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피터 틸이 두려워하는 '적그리스도'는 무엇인가

원조 '테크 우파' 피터 틸이 말하는 인공지능, 화성, 그리고 불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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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틸. /사진=AP/뉴시스

2025.07.11 14:45

New York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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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팔과 팔란티어의 창업자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피터 틸은 '테크 우파'의 원조이자 사상적 대부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부를 적극적으로 '사상 투쟁'에 투자하기도 합니다. '캔슬 컬처'로 상영되기 어려운 영화나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다고 비판받는 영화들을 상영하는 영화제를 후원하고, 고등교육 시스템의 비효율을 지적하면서 우수한 청년들에게 대학을 중퇴하고 창업하는 조건으로 2년간 20만 달러를 지원하는 '틸 펠로우십' 등이 그런 사례입니다.


테크로 억만장자가 됐지만 틸은 오늘날의 테크에 불만이 많습니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인류가 발전을 멈췄다는 겁니다. 과거 PADO에서 소개한 애틀랜틱 기사에서도 틸의 이런 불만을 읽을 수 있지만 틸의 사상적인 측면에 대해 깊이 접근한 글은 그리 많지 않아 늘 불만이었는데 이번에 뉴욕타임스의 로스 다우댓이 틸과 가진 대담에서 이 측면을 깊이 파고 들었습니다.


로스 다우댓은 뉴욕타임스 필자로는 흔치 않게 종교적 성향이 강한 중도 보수입니다. 그 덕분인지 거의 항상 모든 인터뷰에서 자신의 속내를 최대한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이는 틸로부터 다른 인터뷰어보다 훨씬 더 깊은 대화를 이끌어 냈습니다. 틸은 인류가 기술 발전으로 인한 재앙(아마겟돈)에 대한 두려움으로 모든 발전을 통제하는 '평화와 안전'의 통치가 바로 '적그리스도'라는 독특한 관점을 보여줍니다. 보다 대담하게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인류가 영원한 정체에 빠져들 것이라는 게 틸의 주장입니다. 틸이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고 후원했던 최초의 실리콘 밸리 인사가 됐던 것도 그가 트럼프를 그런 '정체' 상태를 깨기 위한 파괴적 충격으로 해석했기 때문입니다.


피터 틸에게 진짜 위험은 폭주하는 기술이 아니라, 기술에 대한 공포를 이용해 인류의 역동성을 영원히 잠재우려는 세력입니다. 과연 우리는 진보를 멈춰야 할까요, 아니면 위험을 감수해야 할까요? 이 대담은 우리가 지금 어디에 서 있으며, 어떤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촉구하며, 당신의 생각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것입니다.



로스 다우댓: 실리콘밸리는 무모할 정도로 야심적일까요? 우리는 아마겟돈과 정체停滯 중 무엇을 더 두려워해야 할까요?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투자자로 손꼽히는 인물은 왜 적그리스도에 대해 우려할까요?


오늘 초대 손님은 페이팔PayPal과 팔란티어Palantir의 공동창업자이자, 도널드 트럼프와 JD 밴스의 정치 경력 초기에 투자한 인물입니다. 피터 틸은 원조 테크 우파의 거물이라 할 수 있는데 다양한 보수적 또는 반골적contrarian 아이디어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는 그의 사상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자 합니다. 억만장자라는 약간의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그가 지난 20년간 가장 영향력 있는 우파 지식인이라는 주장은 충분히 타당하기 때문입니다.


피터 틸 선생님, 환영합니다.


피터 틸: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우댓: 먼저 약 13년에서 14년 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어요. 보수 매거진 '내셔널리뷰'에 '미래의 종말The End of the Future'이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쓰셨죠. 그 에세이의 주장은 기본적으로 역동적이고, 빠르게 진행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대 세계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역동적이지 않으며, 실제로는 우리가 기술적 정체기에 들어섰다는 것이었습니다. 디지털 생활이 획기적인 발전이긴 했지만 사람들이 기대했던 것만큼은 아니었고, 세상은 기본적으로 벽에 부딪혔다는 내용이었죠.


: 그렇습니다.


다우댓: 이런 주장을 한 사람이 선생님 뿐만은 아니었지만, 디지털 혁명으로 부를 축적한 실리콘밸리 인사이더였기 때문에 선생님의 주장에는 특별한 설득력이 있었어요.


그래서 궁금한데요, 2025년인 지금도 그 진단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하시나요?


: 그렇습니다. 저는 여전히 정체론을 대체로 믿고 있어요. 결코 절대적인 명제로 제시한 건 아니었지만요. 제 주장은 우리가 절대적으로 완전히 벽에 부딪혔다는 건 아니었습니다. 변화의 속도가 얼마나 느려졌는가에 대한 주장이었죠. 속도가 0은 아니었지만, 1750년부터 1970년까지 200년이 넘는 기간은 변화가 가속화되던 시기였어요. 우리는 끊임없이 더 빠르게 움직였죠. 배도, 철도도, 자동차도, 비행기도 더 빨라졌어요. 콩코드 여객기와 아폴로 계획이 그 정점이었죠. 하지만 그 이후 모든 차원에서 속도가 느려졌습니다.


저는 항상 비트의 세계는 예외로 두었어요. 컴퓨터, 소프트웨어, 인터넷, 모바일 인터넷이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지난 10년에서 15년 동안 암호화폐와 AI 혁명이 있었는데 이건 어떤 의미에서는 꽤 큰 변화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문제는 말이죠, 이것이 과연 이 만연한 정체감에서 벗어날 만큼 충분한가 입니다.



'백 투 더 퓨처' 에세이들에서 시작할 수 있는 인식론적 질문이 있어요. 우리가 정체기에 있는지 가속기에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느냐죠. 왜냐하면 후기 근대의 특징 중 하나는 사람들이 극도로 전문화되어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인생의 절반을 끈이론string theory 연구에 바치지 않고서 물리학에서 진보가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양자컴퓨터는 어떻습니까? 암 연구나 생명공학, 그리고 이런 모든 수직적 분야들은요? 그리고 암 분야의 발전은 끈 이론과 비교해서 얼마나 중요할까요? 이 모든 것들에 가중치를 부여해야만 하죠.


이론적으로는 파악하기가 극도로 어려운 문제입니다. 답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사실,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좁아진 집단들이 스스로를 보호하려 한다는 사실 자체가 회의론의 근거가 되죠. 그래서, 네, 저는 우리가 여전히 꽤 멈춰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대체로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절대적으로 멈춘 건 아니지만요.


다우댓: '백 투 더 퓨처'를 언급하셨는데요. 저희 아이들에게 마이클 J 폭스가 나온 오리지널 '백 투 더 퓨쳐' 첫 번째 편을 막 보여줬어요.


: 1955년에서 1985년으로, 그러니까 30년 전으로 돌아가는 거였죠. 그리고 '백 투 더 퓨처 2'는 1985년에서 2015년으로 갔는데, 그 2015년이 이제는 10년 전 과거가 되었죠. 거기에는 날아다니는 자동차가 있었죠. 2015년의 미래는 1985년과 엄청나게 달랐어요.


다우댓: '백 투 더 퓨처 2'에는 비프 태넌1이 도널드 트럼프 같은 인물로 권력을 쥐고 있는 모습이 나와서, 어느 정도 예지력이 있었죠. 하지만 눈에 띄게 큰 차이는 인공적인 환경이 얼마나 다르게 보이느냐는 점이에요. 그래서 제가 들었던 정체론에 대한 가장 강력한 주장 중 하나는, 네, 만약 여러 시점에서 사람을 타임머신에 태우면 완전히 다른 세상에 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리라는 거예요. 만약 1860년을 떠나서 도착했다면—


: 혹은 1890년에서 1970년으로, 한 사람의 일생이라 할 수 있는 80년 차이죠. 그런 식으로요.


다우댓: 하지만 제 아이들에게는, 2025년의 아이들이 1985년을 볼 때조차도, 자동차가 조금 다르고 아무도 휴대폰이 없다는 것 외에는 세상이 꽤 비슷해 보여요. 이건 비통계적인 종류의 것이지만—


: 상식적인 직관이죠.


