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PADO
2026.01.16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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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밀란 예브티치가 화학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을 때, 그는 곧바로 프록터 앤드 갬블(P&G)에 입사했다. 예브티치는 승진 가도를 달렸고, 가족을 위해 침실 4개짜리 넓은 집을 장만했으며 안락한 노후를 위해 자금을 모았다.
그의 딸의 구직 활동은 훨씬 더 힘들었다. 아나이스 예브티치(24)는 2023년 12월 오하이오대학교를 우등으로 졸업했으며, 마케팅, 소셜미디어, 영화 및 텔레비전 제작 분야의 일자리에 지원서를 몇 번이나 제출했는지 셀 수 없을 정도다. 거의 2년이 지난 지금도 그는 필라델피아 외곽에 있는 부모님의 식민지 양식 주택에 살면서, 구직 활동을 끈질기게 계속하며 시간제 일자리를 전전하고 있다.
"딸은 회사들이 '잠수'를 탄다고 표현하더군요." 예브티치(68)는 그의 딸에 대해 말했다. "매우 좌절스럽고 거의 화가 날 지경이에요… 딸이 면접 기회를 얻는 것조차 정말 어려워요."
많은 나이 든 미국인에게 재정적으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물어보면 그들은 편안하다고 말할 것이다. 그들의 주택과 퇴직연금의 가치는 급등했고 그들은 안정적인 은퇴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경제에 대해 비관적이다. 자녀들이 일자리를 찾고, 주택담보대출이나 심지어 임대료를 감당하고, 의료 및 보육 비용을 지불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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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의 경제관을 조사한 7월 월스트리트 저널-NORC 여론조사에서 가장 흔한 응답자는 자신의 재정 상태에는 만족하지만 경제의 미래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사람이었다. 거의 70%가 '아메리칸드림'이 더는 유효하지 않거나 결코 존재하지 않았다고 믿는다고 답했는데 이는 거의 15년간의 조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거의 80%는 자녀의 삶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했다.
부모와 성인 자녀의 엇갈린 운명은 고소득자와 많은 고령 미국인에게는 견실한 수익을 안겨주지만 다른 많은 이들의 상황은 악화시키는 분열된 경제의 일부다. 고소득 미국인과 젊은 노동자나 저소득 노동자 같은 다른 사람들 사이의 분열은 항상 존재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그 분열이 같은 가족 내에서도 심화되면서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를 경제적으로 앞설 것이라는 전통적인 기대를 뒤집고 있다.
어떤 경우에는 재정적으로 안정된 부모가 자녀의 임대료를 보조하고, 면접을 보러 가는 여비를 지원하며, 취업 코칭 비용을 지불하기도 한다. 다른 가족들은 다세대 동거 방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최근 대학 졸업생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대졸자들이 나이가 많은 노동자들보다 실업률이 높은 것은 일반적이지만 근래 그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 전체 실업률은 2025년 8월 4.3%로 상승했지만 최근 대졸자 실업률은 8월까지 12개월 동안 6.5%로 훨씬 더 높다. 팬데믹으로 인한 실업률 급증을 제외하면 거의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인공지능(AI)이 신입사원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다른 이들은 기업들이 관세 및 기타 규제 변화가 비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채용을 늦추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 졸업생들은 링크드인과 다른 포털을 통해 수백 건의 지원서를 제출하지만 거의 응답을 받지 못한다고 보고한다.
"그들은 완전히 아무런 소식도 듣지 못하고 있고 고용자들의 눈에 띄기 위해 점점 더 필사적이 되고 있어요."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커리어 코치인 벤 토빈은 그가 돕는 컴퓨터공학과 졸업생들에 대해 말했다. "제가 코칭하는 거의 모든 졸업생들은 부모님의 지원을 받거나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어요. 많은 이들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다른 종류의 일자리를 찾고 있죠… 한 명은 앱을 통해 개를 산책시키는 일을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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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시작 이래 50%나 급등한 주택 가격은 또 다른 아픈 부분이다. 젊은 미국인들은 일반적으로 집을 사기 위해 저축해야 했지만 오늘날의 많은 젊은 성인들은 집을 장만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포기했다.
