서 '지금은 제품이 유통되도록 합시다. 러시아와의 연결을 끊지 맙시다'라고 주장했었죠.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임시 방공호에 앉아있는 동료들이 제가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있었죠.


앤드루 파머: 우크라이나 직원들이 그 결정에 의문을 제기했나요? 개인적으로 설명하셨나요?


스베인 토레 홀세터: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했죠. 물론 저희는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논의했어요. 하지만 우리가 러시아와도 단절해야 한다는 것 외에도 다른 고려해야 할 문제가 있었습니다. 저희의 결정을 모두가 지지했던 것은 아니며 지금도 모두가 지지하는 것은 아니에요. 물론, 이것은 어려운 일이고 저도 그걸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때 당시 저희가 생각했던 것은, 내부적으로나 외부적으로 마찰을 일으킬지라도 그것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의무감을 느꼈다는 점이에요.


야라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비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었을까요?


스베인 토레 홀세터: 제게 '첫째, 이걸 하고, 둘째, 저걸 하라'는 식의 완전한 계획이 든 비단주머니가 있었어야 했을까요? 하지만 그건 불가능해요. 만약 2022년 8월 유럽의 에너지 비용이 2020년 5월보다 50배나 높고, 러시아와 벨라루스로부터의 인산염과 칼륨 공급이 중단되는 시나리오가 주어졌다고 가정해 보세요. 어떻게 대처하시겠어요? 그런 워크숍이 어떤 결과를 낳았을지 정말 모르겠지만, 아마 우리는 '쩝, 이걸로 끝이네' 이렇게 말했을 거예요. 그런 상황에 대처하는 것은 불가능해요.


앤드루 파머: 너무 큰 일이죠.


스베인 토레 홀세터: 너무 커요. 그렇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죠. 그래서 그것이 실질적인 비상 계획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그게 현실이죠. 그렇게 큰일에 대비해 마련할 수 있는 최고의 비상 계획은 정말로 회사의 대응 방식과 문화예요.


홀세터 CEO가 재즈 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분권화와 대응 문화에 대한 이야기는 뉴욕에 있는 두 재즈 애호가의 마음을 분명 따뜻하게 할 겁니다. 상세한 비상계획을 세우는 게 불가능하다는 점은, 폴 인그램 교수가 계획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할 완벽한 기회 같군요.


폴 인그램: 새로운 문제를 다룬다고 해서 준비하고, 계획하고, 시뮬레이션하고, 역할극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에요. 왜냐하면 그것이 즉흥 연주를 위한 원재료를 제공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크리스 워시번 교수에게는 그것을 증명할 녹음이 있습니다.


크리스 워시번: 다음에 들려드리고 싶은 것은 엘라 피츠제럴드에게 일어났던 명백한 위기상황이에요. 이 사건은 1960년 베를린 라이브 콘서트에서 일어났어요.


엘라 피츠제럴드는 'Mack the Knife'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크리스 워시번: 처음 세 코러스는 문제없이 불렀는데, 네 번째 코러스에 이르러 가사를 완전히 잊어버린 거예요.


저 같은 사람도 가사를 잊어버리는 게 재즈에서 위기상황이라는 건 알죠.



크리스 워시번: 그리고 그녀는 계속해서 세 코러스를 더 이어가요. 즉흥으로요. 이걸 자신만의 표현을 발산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수단으로 삼는 거죠. 그렇죠?


앤드루 파머: 사실 약간 소름이 돋네요. 정말 놀라워요. 그녀가 곤경에 처했음을 알아차릴 만한 순간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요.


크리스 워시번: 엘라 피츠제럴드는 '그레이트 아메리칸 송북' 전체는 물론이고 그보다 더 많은 노래를 녹음했어요. 그래서 그녀의 머릿속에는 말 그대로 수천 개의 가사가 있었죠. 게다가 그녀는 또한 위대한 즉흥연주자였습니다. 그 가사들을 바탕으로 즉흥연주도 할 수 있었어요. 재즈계의 위대한 스캣 싱어 중 한 명이었는데 여기서는 자신의 실수를 완전히 포용하고 즐기고 있죠.


스캣GPT로군요.


크리스 워시번: 이때 당시의 상황에는 구조가 있었어요. 멜로디와 리듬, 하모니가 있는 노래가 있었죠. 그리고 구조가 있으면 즉흥연주하기가 사실 더 쉬워요.


