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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5 14:43
1700년까지 세계 경제는 사실상 성장하지 않고 정체 상태에 머물렀다. 그 이전의 1700년 동안 세계 총생산은 연평균 0.1%씩 증가했는데 이는 생산량이 두 배로 늘어나는 데 거의 천 년이 걸리는 속도다. 그러다 제니 방적기가 윙윙거리고 증기기관이 칙칙거리기 시작했다. 1700년에서 1820년 사이 세계 성장률은 연 0.5%로 다섯 배 증가했고 19세기 말에는 1.9%에 달했다. 20세기에는 평균 2.8%를 기록했는데 이는 25년마다 생산량이 두 배로 증가하는 속도다. 성장은 이제 표준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가속화되었다.
실리콘밸리의 전도사들 말을 믿기로 하자면 이 경제성장의 폭발은 이제 곧 더 커질 것이다. 이들은 대부분의 사무직에서 대부분의 인간을 능가하는 인공일반지능(AGI)이 곧 연간 GDP 성장률을 20~30%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주장한다. 터무니없는 소리로 들릴 수 있지만 그들은 인류 역사의 대부분 기간 동안 경제가 성장한다는 생각 자체가 터무니없는 소리로 여겨졌다고 지적한다.
AI가 곧 많은 노동자를 잉여 인력으로 만들 가능성이 있음은 잘 알려져 있다. 반면 AI가 세계를 폭발적인 성장의 길로 이끌 수 있다는 희망에 대한 논의는 훨씬 적다. 폭발적 성장은 엄청난 결과를 낳을 것이다. 노동 시장뿐만 아니라 상품, 서비스, 금융자산 시장이 송두리째 뒤바뀔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AGI가 어떻게 세상을 재편할 수 있을지 고심해 왔다. 그러한 미래상은 아마도 직관에 반하며, 확실히 경이롭다.
바보야, 문제는 아이디어야!
경제는 원래 주로 인구의 축적을 통해 성장했다. 수확량이 늘어나면 더 많은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었고, 농부가 늘어나면 더 많은 수확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런 형태의 성장은 생활 수준을 높이지 못했다. 오히려 기근은 끊임없는 위협이 되었다. 18세기 경제학자 토머스 맬서스는 인구 증가가 필연적으로 농업 생산량을 앞질러 빈곤을 초래할 것이라고 추론했다. 실제로는 그 반대 현상이 일어났다. 인구가 늘면서 더 많이 소비했을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아이디어도 내놓았다. 이 아이디어들은 생산량 증가와 궁극적으로는 출생율 감소로 이어졌고, 이는 1인당 생산량을 끌어올렸다. AGI는 인구 증가 없이 폭주하는 혁신을 가능하게 하여 1인당 GDP 성장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리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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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경제학자는 AI가 생산성을 높여 GDP 성장을 촉진할 잠재력이 있다는 데 동의한다. 관건은 '얼마나?'이다. 일부는 미미한 변화만을 예측한다. 예를 들어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의 대런 아세모글루는 AI가 10년에 걸쳐 세계 GDP를 총 1~2% 정도 끌어올리는 데 그칠 것이라고 추정한다. 그러나 이 결론은 약 5%의 작업만이 노동자보다 AI에 의해 더 저렴하게 수행될 수 있다는 가정에 기반했다. 이 가정은 AI의 성능이 지금보다 낮았던 2023년에 수행된 연구에 따른 것이다.
AI의 경제적 영향에 대한 더 급진적인 전망들은 기술이 발전하고 AGI가 달성됨에 따라 세계 경제 생산의 훨씬 더 많은 부분이 결국 자동화될 것이라고 가정한다. 생산 자동화는 충분한 에너지와 기반 시설만 필요로 하며, 이는 더 많은 투자로 생산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일반적으로 투자 주도 성장은 수확 체감에 부딪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동자 없이 기계만 추가하면 자본은 유휴 상태가 된다. 하지만 기계가 사람을 대체할 만큼 충분히 발전한다면, 자본 축적의 유일한 제약은 자본 그 자체가 된다. 싱크탱크 에포크AI의 앤슨 호는 AI 능력을 추가하는 것이 인구 증가를 기다리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집필 당시엔 옥스퍼드대학교에 있었던 필립 트래멜과 버지니아대학교의 앤톤 코리넥이 수행한 모델 검토에 따르면, 생산의 완전한 자동화조차도 성장 폭발을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다. 생산이 완전히 자동화됐지만 기술이 발전하지 않는다고 가정해 보자. 경제는 일정한 성장률에 안착할 것이다. 생산량 중 저축되어 새로운 기계를 만드는 데 재투자되는 비율에 따라 그 성장률이 결정된다.