월스트리트 저널-NORC 여론조사에서 약 23%의 응답자가 집을 살 여유가 있다고 극도로 또는 매우 확신한다고 답했지만 오늘날의 자녀 세대에 대해 그렇게 느끼는 비율은 11%에 불과했다. 약 32%는 자신의 지출을 감당할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다음 세대가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비율은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최근 어느 날 오후, 아나이스 예브티치는 바쁜 구직 활동을 마치고 막 집으로 돌아왔다. 오전에 그녀는 지역 네트워킹 행사에 참석하여 마케팅 전문가들로부터 명함을 받고 일자리 정보를 구했다. 그는 또한 그룹 활동에도 참여했는데 인생의 목표에 집중하는 방법으로 자신을 위한 부고를 작성하는 것이었다.
"제가 그 자리에서 가장 어린 사람이었거든요. 24살의 나이에 제 자신을 위한 부고를 쓰는 것은 좀 황당한 첫 활동이었어요." 마당에서 가족의 개들이 낙엽 사이를 뛰어다니는 동안 그는 부모님의 거실에서 말했다. 네트워킹 행사 후, 그는 근처 케닛 스퀘어에 있는 자신의 커리어 코치를 방문했다. 아버지가 딸의 구직 활동을 돕기 위해 최근에 고용한 에드 새뮤얼은 아나이스와 함께 링크드인 프로필을 다듬는 작업을 했다.
스타워즈와 록 밴드 포스터로 장식된 어린 시절 침실에서 아나이스는 노트북을 열고 2월 이후 작성한 50가지 버전의 이력서를 가리켰다. 그런 다음 그는 링크드인으로 넘어가 인맥 수를 확인했다. 270명. 새뮤얼은 채용 담당자들에게 더 잘 발견될 수 있도록 인맥의 수가 500명에 도달하도록 그를 독려해왔다.
아나이스의 어머니 베티나 예브티치는 본인이 젊었을 때는 잘 사는 게 더 쉬웠다고 기억한다. 베티나와 그의 남편은 1990년대 신시내티에서 만났을 때 둘 다 프랑스에서 미국으로 온 이민자였다. 그 당시 그의 친구 중 한 명은 바텐더 수입으로 소박한 집과 차를 살 수 있었다. "지금은 그렇게 할 방법이 전혀 없어요." 그는 말했다. "아나이스가 여기서 이사 나갈 여유조차 없어요."
오하이오주 옥스퍼드에 있는 마이애미대학교의 역사학 교수인 스티븐 콘은 최근 영화 '태양의 계절A Raisin in the Sun'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에 충격을 받았다. 이 영화는 1950년대 시카고에서 한 흑인 가족이 오랫동안 미뤄왔던 집 장만의 꿈을 이루는 것으로 끝난다. "한 학생이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네, 그게 그들의 아메리칸드림이죠. 우리에겐 그런 게 없어요.' 그리고 반의 모든 학생들이 고개를 끄덕였어요. 학생들은 이미 자신이 집을 갖게 되는 일은 없으리라고 여기게 된 거죠." 콘 교수는 말했다.
콘 교수의 아들 잭은 2025년 여름 미네소타의 매캘러스터칼리지를 졸업한 이후로 일자리를 찾고 있다. 현재 잭은 부모님 소유의 필라델피아 아파트에서 월세 없이 살고 있으며, 그곳에서 7월 이후 해운업부터 박물관 업무에 이르기까지 약 400개의 일자리에 지원한 것으로 추산한다.
"좀 비인간적으로 느껴지는 공허 속으로 소리치는 것 같아요." 잭은 말했다. 많은 친구들 또한 재정적 지원을 위해 가족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우리는 결코 집을 살 수 없을 것이고 우리가 꿈꿔왔던 삶을 결코 이룰 수 없을 것이라는 그런 느낌이 있어요."
스티븐 콘과 그의 아내는 오하이오에 두 번째 집을 소유하고 있으며 탄탄한 은퇴자금을 가지고 있다. 그들도 처음 시작했을 때 학계에서 일자리를 찾는 데 나름 어려움을 겪었다고 콘은 말했다. 그러나 아들의 고군분투는 경제에 대한 콘의 견해를 어둡게 하는 데 일조했다.
