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7월 11일 금요일, 탬파에서 열린 터닝포인트 USA 학생 행동 서밋 연사 시작 전, 학생 섹션 참가자들이 DJ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다루는 행사와 다른 행사임) /사진=AP/뉴시스
2025.07.25 15:11
댈러스 컨벤션 센터의 연회장에서 꽃무늬 선드레스와 카우보이 부츠를 신은 수백 명의 젊은 여성이 라인 댄스를 추고 있다. 이들이 래퍼 KB가 리크레이Lecrae와 함께 부른 크리스천 힙합곡 '처치 클랩Church Clap'에 맞춰 박수치고, 발을 구르고, 돌고, 몸을 흔들 때마다 머리카락에 꽂은 리본과 머리핀이 까딱거린다. 청중 속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젊은 엄마들은 갓난아기를 엉덩이에 걸친 채 흔들며 가사를 따라 읊조린다. "진보도 이런 걸 해요?" 옆자리에 앉은, 재클린 케네디 스타일의 트위드 옷을 입은 캔자스시티 출신의 금발 회계사가 묻는다. 다량의 술이나 마약이 동원되지 않는 한 보통은 그렇지 않다고 인정해야만 했다.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내 자신이 싫었다. 보석 박힌 하얀 카우보이 부츠를 갖고 싶어 하는 내 마음도 싫었다.
이것이 바로 찰리 커크가 설립한 보수 성향의 학생 단체 '터닝포인트USA' 소속 젊은 여성들을 위한 연례 콘퍼런스 '영 우먼 리더십 서밋Young Women's Leadership Summit'에 대한 나의 첫인상이었다. 올해로 10년째를 맞는 이 서밋에는 전국에서 수천 명의 여성이 모여들며 대부분은 10대와 20대 초반이다. 이들은 '당신 정말 멋져요, 이제 나가서 미국을 구하세요'라는 슬로건이 인쇄된 거울 앞에서 셀카를 찍기 위해 줄을 섰고, 매점에서 아사이볼1을 퍼먹었으며, 탬파에서 열릴 예정인 남녀공학 행사인 '학생 행동 서밋Student Action Summit'에서 보고 싶은 남학생들에 대해 수다를 떨었다. 이들은 "사회주의자 남자친구를 차버려라",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페미니즘의 몰락fall", "성공하는 데 학위는 필요 없다"고 적힌 배지를 달고 복도를 돌아다녔다. 주말 내내 분위기는 마치 여학생 클럽의 사교 모임 같았지만 독한 칵테일은 더 적고 성경의 '룻기'에 대한 언급은 더 많다는 점이 달랐다.
"솔직히 말해봅시다. 보수주의자가 되는 것이 지금처럼 핫했던 적은 없어요." 인기 웰니스 팟캐스트 '컬처 아포테케리Culture Apothecary'의 진행자 알렉스 클라크는 개회사에서 말했다. "좌파에는 다섯 가지 자폐증과 공황 발작을 겪으며 링 라이트나 쓰는 틱톡 활동가들이 있죠. 우리에겐 방금 '보그' 표지에서 걸어 나온 것 같은 외모에 좌파 틱톡커 해리 시슨보다 데드리프트를 더 잘하는 여성들이 있어요." 군중은 폭소와 박수갈채를 터뜨렸다.