다우댓: 상식적인 이해 방식이죠. 하지만 무엇이 우리가 도약기를 살고 있음을 확신시켜 줄 수 있을까요? 단지 경제 성장일까요? 아니면 생산성 성장일까요? 선생님께서 참고하는 정체와 역동성을 나타내는 수치가 있나요?


: 물론이죠, 경제적 수치는 이렇게 비교할 수 있을 겁니다. 당신의 생활 수준이 부모님 세대와 비교했을 때 어떤가요? 당신이 30세의 밀레니얼 세대라면, 당신의 베이비붐 세대 부모님이 30세였을 때와 비교해서 어떤가요? 그분들은 그 당시에 어떠셨나요?


지식에 대한 질문도 있죠. 우리는 얼마나 많은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나요? 이런 것들을 어떻게 수치화할 수 있을까요? 연구에 뛰어들었을 때의 수익은 어떤가요?


과학계나 학계 전반에 진출하는 것에 대한 수확 체감 현상은 분명히 존재해요. 어쩌면 그래서 학계 대부분이 반사회적이고 맬서스Malthus적인 제도처럼 느껴지는지도 몰라요. 같은 수익을 얻기 위해 무언가에 점점 더 많은 것을 쏟아부어야 하니까요. 그리고 어느 시점에는 사람들이 포기하고 시스템이 붕괴하죠.


다우댓: 그 점에 대해 계속 이야기해 보죠. 우리는 왜 성장과 역동성을 원해야 할까요? 선생님께서 과거 이 주제에 대한 몇몇 주장에서 지적했듯이, 선생님이 상황이 느려지고 정체되기 시작했다고 생각하는 시기인 1970년대 서구 세계에는 문화적 변화가 있었어요. 사람들이 성장의 대가, 특히 환경적 대가에 대해 매우 불안해하기 시작했죠.


그 결과 '우리는 충분히 부유하다'는 관점이 널리 퍼지게 돼요. 그리고 만약 우리가 그보다 더 부유해지려고 너무 노력하면 지구가 우리를 지탱할 수 없을 것이고, 다양한 종류의 환경 파괴가 일어날 거라는 생각이죠. 그리고 우리는 현재 위치에 만족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런 주장의 문제점은 무엇일까요?


: 음, 저는 정체가 일어난 데에는 깊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역사에 대해 항상 묻는 세 가지 질문이 있죠.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그리고 또 다른 질문이 있어요. 그것에 대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지만 그 중간에 이런 질문도 있죠.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가?


사람들의 아이디어가 고갈됐어요. 어느 정도는 제도가 퇴보하고 위험을 회피하게 되었고, 우리가 설명할 수 있는 몇몇 문화적 변화도 있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미래에 대해 매우 정당한 우려를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해요. 만약 우리가 계속해서 발전을 가속화한다면, 그것이 환경적 대재앙이나 핵 대재앙 같은 것으로 우리를 몰고 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 말이죠.


하지만 만약 우리가 미래로 돌아갈 길을 찾지 못한다면, 저는 사회가... 글쎄요. 무너지고, 작동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중산층—저는 중산층을 자녀가 자신보다 더 잘 살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합니다. 그 기대가 무너지면 우리는 더 이상 중산층 사회를 가질 수 없게 돼요. 어쩌면 모든 것이 항상 정적이고 멈춰 있는 봉건 사회를 가질 수도 있겠죠. 혹은 급진적으로 다른 사회로 이동할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건 서구 세계의 방식이 아니고, 미국이 건국 이래 첫 200년 동안 기능해 온 방식도 아니에요.


다우댓: 그럼 결국 평범한 사람들이 정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그 과정에서 주변의 모든 것을 무너뜨릴 것이라고요?


: 반란을 일으킬 수도 있죠. 혹은 우리의 제도가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모든 제도가 성장을 전제로 하고 있으니까요.


다우댓: 우리의 예산은 확실히 성장을 전제로 하고 있죠.


: 네. 예를 들어, 레이건과 오바마를 보면, 레이건은 소비 자본주의였는데 형용모순적인 말이에요. 자본가로서 돈을 저축하는 게 아니라 돈을 빌리죠. 그리고 오바마는 저세율 사회주의였는데, 이것도 레이건의 소비 자본주의만큼이나 형용모순이에요.


저는 고세율 사회주의보다 저세율 사회주의를 훨씬 좋아하지만,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 우려돼요. 어느 시점에는 세금이 오르거나 사회주의가 끝나겠죠. 그래서 이것은 아주, 아주 불안정해요. 그래서 사람들이 낙관적이지 않은 거예요. 우리가 안정적인, 그레타가 그리는 미래에 도달했다고 생각하지 않죠. 어쩌면 그게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 거기에 도달하지 못했어요.


다우댓: 이 대화에서 그녀의 이름이 다시 나올 것 같으니 덧붙이자면, 그것은 기후 변화 반대 시위로 가장 잘 알려진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지칭하는 것이죠. 선생님께 그녀는 반성장, 사실상 권위주의적이며 환경주의자가 지배하는 미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 물론이죠. 하지만 아직 거기에 도달하지 못했어요. 아직은요. 만약 정말로 멈춰 서게 된다면 아주, 아주 다른 사회가 될 거예요—


다우댓: 탈성장을 하는 작은 스칸디나비아 마을에서 실제로 산다면 말이죠.


: 북한 같을지는 모르겠지만 엄청나게 억압적이겠죠.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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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댓: 제가 항상 인상 깊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사회에 이런 정체감, 제가 즐겨 쓰는 표현으로는 '퇴폐감'이 있을 때, 위기를 갈망하고 사회를 기존 경로에서 급진적으로 방향을 틀 수 있는 순간이 오기를 열망하는 사람들이 나타난다는 점이에요. 왜냐하면 부유한 사회에서는 어느 정도 부의 수준에 도달하면요, 사람들이 매우 편안해지고, 위험을 회피하게 되어서, 위기 없이는 퇴폐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으로 나아가기 어려워지죠.


그래서 저에게 있어 원래 예시는 9.11 테러 이후였어요. 당시 외교 정책 보수주의자들 사이에서는, 우리가 퇴폐적이고 정체되어 있었으며 이제는 깨어나 새로운 성전을 시작하고 세계를 재편할 때라는 사고방식이 만연했어요. 분명히 그 끝은 매우 안 좋았죠. 하지만 비슷한 무언가가—


: 하지만 사람들에게 당장 쇼핑하러 가라고 말한 건 조지 W 부시였어요.


다우댓: 그럼 충분히 반퇴폐적이지 않았다는 건가요?


: 대부분은 그랬죠. 퇴폐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전쟁 코스프레를 하던 일부 네오콘, 외교 정책 집단이 있었어요. 하지만 지배적인 것은 부시 행정부 사람들이 사람들에게 그냥 쇼핑이나 하라고 말한 것이었죠.


다우댓: 그렇다면 퇴폐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위험을 감수해야 할까요? 반퇴폐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위험이 있는 것 같아요. 그들은 이렇게 말해야 하죠. '당신들은 이토록 좋고, 안정적이고, 편안한 사회를 가지고 있지만 말야, 우리는 전쟁이나 위기, 또는 정부의 전면적인 개편을 원한다'라고요. 위험 속으로 뛰어들어야 하는 거죠.


: 글쎄요, 정확한 답을 드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방향적인 측면에서의 제 대답은 '훨씬 더 많이' 입니다. 우리는 훨씬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해요. 훨씬 더 많은 것을 해야 하고요.


각기 다른 모든 분야들을 다 살펴볼 수 있어요. 생명공학을 보면, 치매나 알츠하이머 같은 분야에서 우리는 40~50년 동안 아무런 진전을 이루지 못했어요. 사람들은 베타아밀로이드beta amyloid에 완전히 매달려 있죠. 그건 명백히 효과가 없어요. 이건 그냥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서로를 강화시켜주는 어리석은 사기극 같은 거예요. 그러니, 네, 우리는 그 분야에서 훨씬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해요.


