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핵융합 기술 달성을 향한 美中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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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모어에 있는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의 국립점화시설(NIF) 내 목표 베이(Target Bay)의 모습이다. 이 거대한 구체 중앙으로 NIF의 192개 레이저 빔이 모여 작은 수소 연료 알갱이를 폭발시킨다. /사진=로이터/뉴스1

2025.09.12 17:07

The Wire 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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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은 에너지의 '에덴 동산' 같은 기술입니다. 상용화에 성공하면 무한정에 가까운 에너지를 탄소 배출 없이 저렴하게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만큼 까다로운 기술이기도 합니다.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핵융합을 두고 '30년 전에도 30년 걸린다고 하고 지금도 30년 걸린다고 하는 기술'이라고 농담하기도 하죠.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핵융합 관련 연구에서도 상당한 진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일까, 그동안 국책 사업 투자가 주된 자금원이던 업계에 최근 민간 투자가 몰려들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 전문 매체 더와이어차이나의 7월 20일 특집 기사는 핵융합 업계의 연구 동향과 투자 현황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근래 주요 기술 개발의 흐름은 미국이 원천기술을 개발하면 중국이 이를 산업 수준으로 확장 실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곤 했는데 기사를 읽고 나면 어쩌면 핵융합 기술도 최종적인 상업적 과실은 중국이 얻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국은 오래 전부터 기술 개발 뿐만 아니라 산업 차원에서의 공급망 확보 등을 염두에 두고 핵융합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상용화는 요원하지만 핵융합 기술은 21세기 글로벌 경제와 안보 지형을 완전히 뒤바꿀 게임 체인저입니다. 양자컴퓨터와 핵융합 같은 최첨단 기술을 둔 미국과 중국의 경쟁은 우리도 꾸준히 팔로우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겨울의 어느 날, 안후이성 허페이의 과학자들은 플라스마로 채워진 3.5톤 무게의 도넛 모양 장치를 약 18분 동안 섭씨 1억 도 이상으로 가열했다. 이는 태양 중심부 온도의 6배가 넘는 수준이다.


지난 1월의 이 실험은 플라스마물리연구소 과학자들에게는 기념비적인 순간이었다. 엄청난 열과 압력을 견딜 수 있는 거대한 은색 구조물인 실험용 첨단 초전도 토카막(EAST) 내부에서 중국 연구진은 극한 조건에서 플라스마를 가장 오래 가두는 세계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궁극의 에너지원인 핵융합을 실현하려는 인류의 수십 년 여정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


수십 년 동안 핵융합은 실현 불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여겨졌다.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핵융합 기술을 "영원히 30년 후에 올 기술"이라고 농담 삼아 말해왔다. 그러나 저렴하고 안전하며 탄소 배출이 없는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거부할 수 없는 가능성 때문에, 110년 전 처음 이론이 정립된 이래로 핵융합은 에너지 과학자들의 이상향이었다.


오늘날의 원자력 에너지는 핵분열을 통해 얻어진다. 우라늄과 같은 무거운 원자가 둘로 쪼개지면서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하고, 이 에너지를 전기로 활용하는 과정이다.



반면 핵융합은 그 반대의 과정이다. 원자를 쪼개는 대신, 일반적으로 수소와 같은 두 개의 가벼운 원자가 합쳐져 하나의 더 무거운 원자를 생성하면서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생산한다. 이는 태양이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과 동일하다. 이 때문에 핵융합은 종종 지구에 '인공 태양'을 만드는 것에 비유된다.


그러나 수십 년간 과학자들은 '점화'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점화란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생성하여 순 에너지 이득을 얻는 순간을 말한다. 점화 다음에는 두 번째 난관이 기다린다. 반응을 지속시키기 위해 필요한 최소 1억5000만 도의 엄청난 열과 압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2022년 캘리포니아 로렌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 산하 국립점화시설(NIF)의 연구원들이 사상 최초로 점화에 성공하면서 미국 과학자들이 첫 번째 경쟁에서 승리했다.


"역사적인 성과였어요." 전직 에너지부 관리이자 핵융합 개발업체 및 공급망을 추적하는 웹사이트 '퓨전에너지베이스'의 설립자인 샘 워젤이 말했다. "인류가 불을 다룰 수 있게 된 것에 버금가는 발견이라고 할 수 있죠. 정말 놀라운 일이에요."