진정으로 폭발적인 성장은 AI가 모든 과제 중 가장 어려운 것에서 인간 노동을 대체할 수 있어야 한다. 바로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AI는 생명공학, 녹색 에너지, 그리고 AI 자체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주체가 될 것인가? AGI는 컴퓨터 인터페이스와 상호작용하면서 복잡하고 장기적인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AGI는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것을 넘어 직접 프로젝트를 운영하게 될 것이다. 연구 그룹인 AI퓨처프로젝트는 2027년 말까지 거의 완전히 자동화된 AI 연구실이 과학 연구를 수행할 것으로 예측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AI 시스템이 아마도 내년부터 "새로운 통찰력"을 생산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술 진보를 모델링하려는 '내생적' 성장 이론을 연구하는 경제학자들은 아이디어가 충분한 속도로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낳는다면 성장률은 무한히 증가한다고 오랫동안 가정해 왔다. 자본은 단지 축적되는 것이 아니라, 더 유용해진다. 진보는 갑절로 이루어진다. 인류는 이 문턱을 넘어선 적이 없다. 실제로 일부 경제학자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기가 쉬워지지 않고 더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인간 연구자들은 지식의 최전선에 도달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은 기존 자료를 파악해야 한다.
AGI는 이러한 제약을 완화할 수 있다. 싱크탱크 에포크AI의 모델에서는 자동화로 인한 막대한 초기 수익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연구에 다시 투자된다. AI가 작업의 약 3분의1을 자동화하면 연간 GDP 성장률은 20%를 넘어서고 계속 상승한다. 앤슨 호는 그 모델이 "분명히 틀렸다"고 말하지만 그 이유는 말하기 어렵다고 한다. 경제학자들은 이 모델이 연구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너무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연구의 혜택은 경제 전반으로 퍼져나가 집단행동의 문제1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AI 기업들은 앤슨 호가 AGI가 스스로를 개선할 때 발생하는 피드백 루프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과정은 궁극적으로 어떤 인간보다 훨씬 더 유능한 초지능을 탄생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폭발'의 경제학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윌리엄 노드하우스가 2021년 논문에서 썼듯이, 이러한 피드백 루프가 최대의 힘을 발휘하고 경제가 "정보가 정보 자본을 생산하고, 이것이 또 정보를 생산해 매년 더 빠르게 정보를 생산하는" 상태가 된다고 가정하자. 이는 생산이 무한대가 되는 지점인 "특이점"을 가져온다. 특이점은 사실상 반론으로, 모델이 결국 틀렸음이 입증될 수 밖에 없다는 증거다. 그러나 그 여정의 첫걸음인 급격한 성장 가속화조차도 중대한 사건이 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노동자에게는 무엇을 의미할까? 인류 최초의 경제 급성장은 그들에게 특별히 관대하지 않았다. 남덴마크대학교의 그레그 클라크에 따르면 1800년 영국 건설 노동자의 실질 임금은 1230년과 동일했다. 늘어나는 부양 인구가 사실상 생산량 증가를 모두 상쇄했다. 일부 역사학자들은 그 후 약 50년 동안 노동자들의 생활 수준이 오히려 감소했다고 주장한다.
이번에는 노동자가 잉여 인력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AGI 운영 비용은 임금의 상한선을 설정할 것이다. AI가 더 적은 비용으로 일을 할 수 있다면 아무도 노동자를 고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그 상한선은 계속 하락할 것이다. AI가 충분히 저렴하고 유능해진다고 가정하면 사람들의 유일한 수입원은 자본의 소유자가 되어 그 배당을 얻는 게 된다. 노드하우스와 다른 학자들은 노동과 자본이 완전히 대체 가능해지고 자본이 축적되면 모든 소득이 결국 자본 소유자에게 귀속됨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실리콘밸리에는 이런 믿음이 있다. 성장의 폭발이 일어날 때 부유한 편이 낫다는 것이다.
