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적으로 많게는 초당 6000건에 이르는 거래가 JP모건의 시스템을 통해 번개처럼 처리된다. 출퇴근길 사람들은 휴대전화로 커피값을 결제하고, 소비자들은 온라인으로 새 옷을 구매하며, 기업들은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사는 직원들에게 임금을 송금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거래와 그 밖의 결제가 이루어지도록 만드는 보이지 않는 금융 파이프라인에 대해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암호화폐 기업들은 금융 시스템에 본격적으로 진입해, 궁극적으로는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돈의 흐름을 직접 운영하겠다는 목표 아래 이러한 상황을 바꾸려 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의 중심에는 스테이블코인이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와 같은 통화에 1대1로 가치가 연동(페그)되도록 설계된 일종의 디지털 현금으로, 금융 시스템 내에서 그 역할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암호화폐 지지자들은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 환경에 맞춰 설계됐고 더 빠르고 이동이 쉬운 만큼 기존 화폐보다 개선된 형태라고 주장한다. 가장 강경한 이들은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화폐를 완전히 대체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은행들은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을 금융 시스템의 안정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실험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논쟁의 핵심에는 미국 암호화폐 산업을 규율하는 규칙, 그리고 특히 암호화폐 기업들이 자사 플랫폼에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한 사람들에게 이자를 지급하도록 허용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한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통과된 규제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이자, 즉 수익을 제공할 수 없다. 그러나 코인베이스(Coinbase), 크라켄(Kraken), 제미니(Gemini)와 같은 암호화폐 거래소는 이자를 제공할 수 있다. 은행들은 이들이 말하는 이른바 '허점(loophole)'이 의회를 통과 중인 획기적인 암호화폐 법안의 일부로 반드시 차단되도록 하기 위해 워싱턴에서 강도 높은 로비를 벌이고 있다. 이 법안은 업계 전반의 규칙을 정하게 된다.
은행들은 암호화폐 거래소가 이자를 지급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사실상 이들이 은행처럼 행동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더 넓은 금융 시스템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말한다. 반면 암호화폐 기업들은 스테이블코인 '보상(rewards)'을 없애려는 움직임이 은행들이 경쟁을 제거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한다.
이 논쟁은 1월 공개적으로 불거졌다. 당시 코인베이스가 초안 내용에 대한 지지를 전격 철회했으며, 최고경영자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은 "나쁜 법안보다는 법안이 없는 편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양측의 로비 단체들은 이번 주 워싱턴에서 만나 타협안을 마련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이자 또는 수익을 둘러싼 긴장은 암호화폐 기업들이 주류 금융에 얼마나 많은 접근 권한을 가져야 하는지라는 더 큰 문제를 드러낸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암호화폐 기업들에 이른바 '사용이 일부 제한된' 마스터 계좌를 중앙은행에 개설하도록 허용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는 이들을 연준의 자금 이체 시스템과 네트워크에 직접 연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은행들은 이 역시 반대하고 있다.
이번 싸움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은행 로비가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지만, 암호화폐 업계 역시 워싱턴에서 상당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 업계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1억9300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준비해놨으며, 이전 선거들에서도 친(親)암호화폐 정치인들을 지원하는 데 이미 수백만 달러를 지출했다. 암호화폐 업계는 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본인의 지지도 받고 있다. 트럼프 일가의 회사는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내 은행업 인가도 신청한 상태다.
유럽연합(EU)은 이미 자체적인 스테이블코인 및 암호화폐 규정을 마련했지만, 미국 내 논쟁은 향후 글로벌 금융 시스템 전반에 더 광범위한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금융서비스 회사 벤치마크의 매니징 디렉터인 마크 팔머는 "지금까지 스테이블코인이 금융의 중심에 서 있지 않았던 환경에서 사업을 해온 은행들뿐 아니라 모든 금융기관과 핀테크 기업에 있어 중요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테이블코인은 현 트럼프 행정부와 재무장관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재무장관은 이 분야가 대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이미 분명히 밝혔다"고 덧붙였다.
스테이블코인 개념이 주류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2019년 페이스북(Facebook)이 리브라(Libra) 프로젝트를 출시하면서부터다.
