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

[評천하] 인도 총선 결과, 바이든의 '네타냐후 정전안' 공개 파장 外

해설과 함께 읽는 이번주 국제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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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런던 AFP=뉴스1) 강민경 기자 = 인도국민회의(INC) 라훌 간디와 인도국민당(BJP) 나렌드라 모디 총리. 자료사진 2023.8.9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2024.06.0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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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 인도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연합이 예상과 달리 남부 지역에서 고전했고, 모디의 인도국민당(BJP)은 63석을 잃었습니다. 인도는 비례대표 없이 543개 지역구에서 의원을 선출합니다. 인도국민당은 남부에서의 약진을 통해 단독 집권까지 노렸는데, 오히려 후퇴하게 되었습니다. 모디 총리의 '3연임'은 달성하게 되었지만, 집권 연합은 293석을 얻는데 그쳤고, 라훌 간디의 국민회의(National Congress)가 이끄는 야권 연합 인도국민발전통합연합(INDIA)은 234석을 얻었습니다.


집권당은 가난한 북부지역에서와는 달리 부유하고 공업화되어 있는 남부지역에서는 인기가 덜 합니다. 모디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남부 지역 공략에 힘을 많이 쏟았는데 오히려 역풍을 만났습니다. 모디 총리의 힌두 민족주의가 이슬람 인구가 많고 전통적인 카스트제도에 불만이 많은 남부에서 저항에 부딪히게 된 것인데, 모디는 힌두 민족주의를 감추고 이번 선거의 테마로 '경제발전'을 전면에 내세워 남부를 공략하려 했습니다만 결과적으로 실패한 것입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커버스토리로 인도 총선 결과를 다루면서 '인도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제목 붙였습니다. 독재 성향이 강한 모디의 패배로 인도 민주주의가 승리하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야당인 국민회의가 선전을 펼치면서 정치명문가 간디 가문이 다시 정계의 중심에 복귀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국민회의를 이끌고 있는 라훌 간디는 인도 초대 총리 자와할렐 네루의 증손자, 인디라 간디 총리의 손자, 라지브 간디 총리의 아들입니다. 그의 모친은 이탈리아 출신인 소냐 간디입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가자 정전안을 공개했습니다. 바이든은 5월 31일 오후 늦은 시점(미국 동부시간)을 택해 이 정전안을 공개했는데, 이 공개시점은 이스라엘에서는 안식일(유대인은 토요일이 안식일입니다)이 시작할 때여서 이 정전안에 반대할 수 있는 네타냐후 집권 연정의 극우파 인사들이 하루 종일 반응을 내보낼 수 없었습니다. 바이든은 유대인의 안식일을 노리고 발표한 것입니다.



이번 공개에 대해 네타냐후 측은 불쾌해 하면서도 그런 제안을 마련했음을 시인했고, 카타르를 통해 이 제안을 접수했던 하마스는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문제는 네타냐후가 현재 집권연정을 함께 하고 있는 극우파와 전시내각을 함께 하고 있는 온건파 사이에서 진퇴양란 상태라는 점입니다. 극우파는 하마스의 완전 격멸 없이는 정전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온건파는 인질을 석방시키고 조기의 정전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정전안은 3단계로 구성되어 있는데, 온건파의 입장에 가까운 내용이며 네타냐후가 제시한 최초의 방안이라는 점이 구체적인 내용보다 중요합니다. 앞으로 네타냐후가 이 정전안을 추진하면 극우파가 이탈하면서 집권연정이 붕괴될 것이며, 이 정전안을 취소하면 온건파가 이탈하면서 전시내각이 붕괴하게 됩니다.


이스라엘은 벌써 네타냐후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와 하마스의 격멸 및 이스라엘 가자지역 재정착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거리에서 격돌하기 시작했습니다. 네타냐후는 조만간 중요한 결단을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어떻게든 정전과 이스라엘인 인질석방을 조기에 이끌어내기 위해 외교적 노력과 함께 네타냐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편, 현재 이스라엘 북부지역과 레바논 접경지대에서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의 저강도 무력충돌이 빈번해지면서 로켓과 포탄 폭발로 인한 화재가 번지고 있습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계속되는 한 무력공격을 멈추지 않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역시 헤즈볼라 공격을 강화하고 있어서 네타냐후 총리와 헤즈볼라 지휘부의 판단에 따라 동 지역에서 전면적인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불법이민자 제한'에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미국 당국은 불법입국을 하다 체포된 사람들에게 피난처(asylum)를 제공해왔는데, 이 피난처 제공 건수를 1일 2500건으로 제한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숫자를 넘는 경우 피난처를 더이상 제공하지 않고 멕시코로 추방하게 되는데, 이미 1일 2500건을 넘는 상태이기 때문에 바이든의 이번 행정명령은 즉시 발효될 수 있습니다. 이민에 대해 개방적 태도를 유지해온 바이든이 불법이민, 국경 문제 등에서 실점 하고 있는 상황을 반전하기 위해 보수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트럼프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경제 문제와 함께 이민 문제를 바이든의 가장 큰 실정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는 전체 성장률은 어느 나라보다 좋지만 경제성장이 IT 등 일부 첨단 산업에 국한되어 있고 다른 전통 산업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부만 '슈퍼리치'가 되고 있고 나머지 많은 미국인들은 생활고를 겪고 있습니다. 미국은 현재 경제적 양극화가 심각해지고 있는데, 바이든 정부의 대응이 충분하지 않다는 불만이 팽배한 상황입니다. 또 애리조나 등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멕시코 국경을 통한 불법이민의 증가가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데, 바이든 정부가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불만이 퍼져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민제한'에 강경하게 나오는 것은 이런 불만에 대처하기 위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후보가 포르노 여배우와의 추문 입막음을 위해 돈을 지급한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후보의 지지자 일부가 이탈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유죄 평결 이후 표의 집결이 이뤄질 수도 있어서 5개월이나 남은 대권 레이스 동안 평결의 영향이 어떻게 나타날지는 아직 예단할 수 없습니다.


트럼프는 평결이 나온 후 FOX 뉴스의 취재에 응해 만약 자신이 최종 판결(유무죄 여부는 배심원의 평결에 결정되지만, 형의 선고는 판사의 판결에 의해 결정됩니다)에 의해 금고형이나 가택연금에 처해지는 경우 "(자신의 지지층은) 어느 시점에는 참는데 한계를 맞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 언급은 해석에 따라 지지자들의 폭력사태를 부추기는 발언으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바이든 측은 트럼프가 또 다시 폭력을 부추긴다고 비판했습니다.




일본의 지지(時事) 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이 정체를 숨기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중국의 민간기업을 이용해 나토(NATO) 국가에서 현역 또는 예비역 전투기 조종사들을 거액의 급료로 유인해 채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이 자국 전투기 조종사들의 훈련 지도를 위해 이들 서방 조종사들을 고용하려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나토 국가 등의 당국자 약 120인이 지난 1월에 회의를 가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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