호황이지만 노동자 없는 경제가 인류의 궁극적인 목적지일 수 있다. 그러나 AI에 대해 대체로 낙관적인 경제학자인 조지메이슨대학교의 타일러 코웬은 변화가 제반 기술로 가능한 것보다 느릴 것이라고 주장한다. "많은 생산요소가 있죠… AI가 강해질수록 다른 요소들의 약점이 더 발목을 잡을 겁니다." 그는 말한다. "그것은 에너지일 수도 있고, 인간의 어리석음일 수도 있죠. 규제, 데이터 제약, 또는 단지 제도적 경직성일 수도 있고요." 또 다른 가능성은 '초지능'조차도 아이디어가 고갈될 수 있다는 것이다. "AI가 낚시꾼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있겠지만 연못 안에 있는 것을 어떻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런던 정치경제대학교(LSE)의 필립 아기온Philippe Aghion 등은 2017년 워킹페이퍼에 썼다.
이러한 제약에 갇힌다면 AGI의 경제적 영향은 모델이 제시하는 것만큼 극적이지 않을 수 있다. 인간이 어떤 면에서 우위를 가지는 한, 사람들은 기계와 함께 일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 중 일부는 엄청나게 높은 보수를 받을 것이다. 노드하우스의 논문에서, AI가 부상하는 동안 노동과 자본 간의 불완전한 대체 가능성은 임금의 폭발로 이어진다. 이상하게도 경제가 훨씬 더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에 임금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줄어든다. 이러한 역학관계에 대한 증거는 이미 테크 기업 내에서 일부 나타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최고 인력에게 슈퍼스타급 임금을 지급하는 경향이 있지만 오너에게 돌아가는 소득의 비중은 이례적으로 높다.
평균은 편차를 감춘다. 슈퍼스타들의 폭발적인 임금은 보다 평범한 사무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별 위안이 되지 않을 것이며 이들은 활기를 띄지 않은 경제 부문에 의존해야 할 것이다. AGI에도 불구하고 로봇공학의 기술 발전이 멈춘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배관공 일부터 스포츠 코칭에 이르기까지 인간을 필요로 하는 육체노동이 많을 것이다. 오늘날의 노동집약적 산업과 마찬가지로, 경제의 이러한 부분들은 생산성 향상 없이도 임금이 상승하는 '보몰병Baumol's cost disease'(노동자에게는 멋진 불행)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경제학자 윌리엄 보몰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보몰병의 고전적인 사례에서, 임금이 상승해 노동자들이 생산성이 급증하는 산업으로 이직하는 걸 막는다. 이는 AGI에는 적용되지 않겠지만 다른 요인들이 보몰병과 유사한 효과를 낳을 수 있다. 예를 들어 AI 소유주와 엘리트 노동자들은 그들의 새로운 부의 상당 부분을 노동집약적 서비스에 지출할 수 있다. 오늘날 부자들이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부터 보모에 이르기까지 자동화하기 어려운 많은 것들에 돈을 쓰는 걸 생각해 보라. 이는 낙관적인 비전이다. 슈퍼스타가 아닌 사람들도 혜택을 본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유하지 않은 사람들은 선택적인 풍요만을 누릴 것이다. AI가 생산하거나 개선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한 구매력은 급증할 것이다. AI가 운영하는 공장에서 만든 공산품은 거의 무료에 가까워질 수 있고, 매혹적인 디지털 엔터테인먼트는 거의 비용이 들지 않을 수 있다. 만약 AI가 농업 수확량을 늘리는 방법을 알아낸다면 식량 가격은 폭락할 수 있다. 그러나 육아나 외식과 같이 여전히 노동집약적인 것들의 가격은 임금에 맞춰 상승 할 것이다. 오늘날의 지식노동에서 노동집약적 대안으로 전환하는 사람은 노동집약적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사람들의 구매력이 오늘날에 비해 더 떨어짐을 발견할 수도 있다.
일부는 보몰병 효과가 너무 심각해서 경제 성장을 제한할 것을 우려한다. 어떤 것의 가격이 폭락하면 사람들은 그것을 더 많이 산다. 하지만 그것이 소비자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줄어들 수 있다. 음식을 예로 들어보자. 1909년 미국인들은 하루에 3400칼로리 상당의 음식(버리는 것 포함)을 구매했고 이는 소득의 43%를 차지했다. 오늘날 미국은 3900칼로리 상당을 구매하지만 이는 소득의 11%에 불과하다. 가격이 수량 증가보다 빠르게 하락하면 측정된 경제는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없는 것들에 의해 지배된다. "성장은 우리가 잘하는 것에 의해서가 아니라, 필수적이지만 개선하기 어려운 것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 아기온과 그의 동료들은 썼다.
