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 연료 부족 사태로 정치적 위기 직면

주유소에 긴 대기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당국은 휘발유를 수입하고 경유 수출을 금지해야 할 수도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026년 6월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정유시설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받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전략의 핵심을 제대로 겨냥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6월 30일자 기사에 따르면, 휘발유, 경유 수출국인 러시아가 연료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합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과 미사일이 정유시설을 타격하고 있기 때문에 벌어진 사태입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 수행의 고통을 가급적 모스크바 등 중산층이 살고 있는 대도시에 느껴지지 않도록 차단해왔습니다. 병력도 가급적 변두리 지역이나 하층민들로부터 충원해왔습니다. 러시아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대도시 중산층이 전쟁수행의 고통을 느끼게 된다면 '전쟁 반대'의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는 바로 이 급소를 겨냥했습니다. 전쟁이 4년을 넘기면서 우크라이나는 드론 기술에 있어서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고, AI를 드론 전술과 연결시키는 능력도 크게 발전시켜왔습니다. 그 덕분에 멀리 모스크바나 시베리아 지역에까지 드론 공격을 가할 수 있게 되었고, 특히 정유 시설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 러시아의 정유시설 4분의 1 정도가 무력화되었다고 하며, 이에 따라 연료 부족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직접 사태의 심각성을 언급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러시아는 9월에 연방하원 선거가 있습니다. 언론 통제가 심한 러시아라도 선거 국면이 되면 상대적으로 토론이 활성화될 것입니다. 연료 부족 사태로 화가 난 대도시 중산층이 어떤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 낼 지 아무도 모릅니다. 우크라이나로선 이러한 드론 공세와 연료 부족 사태가 푸틴으로 하여금 종전협상 테이블에 앉도록 만들려는 구상이 있을 것입니다. 드론을 통한 정유시설 공격이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더더욱 이 공격을 이어갈 것입니다. 적의 병참선 또는 공급망을 공격하는 전략은 역사가 오래되었고 효과가 큽니다. 러시아의 대응이 무엇일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러시아 정유시설을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끈질긴 드론 공격이 러시아 국민 대부분에게 전쟁의 현실을 체감시키면서, 러시아 전역의 연료 부족 사태가 푸틴 대통령에게 새로운 정치적 도전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수년간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해 왔지만, 최근에는 공격에 사용한 드론과 미사일의 수와 화력이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시베리아에 위치한 튜멘의 약 1930km 떨어진 정유시설까지 타격할 수 있게 됐으며, 두터운 방공망을 뚫고 모스크바의 핵심 정유시설을 파괴한 6월 18일의 대담한 공격도 감행했다. 이 공격은 현재의 연료 위기가 본격화되는 전환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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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의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센터 선임연구원이자 러시아 대형 석유기업 가스프롬 네프트의 전략총괄 출신인 세르게이 바쿨렌코는 6월 20일 현재 러시아 전체 정유 능력의 약 28%가 가동을 멈춘 상태라고 추산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은 우크라이나가 발사할 수 있는 드론 수가 급격히 증가한 결과"라며 "문제는 이제 수송의 어려움이나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아니라, 연료 자체가 물리적으로 부족하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연료 수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화요일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국가명은 밝히지 않은 채 러시아가 몇몇 국가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막대한 공급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곳은 인도와 같이 멀리 떨어진 지역의 정유시설 정도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수입 물량은 해상을 통해 운송되는 만큼 도착까지 수주가 걸릴 것이며, 이미 전쟁 비용으로 크게 압박받고 있는 러시아의 재정에도 추가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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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세계 최대 석유제품 수출국 가운데 하나였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격화되자 수개월 동안 휘발유와 항공유 수출을 금지해 왔다. 지난 일요일 푸틴 대통령은 경유 수출 금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연료 부족 사태는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광대한 국토 전역에서 그 양상은 지역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2022년 푸틴이 시작한 전쟁의 영향을 비교적 피해왔던 모스크바에서는 최근 며칠 사이 많은 주유소가 문을 닫았다. 영업 중인 주유소에서도 차량들이 연료를 넣기 위해 몇 시간씩 줄을 서 기다리는 경우가 흔하다.


일부 지역, 특히 시베리아와 북캅카스 일부에서는 주민들이 주유를 하기 위해 하룻밤 이상 기다려야 했다고 전했다.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주에서는 수 km에 걸쳐 이어진 주유 대기 행렬을 따라 정부가 이동식 화장실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러시아 대부분 지역에서는 별도의 기름통에 휘발유를 담는 것이 금지됐으며, 차량 한 대당 한 번에 주유할 수 있는 양도 적게는 5갤런(약 19리터) 정도로 제한됐다. 다만 경유 부족 사태는 아직 휘발유만큼 심각하지 않은데, 러시아의 경유 정제 능력이 애초부터 훨씬 컸기 때문이다.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 서부 오룔주 정부는 지역에 등록된 차량에만 연료를 판매하고, 차량당 주 1회만 주유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크라스노다르 지방의 주유소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연료 판매가 전면 중단된 인근 크림반도에서 주유를 위해 넘어온 운전자들과 현지 주민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크라스노다르의 주요 정유시설 가운데 하나는 지난 일요일 폭파됐다.


