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4년 동안 참혹한 테러 공격과 여러 전쟁,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을 겪고도,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만큼 자신감에 찬 인물도 드물다. 6월 30일 리쿠드당 대표로서 12번째 총선 캠페인을 시작한 그는 우호적인 인터뷰 진행자와 열광적인 청중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스라엘의 전쟁은 결코 끝나지 않습니다. 살아남고 싶습니까? 중동에서도, 세계에서도? 그렇다면 강해야 합니다." 이스라엘은 군사적으로도, 재정적으로도 강하다. 하지만 동시에 사면초가에 빠져 있다.
이스라엘 의회는 7월 17일 해산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은 10월 27일 새 정부를 뽑는 총선을 치른다. 이는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중대한 선거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이번 선거는 유권자들이 2023년 10월 7일 테러 공격 이후 처음으로 국가 지도부를 심판할 기회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이 앞으로 어떤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선택지는 두 가지로 압축될 가능성이 크다. 하나는 강경한 군사주의만이 유대 국가의 미래를 지킬 수 있다고 주장하는 초민족주의-종교 연립세력이고, 다른 하나는 아직 뚜렷한 청사진조차 완전히 제시하지 못한 채 대안을 내세우는 여러 야당 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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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7일 참극에 의해 촉발된 전쟁들 가운데, 즉 네타냐후 총리의 현 임기 중 벌어진 그 어떤 전쟁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대신 미국은 이스라엘에 불안정하고 불충분한 전쟁 중단을 계속해서 강요하는 처지가 됐다. 가자지구와 레바논 남부, 시리아에 여전히 병력을 배치하고 있는 이스라엘군은 과도한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이스라엘은 적들에게 큰 타격을 입혔지만, 가자지구의 하마스와 레바논의 헤즈볼라는 여전히 건재하며 재무장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두 차례의 전쟁에서도, 미국의 막강한 군사적 지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파괴하거나 이란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실패했다.
더욱이 이스라엘은 외교적으로도 큰 대가를 치렀다. 가자지구에서의 잔혹한 군사작전으로 인해 국제적 위상은 크게 추락했다. 2023년 10월 7일 이전만 해도 이스라엘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역사적인 관계정상화를 포함한 중동 외교의 중대한 돌파구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지금도 중동에는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국가들이 남아 있지만, 이들조차 이 사실을 최대한 감추려 하고 있다. 이란의 공격을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체계로 막아냈던 아랍에미리트(UAE)조차, 지난 3월 네타냐후 총리가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했다는 그의 주장을 서둘러 부인했다.
이는 분명 손실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에 더 우려스러운 것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동맹국들의 지지가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퓨리서치센터의 최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미국인은 62%로, 2022년의 43%에서 크게 늘었다. 한때 네타냐후를 "백악관이 가진 역대 최고의 이스라엘 친구"라고 극찬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제 이스라엘을 미국과 이란 간 협상에서 배제한 데 이어, 레바논 휴전을 흔든 네타냐후를 두고 "X나 미친"이라고까지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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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그 주변의 국제 환경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그러나 1996년 처음 총리에 선출돼 지금까지 모두 19년간 집권해 온 네타냐후는 10월 27일 총선에서도 기존 노선의 연장을 내세울 것이다. 하지만, 승리하기 위해서는 2023년 10월 7일 참사로 이어진 자신의 과거 잘못들과 거리를 둬야 한다. 그는 이스라엘이 제거한 하마스와 헤즈볼라, 이란 지도자들의 이름과 파괴한 군사시설, 그리고 "안전구역" 점령 사실을 반복해서 강조한다. 그러나 이 가운데 어느 것도 그가 수차례 약속했던 "완전한 승리"로 이어지지 않았다. 네타냐후가 계속 집권한다면 이스라엘은 더 많은 전쟁과 더 깊은 국제적 고립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지켜보라, 우리가 새로운 일을 행하리라
그렇다면 야권은 이스라엘을 새로운 길로 이끌 수 있을까. 최근 몇 주 사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출신 가디 아이젠코트가 창당한 중도 성향의 신당 '야샤르(Yashar, "정직"이라는 뜻)'는 여론조사에서 리쿠드당을 앞서기 시작했다. 아이젠코트는 당 강령 발표 자리에서 "이스라엘에는 언제 전쟁을 해야 하는지를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전쟁 자체를 목적처럼 여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와 다른 야권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의 전쟁이 뚜렷한 성과 없이 끝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네타냐후를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있다. 특히 수백 일 동안 반복적으로 소집된 예비군을 포함해 이스라엘군이 감당해야 했던 막대한 부담을 강조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들 가운데 누구도 네타냐후의 비전에 맞설 수 있는 일관되고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야권의 이런 조심스러움은, 비록 네타냐후 연립정부가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뒤지고는 있지만 이스라엘 사회 전체가 더욱 우경화됐다는 사실로 설명할 수 있다. 최근 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8%가 2023년 10월 7일 이후 자신의 정치 성향이 더 우측으로 이동했다고 답한 반면, 좌측으로 이동했다고 답한 비율은 7%에 그쳤다.