과학 프로젝트 그 이상

국립점화시설(NIF)에서의 점화 성공과 지난 1월 허페이에서 달성한 섭씨 1억 도 유지와 같은 여러 이정표 덕분에, 핵융합 원자로가 향후 10년 내에 가능할 뿐만 아니라 상업적으로도 실현 가능하리라고 믿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산업 단체인 핵융합산업협회가 2024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2035년까지 핵융합 발전소가 상업적으로 실현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영원히 30년 뒤에나 올 것 같던 기술이 갑자기 손에 잡힐 듯 가까워 보인다.



하지만 21세기 가장 중요한 기술 경쟁에서 과연 어느 나라가 승리하게 될까? 중국, 미국, 유럽의 여러 기업들이 핵융합 상용화의 첫 주자가 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2024년 한 해에만 전 세계적으로 25억 달러(약 3조5000억 원) 이상의 투자가 발표되었다. 미국 기업들은 현재까지 56억 달러(7조8000억 원) 이상을 유치했다. 독일의 프록시마퓨전Proxima Fusion은 지난 6월 1억3000만 유로(20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하며 유럽 핵융합 부문에서 사상 최대 투자 기록을 세웠다. 같은 달 영국 정부는 시제품 핵융합 발전소에 25억 파운드(4조4000억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상업용 핵융합 실현을 위해 중국만큼 많은 자금을 투입하는 나라는 없다. 중국 투자자들은 민간 핵융합 스타트업에 거의 30억 달러(4조200억 원)를 쏟아부었고, 국가는 국가 핵융합 계획에 훨씬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1980년부터 핵융합을 국가 에너지 계획의 핵심 부분으로 인식해왔다. 가장 최근의 5개년 계획에서는 첫 실험용 핵융합 원자로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목표 시점을 2040년으로 설정했다.


"핵융합은 단순히 물리과학적 과제일 뿐만 아니라 공급망과 인프라 개선이 요구되는 더 체계적인 과제예요." 중국의 핵융합 에너지 개발을 연구해 온 에이미 오우양Amy Ouyang 연구원이 말했다. "중국은 핵융합을 단순한 과학 프로젝트로 취급하지 않고 여러 부문에서 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어요."


저렴하고 거의 무한한 에너지를 약속하는 핵융합은 세계 각국이 에너지 공급을 확보하려는 노력에 변혁을 가져올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AI)용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전 세계적인 경쟁으로 전기와 물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


해수 담수화와 같이 막대한 에너지 수요 때문에 실현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다른 기술들도 갑자기 실현 가능해질 수 있으며, 이는 물 부족 지역에 혁신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 핵융합은 각국에 에너지 자립의 길을 제시하며 화석연료와 홍해, 말라카 해협, 남중국해 및 동중국해와 같이 지정학적으로 민감한 생산지 또는 수송로로부터 마침내 벗어날 수 있게 해준다.


워싱턴에서는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후원하는 비영리 단체인 특별경쟁연구프로젝트(SCSP)가 '핵융합 에너지 확산 위원회'를 설립했다. 이 위원회에는 마리아 캔트웰(민주당-워싱턴) 상원의원과 짐 리시(공화당-아이다호) 상원의원을 비롯해 주요 핵융합 연구소장들과 스타트업 CEO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위원회는 인공지능 국가안보위원회(NSCAI)를 부분적으로 모델로 삼았다. NSCAI는 의회로부터 위임받아 슈밋이 의장을 맡았으며, 미국의 국가 안보 및 국방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AI 개발을 진전시킬 방법을 모색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2021년에 발표된 최종 보고서는 중국의 AI 역량에 대한 방어 필요성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민감한 기술을 국산화하려는 중국의 노력을 늦추기 위해 수출 통제를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지난 6월 워싱턴에서 SCSP가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핵융합의 현 상황을 "짜릿하다"고 표현했다.