다우댓: 구체적인 논의를 위해, 그 예시를 잠시 더 다루고 싶군요. 좋아요, 노화 방지 연구에서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한발 물러서서, '알츠하이머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다'고 말해야 한다는 의미인가요? 의료 분야에서의 위험은 어떤 모습일까요?


: 네, 훨씬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죠. 만약 당신이 어떤 치명적인 질병을 앓고 있다면, 아마도 감수할 수 있는 위험이 훨씬 더 많을 겁니다. 연구자들이 감수할 수 있는 위험도 훨씬 더 많고요.


문화적으로, 제가 상상하는 모습은 초기 근대와 같아요. 당시 사람들은 우리가 질병을 치료할 것이라고 생각했죠. 급진적인 수명 연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불멸은 초기 근대 프로젝트의 일부였죠. 프랜시스 베이컨, 콩도르세가 그랬어요. 어쩌면 반기독교적이었을 수도 있고, 기독교의 영향을 받은 것일 수도 있죠. 경쟁적이었어요. 기독교가 육체적 부활을 약속했다면, 과학은 정확히 똑같은 것을 약속하지 않는 한 성공할 수 없었어요.


1999년이나 2000년에 우리가 페이팔을 운영할 때가 기억나요. 제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인 루크 노섹Luke Nosek은 알코어Alcor와 인체 냉동 보존술에 빠져서 사람들이 스스로를 냉동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하루는 전 직원을 데리고 냉동 파티에 갔어요. 타파웨어 파티2 아세요? 사람들이 타파웨어 상품을 팔잖아요. 냉동 파티에서는—


다우댓: 머리만이었나요? 무엇을 냉동할 예정이었나요?


: 전신을 하거나 머리만 할 수도 있었어요.


다우댓: '머리만' 하는 옵션이 더 저렴했겠네요.


: 도트 프린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냉동 계약서를 인쇄할 수 없었을 때는 좀 당황스러웠어요.


다우댓: 또다시 기술 정체군요, 그렇죠?


: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것 또한 쇠퇴의 징후예요. 1999년에는 이것이 주류 의견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영원히 살 수 있다고 믿는 일부 부머 세대의 소수 견해가 있었거든요. 그리고 그게 마지막 세대였어요. 그래서 저는 항상 부머 세대에 비판적이지만 과학이 모든 질병을 치료해 줄 것이라고 여전히 믿었던 이런 소수 부머들의 자기애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무언가가 있을지도 몰라요. 밀레니얼 세대 중에는 이제 아무도 그렇게 믿지 않아요.


다우댓: 하지만 지금은 다른 종류의 불멸을 믿는 사람들도 있다고 생각해요. AI에 매료되는 이유 중에는 한계를 초월하는 특정한 비전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봅니다. 정치에 대해 이야기한 다음에 그것에 대해서도 질문드리지요. 주로 기술과 경제에 관한 선생님의 정체론에 대한 원래 주장 중 인상 깊었던 점은, 그것이 꽤 넓은 범위에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그 에세이를 쓰던 당시에는 경직된 서구 세계로부터 독립된 새로운 정치 체제를 건설하는 아이디어인 '해상 독립 국가 건설seasteading'에 관심이 있으셨는데 2010년대에 방향을 바꾸셨죠.


당신은 2016년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한 몇 안 되는, 어쩌면 유일한 실리콘밸리의 저명인사였어요. 몇몇 신중하게 선택된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들도 지지하셨고요. 그 중 한 분은 현재 미국의 부통령이 되었죠. 퇴폐에 대한 당신의 주장을 읽은 관찰자로서 제 견해는, 선생님이 기본적으로 정치계의 벤처캐피털리스트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었어요. 당신은 '여기 정치적 현상을 바꿀 수 있는 파괴적 행위자들이 있고, 여기에는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말하고 있었던 거죠. 그런 식으로 생각하셨나요?


도널드 트럼프와 피터 틸.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와 피터 틸. /사진=AP/뉴시스


: 물론이죠, 여러 가지 차원이 있었어요. 한 가지 차원은 타이타닉호가 향하고 있는 빙산으로부터 방향을 틀 수 있다는, 혹은 그 어떤 비유든, 진정으로 사회의 경로를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이었어요.


다우댓: 정치적 변화를 통해서요.


: 어쩌면 훨씬 더 좁은 포부는 적어도 이것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트럼프 같은 사람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고 말했을 때, 좋아요, 그게 긍정적이고, 낙관적이며, 야심찬 의제일까요? 아니면 그저 우리가 더 이상 위대한 나라가 아니라는, 우리의 현주소에 대한 매우 비관적인 평가일까요?


저는 트럼프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무엇을 할지에 대해 큰 기대는 없었지만, 적어도 100년 만에 처음으로 우리에게 부시 시절의 입에 발린 허튼소리를 하지 않는 공화당원을 갖게 되었다고 생각했어요. 그것이 발전 같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대화는 할 수 있었죠. 돌이켜보면 터무니없는 환상이었어요.


2016년에 저는 두 가지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종종 의식의 수면 아래에 이런 생각들이 있곤 하죠. 하지만 제가 결합하지 못했던 두 가지 생각은 첫째, 트럼프가 진다면 제가 트럼프를 지지한 것에 대해 아무도 화내지 않으리라는 점이었어요. 그리고 둘째, 저는 그가 이길 확률이 50대 50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저는 은연 중에—


다우댓: 왜 그가 진다면 아무도 당신에게 화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셨나요?


: 그저 아주 이상한 일이 될 것이고, 별로 중요하지 않을 테니까요. 하지만 문제들이 깊었고 정체가 좌절감을 주었기 때문에 저는 그가 50대 50의 확률을 가졌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현실은 사람들이 그것에 대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이었죠.


어쩌면 트럼프 이후 10년이 지난 2025년에 와서야 우리가 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지점까지 발전했는지도 모르죠. 그리고 물론, 선생님은 맹목적인 좌파 인사는 아니시지만요—


다우댓: 사람들은 저를 여러 가지로 부릅니다.


: 하지만 저는 얻을 수 있는 진전이라면 무엇이든 받아들일 거예요.


다우댓: 그럼 선생님의 관점에서, 두 개의 층위가 있다고 해보죠. 기본적인 감각은 이렇습니다. '이 사회는 파괴가 필요하고, 위험이 필요하다. 트럼프는 파괴이고, 트럼프는 위험이다.' 그리고 두 번째 층위는 '트럼프는 실제로 미국의 쇠퇴에 대한 진실을 말할 의향이 있다'는 것이죠.


투자자로서, 벤처캐피털리스트로서 트럼프 첫 임기에서 얻은 것이 있다고 느끼시나요?


: 음.


다우댓: 트럼프가 첫 임기 중에 반퇴폐적이거나 반정체적이라고 느끼셨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만약 있다면요. 어쩌면 아무것도 없다는 게 답일 수도 있겠죠.


: 제가 원했던 것보다 더 오래 걸리고 느렸지만,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지점에 도달했어요. 제가 2012~2014년에 나누던 대화는 그렇지 않았거든요. 저는 2012년에 에릭 슈밋, 2013년에 마크 앤드리슨, 2014년에 베이조스와 토론을 했었죠.


저는 "정체의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었고, 세 사람 모두 "모든 것이 잘되고 있다"는 식의 입장이었어요. 그리고 적어도 그 세 사람은 다양한 정도로 생각을 수정하고 조정했다고 생각해요. 실리콘밸리가 조정된 거죠.


다우댓: 그리고 실리콘밸리는 조정된 것 이상으로—


: 정체 문제에 대해서요.


다우댓: 맞아요. 하지만 실리콘밸리의 큰 부분이 2024년에는 트럼프를 지지하게 되었죠. 가장 유명한 인물인 일론 머스크를 포함해서요.


: 네. 제가 볼 때, 이것은 정체 문제와 깊이 연결되어 있어요. 이런 문제들은 항상 매우 복잡하지만,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 모든 사람들을 대변해서 말하기는 매우 조심스럽지만, 마크 저커버그나 페이스북, 메타 같은 경우, 어떤 면에서는 그가 그다지 이념적이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그는 이런 문제들을 그렇게 깊이 생각하지 않았어요. 진보주의자가 되는 게 디폴트였고, 항상 '진보주의가 작동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있었죠. 그리고 해가 지날수록, 대답은 '더 많이 한다'였어요. 무언가가 작동하지 않으면, 그냥 그것을 더 많이 하면 되는 것이었죠. 복용량을 늘리고 또 늘리고, 수억 달러를 쓰고, 완전히 '워우크woke'에 빠져서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게 돼요.