QR코드부터 수기로 작성한 명단까지, 임기응변으로 마련된 각종 배급 시스템이 러시아 곳곳에서 등장하면서 소련 시절의 궁핍한 생활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노바야가제타(Novaya Gazeta)와 뉴타임스(New Times)의 정치 분석가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는 "분명히 연료를 둘러싼 사회적 위기가 존재하며, 이는 정치적 위기로 번질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심각한 결과가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태는 피로감을 더욱 심화시키고, 그 피로감은 짜증으로 바뀌고 있다"며 "하지만 사람들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수단이 없기 때문에, 결국 당국을 향해 불평하고 전쟁이 끝나지 않는 현실에 대해 푸념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연료 부족 사태는 오는 9월 예정된 러시아 하원 선거의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는 시점과 맞물리며 일상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 누구도 이번 선거가 자유롭고 공정하게 치러질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지만, 선거는 러시아 국민이 불만을 조용히 표출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은 선거 결과가 이번 연료 부족 사태로 훼손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


모스크바의 한 주민은 아내가 휘발유를 넣기 위해 2시간 넘게 줄을 서야 했다며, 이러한 경험이 선거를 앞두고 당국을 바라보는 자신들의 시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주말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와의 휴전을 추진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으며, 러시아의 장거리 타격을 제한하는 방안도 거부했다. 그는 이러한 합의가 이뤄지면 우크라이나의 정유시설 공격은 중단되겠지만, 러시아가 화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러시아의 이익에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당국은 처음에는 연료 부족의 원인을 투기 세력과 사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일요일에 처음으로 연료 부족 사태가 실재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운전자들과 기업들이 겪는 문제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안타깝게도 주유소에는 줄이 늘어서 있고, 원하는 종류의 휘발유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여름철 농업 기업과 농민들이 겪는 어려움도 잘 알고 있다...수확이 여기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독일국제안보문제연구소(SWP)의 경제학자 야니스 클루게는 다른 관리가 아닌 푸틴이 직접 연료 문제를 언급했다는 사실 자체가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가 이미 너무 광범위하게 확산됐기 때문에 푸틴이 이를 언급하지 않는 것은 위험했을 것"이라며 "그랬다면 현실과 동떨어진 지도자로 비쳤을 것이다. 이는 이번 사태가 매우 심각한 문제이며, 러시아 당국도 이를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러시아 당국은 사태를 완화하기 위해 기존 규제를 폐지하고 품질이 낮은 연료의 판매를 허용했다. 모스크바의 일간지 코메르산트(Kommersant)는 화요일 러시아 정부가 2013년부터 생산이 금지된 저급의 유로-2 기준의 휘발유 생산을 다시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로-2 휘발유는 최신 차량 엔진에는 손상을 줄 수 있지만, 구형 차량에는 사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러시아의 연료 가격은 세계적인 기준으로는 여전히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국영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모스크바의 주유소에서는 휘발유가 리터당 80루블(약 1590원) 이하에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독립적인 민영 주유소들은 지난 한 주 동안 이미 가격 인상을 시작했으며, 연료를 넣기 위해 긴 시간을 대기해야 하는 비용을 반영해 택시 기사들과 운송업체들도 요금을 올리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이에 대응해 소매 연료 가격 통계의 공개를 제한하는 한편, 투기꾼과 사재기 세력으로 지목된 사람들에 대한 단속에 나섰다.


러시아 중앙은행 자문위원을 지냈고 현재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센터 연구원으로 활동하는 알렉산드라 프로코펜코는 "이번 위기는 행동심리적 요소들에 의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사람들은 상황이 앞으로 더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연료를 미리 비축하려 한다"며 "당국이 정보를 숨기는 방식으로 사태에 대응하면 사람들은 실제보다 상황이 훨씬 더 심각한 것이 아닌가 의심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림반도 암시장에서는 당국이 처음에는 주민들에게 추가 연료 구매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가 이후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휘발유 판매를 전면 금지한 가운데, 일부 투기꾼들이 리터당 500루블(약 9940원)이 넘는 가격에 휘발유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베리아 치타 지역에서는 러시아 SNS를 통해 48시간 동안 이어지는 주유소 대기 줄의 자기 순번을 3만5000루블(약 69만5800원)에 판매하겠다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3년 넘게 러시아의 정유시설을 공격해 왔으며, 지난해에도 여러 지역에서 소규모 연료 부족 사태를 일으켰다. 당시에는 러시아가 피해 시설을 신속히 복구하면서 전국적인 공급 차질은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우크라이나의 공격 속도가 러시아의 정유시설 유지보수 능력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필요한 장비의 수입을 금지한 국제사회의 제재까지 겹치면서 복구 작업은 더욱 어려워진 상태다.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공격용 드론 주요 제조업체 가운데 하나인 파이어포인트(Fire Point)의 최고경영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인 이리나 테레흐는 2년 전만 해도 모스크바에서 연료 부족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우리가 승리로 가는 길 위에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우리는 계속해서 그들을 조금씩, 조금씩, 조금씩 공격하고 있고, 이제 터널 끝의 빛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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