2024년 선거에서 18세에서 29세 사이 여성의 대다수가 카멀라 해리스에게 투표했지만, 같은 그룹 내에서 트럼프에 대한 지지율은 2020년에 비해 7%p 증가했다. 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지지로 돌아선 Z세대 남성의 비율인 58%에 비하면 미미한 수치이지만 우파는 이를 주류 문화가 자신들의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증거로 열심히 내세우고 있다. "보수주의는 모든 면에서 섹시함을 팔고 있어요." 클라크는 연설 후 기자에게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캠페인의 브랜딩조차 매우 미학적이고 천재적이며 훌륭하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모자는 영원히 순수한 미국 문화의 상징이 될 거예요. 이제 우리가 대중문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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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연회장에서 시간을 보낼수록 그곳에 모인 젊은 여성들에게 보수주의가 매력적인 이유는 트럼프와는 거의 관련이 없다는 게 뚜렷해졌다. 기자가 대화를 나눈 젊은 여성 중 그의 이름을 직접 언급한 사람은 거의 없었고, 일부는 그를 싫어한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청중 속에서 보석 박힌 카우보이 모자와 파스텔 톤 리본의 수는 MAGA 모자를 훨씬 능가했다. 대신, 여성들은 연사들이 제시하는 부드러운 초점의 여성성에 이끌리는 듯했다. "좌파는 여성들이 분노하고 피해자처럼 느끼며 권리를 빼앗기고 있다고 여기길 원해요." 31세의 인플루언서 아린 웩슬러는 말했다. "반면에 우리는 여성이 아름답고 위대한 목적을 수행한다고 생각하며, 우리 나름의 방식으로 여성을 존중합니다." 클라크가 연설에서 표현했듯이, 이 세계에는 분노의 대상인 사회 시스템 대신 "더 많은 아기와 소기름2, 더 적은 파란 머리3와 피임"이라는 비전이 있었다. 참석자는 강연을 듣고 나와 상품 판매대로 가서 위하트뉴트리션We Heart Nutrition 오메가-3 보충제("구매 금액의 10%는 임신 중절 반대 임신 센터에 기부됩니다!"라는 팻말이 옆에 있었다), 'MAHA 레드' 립글로스, 그리고 "병든 문화를 육체적, 감정적, 영적으로 치유한다"고 적힌 70달러(10만원 원)짜리 파스텔톤 크루넥 스웨터를 살 수 있었다.
기자가 대화한 많은 젊은 여성은 '영 우먼 리더십 서밋'에 여러 차례 참가한 사람이었지만, 몇몇은 처음 온 참석자이거나 트럼프의 승리에 용기를 얻어 비슷한 생각을 가진 또래 젊은 여성들과 교류하고 싶어 하는 새로운 보수주의자였다. "선거 막바지에 보수 문화가 멋지게 보이도록 하는 Z세대를 향한 메시지가 넘쳐났어요." 콘퍼런스 개막식에서 국가를 부른 26세의 컨트리 가수 알렉시스 윌킨스는 말했다. "우리가 즐길 줄도 모르고 구석에 앉아 모든 사람을 미워하는 고루하고 이상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게 알려졌죠." 많은 여성이 32세의 건강 및 웰니스 팟캐스트 '컬처 아포테케리' 진행자 클라크나,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170만 명이 넘는(이는 여성들에게 인기 많은 팟캐스트 '콜 허 대디Call Her Daddy'보다 수십만 명 더 많다) 26세의 팟캐스터 브렛 쿠퍼를 보게 되어 신난다고 말했다. "정치에 관심 없는 제 친구들조차 브렛 쿠퍼가 누군지 알아요." 어머니와 함께 콘퍼런스에 온 애틀랜타 출신의 17세 셸비 그윈은 말했다. "쿠퍼가 정말 많은 사람을 끌어들였어요."
쿠퍼는 벤 샤피로가 공동 설립한 보수 성향 웹사이트 '데일리 와이어The Daily Wire'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 자신의 시청자 중 여성은 10%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우파 미디어 지형은 매우 남성 중심적이었고 Z세대 목소리는 거의 없었으며, 대부분이 남성이었어요." 쿠퍼는 말한다. 현재 쿠퍼의 시청자 중 여성 비율은 60~65%에 달한다. "저처럼 소외감을 느끼고 이 미디어 지형에서 설 자리가 없다고 느꼈던, 상식을 갖춘 우익 성향의 젊은 여성들에게 다가가고 싶었어요." 그는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렇게 되었죠."