"40년 전 저는 핵융합 에너지를 연구하기 위해 대학에 갔고, 핵융합 문제를 정말 좋아했습니다." 라이트 장관이 말했다. "아주 까다로운 문제이고, 50년 넘게 지속적이지만 아주 빠르지는 않은 진전을 이루어 왔지요. 하지만 이제 핵융합은 상황이 빠르게 달라질 수 있는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상황이 얼마나 빨리 진전될지는 핵융합 주요 지지자들의 인내심에 크게 좌우될 것이다. 과학 연구 펀딩의 정치에서 10년은 긴 시간이며, 변덕스러운 투자자들과 워싱턴의 당파 싸움은 핵융합이 결실을 보기 위해 필요한 지원 수준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경제 침체나 AI 시장의 불황이 닥치면 미국의 핵융합 관련 자금이 줄어들 수 있어요." 미국과 중국의 핵융합 개발 진행 상황을 연구해 온 캘리포니아대학교 국제분쟁협력연구소의 비상임 연구원 지미 굿리치Jimmy Goodrich가 말했다.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경기 침체는 불가피해요. 그리고 그런 침체기에 수입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려는 동기가 강한 중국이 앞서 나갈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모어에 있는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의 국립점화시설(NIF)에 있는 '타깃 챔버'의 모습. 유지보수용 리프트를 통해 기술자들이 챔버 내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모어에 있는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의 국립점화시설(NIF)에 있는 '타깃 챔버'의 모습. 유지보수용 리프트를 통해 기술자들이 챔버 내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최근 연방 예산을 둘러싼 논쟁은 핵융합에 우호적인 지금의 환경이 얼마나 쉽게 뒤바뀔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재생에너지원에 대한 직접적인 세금 인센티브를 폐지하려고 시도하자, 보조금에 반대하는 라이트 장관은 원자력, 지열, 핵융합에 대한 세액 공제를 공개적으로 옹호했다. 이 세 분야에 대한 세액 공제는 이달 법으로 제정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 최종안에서 결국 유지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연구비 삭감이 상업용 핵융합을 가능하게 하는 데 필요한 많은 보조 과학 분야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별도로 경고했다.


이해관계가 큰 만큼 핵융합 지지자들은 이 경쟁이 너무 중요해서 질 수 없다고 말한다.


"기술이 발전해서 이제는 지구에서 별을 만들고 활용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어요." SCSP의 미래 기술 플랫폼 프로그램 책임자인 애비게일 쿠쿠라Abigail Kukura가 말했다. "어떤 상황이든 그에 대한 수요는 있을 거예요. 그리고 AI 덕분에 우리는 이 일을 제대로 해낼 기회와 의무를 동시에 갖게 되었습니다."

핵융합에 뛰어들다

앤드류 홀랜드 핵융합산업협회 회장은 정책 입안자들에게 핵융합의 가능성을 설명할 때 회의적인 반응에 익숙하다. 2010년대 초 워싱턴의 한 싱크탱크에서 근무할 당시, 그는 향후 10년간 핵융합에 300억 달러(42조 원)의 연방 자금을 지원할 것을 촉구하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사실상 비웃음만 받고 쫓겨났어요." 홀랜드 회장은 더와이어차이나에 말했다. "사람들은 '너무 장기적이라 핵융합에는 당연히 투자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말하곤 했죠."


"하지만 기하급수적 성장의 본질은, 발전이 급상승하기 전까지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발전이 거의 없는 평평한 선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겁니다." 그가 덧붙였다. "저는 2022년 NIF 점화 성공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 곡선이 처음으로 수평선 위로 올라온 순간이라고 봐요. 하지만 사실 그보다 약 5년 전부터 면밀히 지켜보던 사람들에게는 상황이 두 배로 빨라지고 매우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어요."


이러한 조용한 가속은 AI를 포함한 여러 기반 기술의 발전에서 비롯되었으며, 이는 핵융합을 향한 두 가지 다른 경로를 추구하는 연구자들에게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한 가지 접근법은 모두가 아는 핵융합로, 태양에서 영감을 얻었다. 태양에서는 중심부의 질량이 워낙 커서 중력이 플라스마를 끌어당겨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데 이를 '중력 가둠gravitational confinement' 현상이라고 한다.


과학자들은 태양 중심부에서 관찰되는 것과 같은 열과 압력을 재현하기 위해 초강력 자기장을 사용하는 시스템을 고안했다. 여기에는 토카막이라는 장치가 사용되는데 도넛 모양의 원자로 안에 담긴 자기장 내부의 플라스마를 핵융합이 일어날 만큼 뜨거워질 때까지 가열한다.


그러나 태양 속에서 벌어지는 물리학을 재현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것이 자기 가둠magnetic confinement 핵융합이 수년간 연구자들을 좌절시킨 이유 중 하나이다.


