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야의 콜롬비아 대통령 당선은 중남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과 정책 우선순위에 더욱 깊이 보조를 맞추는 지역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됐다.
안데스 지역에서 중앙아메리카에 이르기까지, 자유시장 경제정책과 강경한 치안 전략을 핵심으로 내세운 포퓰리즘적 공약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도자들이 잇따라 집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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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방향 전환은 수년간의 저조한 경제성장에 대한 불만, 그리고 일부 국가들에서 초국가적 조직범죄가 급증한 데 따른 정권교체 정서에 의해 촉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강력한 이민 단속 정책과 마약퇴치 공동작전에 기꺼이 협력하려는 파트너 국가들의 전례 없는 네트워크를 확보하게 됐다.
이 같은 이념 진영은 미국에 중남미에서의 중국의 경제적 팽창주의를 견제할 수 있는 균형추 역할도 하고 있다.
중남미의 양대 국가인 브라질과 멕시코는 여전히 좌파 정부가 집권하고 있지만, 두 나라 모두 트럼프와 실무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오는 10월 4일 실시되는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 우파 성향의 전직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의 아들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가 현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를 근소한 차이로 꺾을 경우, 중남미는 트럼프 진영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
다음은 지난해 트럼프가 취임한 이후 집권한 친(親)트럼프 성향의 중남미 지도자들을 살펴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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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의 '호랑이' 포효하다
초접전 결선투표에서 간신히 승리한 화려한 이미지의 백만장자 출신 변호사이자 정치권 외부 인사인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야는 오는 8월 7일 취임할 예정이다. 스스로를 '호랑이'라고 부르는 데 라 에스프리야는 콜롬비아의 무장 마약밀매 조직들을 상대로 전면전을 벌이겠다고 공약했다.

데 라 에스프리야는 미국 시민권자로 트럼프의 2024년 대선 캠프에 정치자금을 기부했으며, 트럼프로부터 전폭적인 지지 선언을 받았다. 그러나 의회 내 지지 기반이 약한 만큼, 정부 부처 축소와 공공부문 일자리 감축, 그리고 초대형 교도소 건설 계획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난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칠레의 '법과 질서' 대통령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의 지난해 12월 대선 승리는 이민 문제와 치안에 대한 국민적 불안에 힘입은 것이었다. 카스트는 불법 이민을 차단하기 위해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칠레 북부 국경지대에 군 병력을 배치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예산 삭감과 경찰 권한 확대를 결합한 '칠레는 전진한다' 계획을 추진하며 범죄조직 소탕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그의 국정 지지율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볼리비아의 자유시장 복귀
로드리고 파스는 지난해 10월 선거에서 약 20년간 이어져 온 좌파 집권 체제를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 파스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과 협상 중인 금융지원 패키지의 성사를 돕기 위해, 막대한 재정 부담을 초래하는 연료 보조금과 외환 통제를 폐지함으로써 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자국 통화를 안정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신규 투자 유치를 추진하는 가운데 미국과의 외교 및 통상 관계도 재개했다.
하지만, 파스 정부의 긴축정책과 생활비 상승은 거의 두 달에 걸친 시위와 도로 봉쇄를 촉발했으며, 이는 전국적인 연료 및 식량 부족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미국 정부는 파스를 지지하면서, 이번 소요 사태를 이전 좌파 정부와 연계된 노동조합과 코카 재배 농민들이 주도하는 "쿠데타"라고 규정했다.

베네수엘라의 강요된 선회(旋回)
명목상 사회주의자인 임시 대통령 델시 로드리게스는 지난 1월 미국의 군사작전으로 전 지도자 니콜라스 마두로가 축출된 이후 미국과의 외교 및 정보 협력을 크게 강화했다.
로드리게스는 트럼프를 만족시키고, 정치 분석가들의 표현에 따르면 트럼프 통치기간 동안 살아남기 위해, 정부 내 마두로 충성파들을 숙청했다. 미국은 이제 베네수엘라 경제의 사실상 문지기 역할을 하며, 베네수엘라의 석유 판매와 수입(收入)을 관리하고 있다. 로드리게스 정부는 미국 기업들에 나라를 다시 개방하기 위해 에너지 및 광업 규제를 전면적으로 고쳤다.

에콰도르의 철권 통치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은 2025년 5월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으며, 이후 자국의 강력한 마약 갱단들을 상대로 눈에 띄게 군사화된 투쟁을 벌여왔다. 노보아는 주요 도시 순찰과 연방 교도소 체계의 직접 통제를 위해 군 병력을 동원했다.
노보아는 트럼프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초국가적 범죄조직을 테러단체로 간주하고 있으며, 교도소 확충과 함께 미국과의 정보 및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페루 '스트롱맨'의 딸
케이코 후지모리는 인권침해 혐의로 몰락한 강경 통치자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범죄척결 유산을 전면에 내세워 권력을 확보했다. 그는 갈취 범죄와 살인 사건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페루의 교도소를 군의 직접 관리 아래 두고, 대형 조직범죄 재판에서는 판사의 신원을 비공개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그의 경제정책은 대대적인 규제 완화를 통해 페루 경제를 중국 국가 자본 투자 의존에서 벗어나게 하고,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력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온두라스의 '트럼프 사람'
선거운동 기간 중 트럼프의 공개 지지를 받았던 나스리 "티토" 아스푸라는 대만과의 공식 외교관계를 복원하고 중국 본토의 영향력을 차단함으로써, 좌파 성향 전임 대통령의 외교 노선을 뒤집는 데 나서고 있다. 아스푸라는 마약과 불법 이민에 관여하는 카르텔 및 범죄조직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의 정보 공유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코스타리카의 반(反)범죄 전사
지난 2월 대통령에 당선된 라우라 페르난데스 델가도는 트럼프를 "무조건적인 동맹"이라고 부르며, 이미 우호적인 양국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데 힘써왔다.

그의 정부는 미국의 감시 기술 지원을 받아 남부 국경의 이민 단속을 강화하고, 증가하는 갱단 관련 범죄에 강경 대응하기 위한 법률 개정을 추진하며, 코스타리카의 무역정책을 미국과 직접적으로 보조를 맞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한 범죄조직 척결을 위해 미국 사법당국과의 정보 공유를 확대하는 한편, 미국이 추방한 제3국 출신들을 미국 대신 수용하고 있다.
서반구를 다시 미국의 앞마당으로 만들겠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른바 '돈로독트린'이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걸까요? 한때 반미 좌파 정권들이 다수를 점하던 중남미에서 친미 우파 정권들이 하나 둘 집권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6월 22일자 기사는 새로 등장한 우파 정권들을 정리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느 나라의 누가 어떤 과정을 통해 집권을 했고 어떤 정책들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지 간략하게 정리해줍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중남미에서 나타나고 있는 우파 도미노 현상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더 보셔야 할 부분은 조만간 가시화될 쿠바의 변화입니다. 중남미 좌파들의 성지라고도 할 쿠바가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쿠바계 2세인 루비오 국무장관이 앞장서서 카스트로 가문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국에게 가장 큰 걸림돌은 멕시코와 브라질의 좌파 정권입니다. 멕시코는 그다지 반미적이진 않지만 좌파적 성격도 강하고 중국과의 관계도 미국의 눈엔 의심스럽습니다. 브라질은 노골적으로 친중, 반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돈로독트린'이 중남미에 집중하고 있어서인지 캐나다나 그린란드에 대한 미국의 움직임은 약해진 것 같습니다. 물론 북미에까지 '돈로독트린'이 언제 적용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당분간은 중남미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는 "이란 다음은 쿠바"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