주최측 대변인에 따르면, 올해 서밋은 터닝포인트 10년 역사상 가장 많은 3000명 이상의 여성이 참석했다. 웩슬러에 따르면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는 들뜬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감지되었고, 더 많은 젊은 여성이 이 대열에 합류하고 있었다.
"그것이 Z세대 여성에게 가장 큰 것 중 하나예요. 그들은 '있잖아요, 모든 걸 다 가질 수는 없어요. 그러니 여기 당신의 선택지가 있고 당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세요'라고 말해줄 사람을 찾고 있어요."
일부 첫 참석자들은 마스크 의무화, 봉쇄, 그리고 자신들이 보기에 자의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과 같은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급진화되었다고 말했다. "코로나 상황이 정말 저를 질리게 만들었어요." 자신을 한때 열렬한 진보주의자였다고 밝힌 21세의 대학생 엠마 스미스는 좌파가 사람들에게 백신 접종을 "강요했다"며 말했다. 다른 이들에게는 여성 스포츠에 참여하는 트랜스젠더 선수가 우경화의 계기가 되었다. "저는 여성 선수들을 보호하고 싶어요." 우익 성향의 대학생 단체인 '계몽된 여성들을 위한 네트워크Network for Enlightened Women'의 오클랜드 대학교 지부장인 카타리나 디코스모는 말했다. 대학 수준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이 운동선수의 0.002% 미만을 차지한다는 사실은 중요해 보이지 않았다. 이 여성들 대부분은 트랜스젠더를 만나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기자가 대화한 젊은 여성들은 특정 사회 문제보다는 진보 밀레니얼 세대가 자신들에게 제시했다고 느끼는 비전에 대한 좌절감에 더 큰 영향을 받은 듯했다. 현대 여성이 가정과 경력을 능숙하게 양립할 수 있다고 제안하는 '린 인Lean In' 스타일의 '걸보스girlboss 페미니즘'을 의미한다. 연사들과 참석자들로부터 가장 공통적으로 들은 주제는 젊은 여성들이 고등교육을 포기하고 결혼하여 주부가 되고 가능한 한 많은 자녀를 낳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클라크의 연설은 "아이들을 어린이집에서 데리고 나온" 어머니들을 칭찬하고, 미국 여성을 "날씬하고, 다산이며, 보수적으로" 만들고 싶다고 자랑하며 이러한 주장의 토대를 마련했다. "페미니즘은 인정을 받기 위해 기업에서 꿈을 좇으라고 말했어요. 결혼 생활은 무너지고 아이들은 씨앗 기름을 먹는 와중에 말이죠." 클라크는 말했다. "글쎄요, 우리는 사무실 파티션이 주방보다 여성에게 힘을 실어주는 척하기를 이제 그만뒀어요."
기자는 클라크에게 콘퍼런스에 참석한 여성들이 여기서 무엇을 얻어야 하는지, 그러니까 그의 연설을 여성이 노동시장을 떠나 주방으로 돌아가라는 요구로 해석해야 하는지 물었다. "여성이 직업을 가질 수 없다고 말하는 게 아니에요. 우리는 단지 그 길에 대해 우리가 통상적으로, 역사적으로 들어왔던 것과는 다르게 생각하고 있을 뿐이에요." 그는 말했다. "우리는 '아, 네, 당신은 전업맘이 되면서 멋진 결혼 생활을 하고 직장에서도 100%일 수 있어요'라고 여성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었어요. 무언가는 포기해야 해요." 기자가 성공한 미혼의 커리어우먼으로서 이런 말을 하는 클라크의 아이러니를 지적하자, 클라크는 결혼하면 "내일이라도 이 모든 것을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쩌면 신의 계획은 제가 다른 여성들이 멋지고 건강한 가정과 결혼 생활을 하도록 돕는 것이고 저는 단지 메신저일 뿐일지도 모르죠." 클라크는 말했다. "저는 그저 신을 믿어야 해요."