그리고 어느 시점에는 '좋아, 어쩌면 이건 효과가 없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게 되죠.


다우댓: 그래서 방향을 전환하는군요.


: 그리고 그건 친트럼프적인 것은 아니에요.


다우댓: 친트럼프적인 것은 아니지만, 공적인 대화와 사적인 대화 모두에서, 피터 틸이 유일한 지지자로 나섰던 2016년에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오늘날에는 2024년의 트럼프주의와 포퓰리즘이 기술 혁신, 경제적 역동성 등을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 그걸 정말, 정말 낙관적으로 표현하고 계시는군요.


다우댓: 선생님께서 비관적인 건 압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 이걸 낙관적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이 사람들이 실망하게 될 것이고, 실패하도록 설정되어 있다는 걸 말하고 있는 거예요.


다우댓: 제 말은, 사람들이 많은 낙관론을 표현했다는 것뿐이에요. 일론 머스크는 재정 적자가 우리 모두를 죽일 것이라는 종말론적인 불안감을 표현했지만, 그와 그의 주변 사람들은 정부에 들어와서 기본적으로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와 파트너십을 맺고 기술적 위대함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어요. 저는 그들이 낙관적이었다고 생각해요.


선생님은 더 큰 비관주의, 혹은 현실주의의 입장에서 말씀하고 계시고요. 제가 질문하는 것은 그들의 평가가 아닌,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선생님의 평가예요. 트럼프 2.0의 포퓰리즘이 선생님께는 기술적 역동성을 위한 수단처럼 보이나요?


: 여전히 우리가 가진 옵션 중 단연코 가장 낫죠. 하버드가 50년 동안 효과가 없었던 똑같은 일을 빈둥거리며 하면서 치매를 치료할 수 있을까요?


다우댓: 그건 단지 '더 나빠질 것도 없다, 파괴를 하자'는 주장 아닌가요? 하지만 오늘날 포퓰리즘에 대한 비판은 이럴 겁니다. '실리콘밸리가 포퓰리스트들과 동맹을 맺었지만, 결국 포퓰리스트들은 과학에 관심이 없다.' 그들은 과학에 돈을 쓰고 싶어 하지 않아요. 단지 하버드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하버드에 대한 자금 지원을 끊고 싶어 하죠. 그리고 결국, 실리콘밸리가 원했던 종류의 미래 투자를 얻지 못할 거예요. 틀렸나요?


: 네. 하지만 우리는 이 질문으로 돌아가야 해요. '뒤에서 과학은 얼마나 잘 작동하고 있는가?' 뉴딜을 추진했던 사람들은—그들에게 어떤 문제가 있었든 간에, 그들은 과학을 강력하게 밀어붙였고, 자금을 지원하고, 사람들에게 돈을 주고, 규모를 키웠어요. 반면에 오늘날, 아인슈타인 같은 사람이 있어서 백악관에 편지를 썼다면, 그 편지는 우편실에서 분실될 거예요. 그리고 맨해튼 프로젝트는 상상도 할 수 없죠.


만약 우리가 무언가를 '문샷moonshot'이라고 부른다면—바이든이 예를 들어 암 연구에 대해 말했던 방식처럼요—60년대의 문샷은 여전히 달에 가는 것을 의미했어요. 지금의 문샷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완전히 허구적인 것을 의미해요. '오, 그걸 위해서는 문샷이 필요해'라고 말하죠. 우리에게 아폴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뜻이 아니에요. 그건 절대로,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죠.


다우댓: 하지만 선생님은 여전히—어쩌면 실리콘밸리의 다른 일부 사람들과는 달리—포퓰리즘의 가치가 베일과 환상을 걷어내는 데 있다고 보는 입장이신 것 같네요. 그리고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가 맨해튼 프로젝트를 하거나 문샷을 하기를 기대하는 단계에 있는 것은 아니고요. 오히려 '포퓰리즘이 그 모든 것이 가짜였음을 보게 해준다'는 것에 가깝군요.


: 둘 다 하려고 노력해야 해요. 둘은 서로 매우 얽혀 있어요.


원자력 규제 완화가 있고, 어느 시점에는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나 더 잘 설계된 발전소, 혹은 심지어 핵융합로를 다시 짓게 될 거예요. 그러니 규제 완화적이고 해체적인 부분이 있어요. 그리고 어느 시점에는 실제로 건설에 이르게 되고, 모두 그런 식이죠. 어떤 면에서는 판을 정리하고 있는 것이고, 그러면 어쩌면—


다우댓: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정치인 후원을 중단하셨죠?


: 저는 이 문제에 대해 정신분열적이에요. 엄청나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엄청나게 유해하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왔다 갔다 해요.


다우댓: 개인적으로 엄청나게 유해하다는 건가요?


: 관련된 모든 사람에게요. 제로섬 게임이에요. 미친 짓이죠.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다우댓: 모두가 선생님을 미워하고 트럼프와 연관 짓기 때문인가요?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유해한가요?


: 제로섬 세계에 있기 때문에 유해해요. 그 안에 걸린 판돈이 정말, 정말 크게 느껴지죠.


다우댓: 그리고 이전에는 없었던 적들이 생기게 되나요?


: 다양한 방식으로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유해해요. '미래로 돌아가는 것'에는 정치적인 차원이 있어요. 제가 2024년에 일론 머스크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우리는 이런 대화들을 많이 나눴죠. 저는 일론과 해상 독립 국가 건설에 대한 대화를 나눴는데, 제가 이렇게 말했죠. '만약 트럼프가 이기지 못하면 난 그냥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고요. 그러자 일론이 말했어요. '갈 곳이 없어. 갈 곳이 없다고.'


그리고 나면 항상 나중에서야 올바른 반박이 떠오르죠. 저녁 식사 후 두 시간쯤 지나서 집에 돌아와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니, 일론, 자네는 더 이상 화성에 가는 것을 믿지 않는구만.' 2024년은 일론이 화성에 대한 믿음을 멈춘 해예요. 어리석은 과학 기술 프로젝트로서가 아니라, 정치적 프로젝트로서 말이죠. 화성은 정치적 프로젝트였어요. 대안을 건설하는 것이었죠. 그리고 2024년에 일론은 만약 당신이 화성에 간다면, 미국 사회주의 정부와 '워우크woke' AI가 화성까지 당신을 따라올 것이라고 믿게 되었어요.


우리가 주선해서 일론과 딥마인드DeepMind의 CEO 데미스 허사비스가 만난 적이 있었거든요.


피터 틸과 일론 머스크는 페이팔을 공동창업했다. /사진=AP/뉴시스

피터 틸과 일론 머스크는 페이팔을 공동창업했다. /사진=AP/뉴시스


다우댓: AI 회사죠.


: 네. 그때 대략적으로 데미스는 일론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나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초인적인 AI를 만들고 있다.'


그러자 일론이 이렇게 답했죠. '글쎄, 내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를 하고 있지. 나는 우리를 행성 간 종족으로 만들고 있다.' 그러자 데미스가 말했어요. '글쎄, 내 AI가 화성까지 당신을 따라갈 수 있을 거라는 건 알잖아.' 그러자 일론은 조용해졌죠. 하지만 제가 볼 때, 그 말이 일론에게 정말로 와 닿기까지는 몇 년이 걸렸어요. 그가 그것을 소화하는 데 2024년까지 걸렸죠.


다우댓: 하지만 그가 화성을 믿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잖아요. 단지 화성에 가기 위해 재정 적자나 '워우크'에 대한 어떤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결심했다는 의미죠.


: 네, 하지만 화성이 의미하는 게 뭘까요?


다우댓: 화성이 무엇을 의미하냐고요?


: 글쎄요, 그저 과학 프로젝트일까요? 아니면 하인라인 소설처럼, 자유지상주의자들의 낙원으로서의 달 같은 것일까요?


