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評천하] 다카이치 日 총리, 취임직후 북한에 정상회담 타진 外

해설과 함께 읽는 이번주 국제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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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로이터=뉴스1) 김지완 기자 =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도쿄 아카사카 영빈관에서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자들의 가족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10.28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2025.11.0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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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11월 3일 동경에서 개최된 일본인 납치피해자 귀국을 촉구하는 '국민대집회'에 참석해 북한측에 정상회담 개최를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도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직후 북한측에 정상회담 개최의 뜻을 전했던 사실을 확인해주었습니다. 북일 정상회담은 2004년 고이즈미 총리가 두 번째 북한을 방문한 이래 한번도 열린 적이 없습니다. 이시바 전 총리도 북일 정상회담, 그리고 평양과 도쿄에 연락사무소 개설에 의욕을 보였지만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특히 이시바 총리는 납치 피해자 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납치 피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두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002년 고이즈미가 북한과 첫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을 때 '납치' 문제를 거론했는데, 이때 김정일은 북한의 특수 기관들이 조총련계 공작원들과 공모해 일본인 13명을 납치한 것을 인정, 사과했습니다. 다만 김정일은 자신은 납치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했습니다. 이 납치 문제는 계속해서 북일 관계개선에 장애가 되어왔는데 특히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는 김정일의 집권 기간 중에는 납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납치에 직접적인 책임이 없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경우 좀 더 전향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거에 벌어진 사건을 정확히 밝힌 후 사과하고, 생존 납치 피해자를 일본으로 돌려보내는 방안을 대일 외교 협상의 주요 카드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 주 APEC 경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을 방문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일본에서 납치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납치 문제 해결에 대한 의욕을 피력했는데, '납치' 이슈가 물밑에서 이뤄지고 있는 일본-북한 협상뿐만 아니라 미국-북한 협상에서도 하나의 안건이 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트럼프는 납치 피해자 가족들에게 "잊지 않았다. 항상 마음 속에 있다"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납치 피해자 중 한 명인 요코타 메구미의 어머니인 요코타 사키에 씨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메구미가 1994년에 사망했다며 유골을 일본 측에 넘겼줬지만 DNA 검사 결과 유골이 그녀의 것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메구미가 아직 살아 있을 가능성이 있고, 그렇다면 가장 유명한 납치 피해자이기도 하고 트럼프가 직접 모친을 만난 메구미의 생존 여부 확인 및 송환이 북한의 주요 협상 카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1970~80년대에 17명이 납치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만, 북한은 13명의 납치 사실만 인정하면서 그중 5명은 송환했고, 나머지 8명은 사망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납치 문제는 이렇게 다 해결되었으므로 더 이상 협상 의제가 될 수 없다는 것이 북한의 입장입니다. 하지만 다카이치와 트럼프가 모두 '납치 피해자 문제 해결'을 전면에 내세우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북한이 납치 피해자 문제를 협상 의제로 받아들이게 되면 북한과 미일 간의 협상은 빠른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컨대,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난 자리에서 메구미의 생존을 확인하고, 다카이치 총리가 평양을 방문해 메구미를 일본에 데려온다면 트럼프와 다카이치의 외교적 치적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북한은 보상을 원할 것입니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카이치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이재명 대통령은 다카이치의 지역구인 고대 일본 수도 나라(奈良)를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만약 차기 한일 '셔틀' 정상회담이 나라에서 개최된다면 그곳이 지역구인 다카이치에게는 정치적 선물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APEC 경주 정상회의에 대만정부는 린신이(林信義) 총통부 선임고문을 파견했습니다. 대만은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차이니즈 타이베이'라는 이름으로 참석하고 있는데, 린신이 선임고문은 이번 회의 기간 중 일본의 다카이치 총리, 그리고 미중 정상회담 직후 떠난 트럼프 대통령 대신 참석중인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과 회담을 가졌습니다. 베센트 장관은 린신이 선임고문과 반도체 협력을 논의했다고 했지만 회담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다카이치 총리는 린신이 선임고문과 회담한 사실과 함께 두 사람이 웃으며 악수하는 사진을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즉각 "일본 지도자가 APEC 회의 기간 중 대만 당국 인사와 고집스럽게 회담하고 이를 공재적으로 홍보한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히 위반한 행위"라면서 반발했습니다.




34세의 자칭 '민주사회주의자' 조란 맘다니가 뉴욕 시장에 당선되었습니다. 맘다니의 공약은 '부자증세를 통한 서민 복지 확대'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우선 법인세를 7.25%에서 11.5%로 인상하고, 연 100만달러 이상 버는 고소득자에게 소득세율을 2.8%에서 5.88%로 올리겠다고 합니다. 그는 이렇게 걷어들인 돈으로 무료 공공버스 운영, 공공 임대주택 임대료 동결, 무상 보육 등을 추진하겠다고 합니다. 그는 우간다 출신의 무슬림으로 인도계입니다. 그는 뉴욕을 이민자의 도시로 만들겠다고도 하고, 강력한 반이스라엘, 친팔레스타인 입장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가 자신의 공약을 고집스럽게 밀어붙이면 향후 월스트리트 금융권, 특히 유대인 고소득 금융가들이 대거 뉴욕시를 떠나 이주할 가능성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세계 자본주의의 심장 뉴욕시를 장악한 '사회주의자' 맘다니의 행보가 계속 세계 언론의 관심을 끌게 될 것 같습니다. 맘다니를 "공산주의자"라고 부르면서 비난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주방위군을 뉴욕 시내에 투입할 가능성도 점쳐지는 등 맘다니의 뉴욕시장 당선은 미국 정계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중국이 런던 금융권 근처에 '초대형 대사관'(super embassy)을 지을 계획을 갖고 있는데, 미국 연방의회 의원들이 영국 정부에 건축 불허를 요청했습니다. 그 중 한 명은 한국계 하원의원(캘리포니아) 영 킴(Young Kim)입니다. 이들은 중국이 초대형 시설을 지은 후 이곳을 근거지로 삼아 영국 및 유럽을 대상으로 대규모 스파이활동을 펼치게 될 것을 우려한다고 합니다. 영국 정부는 12월 초에 건축 허가 여부를 최정 결정할 것이라고 합니다.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제 시리아 정세가 안정되었으니 시리아 내전을 피해 독일에 와있는 시리아 '난민'들이 자국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독일에는 약 100만명의 시리아 난민이 살고 있습니다. 메르츠 총리가 시리아 난민의 귀국을 추진하려는 것은 강경우익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약진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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