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가 세계 무역의 유일한 취약점은 아니다

말라카 해협에서 파나마 운하에 이르기까지 많은 항로가 취약하다

/그래픽=PADO(생성AI 사용)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는 전 세계 경제를 뒤흔들었습니다. 저명한 역사학자 니얼 퍼거슨은 역사적 선례들과 비교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를 경고합니다. 멀리 떨어진 한국에도 치솟은 유가부터 석유화학 제품 원료 부족으로 인한 사재기 현상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란이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게 되면서 이번 전쟁으로 오히려 이란이 세계 주요 강대국으로 부상하게 됐다는 평가까지 나옵니다.


핵심은 물류의 '길목'인 병목지점chokepoint입니다. 육상의 요충지였던 산해관이나 함곡관을 비롯해 코린토스 지협, 보스포루스 및 지브롤터 해협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 좁은 통로가 통제되면 사람과 물자의 이동은 전면 마비됩니다. 역사적으로도 이 지정학적 요충지를 장악하려는 세력과 돌파하려는 세력 간의 충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3월 26일자 심층 분석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글로벌 경제에서 가장 치명적인 해상 길목에 꼽히지도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세계 곳곳에는 호르무즈보다 훨씬 치명적인 해상 길목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이들의 지정학적 위치와 봉쇄 시 초래될 파장을 면밀히 점검해야 할 시점입니다. 일반적으로 선박, 철도, 항공기의 운송 비용 비율은 1:5:50으로 추산될 만큼 해운의 비용 효율성은 압도적입니다. 그 결과, 전 세계 물동량의 약 85%가 바닷길을 통과합니다. 바닷길이 막히면 세계 경제의 심장도 멈추게 됩니다.


국제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해운 병목지점들은 국운을 좌우하는 길목이나 다름없습니다. 지난 2월 블룸버그는 미·중 대결로 대만해협이 봉쇄될 경우 한국의 GDP가 23%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지경학의 시대, 앞으로는 세계의 대표적인 병목지점들을 국민 교양처럼 숙지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전략적 자물쇠 5개가 세계를 좌우한다!" 빅토리아 시대의 제독이었던 재키 피셔 경은 선언했다. 피셔 제독은 중요한 수로를 장악하는 지역인 싱가포르, 케이프타운, 알렉산드리아, 지브롤터, 도버를 말하고 있었다. 오늘날에는 그 목록에 호르무즈라는 작은 섬과 그 이름을 딴 해협을 확실히 추가해야 할 것이다. 이란은 걸프만에서 나가는 유일한 해상 통로인 이 좁은 해협을 막아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의 5분의1을 봉쇄했다. 전 세계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준에서 호르무즈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해상교통로로 취급되지도 않는다. 상업의 흐름을 방어하는 것에 대한 오랜 집착이 갑자기 다시 중요해 보이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해상무역이 매우 가치 있고 보호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습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해양전략센터의 스티븐 윌스는 말한다. 해운 중개업체인 클락슨에 따르면 파이프라인, 트럭, 기차, 화물기로 가득 찬 세상에서도 선박은 여전히 세계 수출 물량의 약 85%를 운송한다(항공으로 운송되는 휴대폰이나 금괴가 벌크선에 실린 석탄 덩어리보다 훨씬 가치가 높기 때문에 가치 기준으로는 55%이다). 해상무역은 새로운 위협을 받고 있다.


한 가지 이유는 저렴한 기술이 무장단체의 활동 범위를 바다 멀리까지 확장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홍해 입구의 바브엘만데브Bab al-Mandab 해협을 통해 아시아와 유럽 사이를 항해하는 상선들은 오랫동안 소말리아 해적과 씨름해왔다. 2023~2025년까지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발사한 드론과 미사일 공격에도 직면했다. 많은 선박들은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기보다 여전히 아프리카를 경유하는 먼 우회로를 택한다. 과거 세계 무역의 9%가 통과했던 이 해협은 이제 4%만을 운송하고 있으며 만약 후티 반군이 이란과의 연대를 위해 공격을 재개한다면 그 수치는 더욱 줄어들 것이다.