폴 인그램 교수에게 이 사건과 위기관리와의 연결점은 바로 이 구조와 즉흥성, 즉 계획과 즉흥연주 사이의 관계에 있습니다.


폴 인그램: 저희가 있는 컬럼비아대학교는 제2차 세계대전 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가 미국 대통령이 되기 전에 총장이었던 곳이에요. 그가 관리자의 삶에 대해 남긴 유명한 말 중 하나는 '계획은 쓸모없지만, 계획하는 과정은 일의 모든 것'이라는 말이죠. 저희도 이것을 위기대응의 핵심 원리로 가르칩니다. 그래서 저는 엘라 피츠제럴드가 거기서 완전히 새로운 것을 처음 시도했다는 것뿐만 아니라, 그녀가 그 노래를 수백, 어쩌면 수천 번은 더 불렀다는 점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녀는 자신의 예술의 다양한 요소들을 연습했고, 이것이 바로 그녀가 그 순간에 대응할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에요.


기업을 위한 좋은 준비는 단순히 탁상 시나리오를 수행하고 역할극을 하는 문제만이 아닙니다. 그것은 또한 우선순위에 대한 명확성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명확성은 모두에게 영향을 미쳤지만 특히 한 회사를 극심한 압박 속에 몰아넣었던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앤드루 파머: 자, 월요일 아침, 사우스 런던입니다. 막 집을 나섰는데 평소 같으면 지하철로 향했을 겁니다. 하지만 오늘은 라임Lime 자전거를 찾아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걸로 출근하는 거죠. 다른 사람들은 전쟁터로 가지만, 저는 자전거로 출근합니다.


라임에 따르면 런던 일부 지역에서는 2분 거리 안에 자신들의 공유 전기자전거가 항상 있다고 합니다. 1분도 안 돼서 보도를 막고 있는 자전거 한 대를 발견했습니다.


앤드루 파머: 오, 맙소사. 이거 무겁네요. 자. 라임 자전거를 탈 때는 항상 출발하는 순간에 '아, 세상에, 내가 미쳤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라임 자전거를 탄 이유는 이따가 이 회사의 CEO인 웨인 팅과 인터뷰를 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팟캐스트 프로듀서들이 가학적이기 때문이기도 하죠.


앤드루 파머: 이거 정말 엉망이네요. 도로에 파인 구멍들이 끔찍하다고 해야겠어요.


라임의 도크리스(dockless) 전기자전거와 스쿠터는 이 회사가 운영하는 280개 도시를 더 쉽게 돌아다닐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앤드루 파머: 맙소사, 누군가를 추월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잠깐만요. 첫 추월 성공! 달리다 보니 저도 점점 이런 끔찍한 사람들 중 하나로 변해가는 것 같네요. 속도가 전부예요.


회사의 밝은 녹색 로고는 이제 도시 풍경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앤드루 파머: 주행 완료. 라임에서 제 주행 스타일이 마음에 든다고 하네요, 고맙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가장 긴 주행이었어요. 5점 만점에 제 주행은 몇 점일까요? 5점? 뭐, 마음에 안 들 게 있나요?


하지만 5년 전, 라임은 거의 무너질 뻔했습니다.


웨인 팅: 아시다시피, 사람들이 집을 떠나지 않으면 운송 사업은 잘되지 않아요. 사람들이 출근도 안 하고, 식당도 안 가고, 집 밖으로 나오질 않는다고 해보세요.


웨인 팅은 2018년에 라임에 합류했고, 팬데믹이 시작된 직후인 2020년 5월 CEO가 되었습니다.


웨인 팅: 팬데믹 첫 몇 달 동안 저희 매출은 95~98%까지 떨어졌어요. 하지만 매출이 그렇게 많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창고, 인원 등 많은 비용은 그대로였죠. 당시에는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너무 컸어요. 백신이 나올까? 우리가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매출이 95% 감소하는 상황을 몇 달이나 겪게 될지 예측하기가 정말 어려웠어요. 현금은 얼마나 남아있지? 이걸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팅 CEO는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웨인 팅: 때로는 인생에서 선택지가 나쁜 것과 더 나쁜 것뿐일 때가 있어요. 그래서 나쁜 것과 더 나쁜 것 앞에 놓이면 우리는 꼼짝 못 하게 되죠.


넷플릭스를 스크롤하는 것 같군요.


