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0 15:30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습니다. 2020년 3월 이후 4년 반만에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입니다. 연준은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노동시장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번 '빅컷'은 트럼프 후보에게는 불리한 결정입니다. 선거를 50일 정도 앞두고 '빅컷'은 주식시장 등에 호재가 되어 민주당 정부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우려해 트럼프 후보는 대선 전 금리인하를 반대했던 것인데, 0.25% 포인트도 아닌 0.5% 포인트의 '빅컷'을 단행해버린 것입니다. 트럼프 후보는 이번 결정을 매우 적대적인 '선거개입' 행위로 판단할 것입니다.
9월 17일에 레바논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통신수단인 무선호출기(삐삐, 단방향 통신)가 동시에 폭발하였고, 그 다음날인 18일엔 휴대용 무전기(워키토키, 양방향 통신)가 동시에 폭발했습니다. 이틀간의 통신기기 폭발로 총 37명이 죽었고, 약 3천명이 다쳤습니다. 무선호출기의 수신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들여다볼 때 폭발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눈을 다쳐 실명했고 일부는 사망했습니다. 이런 공격을 할 수 있는 것은 이스라엘뿐이지만 이스라엘은 자국 책임을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공격 전날인 16일에 이스라엘 내각은 기존의 공식적 전쟁 목적을 번경해 하마스 격퇴와 인질 구출과 함께 "이스라엘 북부의 거주자들이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새로운 전쟁목적을 추가했습니다. 헤즈볼라 공격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내각의 발표가 있은 다음날 헤즈볼라 구성원들의 무선호출기가 폭발한 것을 보면 이번 폭발 사건의 배후엔 이스라엘이 있는 것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단방향 통신기기인 무선호출기를 구성원들에게 배급한 것으로 보이는데, 무선호출기는 대만 회사인 '골드아폴로' 마크가 찍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만의 골드아폴로사(社)는 자신들이 직접 만들지 않았고, 헝가리 부다페스트 소재 BAC라는 컨설팅회사가 골드아폴로사 브랜드를 사용해 생산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BAC라는 회사가 이상합니다. CEO는 유엔의 핵관련 기구에서 일했고, 리비아에서 소기업 지원 사업을 펼쳤다고 하는데, 현재 연락이 두절된 상태입니다. BAC는 어쩌면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위장회사일 수도 있습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무선호출기와 휴대용 무전기 안에 폭발물을 설치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일부 국내언론에서 헤즈볼라의 대규모 보복공격을 점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물론 작은 규모의 보복은 가능하겠지만 대규모 보복공격은 어렵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우선 헤즈볼라가 구축해온 통신망이 이번 폭발사건으로 사용불능에 빠진 점입니다. 정규군이 아니라 민병대 조직인 헤즈볼라는 최첨단의 고가 군사 통신장비 대신 휴대폰, 무선호출기, 워키토키로 통신망을 유지해왔습니다. 하지만 지난번 고위급 군 지휘관의 암살에 이은 이번 무선호출기, 워키토키 폭발로 통신망을 전면 재정비해야 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침투하지 못할 통신망을 어떻게 구축해야 할지 현재 고심중일 것입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대규모 보복전이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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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도 이어지고 있어서 레바논의 일반시민들이 '왜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에 헤즈볼라가 개입해서 우리가 이런 피해를 봐야하는가'라고 불만스러워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헤즈볼라가 자칫 레바논 국민들과 멀어질 위험성이 있는 것입니다. 이번 폭발사건이 발생한 직후인 9월 19일, 헤즈볼라 최고지도자가 이스라엘을 비난하며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이 멈추지 않는한 헤즈볼라의 공격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연설을 했는데, 그렇게 격분한 모습이 아니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게다가 그가 연설하는 도중에 이스라엘 제트기들이 연설 장소 상공에서 '소닉붐'(음속 돌파시 나는 굉음 및 충격파)을 만들어 연설을 방해했고, 동시에 이스라엘군은 남부 레바논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습니다. 통신망 복구를 위해서도, 레바논 국민들의 여론을 살피기 위해서도, 헤즈볼라는 당분간 전면전 대신 간헐적 보복작전으로 만족해야 할 것입니다.
북한과 중국은 오는 10월 6일에 국교수립 75주년을 맞이 합니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75주년 같은 것을 '꺾이는'(節) 해라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데, 아사히신문의 9월 15일자 기사는 중국 단둥 현지 소식통을 인용하며 오랫동안 미뤄왔던 '신압록강대교'의 개통이 10월 6일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과 중국은 '조중우의(朝中友誼)의 다리'라는 단선 철로와 왕복 1차선 도로로 이뤄진 철교로 육상교역을 맡아왔는데, 차량의 경우 시간을 정해 중국에서 북한으로, 북한으로 중국으로 왕래합니다. 왕복 4차선인 신압록강대교는 2009년 건설비 전액을 중국이 부담한다는 조건으로 건설에 합의했고, 다리 본체는 2014년에 완성되었지만 양국 관계의 부침으로 개통되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2011년에 김정은이 집권하면서 양국관계가 악화되었고, 특히 친중파인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이후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 등을 통해 양국 관계가 개선되었고, 이를 반영해 2019년 7월까지만 해도 신압록강대교가 북한측 간선도로와 연결되지 않았던 것이 10월 이후 빠른 속도로 접속도로 건설이 이뤄지면서 다리와 북한측 간선도로가 연결되었습니다. 물리적으로는 개통이 언제든 가능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현재는 코로나 봉쇄도 풀렸고 양국 관계도 과거보다는 좋아졌지만 최근 북한이 친러시아 행보를 보이고 중국과 거리를 두면서 양국 사이에 긴장이 생겼다는 점에서 10월 6일에 다리가 개통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게다가 최근 압록강의 홍수로 큰 인명피해가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왕복 4차선의 새 다리가 개통되는 것을 북한측이 꺼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10월 6일에 신압록강대교의 개통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