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셴의 제품은 주먹 크기 정도로, 누전을 감지하는 전기차 충전기 장착 센서로 차량과 전력망 사이에서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이 장치는 단순히 중국 첨단기술 산업의 혁신과 성과를 보여주는 상징에 그치지 않는다. 아시아에서 유럽에 이르기까지 각국의 첨단 산업을 잠식하는 하나의 흐름을 반영하는 것으로, 중국발의 이 흐름은 전 세계 정부들을 절망에 빠뜨리고 있다.
전기차 붐은 황셴의 센서 출하량을 올해 약 1000만 개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이며, 이는 그의 회사 '메가센웨이 전자기술'이 시장에 진입한 2019년의 약 2만 개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당시만 해도 이 제품은 틈새시장에 머물러 있었고, 독일과 스위스의 기업들이 개당 약 200위안(약 30달러) 또는 그 이상에 공급하고 있었다.
메가센웨이는 초기에 센서를 개당 약 40위안에 생산해 100위안에 판매하며 상당한 이윤율을 확보했다. 그러나 중국 내 경쟁업체들이 대거 진입하면서 가격은 하락하기 시작했다. 유럽 기업들은 점차 시장에서 철수했다. 현재 상하이에 본사를 둔 황셴의 회사는 일부 센서를 개당 10위안 수준에 판매하고 있다. 그는 "가격 하락이 이렇게 빠르게 진행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의 회사가 보여온 궤적은 극도로 경쟁적인 중국 기업들이 다양한 산업으로 눈부신 속도로 진출하면서 세계 산업과 무역을 재편하는 더 큰 경제적 힘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20년 전, 저가 제품의 물결이 선진국 제조업체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무너뜨리고 수백만 명의 일자리를 대체하면서 세계경제는 첫 번째 '차이나 쇼크'를 겪었고, 이는 도널드 트럼프와 같은 포퓰리스트 정치인의 부상을 부추겼다.
이제 두 번째 쇼크가 진행 중이다. 이는 중국의 교역 상대국들에 훨씬 더 위협적인 것으로, 첨단 제조업에 대한 전면적인 공세다.
극심한 국내 경쟁과 막대한 산업 규모, 풍부한 엔지니어 인력, 그리고 세계 최고 수준의 보조금이 결합되면서 전기차, 태양광 패널, 배터리, 풍력 터빈 등 점점 더 많은 첨단 제조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중국 기업들이 탄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업들을 만들어내는 동일한 요인은 과잉 생산능력을 낳는 경향도 있어, 국내에서는 수익성을 압박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을 중국산 제품으로 넘쳐나게 하며 무역갈등을 촉발하고 있다. 저평가된 환율의 도움까지 더해지면서 중국 기업들은 전 세계에서 최첨단 산업들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중국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은 세계 어디에서도 이길 수 있다"고 메가센웨이와 기타 10여 개 이상의 중국 제조업 기업에 투자한 황허는 말한다. 그는 중국의 창업자들이 생존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말하며, 이것이 집합적으로 중국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쟁력을 만들어낸다고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중국에는 엔지니어가 넘쳐난다. 기술적 장벽은 길어야 6개월에서 1년이면 사라진다."
메가센웨이의 황셴에게 이는 마치 소용돌이가 회사를 아래로 끌어당기는 듯한 느낌이다. 그는 "이것은 건강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악성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외부 세계는 중국기업들이 품질 좋은 제품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멈춰세울 수 없는 챔피언으로 보고 있다. 2025년 상품 무역에서 1조 달러를 넘어서는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중국은 2026년 1분기 수출을 전년 대비 거의 15% 늘렸다.
한 사례로, 2만 9000파운드부터 시작하는 중국산 재쿠(Jaecoo) 7 SUV는 금년 3월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가 됐다.
최근 6개월 사이 베이징을 방문한 여러 유럽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자신이 사활적 위협으로 보는 상황에 대해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고급 중국 제품의 급증이 유럽 제조업에 "생존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이 현상을 설명하는 단어가 있다. '네이쥐안(内卷)', 즉 '인볼루션(involution)'이다. 이는 모두가 더 열심히 달리지만 수익은 줄어드는 경쟁 구조를 의미하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환경은 메가센웨이 같은 기업들로 하여금 빠르게 움직이도록 압박한다. 황셴은 불과 몇 년 사이 비용을 어떻게 극적으로 낮췄는지 설명했다. 먼저 자신들이 설계한 센서를 생산하던 공장을 인수했다. 이어 인근 공장들을 방문해 최선의 운영 방식을 연구했다.