웨인 팅: 더 나은 선택지를 원하죠. 그리고 오래 기다릴수록 그 선택지들은 더 나빠져요.


정말 넷플릭스를 스크롤하는 것 같네요.


웨인 팅: 그래서 위기의 순간에는 실제로 해결하려는 문제의 범위를 줄이고, 지켜야 할 것에 정말로 집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불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6개월이나 1년 후에 내릴 수 있는 결정은 무엇인가? 오늘 당장 내려야 할 결정은 무엇인가? 그리고 나서 매우 신속하게 그 최종 상태에 도달하고, 어려움을 감수하고, 고통을 받아들여야 해요. 왜냐하면 빨리 하지 않으면 어차피 닥칠 일이니까요.


라임에게 이는 신속하게 자본을 조달하는 것을 의미했지만, 동시에 어디서 비용을 절감할지 결정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했습니다.


웨인 팅: 회사의 비용을 수익 수준에 맞추지 못한다면, 특히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팬데믹에서 살아남을 수 없어요.


앤드루 파머: 그렇다면 최우선 순위는 무엇이었나요?


웨인 팅: 사업이라는 게 사실 그렇게 어렵지는 않아요. 영리 기업이라면 장기적인 잉여 현금 흐름과 장기적인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죠. 그래서 두 가지 수단이 있어요. 수익을 늘릴 방법을 찾거나 비용을 줄일 방법을 찾는 거죠. 비용 측면에서는, 위기 이후 재기할 수 있게 해줄 핵심 역량까지 잘라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가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 중 하나는 '이 사업에서 이기기 위해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입니다.


팅 CEO와 그의 팀은 세 가지 핵심 영역, 즉 자전거와 스쿠터의 품질 및 내구성, 기술 기반 운영, 그리고 대관對官 팀에 집중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웨인 팅: 그리고 그것이 우리에게 가능하게 해준 것은, '좋아, 이 세 가지가 미래에 승리하기 위한 핵심이라면, 무엇을 줄이든 핵심 역량은 건드리지 말자. 그러면 재기할 기반이 없어지니까'라고 말할 수 있게 된 것이에요. 라임이 이 팬데믹을 거치면서 그 세 가지 핵심 경쟁 우위를 중심으로 더 강해지도록 만들고 싶었어요.


팬데믹 이전에는 이 세 가지 핵심 영역이 그렇게 명시적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이를 명확히 함으로써 팅 CEO는 더 쉽게 선택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웨인 팅: 우리는 인력을 감축하고 다른 모든 곳의 투자를 줄이는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비용을 당시의 예상 수익과 어느 정도 맞출 수 있었어요.


사업에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감각은 그가 일반적인 통념을 무시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웨인 팅: 제가 받은 조언의 대부분은 아웃소싱, 아웃소싱, 아웃소싱이었어요. 그리고 가장 흔한 컨설팅 조언이죠. 어렵고 비싸니 그냥 아웃소싱하라는 거예요. 하지만 승리와 경쟁의 핵심이 되는 것을 아웃소싱할 수는 없어요. 지금 저희 경쟁사들 중 한두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하드웨어를 아웃소싱했죠. 문제는, 만약 제 사업이 앤드루 당신에게 더 많은 스쿠터와 자전거, 부품을 파는 것이라면, 저는 그것들을 최대한 오래가게 만들거나, 예비 부품을 최대한 적게 사용하도록 만들 유인이 별로 없다는 거예요. 우리의 인센티브가 일치하지 않는 거죠.


지금까지 팅 CEO는 상업적 경쟁력에 대한 명확성이 어떻게 라임이 팬데믹을 헤쳐나가고 즉흥적으로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되었는지에 대해 주로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회사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인식 또한 중요했다고 합니다. 라임의 공식적인 사명은 '모두를 위해 교통수단을 더 저렴하고, 지속 가능하며, 접근하기 쉽게 만드는 것'입니다.


웨인 팅: 사명은 정말 중요해요. 만약 우리가 재무적 목표에만 집중한다면, 팬데믹 때처럼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회사가 힘들어지면 제 지분 가치도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게 될 거예요. 제가 여기에 있는 유일한 이유가 돈을 벌기 위해서거나 특정 재무 목표 때문이라면, 재정적 어려움에 처했을 때 모두가 떠나고 회사는 무너지게 되죠. 사명은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해요. 우리가 싸우는 데에는 항상 라임보다, 우리 자신보다 더 큰 무언가가 있었고, 설령 실패하더라도 시도할 가치가 있는 그것이 회사를 함께하게 만들었어요.


