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評천하] 美 밴스 부통령, 루비오 국무 연이어 이스라엘 방문 外

해설과 함께 읽는 이번주 국제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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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얏 갓 AFP=뉴스1) 김지완 기자 = 21일(현지시간)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이스라엘 남부 키르얏 갓에서 열린 미군과 이스라엘의 민군합동조정센터 개소식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0.21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2025.10.2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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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트럼프가 중재한 '정전 합의'를 지키라고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최측근인 밴스 부통령, 위트코프 중동특사, 사위 쿠슈너를 이스라엘로 보냈고, 이어 루비오 국무장관까지 이스라엘 현지로 보냈습니다. 아직 '정전'이 완벽히 이뤄지고 있지 않는 상황입니다. 하마스는 여전히 무장을 해제하지 않은채 정파간 무력투쟁을 벌이거나 친이스라엘파를 색출한다며 즉석 처형을 일삼고 있습니다. 납치해간 이스라엘 국민이나 사망자 시신 송환도 아직 신속히 이뤄지고 있지 않습니다. 가자지구의 안전보장과 행정을 맡을 시스템도 구축되려면 몇 달은 더 걸릴 것 같습니다. 우선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은 철수해야 합니다. 그리고 하마스는 무장해제해야 합니다. 하지만 하마스가 아직 무장해제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다시 가자 지구에 개입할 명분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의 최고위 인사들이 연이어 이스라엘을 방문한 것은 하마스의 무장해제에 시간이 좀 걸릴 수 있으니 이스라엘이 좀 인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재진입하면 악순환이 발생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국은 네타냐후 연립정부의 극우파 정당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들 극우파 정당은 밴스 부통령 이스라엘 방문 시기에 맞춰 요르단 서안지구 합병 예비안을 의회에 상정해 표결에 붙였습니다. 밴스는 이 표결에 대해 자신에 대한 "모욕"이라고 화를 냈고, 이스라엘이 서안지구를 합병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했습니다.


가자지구의 안전보장을 위해서는 세계 각국, 특히 이슬람국가들이 '국제 군대'를 파견해야 할 텐데, 가장 큰 군대를 파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집트 조차 아직은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이 '국제 군대'의 첫 임무는 하마스의 무장해제일 텐데, 이 과정에서 같은 아랍계인 하마스에 총격을 가할 필요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집트,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 군대가 같은 무슬림인 하마스 전사들에게 총격을 가해 죽게 만들었다고 하면 각국 국민들에게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비해 전문관료로만 구성된 가지지구 행정조직 건립은 쉬울 것 같습니다.


트럼프로서는 신탁통치에 가까운 미국 주도의 가자지구 재건업무를 담당할 이른바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에 관심이 많을 것입니다. 자신에 우호적인 미국이나 서방의 건설업체들이 대거 참여해 가자지구를 재개발한다는 구상인데, 트럼프는 미국의 기업들이 일종의 자본주의적 '평화유지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자본과 시장은 평화를 가져온다는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이 미국 주도의 가자지구 개발 계획에 가장 정치적 타격을 받을 사람은 네타냐후입니다. 그의 리쿠드당과 함께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극우 정당들이 이스라엘이 완전 배제된 가자지구 청사진에 동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스라엘을 배제시켰고, 이에 따라 네타냐후의 집권연립은 붕괴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워싱턴을 방문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지도를 내던지면서까지 압박했던 트럼프는 협상에 적극 나서지 않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해 러시아의 최대 석유회사 두 곳을 제재 대상에 올렸습니다. 트럼프는 16일에 푸틴과 긴 전화통화를 가진 뒤 '2주 안에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미러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했지만, 푸틴에 대한 자신의 "인내심이 바닥났다"며 회담을 무기한 연기했습니다. 그리고는 미 재무부를 통해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와 루코일 두 곳을 제재대상에 올렸습니다. 이 회사가 직간접적으로 50% 이상 지분을 가진 모든 법인들도 자산 동결됩니다.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연일 압박하고 있습니다.




대만의 제1 야당 국민당의 새 주석(대표)으로 정리원(鄭麗文, 55)이 선출되었습니다. 국민당의 두번째 여성 당 주석입니다. 정리원은 과거 국립대만대 재학 당시 국민당에 맞서 '들백합운동'이라는 학생운동에 가담했습니다. 당시 학생들은 국민당의 장기독재 타도와 완전한 민주화, 직선제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왔습니다. 이후 정리원은 민주진보당(민진당)에서 국민대회 대표(현재의 입법위원, 우리의 국회의원), 청년부 부주석을 맡으며 정치이력을 쌓았습니다. 하지만, 2002년 민진당 소속 고위 공직자의 성희롱 사건에 대한 당의 대응을 공개비판했고, 이 때문에 당원 자격 정지 처분을 받고 탈당했습니다. 이후 2005년에 국민당에 입당하고 2008년에 국민당 지명으로 비례대표 입법위원이 되었습니다.


친중 노선의 국민당 주석답게 정리원은 당선 확정후 국민당 본부에서 한 연설에서 "민진당은 중국 때리기 카드를 더 이상 이용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당 주석 선거를 위한 방송토론에서 "국민당의 책무 중 하나는 중국공산당과의 화해"라며 "당선된다면 시진핑 주석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19일 정리원 신임 국민당 주석에게 취임 축하서한을 보냈습니다. 2028년에 치러질 총통선거에 가장 유력한 국민당 후보로는 현재 루슈엔(盧秀燕) 타이중(臺中) 시장이라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민당은 여성 당 주석-여성 총통 후보 체제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이 국제 금융에서 위안화의 역할 강화를 적극 모색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중국 은행들에 의한 해외 위안화 기반의 채권, 예금 등이 4배 가량 증가했다고 합니다. 미국의 달러 패권에 맞서려는 중국 정부의 집요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중국 정부는 무엇보다 위안화로 이뤄지는 무역을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와 함께 위안화 기반의 채권도 늘려가고 있습니다. 중국의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에서 케냐, 앙골라, 에티오피아가 달러화 표시 채권을 위안화 표시 채권으로 전환했고, 인도네시아와 슬로베니아는 최근 위안화 표시 채권을 발행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특히 무역금융 부문에서 위안화 역할이 커지고 있는데, 국제지불송금을 중개하고 있는 SWIFT의 통계에 따르면 위안화 표시 무역금융 비중은 금년 9월에 7.6%으로 나타나 미국에 이어 2위입니다. 무역금융 규모는 지난 3년간 4배 증가했다고 합니다. 빠른 속도로 무역이나 채권발행 등에서 위안화 사용을 늘려가고 있는 중국이 언제 위안화 기축통화 시대를 열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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