이스라엘 공군 중령 출신이자 이스라엘군 전략기획 담당을 지낸 오메르 단크는 "선거가 인물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이번 선거의 가장 중요한 쟁점, 즉 해결해야 할 과제 자체를 다루기를 꺼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의 야권 경쟁자들은 이스라엘군이 왜 이처럼 과도한 부담을 지게 됐는지를 직접 거론하지 않는다.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 전쟁을 끝내지 못한 점, "안전구역" 전략, 그리고 군이 보호하고 있는 요르단강 서안 유대인 정착촌의 대규모 확대가 그 원인이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전쟁을 끝내는 일은 차기 정부의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운동에서는 이 문제가 거의 언급되지 않을 전망이다. 단크는 "2023년 10월 7일 이후의 이스라엘에서는 그런 대화를 나누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외교정책 싱크탱크 미트빔(Mitvim)의 길 무르치아노 소장은 "정치인들은 모두 알고 있다. 차기 총리가 네타냐후가 아니라면 취임 직후 가자지구와 레바논, 시리아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왕따 국가'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야권은 이를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단크는 "유권자들을 겁먹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며 "네타냐후가 야권을 나약하고 패배주의적인 세력으로 몰아붙일 기회를 주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그는 네타냐후가 패배할 경우 후임 정부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네타냐후에게 전쟁을 끝낸다는 것은 패배를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새 정부는 전쟁을 마무리할 수 있다. 다만 신속하게 행동하지 못한다면, 결국 네타냐후처럼 전쟁을 계속 끌고 갈 수밖에 없는 처지에 빠질 것이라고 그는 우려한다.
유권자들에게 가장 두려운 문제는, 적어도 정치인들이 이 문제를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팔레스타인과의 관계일지도 모른다. 차기 정부는 현재의 전쟁을 끝내야 할 뿐 아니라 요르단강 서안에서 또 다른 전쟁이 터지는 것도 막아야 한다. 정보 당국은 유대인 정착촌 확대와 이스라엘군의 지원을 받는 정착민들의 팔레스타인인 폭력에 대한 분노가 새로운 인티파다(민중봉기)로 폭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정착촌 확대는 네타냐후의 강경 우파 연립 파트너들, 특히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이 주도해온 사실상의 서안 병합 정책의 일부였다. 그는 정착촌에 막대한 공공자금을 계속 투입해 왔다. 노동당 계열 싱크탱크인 베를 카츠넬손 센터의 라미 호드 소장은 "네타냐후 정부는 극단적 소수 세력이 요르단강 서안 정책을 좌우하도록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호드는 자신의 노동당이 현재 크네세트 의석 4석에 불과하고, 최근에는 더욱 소규모인 시온주의 좌파 정당 메레츠와 합쳐 '민주당'이라는 새 정당을 만들었지만, 설령 이들이 네타냐후를 대체하는 연립정부에 참여하더라도 서안 점령을 끝내는 문제는 정부의 의제가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가장 시급한 위협은 현 정부의 요르단강 서안 병합 계획이 우리를 또 다른 전쟁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점"이라며 "최소한 새 정부는 이 정책을 되돌리고, 불법 정착민 농장을 철거하며, 정착민 폭력을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13일 민주당 대표 야이르 골란도 공개적으로 이러한 조치를 촉구했다. 그러나 역시 네타냐후에 반대하는 야권의 초민족주의 정당 '이스라엘 베이테누("이스라엘은 우리 집")'의 대표 아비그도르 리베르만은 "합의된 이슈에 집중하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그러나 네타냐후를 대체할 새 정부를 구성하려면 이들 정당은 결국 서로 협력할 수밖에 없다.