"자기장을 사용해 플라스마를 가두는 것은 고무줄로 젤리를 가두는 것과 같아요." 원자력 공학을 전공한 SCSP 핵융합 부문 부책임자 케일럽 반스Caleb Barnes가 설명했다. "우리는 플라스마가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한 훌륭한 물리 모델을 가지고 있지 않아요. 하지만 이제는 AI가 있어서 인간 운영자보다 훨씬 빠르게 토카막 내의 플라스마를 제어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플라스마 가둠 시간 기록이 계속해서 경신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죠."


다른 연구자들은 다른 핵융합 방법을 추구하고 있다. '관성 가둠inertial confinement'으로 알려진 이 접근법은 레이저로 작은 연료 펠릿을 극도로 빠르게 가열하여 핵융합 반응을 점화시키는 방식이다. 이것이 로렌스리버모어 국립연구소 산하 NIF 연구원들이 추구하는 접근법이며 이들의 최근 진전 역시 AI의 도움을 받았다.


다른 기술적 돌파구들은 소규모 스타트업들이 대규모 국립연구소들과 경쟁할 수 있게 해주었다. 첨단 반도체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초정밀 장비인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장비용으로 설계된 최신 레이저는 신생 기업들이 NIF의 시스템보다 더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해준다. 한편 훨씬 더 강력한 자기장을 생성하는 독점 자석 기술 덕분에 매사추세츠 소재 핵융합 스타트업 커먼웰스퓨전시스템즈(CFS)는 과거 다른 연구자들이 만든 것보다 훨씬 작은 토카막을 설계할 수 있었다.


2021년 CFS는 구글, 빌 게이츠, 이탈리아 에너지 대기업 에니Eni 등을 포함한 투자자들로부터 18억 달러(2조5000억 원)를 유치했다. CFS의 기록적인 자금 조달 라운드 결과, 그해 처음으로 연간 민간 핵융합 투자가 공공투자를 앞질렀다.


"시장이 핵융합 에너지를 원하고 투자자들이 지금이 바로 그에 대한 투자를 할 때라고 생각한다는 신호였어요." 워젤이 말했다. 커먼웰스의 자금 조달 규모는 "미국 핵융합 에너지 예산의 세 배에 달했고, 이는 많은 사람들의—특히 중국의—관심을 끌었어요. 또한 투자자들이 토카막 외의 다른 접근 방식에도 관심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중국의 행보

2020년 미국 에너지부는 핵융합 에너지 공급을 위한 10개년 로드맵을 발표했다. 20여 명의 주요 학계 인사 및 핵융합 기업 임원들의 지지를 받은 이 로드맵은 향후 10년 내 핵융합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시설 유형과 정부-산업 간 협력 방안을 상세히 명시했다. 보고서의 많은 권고 사항을 전폭적으로 수용한 것은 바로 중국이었다.


"로드맵은 우리가 만들었지만 실행은 중국이 하고 있어요." SCSP의 쿠쿠라가 말했다. "중국은 핵융합 가능성이 가장 유망한 시설들을 짓고 있어요... 미국이 시도하는 모든 유효슈팅을 중국이 그대로 따라 하려 합니다."


중국의 핵융합 전략의 기반은 수십 년 전에 마련되었다. 1983년 당시 중국의 주요 경제기획기구였던 국가계획위원회는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3단계' 개발 전략을 수립했다. 열(증기) 원자로, 고속(핵분열) 원자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핵융합 원자로였다. 중국은 1년 뒤 첫 번째 토카막 건설을 완료했다.


안후이성의 성도인 허페이는 중국 핵융합 연구의 중심지다. 이곳에는 19년 된 실험용 토카막(EAST)이 있으며 이는 올해 초 섭씨 1억 도의 플라스마 유지 기록을 경신했다. 허페이에는 곧 미래 핵융합 시스템의 기반 기술을 시험하기 위한 새로운 시설과 더불어, 핵융합 발전 상용화의 디딤돌이 될 중국 핵융합 공학 시험로가 들어설 예정이다.