다우댓: 새로운 사회에 대한 비전이군요. 일론 머스크의 후손들로 가득 찬.


: 글쎄요, 그렇게 구체적으로 형상화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구체화한다면 화성이 과학 프로젝트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될 거예요. 정치적 프로젝트여야 하죠. 그리고 그것을 구체화할 때, 당신은 생각하기 시작해야 해요. '글쎄, '워우크' AI가 따라올 거고, 사회주의 정부가 따라올 거다.' 그러면 아마도 화성에 가는 것 외에 다른 무언가를 해야 할지도 모르죠.


다우댓: 그렇다면 '워우크' AI, 즉 인공지능은 첫째로, 만약 우리가 여전히 정체 상태라면, 가장 큰 예외인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운 진전이죠.


또한 우리가 방금 정치에 대해 이야기했듯이, 트럼프 행정부가 한발 물러서는 것과 민관 협력을 하는 두 가지 측면에서 AI 투자자들이 원했던 것의 상당 부분을 제공하고 있는 분야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진전과 정부 참여의 영역인 셈이죠.


그리고 선생님은 AI 투자자이신데요, 무엇에 투자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여기에는 많은 층위가 있어요. 우리가 던질 수 있는 한 가지 질문은 이것입니다. 제가 AI를 얼마나 큰일이라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제 어리석은 대답은 이렇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보다는 낫지만, 우리 사회의 완전한 변혁보다는 못하다. 제 잠정적인 판단으로는 90년대 후반 인터넷과 거의 같은 규모예요. 정체를 정말로 끝낼 만큼 충분한지는 확실하지 않아요. 몇몇 위대한 회사를 만들기에는 충분할 수도 있죠. 그리고 인터넷은 국내총생산(GDP)에 몇 퍼센트 포인트를 더했고, 아마 10년에서 15년 동안 매년 GDP 성장에 1% 정도 기여했을 거예요. 생산성에도 어느 정도 기여했죠. 그래서 그게 AI에 대한 제 잠정적인 판단이에요.


우리가 가진 유일한 것이죠. 너무 불균형하다는 점이 조금은 건강하지 않아요. 이게 우리가 가진 유일한 것이에요. 저는 더 다차원적인 진보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화성에 가고 있었으면 좋겠고, 치매 치료법을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만약 우리가 가진 게 AI뿐이라면, 저는 그것을 받아들일 거예요. 위험도 따르죠. 분명히 이 기술에는 위험이 있어요. 하지만 또한—


다우댓: 그렇다면 선생님은 소위 '초지능 폭포수 이론superintelligence cascade theory'에 회의적이시군요. 이 이론은 기본적으로 AI가 성공하면 너무 똑똑해져서 우리에게 물리적 현실 세계에서의 진보를 폭포수처럼 가져다준다는 것이죠. 예를 들면, '좋아, 우리는 치매를 치료할 수 없어. 화성에 가는 로켓을 만드는 완벽한 공장을 짓는 방법을 알아낼 수 없어. 하지만 AI는 할 수 있어' 라는 식이죠.


그리고 어느 시점에 특정 문턱을 넘으면, 더 많은 디지털 진보뿐만 아니라 64가지 다른 형태의 진보를 우리에게 가져다준다는 겁니다. 그걸 믿지 않으시거나, 그럴 가능성이 적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네요.


: 네, 저는 그게 정말로 결정적인 요인이었는지 잘 모르겠어요.


다우댓: 그게 무슨 뜻인가요? 결정적인 요인이요.


: 아마 실리콘밸리의 이데올로기일 거예요. 어쩌면 이상한 측면에서 보수적인 것보다 진보적인 것일 수 있는데, 실리콘밸리 사람들은 IQ에 정말 집착하고 모든 것이 똑똑한 사람들에 달려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더 똑똑한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들이 위대한 일을 할 것이라고요.


그리고 경제학적 반-IQ 주장은 사람들이 실제로는 더 못한다는 거예요. 똑똑할수록 더 못하죠. 그저 그들이 그것을 어떻게 적용할지 모르거나 우리 사회가 그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르고, 그들이 적응하지 못하는 것뿐이에요. 그러니까 이는 결정적인 요인이 IQ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 깊이 잘못된 무언가라는 것을 시사해요.


다우댓: 하지만 그것이 지능의 한계인가요, 아니면 인간의 초지능이 만들어내는 성격 유형의 문제인가요?


저는 지능을 높이기만 하면 특정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다는 생각에 별로 공감하지 않아요. 이 팟캐스트에서 AI 가속주의자와 한 에피소드를 진행했을 때도 이런 주장을 했었죠. 지능을 높이면 짠, 알츠하이머가 해결된다. 지능을 높이면 AI가 하룻밤 사이에 10억 개의 로봇을 만드는 자동화 공정을 알아낼 수 있다, 이런 식이요. 저는 아마도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의미에서 지능 회의론자예요.


: 네, 증명하기 어렵죠. 이런 것들은 항상 증명하기 어려워요.


다우댓: 우리가 초지능을 가질 때까지는요.


: 하지만 선생님의 직관에 동의해요. 왜냐하면 우리는 많은 똑똑한 사람들을 가졌음에도 다른 이유들로 인해 정체되어 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어쩌면 문제들이 해결 불가능한 것일 수도 있는데—이게 비관적인 견해죠. 어쩌면 치매 치료법은 아예 없고, 그것은 원천적으로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일지도 몰라요. 죽음에 대한 치료법이 없을 수도 있죠. 어쩌면 해결 불가능한 문제일지도 몰라요.


아니면 이런 문화적인 문제들일 수도 있고요. 그래서 똑똑한 개인들이 문제가 아니라, 이것이 우리 사회에 어떻게 들어맞느냐의 문제예요. 우리는 이단적인 똑똑한 사람들을 용납하나요? 어쩌면 미친 실험을 하기 위해서는 이단적인 똑똑한 사람들이 필요할지도 몰라요. 그리고 만약 AI가 단지 관습적으로만 똑똑하다면, 만약 우리가 '워우크'를—다시 말하지만 '워우크'는 너무 이념적이지만—그냥 순응주의자로 정의한다면, 어쩌면 그것은 변화를 만들어낼 똑똑함이 아닐 수도 있어요.


다우댓: 그렇다면 AI가 어떤 면에서는 스스로 정체주의자가 되는 그럴싸한 미래를 두려워하시나요? 매우 지능적이지만 순응적인 방식으로 창의적인 거죠. 마치 넷플릭스 알고리즘처럼요. 사람들이 보는 그저 그런 영화를 무한정 만들어내죠. 무한한 그저 그런 아이디어를 생성하고요. 많은 사람들을 실직시키고 쓸모없게 만들죠.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정체를 심화시키는 겁니다. 그것이 두려움인가요?


: 그건... [한숨]. 꽤 가능성이 있어요. 확실히 위험이죠. 하지만 제가 내리는 결론은 이래요. 우리는 여전히 AI를 시도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완전한 정체뿐이라는 거죠.


그래서 온갖 흥미로운 일들이 일어날 수 있어요. 어쩌면 군사적 맥락에서 드론이 AI와 결합될 것이고, 이것은 무섭거나 위험하거나 디스토피아적이거나, 혹은 상황을 바꿀 거예요. 하지만 AI가 없다면, 이야,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인터넷에 대한 논의 중에 이런 게 있습니다. 인터넷이 더 많은 순응과 더 많은 '워우크'로 이어졌는가? 인터넷이 자유지상주의자들이 1999년에 환상처럼 그렸던, 풍요롭고 다양한 아이디어의 폭발로 이어지진 않았죠. 하지만 저는 그것이 여전히 대안보다 나았다고 주장할 겁니다. 만약 우리가 인터넷을 가지지 못했다면, 아마 상황은 더 나빴을 거예요. AI는 더 나아요. 대안보다 낫고, 대안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죠.