이번 설전은 야권의 가장 큰 약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2023년 10월 이후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네타냐후의 반대 세력은 극우·종교 정당 연립여당을 꾸준히 근소한 차이로 앞서 왔다. 그러나 야권은 여전히 다양하고 분열돼 있으며, 그 지지층 역시 마찬가지다.
이코노미스트의 여론조사 종합 분석에 따르면, 네타냐후 반대 진영은 차기 의회 120석 가운데 평균 66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여론조사 숫자에는 매우 다양한 성향의 유권자들이 포함돼 있다. 그중에는 요르단강 서안 점령을 지지할 뿐 아니라, 아랍계 정당과의 연립정부 구성에 강하게 반대하는 우파 유권자들도 적지 않다. 네타냐후를 권좌에서 끌어내리려면 야권은 단순히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서로 협력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한때 그것은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일정한 합의를 의미했다. 이스라엘 최대의 갈등인 팔레스타인 문제는 오랫동안 정치권을 가르는 핵심 쟁점이었다. 그러나 10월 7일 테러의 충격 이후, 이제는 어떤 주류 정치인도 공개적으로는 해결 방안을 이야기하려 하지 않는다. 누구도 '두 국가 해법'을 입에 올리지 않는다. 대신 전쟁은 새로운 균열선을 만들어냈다. 이스라엘을 위해 싸울 의지가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의 갈등이다.
양날의 검
네타냐후의 가장 확실한 연립 파트너는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 즉 하레디(Haredi) 정당들이다. 그의 이들과의 동맹은 수십 년에 걸친 것이다. 하레디 정당은 네타냐후가 구성한 거의 모든 연립정부의 핵심 축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2023년 10월 7일 참사에 대한 그의 책임과 함께, 오히려 가장 큰 정치적 부담이 되고 있다.
하레디에 대한 분노는 이들이 이스라엘군 복무를 거부하는 데서 비롯된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당시에는 종교학자 400명에게만 병역 면제가 허용됐다. 그러나 현재 그 대상은 최대 9만 명에 이른다. 2012년 이스라엘 대법원은 이 같은 병역 면제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초정통파 정당들은 면제 부활을 요구해 왔지만, 네타냐후는 이스라엘 징병군이 여러 전쟁을 치른 지 3년째에 접어든 상황에서 면제 부활을 관철할 의회 다수를 확보하지 못했다.
초정통파도 병역 의무를 져야 한다는 공약은 주요 야당 모두의 선거운동을 관통하는 핵심 의제다. 그러나 야권은 여기서 더 나아가기를 원한다. 유권자들도 이에 호응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하레디는 인구 1천만 명인 이스라엘에서 약 14%를 차지하지만, 높은 출산율 덕분에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집단이다. 이 공동체에는 수년간 확대돼 온 각종 복지 혜택과 정부 지원금이 지급되고 있으며, 그 덕분에 많은 남성들이 평생 토라 연구에만 전념한다. 이들 가운데 약 절반은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다. 네타냐후는 이란과 팔레스타인 세력이 유대 국가의 미래를 위협한다고 주장하지만, 많은 이스라엘인들은 오히려 이러한 사회구조의 변화야말로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사활적 위협이라고 생각한다.
유력한 초정통파 출판인 엘리 팔레이는 "이 문제는 단지 병역이나 노동시장 참여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그는 "야권이 정말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대화를 통해 더 많은 하레디가 안보 분야에서 복무하고 일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토라 연구라는 우리의 핵심 이념을 지킬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권이 "숨겨진 사회공학적 진보주의 의제를 추진하기 위해 하레디 공동체의 자치권 자체를 해체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네타냐후 없는 새 정부가 출범한다면 초정통파 정당들은 연립정부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토라 연구생들도 병역 의무를 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들 공동체에 대한 정부 지원금, 특히 학교에 지급되는 교육 예산도 상당 부분 줄어들 가능성이 거의 확실시된다.