당시 논리는 리브라가 국제 결제 시스템을 현대화하고, 국경 간 거래 비용을 대폭 줄이며, 개발도상국에서 금융 소외 해소를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거대 테크기업의 대담한 글로벌 금융 진출은 금융 안정성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를 낳으며 광범위한 반발에 직면했다.
결국 리브라 프로젝트는 중단됐다. 하지만 그 이후 몇 년 사이 스테이블코인은 독자적인 위상을 갖게 됐다. 아르테미스 애널리틱스(Artemis Analytics)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3100억 달러 규모의 스테이블코인이 유통되고 있으며, 이들은 주로 미국 국채와 같은 비교적 안전한 자산으로 뒷받침되고 있다.
가장 큰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기업인 테더(Tether)와 서클(Circle)이 발행하고 있으며, 주로 디지털 자산과 달러 같은 법정화폐 사이를 오가는 거래 통로로 트레이더들에 의해 사용된다. 한편 개발도상국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가치가 안정적인 통화 대안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지지자들은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시스템보다 더 빠르고 저렴한 결제 수단이라고 말한다. 리플에서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총괄하는 수석부사장 잭 맥도널드는 "우리는 국경 간 결제를 현대화하고 있다"며 "기관 투자자들, 기업, 소매업체, 그리고 자체 네트워크 내에서 자금을 이동해야 하는 수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이를 국경 간 결제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럽에서는 실시간 소액결제 시스템이 이미 구축돼 있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더 적을 것이라고 본다. 씨티인스티튜트의 '미래 금융' 싱크탱크 책임자인 로닛 고스는 "스테이블코인에는 미국 특유의 어떤 면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지난해 백악관 복귀는 대통령이 암호화폐를 국가 전략 우선순위로 삼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통화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크게 끌어올렸다.
미국은 2025년 7월 스테이블코인 규칙을 통과시켰고, 이는 전통 금융기관들이 해당 토큰을 거래하고 보유하는 데 더 편안함을 느끼게 하며 시장을 더욱 성장시킬 것이라고 믿었던 암호화폐 업계 경영진들 사이에서 큰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은행들은 암호화폐 플랫폼이 이자를 지급하도록 허용할 경우 개인들이 예금을 은행에서 빼 암호화폐 기업으로 옮기도록 유인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국 은행업계 단체들은 지난달 미 상원에 보낸 서한에서 이는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고 "규제 대상 기관들로부터 예금을 대거 유출시키는 위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 시스템에서 얼마나 많은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는지는 논쟁의 대상이다. 연준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제시 왕의 연구에 따르면 수요가 낮을거라는 시나리오에서는 약 650억 달러의 예금이 은행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은행 경영진들은 2025년 4월 재무부 분석을 인용하며, 최대 6조6000억 달러 규모의 예금이 은행 시스템을 떠나 스테이블코인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 체이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제러미 바넘은 암호화폐 기업들이 은행과 같은 이자를 지급하면서도 동일한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는 "병행 은행 시스템의 형성"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이것이 "명백히...위험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업계 경영진들은 은행들이 단지 경쟁을 두려워할 뿐이라고 반박한다.
리플의 맥도널드는 은행들의 우려가 "사실상 다른 무엇보다도 반경쟁적 우려에 가깝다"며 "은행들은 소비자 예금에 대해 대체로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신들의 예금 사업이 위협받는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클(Circle)의 최고경영자 제러미 알레어는 WEF 다보스 포럼에서 "완전히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정부 머니마켓펀드가 등장했을 때도 정확히 같은 주장이 제기됐지만, 그때 대규모 예금 유출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들과 일부 규제 당국자들은 이 문제가 단순한 경쟁을 넘어선다고 말한다. 