여기에 정체주의자들의 주장이 여전히 강화되는 지점이 하나 있어요. 우리가 AI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다는 사실, 저는 그것이 항상 AI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거의 완전한 정체 상태에 있었을 것임을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다우댓: 하지만 AI의 세계는 분명히, 적어도 선생님께서 여기서 표현하시는 것보다 기술에 대해 더 유토피아적이고, 변혁적인—무슨 표현을 쓰든—그런 관점을 가진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앞서 현대 세계가 급진적인 수명 연장을 약속했지만 더 이상은 그렇지 않다고 언급하셨죠. 인공지능에 깊이 관여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트랜스휴머니즘, 즉 필멸의 육체를 초월하기 위한 메커니즘으로 보고, 후계 종의 창조나 정신과 기계의 융합 같은 것으로 여김이 제게는 매우 분명해 보여요.


그것이 모두 관련 없는 환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단지 과장광고라고 생각하시나요? 사람들이 우리가 기계 신을 만들 것이라고 속여서 돈을 모으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과장광고인가요? 망상인가요? 선생님도 이를 우려하시나요?


: 음, 네.


다우댓: 선생님은 인류가 존속하기를 더 선호하실 것 같은데요, 맞죠?


: 어...


다우댓: 망설이시네요.


: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저는... 저는...


다우댓: 긴 망설임인데요!


: 여기에는 너무 많은 질문이 내포되어 있어요.


다우댓: 인류는 생존해야 하나요?


: 그렇습니다.


다우댓: 좋아요.


: 하지만 저는 또한 우리가 이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항상, 뭐, 트랜스휴머니즘 이야기죠. 이상理想은 우리의 인간적이고 자연적인 몸이 불멸의 몸으로 변형되는 급진적인 변화였어요. 그리고 예를 들어 성적인 맥락에서의 트랜스젠더에 대한 비판이 있죠. 혹은, 복장 도착자는 옷을 바꿔 입고 여장을 하는 사람이고, 성전환자는, 글쎄요, 남성 성기를 여성 성기로 바꾸는 사람이죠. 그리고 나서 우리는 그 수술들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토론할 수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그것보다 더 많은 변화를 원해요. 비판은 그것이 이상하고 부자연스럽다는 것이 아니라 '이런, 너무나 한심할 정도로 작은 변화다'라는 것이에요. 네, 우리는 여장이나 성기 변경 이상의 것을 원해요. 우리는 우리의 마음을 바꾸고, 생각을 바꾸고, 몸 전체를 바꿀 수 있기를 원해요.


그리고 덧붙여 말하자면, 정통 기독교가 이것에 대해 갖는 비판은, 이런 것들이 충분하지 않다는 거예요. 트랜스휴머니즘은 단지 몸을 바꾸는 것이지만, 우리는 또한 우리의 영혼을 변화시켜야 하고, 자아 전체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다우댓: 잠시만요, 잠시만요. 저는 종교가 과학과 과학적 진보의 사상에 친구가 되어야 한다는, 선생님의 신념에 대체로 동의해요. 그리고 신의 섭리라는 관념은 어떤 식으로든 우리가 진보하고, 성취했으며, 우리 조상들에게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을 해왔다는 사실을 포함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여전히 기독교의 약속은 결국 신의 은총을 통해 완전한 몸과 완전한 영혼을 얻는 것 같아요. 그리고 수많은 기계를 가지고 스스로 그것을 하려는 사람은 결국 디스토피아적 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죠.


: 글쎄요, 그건... 좀 더 명확하게 말해보죠.


다우댓: 그리고 다른 방식으로 말하는 이단적인 형태의 기독교를 가질 수도 있죠.


: 그럴 수도 있겠죠. 제 생각에 '자연'이라는 단어는 구약성경에 한 번도 나오지 않아요. 그래서 제가 유대-기독교적 영감을 이해하는 방식은, 그것이 자연의 초월에 관한 것이라는 의미에서 입니다. 여러 가지를 극복하는 것에 관한 것이죠. 그리고 자연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것은 사람들이 타락했다는 거예요. 그것이 기독교적 의미에서 자연스러운 것이죠, 인간이 엉망이라는 것. 그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신의 도움으로, 우리는 그걸 초월하고 극복할 수 있어요.


다우댓: 맞아요. 하지만 선생님은 예외로 하고, 가상의 기계 신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야훼, 여호와, 만군의 주와 협력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죠.


: 물론이죠, 물론이에요. 하지만...


다우댓: 그들은 스스로 불멸을 건설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안 그런가요?


: 우리가 너무 많은 주제를 넘나들고 있네요. 다시 말하자면, 제가 하던 비판은 그들이 충분히 야심 차지 않다는 것이었어요. 기독교적 관점에서 보면, 이 사람들은 충분히 야심 차지 않아요. 그러면 우리는 이 질문에 도달하게 되죠. 그들이...


다우댓: 하지만 그들은 도덕적으로나 영적으로 충분히 야심 차지 않죠.


: 그럼 여전히 육체적으로 충분히 야심찬가요? 심지어 그들은 여전히 정말로 트랜스휴머니스트인가요? 1999년의 복고풍으로 보이는 인체 냉동 보존술 같은 것은 그렇게 많이 일어나고 있지 않아요. 그러니까 신체에 대한 트랜스휴머니스트가 아닌 거죠. 좋아요, 어쩌면 인체 냉동 보존술에 관한 것이 아니라, 업로드에 관한 것일지도 모르죠. 그건 완전하다고는... 저라면 제 몸을 계속 갖고 싶군요. 저를 시뮬레이션하는 컴퓨터 프로그램만 원하지는 않아요.


다우댓: 네, 동의해요.


: 그래서 그 업로딩은 인체 냉동 보존술보다 한 단계 낮은 것처럼 보였어요. 하지만 그것조차도 대화의 일부이고, 이 지점에서 평가하기가 매우 어려워져요. 저는 그들이 모두 꾸며내고 있고 모두 가짜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다우댓: 일부는 가짜라고 생각하시나요?


: 저는 그것이... 가짜라는 말은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암시하지만, 저는 그게 핵심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요.


다우댓: 네.


: 풍요로운 언어가 있고, 낙관적인 언어가 있어요.


몇 주 전에 일론과 이것에 대해 대화를 나눴어요. 그는 10년 안에 미국에 휴머노이드 로봇 10억 대가 생길 것이라고 했죠. 그래서 제가 말했죠. '글쎄, 그게 사실이라면 재정 적자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겠네. 우리는 엄청난 성장을 할 것이고, 성장이 이 문제를 해결해 줄 테니까.' 하지만 그는 여전히 재정 적자를 걱정하고 있어요. 그가 10억 대의 로봇을 믿지 않는다는 걸 입증하는 건 아니지만 어쩌면 그가 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거나, 경제적으로 그렇게 변혁적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거나, 혹은 그 주위에 큰 오차 범위가 있다고 생각함을 시사해요.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이런 것들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어요.


만약 제가 실리콘밸리에 대한 비판을 해야 한다면, 그것은 항상 기술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서툴다는 거예요. 대화는 종종 미시적인 것으로 빠지곤 해요. 예를 들어 'AI의 IQ-ELO 점수는 무엇인가?' 같은 거요. 아니면 '인공일반지능(AGI)을 정확히 어떻게 정의하는가?' 우리는 이런 끝없는 기술적 논쟁에 빠져들죠. 그리고 중간 정도의 의미로 치부되고 있지만 제게는 매우 중요해 보이는 질문들도 많아요. 예를 들어, '이것이 재정 적자에 대해 의미하는 것은?' '경제에 대해 무엇을 의미하는가?' '지정학에 대해 무엇을 의미하는가?' 같은 것들이요.


최근에 제가 선생님과 나눈 대화 중 하나는 이것이었죠. '그것이 대만 침공에 대한 중국의 계산을 바꾸는가?' 만약 우리가 가속화되는 군사 AI 혁명을 겪는다면 중국은 뒤처지고 있는가? 그리고 어쩌면 낙관적인 관점에서는, 중국이 사실상 패배했기 때문에 AI 군사 혁명이 중국을 억제할 수도 있어요. 그리고 비관적인 관점에서는,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중국이 서두르게 되죠. 지금 대만을 잡지 않으면 뒤처질 테니까요.