허페이에서 서쪽으로 1100km 떨어진 쓰촨성 몐양에서는 중국이 거대한 X자 모양의 건물을 짓고 있다. 레이저 격납실을 포함하는 X의 각 '획'은 길이가 거의 365미터에 달한다. 위성 사진을 통해 건물이 올라가는 것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이것이 캘리포니아 NIF의 더 크고 업그레이드된 버전과 유사하다고 말한다.


원자력 공학자인 반스는 몐양 시설이 3메가줄 이상의 에너지 출력을 가진 레이저를 발사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비교적 쉽게 점화를 달성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2024년 4월 25일 중국 동부 안후이성 허페이시에 위치한 핵융합기술종합연구시설(CRAFT) 공원에서 연구원들이 가속기 활성화 분석 애플리케이션 시제품을 설치하고 있다. /사진=신화/뉴시스

2024년 4월 25일 중국 동부 안후이성 허페이시에 위치한 핵융합기술종합연구시설(CRAFT) 공원에서 연구원들이 가속기 활성화 분석 애플리케이션 시제품을 설치하고 있다. /사진=신화/뉴시스


중국의 노력은 최첨단 시설과 기타 필요한 하드웨어를 구축하는 것을 넘어선다. 작년에 중국은 자원을 모으고 통합 공급망을 형성하기 위해 25개 기관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인 차이나퓨전에너지China Fusion Energy Inc.를 설립했다. 이 컨소시엄에는 최고 수준의 연구 시설, 광업 및 금속 대기업, 제철소, 전력 회사 등이 참여한다.


"단지 과학적인 부분에만 초첨을 맞춘 게 아닙니다." 오우양 연구원이 말했다. "중국 정부는 이 기술이 상용화되었을 때 중국에 무엇이 필요할지에 대해 한 발 앞서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컨소시엄 회원에는 국가전력망공사와 중국남방전력망공사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관리들이 때가 되었을 때 핵융합 시스템을 전력망에 통합하는 방법을 미리 생각하고 있다는 신호이다. 미국 에너지 업계 임원들은 핵융합 시스템을 전력망에 연결하는 것이 주된 난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위스콘신주 매디슨 소재 핵융합 스타트업 레알타퓨전Realta Fusion의 키어런 펄롱 최고경영자(CEO)는 "전력망에 연결"이라는 말을 "끔찍한 말"이라고 칭한다. 상업용 핵융합 원자로를 전력망에 연결하는 과정은 "10년이 추가로 소요된다"고 그는 6월 한 콘퍼런스에서 말했다.


"중국의 컨소시엄 명단에는 항공우주 기업들도 포함되어 있어요." 오우양 연구원이 말했다. "컨소시엄 회원사들 간에 지식 교류가 있죠. 토카막 제작에 필수적인 고온 초전도 재료는 중국의 항공우주 탐사에도 사용됩니다."


지방정부도 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상업용 핵융합 벤처 자금의 대부분을 벤처캐피털이 제공하는 미국과 달리, 중국의 핵융합 스타트업들은 종종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는다. 상하이 소재 에너지싱귤래러티Energy Singularity의 주주에는 상하이와 선전시 정부가 포함되어 있다. 산시성 소재 스타토러스퓨전StarTorus Fusion은 산시, 시안, 톈진 정부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에너지부 핵융합에너지과학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매년 핵융합에 최대 15억 달러(3조 원)를 투자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공공 자금 7억9000만 달러(1조1000억 원)와 대비된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중국 기업들이 미국을 추월하고 압도적 우위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막강한 이점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다른 청정에너지 기술에서도 겪었던 국가적 실패를 핵융합에서도 반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요. 기술 자체는 우리가 발명했지만 과도한 규제와 투자 부족으로 경쟁력을 잃게 되는 거죠." 굿리치가 말했다. "그 사이에 중국은 규모의 경제를 활용해 비용을 대폭 절감하죠. 핵융합 분야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될 위험이 있습니다."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미국의 핵융합 지지자들은 핵융합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규제 당국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업계는 2023년에 이른 승리를 거두었다. 핵융합 업계는 미국의 최고 원자력 규제 기관을 설득하여 핵융합 시스템을 최대 20년에 달하는 길고 까다로운 인허가 절차를 거쳐야 하는 핵분열 원자로와 별개로 취급하도록 했다. 이러한 구분은 이후 2024년 ADVANCE 법안에 법제화되었다.