두 번째 위협은 인근 해역으로 번지는 전쟁에서 비롯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흑해를 통한 곡물, 석유 및 기타 중요 상품의 흐름을 심각하게 방해했으며 보스포루스Bosporus 해협과 다르다넬스Dardanelles 해협의 통제권이 터키에 부여하는 지정학적 영향력을 부각시켰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전쟁은 현재 걸프만에서 훨씬 더 큰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가장 치명적인 시나리오는 아마도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분쟁일 것이다. 이는 제1차 및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볼 수 있었던 종류의 봉쇄와 선박에 대한 무차별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미 잠수함이 이란 군함을 격침시켰는데 이는 미국에겐 1945년 이래 처음이다.


또 다른 요인은 기후변화의 영향이다. 최근 몇 년간 가뭄으로 파나마 운하를 이용할 수 있는 선박 수가 여러 차례 제한되면서 일부 선박은 혼곶Cape Horn(남미 끝단)을 돌아가야만 했다. 그리고 줄어드는 빙하는 새로운 북극 항로를 열어 베링 해협Bering Strait과 같은 외딴 길목의 중요성을 높일 수 있다. 미국의 팽창주의적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를 모두 장악해야 하는 이유로 미국 주변의 해상 교통로 보호 필요성을 언급했다. 설령 호르무즈 해협이 어떻게든 다시 열린다 해도, 세계 해상무역에 대한 십여 개의 잠재적 병목 지점들이 새로운 조명을 받게 될 것이다.


해상 길목의 중요성은 고대부터 명백했다. 기원전 5세기 펠로폰네소스 전쟁 당시 아테네가 굶주려 항복하게 만든 것은 스파르타가 다르다넬스 해협을 점령해 흑해로부터의 곡물 흐름을 차단한 것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영국과 동맹국들은 오스만 제국을 물리치기 위해 이 해협을 장악하려 했으나 갈리폴리 작전은 값비싼 실패로 끝났다.


/그래픽=The Economist/PADO


이번 이란 전쟁이 주는 교훈은 항공기, 미사일, 위성의 시대에도 지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세계의 대표적인 병목지점chokepoint 중에는 대만 해협과 말라카Malacca 해협처럼 아시아 공장들로 원자재를 가져오고 완제품을 내보내는 해상 교통로가 있다. 지브롤터Gibraltar, 영국 해협, 그리고 발트해와 북해를 연결하는 덴마크 연안의 카테가트Kattegat, 스카게라크Skagerrak, 외레순Oresund 해협 등 다른 병목지점들은 유럽에 물류를 공급한다. 수에즈 운하와 파나마 운하는 대륙을 가로질러 건설할 가치가 있을 만큼 유용한 지름길이다. 호르무즈는 아시아와 유럽 모두에 에너지를 공급한다.


호르무즈는 세계의 병목지점들 중 가장 통행량이 많지도, 가장 많은 석유가 지나가지도 않는다. 그 두 가지 타이틀을 모두 가진 곳은 말라카 해협이다(지도 참조). 그러나 호르무즈는 걸프만으로 들어오거나 나가는 유일한 길이며, 이로 인해 폐쇄될 경우 특히 파괴력이 크다. 덴마크와 터키의 해협 또한 그 너머의 바다로 가는 유일한 경로이다.


하지만 배들이 우회로를 찾을 수 있다 하더라도 중요한 해상 교통로의 폐쇄는 항해에 수천 마일과 몇 주의 시간을 더할 수 있다. 이 취약성의 규모를 평가하기 위해 이코노미스트는 4만1387개 항구 쌍 사이의 최적 경로를 계산하고 각 경로를 따른 교역량을 대략적으로 추정했다. 그런 다음 주요 길목 중 하나라도 통과가 중단될 경우 경로가 어떻게 변할지 모델링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엄청난 통행량에도 불구하고 말라카 해협이 폐쇄되면 약간의 우회로도 충분할 것이다. 하지만 만약 인도네시아 군도를 통과하는 모든 다양한 해협에 대한 접근이—아마도 미중 전쟁에서 한쪽 편을 드는 정부에 의해—차단된다면 막대한 양의 해상 운송이 엄청난 우회를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브롤터가 통행 불가능하게 된다면 거의 그만큼의 해상 교통량이 훨씬 더 큰 우회를 해야 할 것이다(차트 참조).