어느 쪽이든, 이것은 꽤 중요한 문제인데, 충분히 고민하지 않고 있어요. 우리는 AI가 지정학에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하지 않아요. 거시 경제에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하지 않죠. 그런 종류의 질문들을 우리가 더 밀어붙였으면 합니다.


다우댓: 선생님께서 관심을 가지는 거시적인 질문도 있네요. 여기서 종교라는 실마리를 좀 더 당겨보죠. 최근에 적그리스도Antichrist 개념에 대해 강연을 해오셨는데 이는 기독교적 개념이자 종말론적 개념이죠. 그것이 당신에게는 어떤 의미인가요? 적그리스도는 무엇인가요?


/사진=로이터/뉴스1

/사진=로이터/뉴스1


: 우리 시간이 얼마나 남았죠?


다우댓: 선생님이 적그리스도에 대해 이야기할 시간만큼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 알겠어요. 뭐, 길게도 이야기할 수 있어요. 저는 우리가 직면한 실존적 위험과 도전 과제들을 어떻게 표현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항상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것들은 모두 이런 종류의 통제 불능의 디스토피아적 과학 텍스트로 구성되어 있죠. 핵전쟁의 위험이 있고, 환경 재앙의 위험이 있어요. 어쩌면 기후 변화와 같은 구체적인 것일 수도 있죠, 그외에도 우리가 생각해낸 다른 많은 것들이 있지만요. 생물무기의 위험도 있어요. 온갖 다른 공상과학 시나리오가 있죠. 분명히 AI에는 특정 유형의 위험이 있어요.


하지만 저는 항상 우리가 실존적 위험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또 다른 종류의 나쁜 특이점의 위험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걸 제가 단일 세계 전체주의 국가라고 표현합니다. 왜냐하면 이 모든 실존적 위험에 대해 사람들이 가진 기본적인 정치적 해결책은 세계 단일 정부이기 때문이에요. 핵무기에 대해 어떻게 할까요? 우리는 그것들을 통제하는 실질적인 힘을 가진 유엔을 가지고 있고, 국제정치 질서에 의해 통제되죠. 다른 것도 마찬가지예요. AI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그리고 우리는 글로벌 컴퓨팅 거버넌스가 필요해요. 사람들이 위험한 AI를 프로그래밍하지 않도록 모든 컴퓨터를 통제하고 모든 키 입력을 기록하는 세계 단일 정부가 필요해요. 그리고 저는 그것이 혹 떼려다 혹 붙이는 격이 아닌가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무신론적 철학의 프레임은 '하나의 세계, 아니면 아무것도 없다One World or None'예요. 1940년대 후반 미국 과학자 연맹Federation of American Scientists에서 내놓은 단편 영화의 제목이기도 해요. 핵폭탄이 세상을 날려버리는 것으로 시작하는 영화인데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세계 단일 정부가 필요하는 거죠. 하나의 세계, 아니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거예요. 그리고 기독교적 철학의 프레임은, 어떤 면에서는 같은 질문인데, '적그리스도냐 아마겟돈이냐?'예요. 적그리스도의 단일 세계 국가를 갖거나, 아니면 우리가 몽유병 환자처럼 아마겟돈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거죠. '하나의 세계냐 아무것도 없느냐', '적그리스도냐 아마겟돈이냐'는 어떤 차원에서는 같은 질문이에요.


저는 이 주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어요. 한 가지 질문은—적그리스도에 대해 쓰여진 모든 책들의 이야기에 있는 구멍이기도 한데—바로 '적그리스도는 어떻게 세상을 장악하는가?' 예요. 그는 악마적이고 최면적인 연설을 하고 사람들은 그냥 거기에 넘어가죠. 이건 악마적인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예요.


다우댓: 그건 완전히, 믿기 어렵죠.


: 매우 믿기 어려운 줄거리 구멍이에요. 하지만 저는 이 줄거리 구멍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적그리스도가 세상을 장악하는 방법은 아마겟돈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거예요. 실존적 위험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이것이 바로 우리가 규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죠. 이것은 17, 18세기 과학혁명을 두려워하던 사람들이 갖고 있던 이미지와 대척점에 있죠. 당시에는 적그리스도가 세상을 장악하기 위해 어떤 기계를 발명하는 어떤 사악한 기술 천재, 사악한 과학자 같았죠. 사람들은 그걸 너무나도 두려워해요.


우리 세계에서는, 정치적 반향을 얻고 있는 건 그 반대예요. '우리는 과학을 멈춰야 한다, 우리는 이것에 대해 그냥 '멈춰'라고 말해야 한다'는 것이죠. 17세기에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3에드워드 텔러4 유형의 인물이 세상을 장악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어요. 우리 세계에서는 그레타 툰베리가 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죠.


다우댓: 저는 그 두 옵션 사이의 중간 지점을 제안하고 싶군요. 과거에는 적그리스도에 대한 합리적인 두려움이 일종의 기술의 마법사에 대한 것이었어요. 그리고 이제 합리적인 두려움은 기술을 통제하고, 안전하게 만들며, 선생님의 관점에서 보편적인 정체를 가져올 것이라고 약속하는 누군가에 대한 것이죠, 그렇죠?


: 뭐, 그게 제 설명에 더 가깝죠.


다우댓: 맞아요.


: 저는 사람들이 여전히 17세기형 적그리스도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여전히 닥터 스트레인지러브를 두려워하죠.


다우댓: 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진짜 적그리스도가 그 두려움을 이용해 '스카이넷을 피하고, 터미네이터를 피하고, 핵 아마겟돈을 피하려면 저와 함께 해야 합니다'라고 말할 것이라고 하시는 거죠.


: 그렇습니다.


다우댓: 제 생각에는, 지금 세상을 보면 그 두려움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종류의 새로운 기술적 진보가 필요할 것 같아요.


그래서 만약 세상이 AI가 모든 것을 파괴할 것이라고 확신하게 된다면, 세상이 평화와 규제를 약속하는 누군가에게 기댈 수 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지점에 도달하려면 가속주의적 종말 시나리오 중 하나가 펼쳐지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평화와 안전의 적그리스도를 얻으려면, 더 많은 기술적 진보가 필요해요.


예를 들어, 20세기 전체주의의 주요 실패 중 하나는 지식의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에요. 전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었죠. 그래서 평화와 안전의 전체주의 통치를 돕기 위해서는 AI나 다른 무엇인가가 필요해요. 그렇다면 본질적으로 선생님의 최악의 시나리오가 어떤 진보의 폭발을 포함하고, 그것이 길들여져서 정체된 전체주의를 강요하는 데 사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지금 우리가 있는 곳에서 바로 그곳에 도달할 수는 없어요.


: 글쎄요, 그럴 수...


다우댓: 예를 들어, 그레타 툰베리는 지중해의 배 위에서 이스라엘에 항의하고 있죠. 저는 가속화되는 변화와 총체적 재앙에 대한 실질적인 두려움이 없는 한, 현재로서는 AI로부터의 안전, 기술로부터의 안전, 심지어 기후 변화로부터의 안전에 대한 약속이 강력한 보편적 구호가 될 것이라고 보지 않아요.


: 이런 것들은 평가하기가 정말 어렵지만, 저는 환경주의가 꽤 강력하다고 생각해요. 단일 세계 전체주의 국가를 만들 만큼 절대적으로 강력한지는 모르겠지만...


다우댓: 현재 상태로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 저는 환경주의가 유럽에서 사람들이 여전히 믿는 유일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들은 이슬람 샤리아 율법이나 중국공산당의 전체주의적 장악보다 녹색 의제를 더 믿어요. 미래는 현재와 다른 모습을 한 미래에 대한 관념입니다. 유럽에서 제공되는 세 가지는 녹색, 샤리아, 그리고 전체주의 공산 국가뿐이죠. 녹색이 단연코 가장 강력해요.


다우댓: 세계에서 지배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는 쇠퇴하고 무너져가는 유럽에서요.


: 물론이죠. 항상 맥락이 있어요.


우리는 핵 기술이 작동하는 방식과 관련하여 정말 복잡한 역사를 가지고 있었고, 우리는 실제로 전체주의적인 단일 세계 국가에 도달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1970년대에 이르러, 정체에 대한 한 가지 설명은 기술의 통제 불능의 진보가 매우 무서워졌고, 베이컨에서 시작된 과학혁명이 로스앨러모스에서 끝났다는 것이에요.