좋은 지적입니다. 기업은 항상 해결해야 할 큰 운영상의 문제를 안고 있죠. 오늘날 라임의 경우, 장비의 신뢰성을 더욱 높이고, 주차 공간을 더 많이 확보하며, 더 많은 여성 이용자를 유치하는 것 등이 그런 문제입니다. 그러나 위기상황에서는 선택의 순간이 훨씬 더 빨리 다가옵니다. 정보는 훨씬 더 불분명해지고, 실수를 할 가능성도 더 커지죠. 논리만으로는 의사결정을 이끌기에 충분하지 않습니다. 베를린에서의 엘라 피츠제럴드처럼, 지식의 저장고에서 꺼내 쓸 수 있는 능력이 도움이 됩니다. 또한 자신이 하는 일이 왜 중요한지 아는 것도 도움이 되고요. 뉴욕으로 돌아오면, 크리스 워시번 교수가 공유할 마지막 음악이 있습니다.


크리스 워시번: 이건 '포기와 베스Porgy and Bess'에 나오는 노래예요. 마일스 데이비스는 조지 거슈윈의 오페라에서 많은 곡을 녹음했죠. 길 에반스가 편곡한 1959년 연주예요.


'포기와 베스'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가난한 흑인 공동체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크리스 워시번: 조지 거슈윈은 선구자였고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음악적 표현의 가치를 이해했어요. 그는 오페라의 주제 때문에, 흑인 문화를 가능한 한 진정성 있게 표현하기 위해 아프리카계 미국인 보컬리스트들을 자문으로 참여시킬 수 있는지 제작자에게 물었죠. 그리고 그들은 남부 길거리 상인들의 외침이 당시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흑인 문화의 매우 중요한 표현 수단이라고 주장했어요.



우리가 듣고 있는 노래의 제목은 '어부, 딸기, 그리고 악마의 게'입니다.


크리스 워시번: 그래서 마일스가 연주할 때, 그는 트럼펫 연주자인데, 그 길거리 외침을 연주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음을 하나 실수해요. 정말 엉망이죠. 우리가 '타잔 히트'라고 부르는 거예요. '우와' 하고 올라가야 하는데 '우억' 하고 삑사리가 나죠. 그런 타잔 히트는 막 시작한 트럼펫 연주자가 음을 놓치는 것 같은 실수인데, 이건 명백한 실수, 재즈의 위기였어요. 보통 트럼펫 연주자가 이런 실수를 하면 완전히 편집해서 지워버렸을 거예요. 하지만 동시에 미학적으로는 효과가 있어요. 남부의 길거리 외침을 들어보면, 그건 그냥 거리 위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죠. 우리의 평범한 목소리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나요? 목소리가 갈라지죠. 마일스는 그 본질을 포착하는 방법으로 그 실수를 그대로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이것은 마일스가 흑인 문화와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는 데 중요한 부분이었어요.


폴 인그램 교수는 개인적인 가치관에 충실하는 것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로 말을 잇습니다.


폴 인그램: 제 MBA 수업에서 사용하는 예시가 있는데, 2011년 일본 쓰나미, 지진, 그리고 원전 재해에 대한 인도주의적 대응을 이끌었던 미군 지휘관에 관한 이야기예요. 어느 날 그는 해군 최고위층으로부터 전화를 받는데, 그가 미국 법을 어기고 있다는 사실을 통보받아요. 그도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었죠. 국무부를 통하는 허가 시스템을 넘어서 위기의 순간에 무너져버린 외국 정부에 지원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이 순간, 그는 자신의 가치관을 적어둔 것을 보관하는 지갑을 꺼내요. 그리고 이렇게 말하죠. '이걸 봤어요. 20년 동안 지갑에 넣어 다녔던 제 가치관 목록을 말 그대로 들여다봤어요. 제 가치 체계 최상단에 있는 '사랑'이라는 가치를 보았고, 저는 이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제 지갑에는 뭐가 들어있는지 기억해 보려 애썼습니다. 주로 영수증뿐이네요.


폴 인그램: 그래서 이런 결정들은 어떤 의미에서 조직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자신에게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며 경력 내내 만들어지는 거예요. 그리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 닥치기 전에 거기에 투자해두는는 것이 좋아요. 왜냐하면 위기의 순간에는 근본 원리부터 챙겨가며 문제를 해결할 순 없을 테니까요.