완성된 센서를 검사하는 작업자는 처음에는 하나씩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황은 테스트 장비를 재설계해 작업자가 쉬지않고 제품을 장비에 올리고 내리는 방식으로 한 번에 4개, 이후 8개까지 검사할 수 있도록 바꿨다. 현재는 이 작업자를 로봇 팔로 대체했다.
"우리는 공정을 1년에 두세 번씩 업데이트했다"고 황은 말했다. "그만큼 경쟁 압박이 빨리 왔다."
그는 과거 자동차 산업에서 일반적이던 5년의 제품 주기와 1년 단위의 가격 협상 구조는 사라졌다고 말했다. 한 대형 자동차 제조업체는 중간 유통 단계를 모두 제거하고 메가센웨이 같은 공급업체들을 대상으로 매달 직접 입찰을 진행한다. 업체들은 가격을 제출하고, 최저가 여부를 통보받은 뒤 다시 가격을 제출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더 이상 낮출 수 없을 때까지 경쟁한다.
황셴 역시 더 많은 하청업체를 끌어들여 서로 경쟁시키고 있다. 그는 "나는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를 그들에게 전가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고 말하며, 공급망의 최종단계에 있는 자동차 제조사들조차 가격 전쟁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BYD는 차량 평균 판매가격이 2021년 14만 3100위안(약 3100만원)에서 지난해 11만 9223위안(2580만원)으로 하락했다.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인 NIO 역시 대표 모델 ES8 SUV 가격을 2018년 출시 이후 약 20% 인하했으며, 동시에 차량에 훨씬 더 많은 기술을 탑재했다.
NIO의 최고경영자 리빈은 차량 재설계 과정에서 비용절감이 핵심 과제였다고 말했다. "1세대 ES8은 차체 구조의 97.4%가 알루미늄으로 구성돼 매우 비용이 높았다"며 "지금은 더 적은 알루미늄으로도 동일한 강도를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빈은 반도체와 같은 부품의 생산을 내부화하고, 과거 독일에서 수입하던 에어서스펜션 등 부품의 현지조달을 확대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8년 이후 중국 전체 공급망이 변화했다. 전기차 판매량은 당시보다 100배 수준으로 증가했고, 그 결과 배터리를 포함한 전반적인 비용이 크게 낮아졌다"고 말했다.
NIO는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공급망의 출발점 가까이에 위치한 황셴의 경우 일부 주문에서 매출 총이익률이 '제로'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고객들은 계속해서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화학, 태양광, 자동차 및 풍력 산업에 부품을 공급하는 제조업체들까지 중국 산업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생산량은 계속 증가하지만 이익은 줄어들거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로 인해 황셴과 다른 중국 기업가들은 공급과 수요, 정부 인센티브 구조, 게임이론 등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고민하며 치열한 경쟁에서 벗어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과거에는 제품 생산에만 집중하면 됐다"며 "지금은 모두가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왜 하락의 소용돌이에 빠졌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불균형 문제는 결코 중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세계 경제의 장기적 안정성은 미국의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와 재정적자 축소, 국민 저축 확대, 해외 자금 의존도 축소 필요성에 의해서도 위협받고 있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는 국제 경제 의제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이번 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IMF·세계은행 춘계 회의에서도 주요 논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서방동맹의 균열은 이러한 구조적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동 대응 가능성에 대해 고위 관리들의 비관론을 키우고 있다.
다음 달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경제구조 조정을 요구할 예정이지만, 중국정부가 수출의존 전략에서 방향을 틀 것이라는 기대는 크지 않다.
달립 싱은 "중국 지도부에는 소비보다 생산을 선호하는 이념적 성향이 깊이 내재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과잉생산을 처리하기 위해 계속해서 세계 시장에 의존할 것"이라며 "자국 소비를 강화하는 데 따르는 국내 정치적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경제는 높은 에너지 비용과 인건비로 인해 이러한 수출 공세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과거 1차 차이나 쇼크 당시에는 중국의 소비자 전자제품과 가구, 가전제품이 독일 자동차 산업 등 핵심 산업과 직접 경쟁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럽에서의 영향이 엇갈렸다.