/그래픽=PADO(생성AI 사용)


예를 들어 로스앤젤레스를 떠나 도쿄, 부산, 상하이, 싱가포르, 두바이, 로테르담, 뉴욕에 기항한 후 다시 로스앤젤레스로 돌아오는 컨테이너선이 세계 주요 항구 일부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세계를 일주한다고 상상해보자. 그 배는 세계의 많은 길목을 통과하게 될 것이다(일부는 두 번). 이 전 세계적 시스템에서 가장 폭발 가능성이 있는 부분은 중동에 있다.


지질학적으로 아라비아 지각판이 유라시아 지각판 아래로 구부러지는 걸프 지역에 풍부한 탄화수소가 매장돼 있다. 역사는 오스만 제국의 붕괴, 불안정한 아랍 국가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이슬람 극단주의 등 격변의 정치를 그 위에 더했다. 이는 전쟁, 반란, 그리고 극심한 외세의 간섭을 낳았다. 수에즈 운하는 아랍-이스라엘 간의 적대 관계로 수년간 봉쇄되었다. 1979년 이래 급진적인 성직자 정권이 이란을 통치하며 호르무즈 해협의 북쪽 해안을 통제하고 걸프만에서 반복적인 위기를 일으켜왔다.


걸프만을 떠나는 대부분의 유조선은 말라카 해협으로 향한다. 2003년 당시 중국 주석이었던 후진타오는 중국 석유 수입의 80%가 통과하는 해협으로 인해 발생하는 취약성인 '말라카 딜레마'에 대해 우려했다. "특정 강대국들이 지속적으로 해협의 항로를 간섭하고 통제하려 시도해왔다." 그는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려 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암시하며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우려는 더 광범위한데, 그 이유는 중국 해안이 인도네시아에서 일본에 이르는 거대한 호를 그리며 잠재적으로 적대적일 수 있는 군도 국가들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이 장벽의 한가운데에는 또 다른 잠재적 폭발 지점인 대만이 있다. 중국은 세계 최첨단 반도체의 약 90%를 생산하는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한다. 시진핑 현 중국 주석은 군에 2027년까지 대만을 정복할 준비를 하라고 명령했다. 중국은 정기적으로 대만을 고립시키고 침공하는 훈련을 한다. 미국 전략가들은 그들 나름대로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중국을 어떻게 역봉쇄할 수 있을지 고심한다.


호르무즈 해협의 폐쇄는 이러한 시나리오들을 갑자기 더 개연성 있게 만들었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중국은 이미 수적으로 미국보다 큰 대양 해군을 빠르게 건설하고 있다. 중국은 특히 항공모함을 동원해 본국 영해에서 점점 더 멀리 작전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호주, 일본, 필리핀은 차례로 방위력을 강화하고 더욱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중국은 또한 말라카 해협을 우회하여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로 가는 석유 및 가스 파이프라인과 미얀마를 거쳐 벵골만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에너지 공급로를 만들고 있다. 시 주석이 2012년 집권한 이래 일대일로 구상은 해상 길목 주변의 항구를 포함한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에 투자해왔는데 일각에서는 이것이 언젠가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013년 이후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분쟁 대상이 되고 있는 여러 암초와 모래톱들을 군사 기지로 바꾸었다. 2017년에는 (홍해 입구의) 지부티에 첫 해외 군사 기지를 설립했다(공식적으로는 해적 퇴치 순찰 지원을 위해서다). 중국은 또한 러시아 북부 해안을 따라가는 북극 항로를 실험해왔다.