관리자이든, 공무원이든, 재즈 음악가이든 대부분의 상황에서 건전한 조언입니다. 목적이라는 북극성과 가치라는 GPS는 예상치 못한 상황을 헤쳐나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죠. 하지만 이 재즈 오디세이가 끝나기 전에 하나 더 다룰 것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외부적 위기에 대해 이야기했죠. 전쟁이나 팬데믹, 공급망 충격, 자연재해 같은 사건들입니다. 하지만 위기가 크렘린의 독재자나 스파이크 단백질을 가진 바이러스가 아니라, 회사 내부에서 온다면 어떻게 될까요?


프랜시스 프라이: 기사 헤드라인이 다들 '우버를 삭제하라, 우버는 나쁘다' 였어요. 우버에 대한 긍정적인 기사는 단 하나도 없었죠. 단 하나도요.


2017년은 우버에게 좋은 해가 아니었습니다. 스캔들이 회사를 휩쓸었고, 창업자 겸 CEO인 트래비스 캘러닉도 마찬가지 상황이었죠. 성희롱, 규제 회피, 그리고 '테크 브로tech bro'의 유해한 문화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그것은 스스로 불러온 위기였고, 가치관이 문제가 된 위기였습니다. 바로 그때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프랜시스 프라이 교수는 우버에서 일하던 옛 제자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프라이 교수는 하버드의 문화를 더 여성친화적으로 개혁하며 명성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옛 제자가 캘러닉을 만나보겠냐고 물었을 때, 프라이 교수는 거절했습니다.


프랜시스 프라이: 좋은 사람들이 이기도록 돕는다는 게 제 개인적인 철학이에요. 당시 우버에 대해 제가 듣고 있던 이야기는 모두 한결같았죠. 이것은 좋은 맥락이 아니고, 그 CEO는 좋은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옛 제자는 끈질겼고, 결국 프라이 교수를 설득해 우버의 수장을 만나러 웨스트코스트로 날아가게 만들었습니다.


프랜시스 프라이: 미팅은 3일간 계속됐어요. 우리는 우버의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했죠. 모든 것에 대해 물어봤어요. 우버에 대한 모든 기사들에 대해 물었죠. 그래서 남은 질문이 하나도 없고, 말하지 않은 생각도 하나도 없다는 점에 만족했어요. 그리고 우리는 화이트보드에서, 그리고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서 여러 문제를 해결했어요. 사람들은 잠깐 동안은 최상의 모습을 보일 수 있지만, 사흘 내내는 그럴 수 없거든요. 그 끝에 저는 확신을 얻었어요.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 프라이 교수는 하버드를 휴직하고 우버에 합류했습니다. 그녀의 직함은 리더십 및 전략 담당 수석 부사장이었습니다. 문제를 바로잡는 게 그녀의 임무였죠. 그녀는 회사 내부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고들기 시작했습니다.


프랜시스 프라이: 그래서 저는 불만 사항들을 살펴봤어요. '도대체 무슨 일이지?' 싶었거든요. 가령 불만 사항이 1000건이었다면, 그중 995건이 직원과 관리자 사이의 상호작용에 관한 것이었어요. 당시 관리자가 3000명 있었어요. 그렇다면 이 3000명이 모두 나쁜 사람이거나, 아니면 아무도 이 3000명에게 관리하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았거나 둘 중 하나였죠. 후자였어요.


앤드루 파머: 그렇다면 조직 차원에서 무엇이 선량하고 예의 바른 사람들을 뭔가 나쁜 걸 전파하는 사람들로 바꾼 걸까요?


프랜시스 프라이: 우버는 매우 가치지향적인 회사였고, 거의 사이비 종교처럼 그 가치들을 믿었어요. 그리고 그 가치들이 무기화되었던 거죠.


돌이켜보면, 우버의 옛 가치들은 재앙의 전제조건처럼 보였습니다. '언제나 치열하게'가 그중 하나였고, '완전 흥분'이 또 다른 하나였습니다. (마치 여기 이코노미스트에서처럼 말이죠.) 그러나 프라이 교수에 따르면 이 문구들 뒤에 숨은 의도는 악의적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우버의 또 다른 원래 가치인 '토 스테핑toe-stepping' 즉 '선 넘기'를 예로 들어보죠.