그러나 이제 이러한 안도감은 사라졌다. 2026년 1분기 중국의 수출 증가를 이끈 것은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전년 대비 21.1% 증가)과 동남아시아로의 수출(20.5% 증가)이었으며, 미국으로의 수출은 감소했다.
유럽과 아시아 등 각국 정부를 더욱 우려하게 만드는 것은 중국 무역흑자 확대를 뒷받침하는 정치경제적 요인이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장기화된 부동산 침체와 취약한 사회안전망은 소비를 억제했고, 그 결과 지난해 물가 상승률은 '제로' 수준에 머물렀으며 성장 유지를 위해 대외 수요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
중국 당국은 경제 전략에 대한 비판을 일축하며 당장 방향을 바꿀 계획이 없음을 시사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달 미국의 추가 관세 인상 움직임에 대응해 "이른바 '중국의 과잉 생산' 문제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으며 정치적 개입의 구실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네이쥐안식 경쟁'을 억제하기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으며, 첨단 기술과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가격 경쟁을 완화하려 했다.
그러나 지난달 발표된 2026~2030년 5개년 계획에서는 바이오 제조, 로봇 등 다양한 산업에 대한 대규모 국가 지원이 다시 확인됐다.
또 하나의 핵심 요인은 중국 통화다. 주요 교역 상대국 대비 낮은 물가 상승률은 지난 3년간 실질 환율 하락을 초래했고, 이는 순수출과 경상수지 흑자 확대에 기여했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는 GDP의 3.7%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실질 실효환율이 약 16% 저평가돼 있다고 추정하며, 이는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달러 매입과 통화 가치 절하를 통해 수출 경쟁력을 유지해 왔으며, 국유은행 네트워크를 통해 이른바 '그림자 외환보유액'을 축적해 왔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정부의 산업정책이다.
중국은 기업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지방정부들은 제조업 유치를 위해 보조금, 저렴한 토지, 금융 지원, 세제 혜택을 두고 서로 경쟁하고 있다.
이 경쟁이 과열되면서 일부 기업들은 보조금과 투자를 쫓아 지역을 옮겨 다니는 '철새 기업'으로 불리고 있다.
가장 뜨거운 분야 중 하나는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으로, 최근 벤처 투자와 정부 자금이 대거 유입되며 수많은 스타트업이 진입해 정부조차 거품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대변인 리차오는 최근 기자들에게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이 150개 이상이며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유사 제품이 과도하게 시장에 진입해 연구개발 공간을 압박하는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규모는 이보다 클 수 있다. 기업 데이터 업체 치차차(企査査)에 따르면 '로봇'이라는 이름이나 사업 범위를 가진 중국 기업은 120만 개에 달한다. 일부는 화장품, 친환경 에너지, 반도체 등 다른 분야에서 최근 전환한 기업들이다.
중국 서부의 한 로봇 기업 창업자는 창업 과정에서 받은 지원을 나열했다. 고객이 로봇을 구매할 때 제공되는 보조금, 공장 수직 확장을 위한 지원금, 옥상 태양광과 에너지 저장시설 지원, 그리고 추가 혜택이 따르는 '스마트 공장' 인증 등이 포함됐다.
그는 경쟁사들도 동일한 혜택을 받고 있으며, 이는 지난 1년간 가격이 10% 하락한 데 기여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지원이 없었다면 우리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장점이 단점을 능가한다"고 말했다.
노던라이트 벤처캐피털의 투자자인 황허는 이 시스템이 동일한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기업을 계속해서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자금이 기업을 육성하는 단계를 넘어 유지시키는 역할을 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방 정부는 지역 기업이 실패하도록 두는 것을 꺼린다"며 "그래서 과잉생산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구조상 지방 관리들은 자국 기업을 보호할 강한 유인을 갖고 있다.
부가가치세는 중국 세수의 약 40%를 차지하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이를 분배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생산이 이뤄지는 지역은 공장을 유지할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는다.