그리고 나서는 '좋아, 거기서 끝났고, 우리는 더 이상 원하지 않아'가 되었죠. 그리고 1960년대 후반 찰스 맨슨(**주석 필요**)이 LSD를 복용하고 살인이 시작되었을 때, 그가 LSD에서 본 것, 그가 배운 것은 도스토옙스키 책에 나오는 안티히어로처럼 될 수 있고 모든 것이 허용된다는 것이었어요.


물론, 모든 사람이 찰스 맨슨이 된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제가 보기에, 모든 사람이 찰스 맨슨만큼 정신이 이상해졌고 히피들이 장악...


다우댓: 하지만 찰스 맨슨은 적그리스도가 되어 세상을 장악하지는 않았어요. 우리는 종말론적인 이야기로 끝나가고 있는데 선생님은...


: 하지만 1970년대에 대한 해석은 히피들이 이겼다는 거예요. 우리는 1969년 7월에 달에 착륙했고, 3주 후에 우드스톡이 시작되었으며 돌이켜보면 그때가 진보가 멈추고 히피들이 이긴 때였어요. 그리고 네, 그것은 문자 그대로 찰스 맨슨은 아니었죠...


다우댓: 좋아요. 끝으로 적그리스도 이야기를 계속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물러서고 있어요. 지금 '좋아, 환경주의는 이미 친정체적이다'라고 말씀하셨죠. 좋아요, 그 모든 것에 동의하죠.


: 아뇨, 저는 그냥 그런 것들이 강력하다고 말하는 거예요.


다우댓: 하지만 우리는 지금 적그리스도의 지배 하에 살고 있지 않잖아요. 우리는 그냥 정체되어 있을 뿐이죠. 그리고 선생님께서는 정체를 영구적으로 만들고, 두려움에 의해 움직이는 더 나쁜 무언가가 저 너머에 있을 수 있다고 가정하고 계시죠. 그리고 저는 그것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로스앨러모스와 유사한 어떤 기술적 진보의 폭발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고요.


선생님께 아주 구체적인 질문이 있어요. 선생님은 AI 투자자이시죠. 팔란티어, 군사 기술, 감시 기술, 전쟁 기술 등에 깊이 투자하고 계시고요. 선생님께서 저에게 적그리스도가 권력을 잡고 기술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이용해 세상에 질서를 강요하는 이야기를 할 때, 저는 그 적그리스도가 아마도 선생님이 만들고 있는 도구들을 사용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를테면 적그리스도가 '좋아, 우리는 더 이상 기술적 진보를 안 할 거지만 팔란티어가 지금까지 해온 일은 정말 마음에 들어'라고 말하지 않을까요? 그것이 우려되지 않나요? 공개적으로 적그리스도를 걱정하는 사람이 의도치 않게 그의 도래를 앞당긴다는 것이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까요?


: 보세요, 갖가지 다른 시나리오들이 있어요. 저는 분명히 제가 그런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우댓: 분명히 말씀드리자면, 저도 선생님이 그런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저 어떻게 영구적인 권위주의적 통치에 기꺼이 복종하는 세계가 오게 되는지에 관심이 있을 뿐이에요.


: 음, 우리가 설명할 수 있는 여러 다른 단계가 있어요. 하지만 제가 방금 말씀드린 것이, 정체에 대한 광범위한 설명으로서, 전 세계가 50년 동안 평화와 안전주의에 복종해왔다는 것이 그렇게 터무니없나요? 데살로니가전서 5장 3절에, 적그리스도의 슬로건은 "평안하다, 안전하다"죠.


그리고 우리는 FDA에 복종해왔어요. FDA는 미국 내의 약물뿐만 아니라 사실상 전 세계를 규제해요. 왜냐하면 나머지 세계가 FDA의 결정을 따르기 때문이죠.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전 세계의 원자력 발전소를 효과적으로 규제해요. 모듈형 원자로를 설계해서 아르헨티나에 그냥 지을 수 없어요. 그들은 아르헨티나 규제 당국을 신뢰하지 않을 거예요. 그들은 미국의 결정을 따를 거예요.


그래서 이것은 적어도 우리가 왜 50년의 정체를 겪었는지에 대한 질문이에요. 그에 대한 대답 하나는 아이디어가 고갈되었다는 것이고, 다른 대답은 문화적으로 그걸 허용되지 않는 어떤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에요. 그리고 문화적 대답은 일종의 상향식 대답일 수 있어요. 그것은 단지 인류가 이 더 유순한 종류의 종으로 변형된 것일 뿐이라는 거죠. 혹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하향식일 수 있어요. 정체주의적인 것으로 변해버린 정부라는 기계가 있다는 거죠.


원자력은 21세기의 동력이 되어야 했어요. 그런데 모종의 이유로 전 세계적으로, 세계적인 기반에서 궤도에서 이탈했어요.


다우댓: 그렇다면 어떤 의미에서는, 선생님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는 이미 적그리스도의 온건한 통치 하에 살고 있는 셈이네요. 신이 역사를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 [잠시 멈춤] 이런, 이건 또... 저는 항상 인간의 자유와 인간의 선택을 위한 여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것들은 어느 한쪽으로 절대적으로 미리 정해져 있지 않아요.


다우댓: 하지만 신은 우리를 온화하고, 온건하며, 정체주의적인 적그리스도의 통치 아래 영원히 내버려 두지 않을 거잖아요, 안 그런가요? 이야기가 그렇게 끝날 수는 없잖아요, 그렇죠?


: 신에게 너무 많은 인과 관계를 돌리는 것은 항상 문제예요. 제가 인용할 수 있는 여러 성경 구절이 있지만, 요한복음 15장 25절을 드릴게요. 거기서 그리스도는 "그들이 까닭 없이 나를 미워하였다"고 말씀하시죠. 그래서 그리스도를 박해하는 이 모든 사람들에게는 사실 그리스도를 박해하는 이유나 원인이 없어요. 그리고 만약 우리가 이것을 궁극적인 인과 관계 구절로 해석한다면, 그들은 '나는 신이 나에게 이것을 하도록 했기 때문에 박해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을 겁니다. 신이 모든 것을 일으키고 있다고요.


그리고 기독교적 견해는 반칼뱅주의적이에요. 신은 역사의 배후에 있지 않아요. 신이 모든 것의 원인도 아니죠. 만약 신이 모든 것을 일으킨다고 말한다면...


다우댓: 하지만 잠시만요, 하지만 신은...


: 신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는 거예요.


다우댓: 하지만 신은 예수 그리스도가 역사에 들어오는 것 뒤에 계시잖아요. 왜냐하면 신은 우리를 정체되고 퇴폐적인 로마 제국에 내버려 두지 않으실 것이었기 때문이죠, 안 그렇습니까? 그러니 어느 시점에는 신이 개입하실 거예요.


: 저는 그 정도로 칼뱅주의자는 아니에요. 그리고...


다우댓: 하지만 그건 칼뱅주의가 아니에요. 그건 그냥 기독교죠. 신은 우리가 영원히 스크린을 쳐다보며 그레타 툰베리의 설교를 듣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실 거예요. 우리를 그런 운명에 버려두지 않으실 거예요.


: 좋든 나쁘든, 저는 인간의 행동, 인간의 자유를 위한 여지가 아주 많다고 생각해요. 만약 제가 이런 것들이 결정론적이라고 생각했다면, 그냥 받아들이는 편이 나을 거예요. 사자들이 오고 있다고요. 그냥 요가나 하고 기도 명상을 하면서 사자들이 우릴 잡아먹는 동안 기다려야겠죠. 하지만 저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우댓: 동의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 점에 있어서, 단지 희망을 가지려 하고 우리의 인간적 자유를 사용하여 적그리스도에 저항하려 할 때, 성공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고 제안하는 것뿐이에요, 안 그렇습니까?


: 그 점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있어요.


다우댓: 좋아요. 피터 틸 선생님,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1825년 창간된 미국의 진보 성향 일간지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합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퓰리처상을 수상(130회 이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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