이러한 노력이 중국의 취약점을 얼마나 완화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중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징후 하나는 한 정부기관이 최근 "국제 해상 병목지점"의 리스크에 대한 연구를 의뢰한 것이다. 또 다른 징후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더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는 인사들이 늘고 있다는 것. 전력 산업을 대표하는 중국전력기업연합회의 쉬야오창은 이란 전쟁이 숨겨진 위험을 부각시킨다고 주장한다. "이 수로는 좁고, 쉽게 봉쇄 및 감시될 수 있으며 전쟁 시 외부세력에 의해 통제되기 매우 쉽다." 그는 공산당 매체인 인민일보에 썼다. 중국은 평시의 사고방식을 버리고 파키스탄 및 다른 곳으로의 파이프라인 건설을 가속화하며 "공해상 호위 및 비상 지원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 다른 이들은 미국의 "패권주의"를 모방하지 않으면서 중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해외에서 제한적인 군사행동을 취할 것을 제안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은 역사적 경쟁과 수로의 지위에 대한 근본적인 긴장을 고려할 때 조심스럽기는 하나, 해적 행위에 맞서 말라카 해협을 순찰하는 데 협력한다. 분쟁이 발생할 경우 이들 국가가 무엇을 할지는 많은 논쟁의 대상이다. 아마도 중국이나 미국이 말라카, 순다Sunda, 롬복Lombok 해협과 같은 주요 통로를 폐쇄하려는 시도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미중 한쪽의 편을 들 수도 있을까? 중국은 이미 캄보디아와 미얀마 같은 동남아시아의 여러 위성 국가에 가까운 국가들을 두고 있으며 그 목록을 확장하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 지역 국가들은 중국의 커지는 영향력을 두려워한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를 주목해왔다. 예를 들어 말라카 해협을 빠져나가는 중국 선박과 잠수함을 추적하는 걸 도와주는 것이다. 인도는 최근 몇 년간 미국 및 이스라엘과 가까워졌지만 인도 역시 그들이 일으킨 전쟁과 관련된 에너지 충격에 움츠러들었다.


인도가 오래된 우정을 되살릴 수도 있다. 인도는 중국의 영향력을 상쇄하기 위해 러시아와 가깝게 지내고 파키스탄을 견제하기 위해 이란과 우호 관계를 유지하여 미국의 제재를 받았다(일부는 현재 해제됨). 인도는 중앙아시아로의 접근을 얻기 위해 이란의 차바하르Chabahar항에 투자했으며, 인도 선박들은 이란이 걸프만 밖으로 나가도록 허용한 몇 안 되는 선박 중 하나이다.


더 서쪽으로 가보면, 유럽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을 막아내는 것을 돕고 있다. 유럽연합이 파이프라인을 통해 보내지는 러시아 석유와 가스를 보이콧하자 크렘린은 이를 종종 할인된 가격으로 아시아행 유조선에 실어 보냈다. 그러나 그렇게 함으로써 러시아는 나토 국가들이 통제하는 일련의 병목지점, 특히 터키와 덴마크 해협(각각 러시아 원유 수출의 20%와 35%를 차지)을 통과해야만 한다. 가짜 깃발을 단 '유령 선단'의 일부는 유럽 국가들에 의해 나포되었다.


러시아가 흑해의 오데사와 다른 우크라이나 항구들을 봉쇄했을 때,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은 거의 중단되었다. 우크라이나가 안전한 해상 운송로를 구축할 때까지 세계 식량 가격은 급등했다. 상선에 대한 산발적인 공격이 계속되고 있으며 기뢰는 모든 선박을 위협한다. 한편 터키가 자국 해협의 군함 통과를 금지하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의해 타격을 입은 흑해 함대를 증강할 수 없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제 보스포루스 해협의 혼잡을 줄이기 위해 '이스탄불 운하'로 알려진 새로운 운하를 파는 숙원 사업을 되살릴 수도 있다. 큰 문제는 그것이 보스포루스-다르다넬스 해협의 상업 및 군사 선박 운항을 규제하는 1936년 몽트뢰 협약Montreux Convention의 적용을 받을지 여부이다. 한편 발트해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응하여 스웨덴과 핀란드가 동맹에 가입한 이후 거의 나토(NATO)의 호수가 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가스 파이프라인과 통신 케이블을 포함한 해저 기반 시설에 대한—아마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이 저지른—공격을 막지는 못했다.


대서양 건너편, 파나마 운하의 비교적 적은 통행량(해상무역의 3%에 불과)은 그 중요성을 감추고 있다. 이 운하는 미 해군이 대서양과 태평양 사이에서 함정을 이동시킬 수 있게 해주며, 미국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40%를 처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파나마에 운하의 완전한 통제권을 넘겨주지 말았어야 했다고 불평했다. 특히 파나마 정부가 중국 영토인 홍콩 소재의 회사가 운하 양쪽 끝의 항구를 운영하도록 허용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의 압력으로 파나마 당국은 입장을 번복하고 두 유럽 회사에 항구를 위탁했다. 호세 라울 물리노 대통령은 위기가 끝났다고 말하지만 중국은 파나마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큰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약속한다. 한편 니카라과는 파나마와 경쟁하는 운하 건설을 꿈꾸고 있다.