여성이 쉽게 '모든 걸 가질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았던 밀레니얼 세대 엄마로서(기자는 세 시간만 자고 아이들과 영상 통화를 하는 틈틈이 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었다), 어느 정도는 클라크의 말에 동의했다. 기자는 계속 사회가 여성을 커리어적 열망과 가정을 꾸리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얼마나 어렵게 만드는지를 떠올렸다. 물론 터닝포인트 연사들이 제시하는 해결책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두 아이를 둔 30세 엄마와 유급 육아휴직, 국가 보조 보육, 어머니를 위한 보편적 기본소득 도입에 대해 논의했을 때, 그는 코를 찡그리며 "좀 정신 나간 소리 같아요. 저한테는 약간 공산주의적으로 들리네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미총기협회(NRA)의 전 대변인인 데이나 로쉬가 연설에서 한 말의 기본 전제를 인정하지 않기는 어려웠다. "모든 것을 동시에 가질 수는 없어요. 무언가는 희생될 겁니다."
어머니가 지치고, 분노하고, 우울해지는 것을 지켜봤을지 모를 젊은 여성들이 왜 자신을 위해 같은 길을 추구하는 것에 반발하고, 대신 겉보기에 더 부드럽고 전통적인 여성성에 대한 접근법을 택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좌파는 항상 '넌 뭐든지 걸보스처럼 해낼 수 있어'라고 말하는데, 만약 그럴 수 없다면요? 아무런 도움이 없다면요?" 내슈빌에서 온 17세의 솔리아 메클링은 말했다. "저는 그게 Z세대 여성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들은 '있잖아요, 모든 걸 다 가질 수는 없으니, 여기 당신의 선택지가 있고 당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세요'라고 말해줄 사람을 찾고 있어요." 쿠퍼는 연설에서 그 미묘한 지점을 짚으려 했다. "매일 집에 머물며 사워도우 빵을 만들 필요는 없어요." 쿠퍼는 '전통주의 아내trad-wife' 미학을 "'린인, 걸보스 페미니즘'이 만든 것과 동일한 흑백 논리적 틀"에 비유하며 말했다. 쿠퍼는 청중에게 전업주부와 경력 추구라는 "이 두 극단 사이 어딘가에 자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신만의 고유한 삶을 만들어갈 수 있어요."
그러나 그러한 미묘한 메시지는 서밋 연사들 사이에서 드물었다. 특히 터닝포인트 설립자 찰리 커크와 그의 아내 에리카는 청중 속 여성들(이들 중 다수는 이미 대학에 재학 중이거나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었다)에게 가능한 한 빨리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라고 독려하는 데 집착하는 것처럼 보였다. "어머니가 되는 것은 멈춤이 아니라 발판이에요." 에리카 커크는 청중 속 젊은 여성들에게 경력을 포기하고 "월급과 직함, 그리고 좋은 사무실을 좇으며 당신의 짧은 시간을 희생하는 것"을 피하라고 촉구했다. 터닝포인트를 포함한 많은 기업이 채용 부스를 설치했고, 주요 연사들 중 전업주부인 사람이 거의 없는 대학생과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을 위한 서밋에서 할 말로는 특이하게 들렸다.
이 메시지에 혼란스러워한 것은 기자 뿐만이 아니었다. "고학력의 커리어우먼들이 무대에 올라 다른 여성들에게는 아이를 키우기 위해 집에 있으라고 말하는 것이 흥미롭다고 생각해요."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한 24세 여성이 말했다. 기자가 대화를 나눈 거의 모든 젊은 여성은 아내와 어머니가 되는 것을 꿈꾸지만 노동시장 진입을 늦출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한 명은 데이캠프4 관리자가 되고 싶어 했고, 다른 한 명은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어 했다. 또 다른 한 명은 보수적인 기독교인 할머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간호사이자 물리치료사가 되기 위해 훈련 중이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아요." 그는 말했다. "이건 제 길이고 신이 저에게 무엇을 원하느냐가 중요하죠."