또한 생산 능력 확대는 지방 관리들의 인사고과 기준인 경제성장으로 이어지며, 대규모 해고는 사회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어 중국정부가 가장 우선시하는 문제와 직결된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창업자는 "정부 관리들은 GDP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할 뿐 과잉생산은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제품을 생산하는 한 부가가치세 수입이 발생하고, 판매 여부나 수익성은 그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앙정부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정부 고위 경제 고문인 인옌린은 지난달 의회 회기 중 공산당의 최고 이론저널 <추시(求是)>와의 인터뷰에서 부가가치세를 생산 시점이 아닌 판매 시점에 부과하는 방향으로의 세제 개편 필요성을 언급했다.
<추시>는 지난해 7월 널리 읽힌 글에서 '네이쥐안식 경쟁'의 종식을 촉구하며, 지방정부가 불법 세제 혜택과 보조금, 저렴한 토지를 통해 제조업체를 유치하고 이에 따라 동일한 유망 산업에 업체들이 과도하게 몰리는 것이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가센웨이의 황셴은 일부 경쟁사들이 판매할 때마다 손실을 보면서도 지방정부 자금으로 겨우 유지되고 있다고 의심한다. 그는 "비용 구조를 아는 상황에서, 일부 가격은 상업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결과 시장에서 퇴출돼야 할 기업들이 계속 운영되며, 특히 태양광, 풍력, 배터리, 전기차 등 정치적으로 선호되는 산업에서 정부 자금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마이클 페티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분석가들은 종종 중국 제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조 효율성과 혼동하지만 이는 전혀 다른 개념"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제조업의 경쟁력은 저평가된 환율, 매우 저렴한 금융, 그리고 생산성 대비 낮은 임금에 기반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분석은 보조금의 역할을 강조한다. 이 38개 회원국 기구가 중국 산업을 기업 단위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선진국 기업들에 비해 3배에서 9배 높은 수준의 보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조금은 보조금 지급과 세제 혜택뿐 아니라, 중국 국유은행이 시장 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제공하는 대출 형태에서도 나타나며, 이는 국제경쟁을 압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OECD 데이터는 보여준다.
이러한 구조는 중국 기업들의 글로벌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지만, 수익성은 사라지고 있다. 태양광 산업에서는 과잉 생산능력으로 인해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으며, 중국 상장 태양광 기업 상위 6곳은 2025년에 총 430억 위안(약 9조 3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보조금은 계속되고 있다. 이들 6개 기업 가운데 하나인 징코솔라는 2025년 상반기에 13억 위안의 보조금을 받았지만 같은 기간 30억 위안의 손실을 기록했다. 또 다른 기업인 트리나솔라 역시 같은 기간 수억 위안의 지원을 받았다.
트리나솔라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가오지판은 정부가 활용도가 낮은 생산 능력을 정리하고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회복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국이 경쟁사들의 가격을 감시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네이쥐안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은 원가 이하 판매를 처벌하는 법 집행"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기업들이 태양광 산업에 대거 진입하면서 생산 능력은 급증했다. 중국광전산업협회와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에 따르면, 중국은 연간 1200GW의 태양광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해 전 세계 설치량 647GW의 약 두 배에 해당한다.
텔레비전과 태양광 재벌그룹인 TCL의 리둥성 회장은 "어떻게 이렇게 짧은 시간에 글로벌 수요의 두 배에 달하는 생산 능력을 구축할 수 있었는가"라며 "핵심 원인은 자원 배분의 왜곡과 부적절한 지방정부 개입"이라고 지난달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지난 5년간 지방정부가 태양광 설비 건설에 자금을 대거 투입하는 것을 지켜봤으며, 많은 프로젝트에서 50% 이상의 자금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거의 모든 프로젝트에 지방정부 자본이 관여했다"고 덧붙이며 중앙정부가 추가 투자를 억제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그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계속 투자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 확대는 중국의 과잉 생산을 점진적으로 흡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더 높은 마진과 덜 치열한 경쟁이 가능한 해외시장 확대는 많은 중국 기업들의 최우선 과제가 되고 있다. 자동차, 배터리, 풍력 터빈, 태양광 기업들이 모두 해외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21% 증가해 1420억 달러를 기록했고, 리튬이온 배터리 수출은 770억 달러에 달했다. 태양전지의 경우 수출 물량은 73% 급증했지만 가격 급락으로 총 수출액은 8% 감소한 280억 달러를 기록했다.