많은 국가들은 이제 공급선 다변화, 새로운 인프라 구축 또는 재생에너지 같은 대체 기술 채택을 통해 자국의 취약성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들이 결실을 맺기까지는 수십 년은 아니더라도 수 년이 걸릴 것이다. 전쟁이 지속된다면 세계는 한동안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의 적응력에 의존해야 할 것이다.


후티 반군에 의해 수에즈 운하 접근이 방해받았을 때 해운사들은 재빨리 아프리카를 우회하는 경로를 택했다. 당시 전 세계 해운의 과잉 공급과 대부분의 상품 가격에서 운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비교적 낮았기 때문에 추가 비용은 감당할 만했다. 같은 맥락에서 식량과 의약품은 이미 홍해의 제다Jeddah, 오만만의 푸자이라Fujairah, 그리고 멀리 떨어진 터키에서부터 육로를 통해 걸프만으로 운송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러한 대안 운송로의 트럭, 도로, 파이프라인 수용 능력은 제한적이다. 데이터 회사인 제네타의 피터 샌드는 푸자이라에서 30km의 교통 체증이 형성된 것으로 알려진다고 말한다. 게다가 그렇게 많은 원유가 억류되면서 선박용 연료 가격이 두 배로 올랐고 운영사들은 그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하고 있다. 위성 데이터에 따르면 3월에 세계 선단은 2% 더 느리게 항해하고 있는데 아마도 연료를 아끼기 위해서일 것이다.


약 300척의 유조선이 걸프만에 갇혀 있거나 (걸프판을 포기하고) 다른 목적지로 향하고 있다. 가장 큰 유조선들의 용선료는 전쟁 전 하루 약 9만 달러(1억2600만 원)에서 약 23만 달러(3억2200만 원)로 급등했으며 이들 중 8%는 운항이 중단된 상태이다. 너무 많은 유조선이 너무 적은 석유를 쫓게 되면 용선료는 곧 떨어질 수 있다. HSBC 은행이 보고서에서 지적했듯이 호르무즈 해협 폐쇄는 잠재적인 "대체 선적 지역의 과잉 공급"을 의미한다.


그러한 변동은 세계의 길목 중 한 곳에서의 격변이 낳은 필연적인 산물이다. 해운업은 근본적으로 보수적인 업계다. 보험을 확보할 수 있다 하더라도 대형 회사들은 선박을 위험에 빠뜨려 고객이나 투자자들의 분노를 사고 싶어하지 않으며, 소형 회사들은 잃을 위험을 감수하기에는 가진 선박이 너무 적다. 더욱이 많은 선원들은 전쟁 지역에서 일하는 것을 거부할 수 있는 계약을 맺고 있다. 따라서 큰 혼란은 쉽게 일어날 수 있다.


많은 국가들은 한 세기 이상 대체로 우세했던 외교 원칙인 항행의 자유가 살아남기를 바랄 것이다. 19세기 미국의 해군 전략가인 알프레드 세이어 머핸Alfred Thayer Mahan은 바다를 모든 방향의 사용자들이 가로지르는 "넓은 공유지"로 간주했다. 그는 세계를 좌우하는 힘은 바다의 지배에서 나오며 미 해군이 자국의 상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1801년 미국의 최초의 해외 전쟁은 오늘날 리비아 지역의 통치자가 미국 해운을 약탈하는 걸 막기 위한 것이었다.


2025년 11월에 발표된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 안보 전략은 "모든 중요한 해상 교통로에서 항행의 자유를 보존하는 것"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하지만 '미국 우선주의' 대통령은 세계적인 부담을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 이란에 대한 그의 갈지자 행보에서 그는 한때 승리를 선언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다른 나라가 해결하도록 내버려 둘 준비가 된 것처럼 보였다. "우리는 호르무즈를 안 씁니다. 때가 되면 저절로 열릴 겁니다." 해운의 핵심에 대한 트럼프의 무관심은 다른 나라들의 안보에 좋은 징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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