서밋 마지막 날 커크와의 질의응답 시간에 한 고등학생이 마이크에 다가가 커크에게 "이 서밋의 사명이 무엇인지 명확히 해주실 수 있나요?"라고 물었다. "'젊은 여성 리더십 서밋'인데, 무대에 오른 모든 여성은 경력을 쌓았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는 것이고, 제가 대부분의 연설에서 얻은 핵심적인 교훈은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라'는 것이었어요." 학생은 말했다. 커크는 이 질문에 당황한 듯 보였다. "제가 반대로 그 질문을 해볼 수 있겠네요.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 당신에게 아이를 가지라고 말하고 있잖아요." 커크는 말했다. "그러니 아마 그들은 당신이 모르는 무언가를 알고 있을 겁니다."
대부분의 청중은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다. 하지만 기자는 전날 연회장에서 보았던 한 젊은 어머니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5세 미만의 세 아이는 하루 종일 방 안을 뛰어다니고 유모차에 오르며 시간을 보냈다. 그는 긴 파란색 주름 드레스와 플랫 슈즈를 신고 있었다. 서밋에서 여성들이 열망하라고 들었던, 가족과 국가에 봉사하는 경건한 아내의 모습 그대로였다. (남편은 자리에 없었다. 기자는 주말 내내 아기를 안고 있는 남자를 단 한 명 보았을 뿐이다.) 어머니가 아이들을 쫓아다니는 동안 200달러(30만 원)를 내고 보러 온 연설을 실제로 볼 수 없다는 짜증 섞인 기색을 이따금 감지할 수 있었다. 기자는 그 어머니가 집에 돌아가면 남편이 그녀를 위해 목욕물을 받아주고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 그녀가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길 바랐다. 그리고 청중 속 다른 젊은 여성들도 그녀를 보고 그 짜증의 기미를 알아채기를 바랐다. 아마 그것이 그들로 하여금 머리를 파랗게 염색하고 가족계획연맹Planned Parenthood에서 자원봉사를 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그것이 그들로 하여금 신이 그들을 위해 정해줬다고 들었던 길에 의문을 품게 할 수는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들은 애초에 길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는 것, 그러니까 자신만의 길을 개척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지도 모른다.
근래 미국의 정치·문화에서 벌어지고 있는 '보수의 반격'은 PADO가 꾸준히 다뤄온 주제인데 가장 진보 성향이 뚜렷한 2030 여성에서도 이런 현상이 관측되고 있습니다. 여성이 받는 차별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왜 어떤 여성들은 페미니즘에 등을 돌리고 '전통적'인 여성상으로의 회귀를 선망하는 걸까요?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학생 단체 '터닝포인트USA'에서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주최한 컨퍼런스를 다룬 뉴욕매거진의 6월 17일 기사는 그 실마리를 보여줍니다. 기사는 커리어와 가정 생활을 모두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걸보스girlboss 페미니즘'에 지친 젊은 여성들이 어떻게 전통적인 여성성, 즉 '현모양처'의 가치를 새롭고 '힙한' 라이프스타일로 재포장하며 열광하는지를 생생하게 포착합니다. 이는 치열한 젠더 갈등과 끝없는 경쟁 사회에 지친 한국의 젊은 세대에게도 결코 낯설지 않은 풍경이며,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거대한 흐름의 일부일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과거 PADO에서도 소개했던 보수 건강 인플루언서 알렉스 클라크와 전통주의 아내 등이 언급됩니다. 페미니즘 이후의 페미니스트에 대한 소개 또한 함께 읽기에 좋습니다. 과연 커리어와 가정생활 모두를 해내는 것은 불가능할까요? 양자택일은 미국적 상황이 강요하는 것은 아닐까요? 현재 한국에서도 가장 심각한 질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