예금이 전통적인 시스템을 떠나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동할 경우, 은행들이 실물 경제의 기업 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에 쓸 자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런던정경대(LSE)의 필리프 페흐(Phlipp Paech) 교수는 "은행들이 유동성을 잃을 때마다 더 불안정해지고 수익성도 낮아진다"며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유동성이 줄어들면 대출 비용이 상승하고 은행 수익성이 떨어지며, 체계적 관점에서도 전통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이 약화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단지 낡은 비즈니스 모델을 보호하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금융 시스템에 의존할 것인가의 문제"라며 "스테이블코인은 누구에게도 대출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 경제를 금융적으로 뒷받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영란은행(BOE)은 개인과 기업이 보유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 규모에 각각 2만 파운드와 1천만 파운드의 한도를 두는 방안을 제안했다. 영란은행은 "은행에서의 예금 유출이 빠르고 대규모로 발생할 수 있다"며, 한도가 금융 불안정의 확산을 제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제안은 큰 논란을 낳고 있다. 암호화폐 업계 경영진들은 영국에서 암호화폐 산업의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 로비를 벌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다음 단계로 암호화폐 기업들이 스스로 은행으로 변모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서클과 리플을 포함한 여러 암호화폐 기업들은 미 재무부 통화감독청(OCC)으로부터 국가 신탁은행 인가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받았으며, 이에 따라 연방 차원의 규제를 받으면서 수탁 및 중개 서비스와 같은 활동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다만 고객 예금은 여전히 예금보험 대상이 아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비트(Bybit)도 고객에게 직접 은행계좌를 제공할 계획인데, 이는 디지털 자산 기업들의 진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은행정책연구소(BPI)는 이러한 인가에 대해 반대하는 로비를 펼치고 있는데, 동 연구소는 지난해 이러한 인가가 암호화폐 기업들로 하여금 "은행과 유사한 상품을 제공하는 동싱에 더 느슨한 규제를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이에 따라 금융시스템 전반의 위험을 높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클의 알레어 최고경영자는 다보스에서 "대출은 은행들의 위험 부담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다"며 "막대한 대출이 사모 신용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이 "건전성 감독을 받는 매우 안전한 현금성 수단"이 되기를 원하며, "그 위에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한 대출 모델을 구축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금융 시스템과 더 밀접하게 얽히게 될 경우, 코인이 더 이상 1달러나 1유로와 같은 가치를 유지하지 못하는 '디페그(de-peg)'나 대규모 인출 사태가 금융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약속한 준비금을 보유하지 않았거나, 자산이 유동성이 낮을 경우 특히 대규모 상환이 이뤄지는 시기에 '페그'가 깨질 수 있다.
테더와 서클 같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은 디지털 토큰을 뒷받침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를 대거 매입하고 있다. 최근 유럽중앙은행 경제학자들은 "이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대규모 인출이 준비자산의 급매를 촉발할 수 있으며, 이는 미국 국채 시장의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3년 3월 실리콘밸리은행이 붕괴했을 당시, 스테이블코인 USDC는 발행사 서클이 준비금의 약 8%를 해당 은행에 예치했다고 밝힌 뒤 한때 1달러 아래로 하락했다. 서클은 은행 구제 계획을 촉구했고 결국 합의가 이뤄졌지만, 이 '디페그' 사태는 전통 은행과 스테이블코인 기업 간의 미묘한 연결고리를 부각시켰다.
아메리칸대학교 워싱턴법과대학의 힐러리 앨런 교수는 "공황이 발생해 사람들이 이런 상품과 스테이블코인에서 빠져나오려 할 때, 바로 그 지점에서 국채 시장에 대한 뱅크런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의 성장이 "은행을 잠재적으로 중개 기능에서 배제하고, 신용 공급을 교란하며, 더 많은 자금이 은행 시스템 밖에 존재하게 만든다"며 "이는 중앙은행 정책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은행 시스템을 진정으로 재편하려면 더 널리 사용돼야 한다. 현재로서는 주로 트레이더들이 암호화폐를 사고파는 과정에서 이용하며, 성장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와 비교하면 규모는 작다.
금융기관들은 주로 자금 여유를 확보하고 담보로 활용하기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며, 이는 대부분의 전통 증권 시장이 지연 결제 방식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암호화폐 시장처럼 지연 없이 거래되기 때문이다.