스위스 전류 센서 제조업체 LEM의 아시아 사업을 이끄는 존 맥러스키는 중국 경쟁사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려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것"이라면서도 자사는 이에 대비는 해 왔다고 덧붙였다.
LEM은 메가센웨이와 유사한 전류 센서를 생산하지만, 차량과 배터리,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에 직접 장착되는 제품을 만든다. 이 스위스 상장 기업의 최대 시장은 중국이지만,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순이익률은 2022년 3월 기준 19.4%에서 지난해 2.7%로 급락했다.
LEM은 배당을 중단하고 특히 유럽에서 비용 절감에 나섰지만, 지난 4년간 주가는 84% 하락했다. 맥러스키는 회사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중국 경쟁사와 유사한 방식으로 변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중국의 저비용 공급망 활용 확대와 상하이 연구개발 인력 30명 추가 채용이 포함된다.
그는 "고객과 가까이 있어야 하고 그들의 속도에 맞춰야 한다"며 "이곳에서 수익을 내고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 고객들이 해외로 확장하면서 LEM도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도 비슷한 결론에 도달했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중국 허페이에 새로운 연구개발 본부를 설립했으며, 이는 중국 내 신모델 엔지니어링을 전담하고 향후 글로벌사우스와 중동 시장을 위한 차량 생산도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를 중국 토종 자동차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전 세계 곳곳에서 '차이나 쇼크 2.0'이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브뤼겔 싱크탱크 수장인 예로민 체텔마이어는 "중국의 압도적인 산업 생산 능력을 멈추거나 최소한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 우리의 산업이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중국이 세계 제조업에서 계속 지배적인 위치를 유지할 장기적 흐름과 모순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는 없다"며 "충격을 완화하는 동시에 그에 적응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메가센웨이의 황셴 CEO는 데이터센터용 신규 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해외 판매 확대를 신중히 모색하고 있다. 그는 가격인하를 통한 방식으로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해외 유통업체들을 직접 방문하기 시작했을 때, 한 곳에서 의미심장한 조언을 들었다. 현지 상업 규칙을 존중하라는 것이었다.
황셴은 "그 말의 숨은 뜻은, 끝이 없는 중국식 경쟁을 여기로 가져오지 말라는 것이었다"며 "자신들의 사업 방식을 파괴하지 말라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냉혹한 경쟁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우리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좋아서 회사를 시작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매년 예산을 짤 때마다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더 쥐어짜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 전시회에서 경쟁자들을 마주치면 그들 역시 지쳐 보인다고 말했다. "한 경쟁자가 '우리 모두 조금씩 완화할 수는 없겠느냐'고 말한 적이 있다"고 그는 회상했다. "나도 그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돌아서자마자 가격을 더 낮춰 나를 압박했다"고 황셴은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5월 14일~15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힘 센 두 나라의 정상의 회담을 앞두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무역흑자 문제'에 대해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아래에 번역소개하는 4월 14일자 기사는 '빅리드'로 나온 첫번째 기사입니다. 이른바 '차이나 쇼크 1.0'은 저가 상품으로 전 세계를 타격한 사건이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고가 제품 중심으로 생산을 하던 유럽은 타격을 덜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엔지니어링이 고도화되고 있는 중국은 첨단 제품, 고가 제품에서도 가격 경쟁을 갖고 수출 밀어내기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소비보다 생산에 방점을 찍어온 중국정부의 산업정책에 따라 금융적, 재정적 지원을 받는 수많은 중국 기업들이 이른바 '네이쥐안(內卷, involution)'이라고 부르는 심각한 가격깎기 '출혈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정부의 지원과 치열한 국내경쟁으로 품질과 가격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된 중국기업들이 이제 하이테크 제품들을 싼 가격에 내놓고 있습니다. 중국의 이러한 문제가 전 세계적인 불균형을 낳고 있는데, 언제까지 이런 상태가 지속될 수 있겠냐는 것이 FT의 우려입니다. 넓게 취재하고 심도있게 분석한 이 기사를 보면서 5월 중순의 미중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어떻게 논의될지 지켜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