프랜시스 프라이: '토 스테핑'을 강조한 것은 그 원래 의미를 보면 '우리는 최고의 아이디어가 어디에서든 나오기를 원한다'는 것이었어요. 만약 당신의 관리자가 당신의 훌륭한 아이디어를 듣지 않는다면, 우리 가치 중 하나는 선을 넘어서라도 그들의 상사에게 당신의 훌륭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갈 수 있다는 것이죠. 추상적으로야 멋지죠. 그런데 '토 스테핑'은 그 나머지 의미를 잊어버리고 서로의 선만 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회의 같은 데서 누군가와 좀 세게 의견이 부딪히면 해시태그로 '토 스테핑'이라고 했죠. 그러다 보니 그 '토 스테핑'이 위계질서를 거슬러 올라가는 대신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어요.


어떻게 무언가가 나쁜 쪽으로 무기화될 수 있었을까요?


프랜시스 프라이: 우버가 당시 엄청난 초고속 성장기에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해요. 정말 엄청난 초고속 성장이요. 그래서 중앙에서 모르는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고 생각해요. 사실 매우 분권화된 조직이었죠. 그리고 보상을 받은 사람들은 최고의 결과를 낸 사람들이었어요.


회사를 재편하는 것이 옛 우버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프랜시스 프라이: 과거를 존중해야 하고 과거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모두 살펴봐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과거가 계속해서 당신을 끌어당길 테니까요. 당시 우버에는 1만3000명의 직원이 있었어요. 그들 중 많은 수가 남아 있었는데, 그들은 사람들이 더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를 경험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우버에 입사했어요. 자신들이 하는 일이 그토록 중요하게 여겨지는 분위기에 있어 본 적이 없었죠.


프라이 교수가 우버에 합류한 지 불과 12일 만에 캘러닉은 CEO에서 물러났고, 현 CEO인 다라 코스로샤히가 그 자리를 대신했습니다.


프랜시스 프라이: 우리는 우버를 거대한 힘으로 유지해 온 것들을 계속 해나갈 거예요. 그리고 그것은 기존 직원들에게 큰 안도감을 주었어요. 왜냐하면 모두가 회사가 밋밋하고 지루한 곳이 될까 봐 두려워했기 때문이죠. '좋아, 우리는 옳은 일을 하고 모든 맹렬함은 낮출 거야' 같은 식이 될까봐요. 아니요, 우리는 맹렬하게 옳은 일을 할 겁니다.


프라이 교수의 해결책 중 하나는 우버의 가치를 다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프랜시스 프라이: 일단 가치가 무기화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여기서 배웠어요. 처음에는 '음, 가치가 무엇이었는지 다시 명확히 설명하자'고 생각했죠. 아니에요. 일단 어떤 문구나 단어가 기업 문화 속에서 무기화되면, 처음으로 돌아가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해요.


그녀는 회사 전체를 참여시켰습니다.


프랜시스 프라이: 모든 사람이 회사를 자신의 것이라고 느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우리가 가치를 최종적으로 정했을 때, 그 가치들이 무엇인지는 거의 중요하지 않았어요. 물론 중요했지만, 너무나 유기적인 과정이었기 때문에 거의 중요하지 않았죠. 우리는 워킹 그룹을 만들고 기존 가치들을 제시한 다음 사람들에게 펜을 주었어요. '수정해 보세요. 우리가 꼭 지켰으면 하는, 여러분이 사랑하는 것을 말해주세요. 무엇이 문제인지 말해주세요'라고 했죠. 따로 개인적으로 말해도 되지만 그러진 마세요. 원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말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일단 함께 이야기해 봅시다. 그래서 '#토 스테핑' 대신, '#우리는 옳은 일을 한다'가 되었어요. 이것은 '여기 위에서 내려온 가치들이다' 같은 방식이 아니었어요. 사실, 저는 그렇게 하면 안된다 제안하고 싶어요. 만약 그것들이 사람들의 것이 아니라면, 사람들의 것이 될 수 없으니까요.


문화를 바로잡는 것은 프라이 교수의 임무 중 일부에 불과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경영 상식에 대한 이해를 정리하는 것이었죠.


프랜시스 프라이: 믿기 어렵겠지만, 비용이 매출보다 훨씬 더 큰 시점이었어요. 그리고 그것은 규모가 커질수록 더 악화되죠. 그들은 이기는 법을 알아냈고, 이제는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이기는 법을 찾아야 했어요.