지난해 이스라엘에서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동 가운데 거의 절반은 수학 등 이른바 '세속 과목'을 거의 가르치지 않는 초정통파 학교에 다니거나, 역대 정부가 지속적으로 소외시켜온 아랍계 학교에 입학했다. 이들은 텔아비브 쇼레시 사회경제연구소의 단 벤다비드 소장이 말하는 "제3세계 수준의 교육"을 받고 있는 셈이다. 벤다비드는 "새 정부는 하레디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등에 업고 과감한 개혁을 추진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며 "다행인 것은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제도와 복지제도를 전면 개편하고, 새로운 국가 교육과정을 가르치지 않거나 노동시장 참여를 장려하지 않는 학교에 대한 재정 지원을 줄여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이스라엘이 지속 가능한 장기적 미래로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현재 이스라엘 노동력의 10% 남짓이 테크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중일 것이다. 그러나 이 산업은 연구원, 학자, 박사 등 30만 명도 채 되지 않는 핵심 인력에 의존하고 있다.
벤다비드는 "이스라엘은 모든 달걀을 하나의 '테크 바구니'에 담아놓은 작은 나라"라며 "경제만 이 소수의 고급 인력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적대적인 중동 환경에서 국가의 생존 자체도 이들에게 달려 있다. 이들이 바로 이스라엘의 첨단 방어체계를 개발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해외로 떠날 가능성뿐 아니라, 이스라엘이 차세대 연구자들을 제대로 길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수십 년 동안 벤다비드의 주장은 외로운 목소리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야권이 그의 문제의식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나프탈리 베네트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정당 '투게더(Together)'의 정책 책임자 리란 아비사르 벤호린은 "하레디 공동체를 사회에 통합하지 못한다면 이스라엘은 지속 가능한 국가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투게더의 교육 공약인 '여러 종족들을 하나의 나라로'는 초정통파 학교와 아랍계 학교를 하나의 통합된 규제 체계 안으로 편입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모든 것이 네타냐후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동안 수차례의 총선은 오로지 네타냐후가 승리할 것인가 패배할 것인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적어도 국내 정책을 둘러싸고는 다양한 정책 구상이 활발하게 논의되는 새로운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야샤르당 후보이자 전 재무부 예산국장인 샤울 메리도르는 "오랫동안 국정이 네타냐후 개인에게 무엇이 유리한가에 따라 운영돼 왔다"며 "이제 우리는 이스라엘이라는 국가 자체의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기본적인 것들, 즉 규범과 견제와 균형을 다시 세우고, 사기가 꺾인 공직사회를 재건하며, 국제사회와의 관계를 복원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두뇌유출이 심화되고 있다는 보고는 이러한 논의에 절박함에 가까운 긴박감을 더하고 있다. 이미 많은 이스라엘인들은 2023년 네타냐후 정부가 대법원의 권한을 대폭 약화시키는 사법개혁을 강행하려다 실패했을 당시, 자신들의 나라를 잃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진보·자유주의 성향의 이스라엘인 과반수가 이번 선거에서 네타냐후 진영이 승리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답했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 지지자들은 이런 우려를 일축한다. 네타냐후의 자문역을 맡고 있는 성공한 벤처투자자 마이클 아이젠버그는 "이스라엘인들은 생존의 위기감 속에서 살아가는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이스라엘이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도,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의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이젠버그는 이스라엘의 테크 산업은 여전히 견고하며, 두뇌유출과 국제적 고립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시장으로 남아 있어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어떤 방식으로든 이스라엘 사회의 일원이 되고자 하는 욕구가 결국 젊은 하레디들을 노동시장으로 이끌게 될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그는 "사회학적 변화에는 시간이 걸린다"며 "세계는 이스라엘이 제공하는 것을 원하고 있으며, 변화하는 지정학적 질서는 이스라엘처럼 분명한 민족적 정체성을 가진 국가들에 훨씬 더 우호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경제는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왔다. 2025년 국내총생산(GDP)은 2.9% 성장했고, 성장률은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이 같은 회복을 이뤄낸 경험이 있다. 지식과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경제 구조 덕분에 코로나19 팬데믹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세를 회복한 국가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모든 테크 업계 거물들이 이러한 낙관론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2019년 반도체 기업 멜라녹스를 엔비디아에 70억 달러에 매각한 창업자 에얄 발드만은 "네타냐후 정부가 이스라엘을 더욱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는 방향으로 이끌 경우, 이스라엘에서 사업을 하거나 투자하려는 기업들의 성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미 이스라엘과 거래하거나 투자하기를 꺼리는 글로벌 기업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네타냐후는 이런 우려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해 이스라엘이 "아테네이면서 동시에 슈퍼-스파르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구상에서 이스라엘은 자신의 지도 아래 아테네의 민주주의적 지혜와 스파르타의 군사력을 동시에 갖춘 국가다. 아직 승리는 손에 넣지 못했지만, 결국 승리해 국제사회의 존경도 되찾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아테네의 역사는 결국 실패한 민주주의의 역사였다. 스파르타의 군사주의적 고립 체제 역시 결국 붕괴로 끝났다.