"핵분열은 시작하기는 쉽지만 멈추기 어렵고, 핵융합은 멈추기는 쉽지만 시작하기 어려워요. 이 둘을 동일하게 취급하지 않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홀랜드 회장이 말했다.


핵융합은 핵분열 원자로를 잠재적으로 위험하게 만드는 연쇄 반응을 일으키는 게 불가능하다. "만약 원자력규제위원회가 핵융합을 핵분열과 같은 방식으로 정의했다면 이 산업은 말라죽었을 거예요." 그가 덧붙였다.


두 번째 단계는 주요 기술적 이정표를 달성하는 상업용 핵융합 기업에 보상하는 공공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것이다. '성과 기반 핵융합 개발 프로그램'은 2020년 에너지법에 의해 처음 승인되었으며, 미국 상업 우주산업을 구축하고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를 탄생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NASA의 상업용 궤도 운송 서비스(COTS) 프로그램을 면밀히 모델로 삼았다.



"스페이스X는 NASA의 COTS 프로그램 없이는 오늘날 존재하지 않았을 거예요. 이건 제 의견이 아니라 스페이스X가 공개적으로 하는 말입니다." 퓨전에너지베이스의 워젤이 말했다. "성과 기반 핵융합 개발 프로그램은... 정말 혁신적인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요."


그러나 이 프로그램에 처음 할당된 4600만 달러(640억 원)와 2022년 반도체법(CHIPS Act)에 따라 2027년까지 추가로 지원되는 4억1500만 달러(6000억 원)는 중국이 매년 지출하는 금액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SCSP 핵융합 위원회에서는 국내 핵융합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계약금'으로 100억 달러(14조 원)가 할당되어야 하며, 그중 일부는 성과 기반 프로그램에 투입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주 정부도 기여할 수 있다. "주 정부가 핵융합에 자금을 투입한 역사는 거의 없지만 이제 바뀌기 시작하고 있어요." 핵융합산업협회의 홀랜드 회장이 말했다.


테네시주에는 5000만 달러(700억 원) 규모의 '원자력에너지 공급망 투자기금'이 있으며 캘리포니아의 여러 주 상원의원들은 핵융합을 지원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홀랜드 회장은 "미국 주 정부의 자금 지원 규모는 중국 성들의 지원 규모에 비할 바가 못 된다"고 강조한다.


미국의 더 장기적인 과제는 과학 인재 경쟁일 수 있다.


"핵융합은 여러 분야에 걸쳐 있어요. 단순히 플라스마 물리학뿐만 아니라 재료과학과 화학공학도 관련됩니다." 워젤이 말했다. "미국의 국립연구소 시스템은 이 나라의 보석과도 같아요. 정말 놀라운 과학자 집단이 있죠... 저는 과학 연구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쿠쿠라는 이렇게 지적한다. "중국은 미국보다 10배나 많은 핵융합 과학 박사를 배출하고 있어요. 이 기술이 상용화 수준에 도달하면 진정한 인재 경쟁이 시작될 겁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최근 과학 연구비 삭감과 고등 교육에 대한 공격은 과학자들이 미국을 떠나도록 만듦으로써 중국에 이득이 될 수 있다. 일례로 토카막에서 폭주 전자가 일으킬 수 있는 손상을 완화하는 방법을 개척한 프린스턴 플라스마물리연구소의 연구 과학자 류창Liu Chang이 있다. 올해 초, 그는 중국으로 돌아가 베이징대학에서 가르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에 남기로 선택한 다른 이들은 핵융합처럼 치열한 경쟁에서 미국이 감당하기 어려운 광범위한 여파를 경고한다.


"연방 예산안을 보면 AI, 핵융합, 양자를 제외하고는 삭감한다고 되어 있어요." 프린스턴 대학교의 에게멘 콜먼 교수가 6월 한 콘퍼런스에서 말했다. "좋아요, 저는 핵융합을 위한 AI를 연구하고 있고 최근 양자 관련 논문을 발표했는데 제 예산은 모두 삭감되었습니다."


"이런 종류의 예산 문제가 있다고 해서 제가 직업을 바꾸지는 않을 거예요." 그가 덧붙였다. "하지만 이는 사람들의 마음에 의문을 남겨 새로운 세대가 학계에 유입되는 걸 막습니다."


뉴욕타임스 중국 특파원 출신인 데이빗 바르보자가 2020년 만든 중국 전문 온라인 주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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