그래서 프라이 교수는 훌륭한 경영대학원 교수라면 누구나 할 법한 일을 했습니다. 사람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죠.


프랜시스 프라이: 리더십은 기술이에요. 이런 것들은 배울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리더십과 전략을 가르치는 커리큘럼을 마련했어요. 왜냐하면 이곳은 수익이 비용보다 높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조직이었기 때문이죠. 일단 그렇게 믿기 시작하면, 많은 것들에 물리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믿게 돼요. 정말 강도 높은 커리큘럼이었어요. 약 30시간의 학습이었죠. 60일 동안 시범 운영했어요. 3000명의 관리자 중 시범 기간에 10% 정도 참여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6000명이 등록했어요. 새벽 2시에 수업을 개설해도 그들은 상관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우리는 여러 이해관계자가 있는데 다른 사람을 희생시켜 자신을 위한 가치를 창출한다면 그것은 2류 수준의 전략이라고 가르쳤어요. 훌륭한 전략은 파이의 크기를 키워서 우리 모두가 더 나아지는 것이죠.


재즈 밴드 리더가 할 법한 말처럼 들리는군요. 저는 처음에 재즈와 위기관리의 연관성에 대해 좀 회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제 플레이리스트에 엘라 피츠제럴드를 추가하고 훨씬 더 열린 마음으로 이 이야기를 마무리하게 됐습니다. 부분적으로는 컬럼비아대학교의 교수님들이 과장된 주장을 하지 않도록 조심했기 때문이죠.


폴 인그램: 저희는 재즈 밴드가 위기 상황과 많은 일상생활에 놀라운 교훈을 준다고 생각해요. 재즈 밴드만큼 사람들이 즐겁게 일하는 조직의 일원이 된다면 멋지겠죠. 하지만 동시에, 재즈 밴드나 다른 어떤 조직이 하는 모든 걸 그대로 따라 하라고 누구에게도 추천하지는 않겠어요. 그것을 여러 조각으로 나누고, 자신의 조직을 더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는 조각들에 대해 생각해보세요.


야라, 라임, 우버에 대해 들은 것을 종합해 보면 세 가지 조언이 돋보입니다. 첫째, 경직된 위계질서를 고수하지 마라. 위기는 속도와 유연성을 요구합니다. 현장에 더 가까운 사람들이 본사에 있는 사람들보다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나을 겁니다. 둘째, 즉흥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하라. 모든 것에 대비할 수는 없지만, 일부는 연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긴박한 순간에 의사결정을 이끌 우선순위를 명확히 할 수도 있죠. 셋째, 사명을 확실히 하라. 위기는 종종 회복탄력성과 옳은 일을 하는 것에 대한 테스트입니다. 가치가 전면에 나서게 되며, 그 가치는 제 역할을 다할 수 있어야 합니다.


크리스 워시번 교수에게 묻고 싶은 질문이 하나 더 있습니다. 완전히 정당화될 수 없는 음악적 세계에 대한 그 자신의 포용력은 얼마나 클까요?


앤드루 파머: 제가 교수님 밴드에 들어간다고 가정해 보죠. 전 전혀 실력이 없어요. 그런데 밴드에 있는 겁니다. 제가 거기서 피아노 같은 걸 연주하는데요. 교수님이 들어본 최악의 소리 같은 거예요. 정말 그걸 활용해서 뭔가 멋진 것으로 만들어 주실 건가요?


크리스 워시번: 밴드 리더로서는 당신을 해고할 거예요. 하지만 공연이 끝난 후에만요.


앤드루 파머: 하룻밤뿐이라도 받아들일게요.


크리스 워시번: 하지만 공연 중에는, 다른 연주자들의 임무는 당신을 지원하고, 당신이 우리에게 안겨줄 그 재앙에서 어떤 의미를 만들어내기 위해 방향을 트는 것이에요. 그래서 그건 도전이죠. 수습 불가능한 순간들도 있지만, 완전히 망가진 것을 살리려고 애쓰는 음악가들을 보고 듣는 것은 정말 흥미롭습니다.


1843년 창간돼 국제정세와 정치, 경제, 사회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는 영국의 대표적인 주간지. 정통 자유주의 성향의 논평, 분석이 두드러지며 기사에 기자의 이름(바이라인)을 넣지 않는 독특한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PADO가 가장 탐독하는 매거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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