네타냐후의 반대 세력은 이스라엘을 벼랑 끝에서 되돌리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노선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들은 유권자들에게 몇 가지 불편한 진실을 말하기를 피해 왔다. 이스라엘의 적들을 단순히 군사력으로 없앨 수는 없다는 사실, '안전구역'만으로는 국가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사실, 그리고 무엇보다 팔레스타인과의 공정한 정치적 합의가 이스라엘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깊이 분열된 이스라엘 사회를 이러한 문제를 놓고 하나로 묶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반드시 이러한 현실과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 설령 10월 27일 총선에서 네타냐후의 반대 세력이 그를 권좌에서 끌어내리는 데 성공하더라도, 그들의 진짜 과제는 그때부터 시작될 뿐이다.
이스라엘은 오는 10월 27일 총선을 치를 예정입니다. 네타냐후가 오랫동안 이끄는 강경우익-초정통파 유대교 연립정권의 붕괴 여부가 이번 총선에서 결정될 것입니다. 7월 16일자 이코노미스트 기사는 '하레디'라고 하는 초정통파 유대교도들의 존재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이스라엘의 미래가 걸려있다고 진단합니다. 이들은 유대경전 '토라'를 읽는데 전념하도록 국가로부터 병역 면제 등 특별한 대우를 받는 사람들입니다. 1948년에는 400명뿐이었던 병역면제 받는 '하레디들'(복수로는 '하레딤'이라 부릅니다)이 지금은 최대 9만 명에 이른다는 것입니다. 이 9만 명을 중심으로 '초정통파' 유대교도들이 종교 정당을 이끌고 있고 이들이 네타냐후의 강경 우익정당과 함께 국정을 이끌어 왔는데, 이것은 수많은 문제를 야기했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유대인 정착촌 확대입니다. 이들이 이스라엘 군대의 도움을 받아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내쫓고 자리를 잡았던 것입니다. 하마스 등 강경 이슬람세력이 강해진 배경에는 서안지구 정착촌 확대가 있습니다. 쫓겨나 천막이나 판자집에서 살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언덕 위에 멋지게 지어진 유대인들의 집을 보면서 분노했다는 증언이 있습니다. '하레디' 정당들의 배타적 유대주의가 하마스를 키우는 자양분이 되었던 것입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기습공격 뒤에는 이런 배경도 있었고, 이후 네타냐후 정권의 가자지구 강경 공습 배경에도 '하레디' 정당들의 압력이 있었습니다. 이 '하레디들'은 또한 아이들을 많이 가집니다. 그래서 빠르게 증가하는 인구 집단이기도 합니다. 이 종교 공동체에게는 병역면제와 함께 여러 복지혜택과 정부지원이 주어집니다. 남성들 절반은 경제활동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유대 경전 '토라' 공부에 전념해야 한다는 것이 명분입니다. 이들의 아이들은 '하레디' 전용의 초등학교에 다니는데 수학 등 '세속 과목'을 거의 가르치지 않습니다. 근대적 세계와 단절된 삶을 어렸을 적부터 이어가게 됩니다. 이번 10월 총선은 인구의 14%를 차지하는 '하레디'들이 네타냐후 강경우익 정권에 연립 파트너로 참여해 이스라엘 국정을 좌우해왔던 것을 끊어내야 하는 중요한 총선이라는 것이 이코노미스트의 진단입니다. 문제는 야권이 정권교체의 역량이 있느냐는 것이고, 정권교체를 이루더라도 하레디를 설득하거나 하레디에 맞서 정책방향을 전환할 수 있을 것이냐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10월 총선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