리플의 잭 맥도널드 수석부사장은 스테이블코인이 은행 사업의 "일부"에 위협이 된다고 인정하면서도 "은행들이 우리가 하는 일을 부러워한다면 우리와 같은 입장이 되어 함께 경쟁하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은행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획기적인 암호화폐 규제가 2024년 말 발효되면서 유로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장려됐다. 소시에테제네랄(Société Générale)은 현재 자체 유로화 및 달러화 표시 스테이블코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BNP파리바와 유니크레딧(UniCredit)을 포함한 10개 유럽 은행이 공동으로 유로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만들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는 파트너들과 함께 홍콩달러 표시 토큰을 개발 중이다. 씨티와 뱅크오브아메리카 수장들도 지난해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페이팔(PayPal)과 웨스턴유니언(Western Union)도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 자산이 점점 주류화되는 가운데 결제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이 같은 투자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그다지 획기적인 것으로 보지 않는다. LSE의 페흐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은 분명한 결제 기능을 갖고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논란이 없지만 사실상 새로운 것도 아니다"라며, 페이팔(PayPal)과 같은 서비스에서 사용되는 현금 등가물인 전자화폐(e-money)를 비교 대상으로 들었다. 그는 "본질적으로 지급 청구권을 이리저리 옮기는 것일 뿐이고, 이는 스테이블코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즉시 결제가 일상화된 유럽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우위를 가질 수 있는 영역이 "경제의 수상한 구석들"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금을 세탁하고 싶다면 스테이블코인이 아주 유용하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조사 회사 체이낼리시스(Chainalysis)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은 불법 자금 이동을 "지배"하고 있으며 지난해 전 세계 불법 거래 규모의 84%를 차지했다. 특히 테더(Tether)는 범죄자들과 일부 정부가 제재를 회피하고 추적을 피하기 위해 자금을 이동시키는 수단으로 해당 토큰을 사용하면서 국제 범죄 사건에 자주 등장한다. 테더는 자신이 범죄 활동을 조장한다는 비난에 대해 강하게 반박하며, 48개국의 법 집행 기관과 협력해 악의적 행위자들의 남용을 근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스테이블코인의 일부 측면에 대해 반발하는 동시에, 토큰화된 새로운 미래에 대비해 암호화폐 기업들과 협력도 병행하고 있다.
거의 모든 주요 은행들과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스테이블코인이나 고객 예금을 블록체인에 올리는 것과 같은 다른 형태의 토큰화된 화폐를 실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많은 이들은 미래의 주식, 채권, 펀드 시장이 토큰화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금융 시스템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역할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의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솔로몬은 1월 "이러한 혁신은 중요하다"며, 자사가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기술에 투자하고 "실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증권거래소도 토큰화된 주식거래소를 출범시키고 있으며, 이는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스며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JP모건 체이스의 바넘은 최근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일부 기업, 어쩌면 많은 기업에 위험이 될 수 있고,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어떤 형태의 위협도 있다"며 "문제는 적절한 규제 없이 동일한 경제적 특성과 위험을 가진 병행 생태계가 형성되는 것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에 있다"고 말했다.
달러나 유로 등 법정화폐 가치에 1대 1로 고정(Peg·페그)된 스테이블코인은 가치가 안정적인 금에 화폐를 연동시켰던 과거의 '금 태환'과 본질적으로 유사합니다. 즉, 암호화폐를 매개로 한 '달러 태환'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통화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하겠다는 구상인 것입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직면한 최대 난제인 '트리핀 딜레마'의 해법으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트리핀 딜레마란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세계 경제에 달러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경상수지 적자를 감수해야 하고, 반대로 적자를 줄이면 글로벌 유동성이 위축되는 모순적 상황을 뜻합니다. 미국 정부가 스테이블코인을 주목하는 배경에는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면서도 무역 적자라는 부작용을 디지털 '달러 태환'으로 상쇄하려는 셈법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스테이블코인은 탈중앙화를 지향하는 비트코인 등과 달리 발행 주체가 명확하고 미국의 통제를 받습니다. 이 때문에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일부 국제 거래나 자금을 흡수하는 데는 태생적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존 은행 시스템보다 국경 간 거래 효율성이 월등하다는 점에서 디지털 화폐의 효용성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 분명합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기존 금융권의 견제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월 2일 자 '빅 리드' 기사를 통해 월스트리트 대형 은행들과 암호화폐 업계 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핵심 쟁점은 바로 '이자 지급' 문제입니다. 현재 암호화폐 업계는 거래소 예치금에 대해 이자를 지급할 수 있도록 미 행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치열한 로비를 펼치고 있습니다. 만약 이것이 허용된다면, 사람들은 '제로 금리'에 가까운 은행 예금 대신 코인 거래소로 자금을 대거 이동시키는 '머니 무브'에 나설 것입니다. FT는 이를 두고 암호화폐가 월가를 대체할 주류 금융으로 도약할지, 아니면 변방에 머물지를 결정짓는 '금융의 미래를 건 전쟁'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