그러나 메타의 도미닉 코이는 보몰병 효과를 균형 잡힌 시각으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경제의 측정 규모를 제한하더라도 AGI는 여전히 막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다시 한번, 과거 기술혁명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과 끝없는 무료 온라인 서비스는 세상을 바꾸었지만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 같았다. 그리고 결국, 초지능은 더 큰 에너지 공급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기술을 발견하거나 로봇공학의 발전을 가속화하는 등 병목 현상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성장의 폭발이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모델에서 두드러지는 조언은 간단하다. 수익이 급등할 자본을 소유하라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자신의 노동이 더 이상 가치 없어질 날을 대비해 침울하게 돈을 모으는 고액 연봉 엔지니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자산을 소유해야 할지 아는 것은 어렵다. 이유는 간단하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성장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실질이자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성장폭발이 예견되는 순간 작동하게 될 금융적 영향력을 생각해 보자.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생산에 막대한 투자가 요구될 것이다. 오픈AI의 5000억 달러(694조 원) 규모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와 같이 오늘날 투자되는 금액이 이미 엄청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에포크AI의 모델에 따르면 올해 AI에 대한 최적 투자액은 그보다 50배 많은 25조 달러(3경5000조 원)에 달한다. 그리고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더 커진 경제는 기업들이 더 높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확장함에 따라 인프라나 더 큰 공장과 같은 것에 투자하기 위한 비기술 자본에 대한 수요도 더 많이 창출할 것이다. 투자 경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동시에 저축하려는 욕구는 줄어들 것이다. 평균적으로 소득은 급상승할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사람들이 시간에 걸쳐 소비를 평탄화하려 한다고 가정하는 경향이 있다. 다른 모든 조건이 같다면, 사람들은 예를 들어 오늘 200달러를 쓰고 내일은 아무것도 쓰지 않는 것보다 오늘 100달러, 내일 100달러를 쓰는 걸 선호한다.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하고, 투자를 하려면 누군가는 저축을 해야 한다. 그러나 급성장하는 경제는 절약을 불필요하게 보이게 만든다. 막대한 부가 다가오는데 무엇하러 저축을 하겠는가? 20세기 초 경제학자 프랭크 램지가 지적했듯이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성장이 증가함에 따라 실질이자율도 상승한다. 별 걱정 없는 소비자들이 그렇지 않았다면 써버렸을 돈의 일부를 저축하도록 유인하기 위해서다.
자산 가격에 있어서 이것은 줄다리기를 의미할 것이라고 트레버 차우Trevor Chow와 동료들은 최근 워킹페이퍼에서 주장한다. 주식을 생각해보자. 훨씬 높은 이자율은 투자자들이 미래 수익을 평가하는 데 사용하는 할인율을 급등시켜 미래현금흐름의 가치를 대폭 삭감할 것이다. 한편, 회사가 AI로부터 위험에 처하지 않는 한 훨씬 빠른 성장은 훨씬 더 높은 미래 수익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것이 평균 주가에 미칠 순효과는 불분명하다"고 그들은 결론짓는다.
램지 규칙의 강도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맹렬한 미래 성장이 거의 보장된다면, 시간에 걸쳐 소비를 균등하게 하려는 충동이 클수록 이자율은 더 높아질 것이다. 불행히도 지출을 평탄화하려는 충동이 실제로 얼마나 강한지에 대한 경제학계의 합의는 없다. 거시경제학자들은 그것이 너무나 뿌리 깊어서 일반적으로 이자율이 성장보다 빠르게 상승해 주식 시장이 하락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금융학 교수들은 그 반대를 믿는 경향이 있다. 즉, 성장이 이자율을 앞지른다는 것이다.
이런 얘기가 너무 도박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냥 은행에 현금을 예금하는 게 더 낫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면 투자자는 자본 가치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더 높은 이자율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앙은행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깨닫지 못하고 상황이 요구하는 것보다 금리를 낮게 설정하면 인플레이션이 급등하여 현금 가치를 잠식할 것이다. 부동산은 또 다른 선택지다. 토지의 공급은 고정되어 있으며, 한 이론에 따르면 초지능이 지구를 태양광 패널과 데이터센터로 뒤덮으려고 하면서 땅값이 상승할 수 있다. 하지만 토지는 금리에 가장 민감한 자산 중 하나이다. 30%의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리파이낸싱한다고 상상해 보라.
