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評천하] 日 자민-유신 연립정권 가능성 급부상 外

해설과 함께 읽는 이번주 국제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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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가 16일 당 지도부와 회동한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다. 2025.10.16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2025.10.1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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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내각 총리와 자민당 총재가 분리된 이른바 "총총분리"(總總分離)가 2주일 이상 지속되고 있습니다. 한때 야당들이 연립해 정권교체를 단행할 가능성도 부상했지만, 다카이치 사나에와 자민당 주류는 야당들 중에서 극우적이진 않지만 보수성이 짙은 일본유신회당(日本維新の会の党, 이하 유신당)과 연립정권 구성을 위한 교섭에 나섰고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총리 선출권이 있는 중의원의 과반수는 233석인데, 자민당(196석)과 유신당(35석)이 합치면 231석으로 겨우 2석이 부족할 뿐입니다. 무소속이나 작은 정당들에서 보수적인 의원들을 받아들이면 쉽게 과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유신당이 연립정권 구성에 아직 합의하진 않고 있어서 결국 유신당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각료직이나 정책 등에서 자민당의 양보를 최대한 얻어내려 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비(非)자민 연립정권이 탄생할 가능성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만, 비자민 범야권에는 공산당(8석)같은 좌익부터 참정당(3석)같은 강경우익까지 있어서 이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것은 자민-유신 연립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이번에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공명당이 자민당과의 수십년된 제휴를 중단했다는 점입니다. 현재 24석이나 가지고 있는 공명당의 이탈이 자민당으로선 뼈아픕니다. 공명당은 창가학회(創價學會)라는 불교계통의 종교단체를 기반으로 하는 정당으로 평화를 중시합니다. 그런 점에서 강경우익 인사들로 당 요직을 채워가는 다카이치에게 불만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아베 노선을 계승한다는 다카이치 역시 통일교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종교단체를 모태로 하는 공명당으로서 경계심이 작동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시바의 조기 퇴진과 다카이치의 총재 선출, 그리고 공명당의 이탈과 내각 구성의 어려움 등을 보면, 이제 자민당이 과거와 같은 '캣치올 파티'(catch-all party, 포괄정당)는 아닌 듯합니다. 당내에 좌우파를 모두 아우르면서 이념과 정책 스펙트럼이 넓은 정당은 더 이상 아니며, 이에 따라 장기집권보다는 야당과 정권을 교체해가며 집권하는 정당체제가 일본에서도 자리 잡아갈 듯 합니다.



일본은 2009년에 민주당으로 정권교체를 이루면서 하토야마 유키오 내각이 성립했습니다. 당시 일본에서도 드디어 양당제가 시작되는 듯한 분위기였는데, 2011년 3월 11일에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에 의해 민주당 정권이 맥없이 붕괴하면서 다시 자민당이 집권했습니다. 하지만 자민당의 스펙트럼은 더 이상 '캣치올'이 아니고, 스펙트럼이 많이 좁아졌습니다. 2009년에 이미 일본은 양당제 내지 다당제의 조짐이 있었는데, 다만 자연재해로 자민당이 재집권하게 된 것입니다.


자민당이 최근 선거에서 고전하는 것이 단지 정치자금 문제로 인한 것만은 아니고 기본적으로 이념 및 정책적 스펙트럼이 좁아든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입니다. 자민당 내로 봤을 때 당내 좌파라고도 할 수 있는 이시바가 총재를 맡자 당이 전반적으로 왼쪽에 치우치게 되었고, 이에 따라 오른쪽 공간이 열리면서 이 빈 공간을 참정당 같은 '강경우익'이 파고들었습니다. 반대로 이 공간을 채우기 위해 다카이치 사나에를 선출해 당을 오른쪽으로 옮겼더니 이번에는 왼쪽 공간이 열리면서 공명당이 이탈하고 야당에 정권을 넘겨줄 위험성이 생겼던 것입니다. 이제 자민당은 많은 정당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제부터 일본 정치는 합종연횡이 난무하는 전국시대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멈춘 일본의 정치시계가 다시 돌기 시작했습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대략 2주 이내에"(트럼프의 SNS)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입니다. 헝가리 총리 오르반은 양 대통령 모두와 가까워 푸틴이 부다페스트를 회담 장소로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젤렌스키의 18일 방미를 앞두고 트럼프와 푸틴이 긴 통화를 가졌는데, 이 통화에서 정상회담이 결정되었습니다. 부다페스트 정상회담 성사와 관련이 있는 이슈가 하나 있는데, 바로 미국이 장거리 순항미사일 토마호크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가능성입니다. JD 밴스 부통령이 언급했고 트럼프도 부인하지 않았는데, 일단은 푸틴에 대한 압박 카드가 되고 있습니다. 토마호크는 450킬로그램의 탄두를 달고 1600~2500킬로미터를 날아갈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까지의 직선거리가 대략 750킬로를 조금 넘는 정도입니다. 토마호크로 충분히 모스크바의 목표물, 예컨대 푸틴의 집무실이 있는 크렘린궁을 타격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지지부진하던 휴전회담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휴전이 성사된 것은 스탈린이 사망한 1953년 3월 5일 이후였습니다. 그런점에서 정전협상이 푸틴의 고집으로 지지부진하면 일각에서는 '푸틴 이후'라는 과격한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고, 우크라이나(또는 미국)가 그런 시나리오의 실행을 위해 토마호크를 동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매우 과격한 시나리오입니다. 좀 더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러시아의 최대 자금원인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생산시설을 토마호크로 정밀타격하는 것입니다. 푸틴과 러시아측의 전쟁 지속 '비용'을 급격히 올려버리는 것입니다. 즉, 전쟁 지속이 더욱 더 큰 불이익이 되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를 제공하고 러시아 국내 표적에 대한 사용을 허용한다면 이것은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문제가 일단락 되었기 때문에 트럼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전력투구할 여력이 생겼습니다. 푸틴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회담에 나서려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젤렌스키는 차기 대통령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즉 젤렌스키는 정전협상 결과로 '체면을 잃게되는 것'도 감내하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푸틴은 정권을 내놓을 생각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번 전쟁을 성공으로 만들어 자신의 장기집권을 위한 정치적 자산으로 만들려 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미 확보한 동남부 우크라이나 영토(크림반도 포함) 독립시킨 후 러시아 병합,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저지는 절대 양보 못할 협상의 마지노선이 될 것이며, 현재 남아 있는 이슈는 유럽국가들의 우크라이나 주둔을 어디까지 막아낼지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우크라이나 개입의 최소화도 노릴 것입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러시아측 요구의 윤곽이 어느 정도 나올 것입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이사회 의장은 "금리를 너무 느리게 움직이면 고용시장에 고통스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했습니다. 10월 29일의 회의에서 금리인하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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