"고용자와 고용의 세계에는 뭔가 다른 것이 있어요. 고용 과정의 디지털화와 많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아들의 나이였을 때 기억하는 것보다 더 외롭고, 더 고립된 느낌이에요." 콘은 말했다.
시카고 북쪽, 일리노이주 윌멧의 부유한 교외 지역에서 샘 커민스는 이번 주 극도로 디지털화된 채용 절차에서 드문 기회인 가상 단방향 면접virtual one-way interview을 준비하고 있었다. "컴퓨터에 혼자 이야기하는 거예요." 5월에 드포대학교를 졸업한 커민스는 부모님의 케이프코드 스타일 집에서 설명했다.
커민스는 보험, 은행 및 기타 분야에서 하루에 때로는 수십 개의 일자리에 지원하며, 라운딩 사이에도 기회를 잡기 위해 동네 컨트리클럽에서 캐디로 일할 때 노트북을 가져가기도 한다. 그는 골프 손님들이 자신을 회사에 추천을 해주겠다고 하면 항상 고맙게 생각하지만 그러한 추천이 자동화의 미로를 항상 뚫고 나가는 것은 아니라고 걱정한다.
그의 어머니 수전 트로이는 그 과정을 "영혼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불렀다.
"좋은 학교에서 인문학 학위를 받으면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채용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늘 그러잖아요." 그는 그가 곧 일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희망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덧붙이며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10월 중순이네요."
워싱턴DC의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 연구원인 메리 러블리는 과거 세대도 나름의 어려움을 겪었다는 데 동의한다. 그가 십대였을 때 1970년대 오일 쇼크와 스태그플레이션이 경제를 강타했고 1980년대에는 높은 금리가 주택 구매자들을 좌절시켰다. 하지만 대학생 시절 그는 일자리를 찾는 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고 일자리를 구했을 때에는 건강보험이 따라왔다. "이런 것들이 소득의 그렇게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는 말했다.
러블리는 전문적인 연구와 자기 자신의 가족 안에서 오늘날의 젊은이들이 직면한 장애물들을 보아왔다. 그의 두 성인 자녀는 힘든 고용 시장과 치솟는 의료 및 주거 비용에 직면하면서 최근 몇 년간 부모에게 재정적으로 의존해왔다.
"다행히도 우리는 도울 여유가 있어요." 러블리는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젊은 세대에게 얼마나 기회가 남아있는지에 대해 걱정한다.
"우린 그들이 정말로 좋은 출발을 하는 데 필요한 것을 제공하고 있지 않아요." 그는 말했다. "저에게는 같은 일을 겪고 있고 가능한한하다면 자녀들을 지원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이 있어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것이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들의 아이가 바보라서가 아니라… 이건 그냥 개별 아이들보다 훨씬 더 큰 문제예요."







1980년대에 대기업에 취업해 집도 장만하고 넉넉한 노후 자금을 마련한 부모와 2020년대에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지만 수백 통의 이력서를 내고도 면접조차 보기 힘든 성년 자녀. 부모 세대는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부유해졌지만, 자녀 세대는 취업난에 허덕이며 부모의 경제력에 의존해야 하고 내집마련은 꿈도 못 꾸는 상황. 대한민국 이야기냐고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라는 미국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미국 경제 지표가 좋다는 뉴스 뒤편에는, 기성세대의 자산 축적과 청년 세대의 빈곤이 극명하게 갈리는 '분열된 경제'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빈부 격차와 양극화는 늘 사회의 화두이지만 이제는 한 가정 안에서도 관측이 가능한 현상이 되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작년 10월 26일자 르포는 이것이 단순히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구조적 변화이자 위기임을 시사합니다.
'우리 다음 세대는 우리보다 더 번영할 수 있을 것'이란 낙관론은 사회 발전의 주된 원동력이었습니다. 사회가 이런 낙관론을 잃기 시작하면 '아노미'가 순식간에 사회를 집어삼킬 수 있습니다. 경제 전체의 파이가 쭈그러드는 시점에도 자녀들에게 공들여 마련해 준 학위와 자격증, 심지어 자산조차도 과연 그 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보다 경각심을 갖고 이 문제의 해법을 논의해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