기대와 우려 사이
더 높은 금리는 또한 부채에 시달리는 세계 각국 정부의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 것이다. 빠른 성장은 그들의 재정 문제를 완화하겠지만 높은 금리는 문제를 악화시킬 것이다. 실업이 재분배 요구, 즉 실리콘밸리의 많은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예상하는 보편기본소득 같은 요구를 부추기는 시기에 정부는 부유한 채권 보유자들에게 많은 현금을 넘겨줘야 할 수도 있다. 코웬 교수는 파이가 어떻게 나뉘는지 걱정하기보다는 커지는 파이의 크기를 즐길 것을 권한다. 그러나 자본을 글로벌 투자자에게 의존하면서 AI 주도 성장을 촉발할 수 없거나 꺼리는 국가는 가혹한 압박에 직면할 것이다.
만약 투자자들이 이 모든 것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면 자산 가격은 이미 그에 따라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테크 기업들의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밸류에이션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가격에 반영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시장은 그렇게 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차우의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스탠퍼드의 배질 핼퍼린은 말한다. MIT의 아이제아 앤드루스와 마리암 파르부디가 7월 15일에 발표한 논문 초안에 따르면, 오픈AI나 딥시크와 같은 새로운 AI 모델이 출시될 즈음 채권수익률은 상승하기는커녕 평균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실리콘밸리는 아직 자신들의 주장을 세계에 납득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10년의 대부분 기간 동안 AI의 발전은 다양한 기준점을 언제 통과할지에 대한 예측을 앞질러 왔다. 인류의 후속적인 진보로 놀라게 할 사람을 찾기 위해 1700년으로 돌아갈 필요는 없다. 2015년 사람에게 딥시크를 보여주는 걸 상상해 보라. 만약 AI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합의가 AI 능력에 대한 대부분의 예측만큼이나 뒤처져 있다면, 투자자들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들이 큰 놀라움을 겪게 될 것이다. 경제학자 로버트 루카스는 경제성장이 인류 복지에 미치는 영향은 너무나 심오해서 "일단 그것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하면 다른 어떤 것도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다른 많은 영역에서와 마찬가지로 AGI의 등장 가능성은 이 현상을 더욱 심화시킨다.
페이팔과 팔란티어의 창업자로 유명한 피터 틸은 일론 머스크와 했던 대화를 회상하면서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사람과 똑같이 움직이는 로봇 10억 대를 만들 수 있다면 머스크가 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에 대해 그렇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휴머노이드 10억 대가 가져올 엄청난 경제 성장이 적자를 상쇄할 테니까요.
오늘날 실리콘밸리의 성배라 할 수 있는 초지능(超知能) 인공일반지능(AGI)도 정말 실현된다면 그런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AGI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소개했는데 이번에는 정말로 AGI라는 게 가능해진다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탐색해 보는 이코노미스트의 7월 24일자 기사를 소개합니다.
저성장의 시대에 '폭발적인 경제성장'은 반가운 소립니다만 경제학자들이 그리는 각종 시나리오들은 우리의 기대를 벗어납니다. AI 성장의 과실이 자본가와 소수 '슈퍼스타'급 노동자에게만 집중되리라는 우려는 늘 있어왔지만 이자율의 급등과 자본투자 경쟁 심화는 글로벌 차원에서의 불평등도 증대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스탠포드대 디지털경제연구소에서 작년 발표한 리서치에 따르면 AI로 인한 자동화율이 10배 증가할 경우, 2050년까지 미국의 GDP는 71% 증가하지만 글로벌 GDP는 사실상 제자리일 것이라고 합니다. 최고의 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이 모든 자본투자를 빨아들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들, 특히 개발도상국들은 이자율 급등으로 필요한 자본투자를 얻지 못하고 경제가 고꾸라질 수 있습니다.
기사에서 보다 상세하게 다루지 않은 노동과 '소비 여력'의 문제도 곰곰히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노동의 고용이 없이 자본의 수익만으로 경제가 굴러갈 수는 없습니다. 결국 소비는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가 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AI가 경제에 미칠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도 그늘은 두드러집니다. 다양한 관점들을 살피며 우리가 대비할 길을 미리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