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評천하] 인도네시아 "가자 파병", 美에너지장관 베네수엘라 방문 外

해설과 함께 읽는 이번주 국제정세

(카라카스 로이터=뉴스1) 윤다정 기자 =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장관과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 겸 석유장관이 1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에서 언론에 발언하고 있다. 2026.02.1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인도네시아가 트럼프 미 대통령의 평화구상에 맞춰 최대 8000명의 병력을 가자지구에 파견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거의 3억에 가까운 세계 최대의 이슬람국가입니다. 인도네시아는 트럼프의 가자 구상에 적극 협조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는데, 병력 파견 의사를 밝힌 첫번째 국가이며 트럼프가 구성한 '평화위원회'에도 참여하려 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이스라엘과 국교가 없습니다만,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한다는 전제 아래 이스라엘과의 관계정상화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프라보워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안전"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매년 5% 이상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강국으로서의 위상에 걸맞는 외교적 영향력도 가지려 합니다. 2025년 10월 현재 2461명의 UN 평화유지군을 파견해놓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향후 최대 2만명의 병력을 가자지구 등 해외 분쟁지역에 파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는 가자지구 평화유지를 위해 여러 나라에 병력 파견을 요청해놓고 있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고, 인도네시아, 모로코 등만이 파병 의사를 보이고 있습니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이 베네수엘라를 방문해 델시 로드리게스 대통령 권한대행과 회담을 가졌습니다. 라이트 장관은 1월 초 미군이 전격작전으로 마두로 전 대통령을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한 이후 베네수엘라를 방문한 미국의 최고위 인사가 됩니다. 그는 로드리게스와의 회담을 마친 후 베네수엘라로 "어마어마한 투자가 쏟아져 들어오길" 바란다면서도 미 석유업계가 원하는 미국 정부의 투자 보증은 제공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라이트 장관은 중국의 라틴 아메리카 에너지 부문 투자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는데, "중국의 정당한 투자는 정당한 것으로 다루겠다"는 원칙론을 언급하면서도 "중국이 자국에만 유리한 방식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이 그런 불리한 투자를 받지 않도록 미국이 도와주겠다는 것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 기자가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에게 미-베네수엘라 관계가 개선되는 상황에서 조만간 워싱턴을 방문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나는 현재 이곳(베네수엘라)에서 할 일이 아주 많다"고 답변했습니다. 미국 방문이 자칫 미국의 '앞잡이'라는 의심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방미를 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쿠바 석유 소비량의 4분의1 정도를 저가로 공급해온 베네수엘라가 1월 3일의 미국 공격 이후 쿠바로의 석유 공급을 중단했습니다. 쿠바는 현재 심각한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는데, 러시아 정부는 인도주의적 지원 차원에서 쿠바에 석유를 보낼 예정이라고 러시아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중국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며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러시아와 중국의 쿠바 지원에 대해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됩니다. 이런 에너지 부족 상황에서 캐나다 항공사들은 목적지인 쿠바 공항에서 항공유 부족이 예상된다면서 쿠바행 운항을 중단하기 시작했습니다. 캐나다인들은 쿠바 관광업계의 최대 고객이기 때문에 쿠바 경제에 타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매년 100만명의 캐나다인들이 쿠바를 방문했습니다.




2월 8일에 실시된 태국 총선에서 현 아누틴 총리가 이끄는 보수 품짜이타이당('태국의 긍지'라는 뜻)이 예상을 깨고 하원 의석의 40% 가까이 득표하는 승리를 거둬 당분간 태국 내정이 안정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태국 정치는 크게 보수, 포퓰리즘, 리버럴의 3개 정파로 나뉘어져 이합집산을 거듭하고 있고, 막후에는 절대왕정에 가까운 왕실과 왕실의 친위세력인 군부가 버티고 있습니다. 왕실-군부는 수시로 정치에 개입해 총리와 집권당을 교체해왔습니다. 아누틴은 왕실과 군부를 지지하는 보수파 정치가로 건설업 재벌 출신입니다. 포퓰리즘 정파를 대표하는 인물로는 탁신 전 총리가 있습니다. 탁신이 왕실-군부에 의해 축출된 이후 탁신의 여동생과 딸이 이 정파를 대표해 총리직에 올랐다가 보수파의 아성인 헌법재판소에 의해 파면되었습니다. 포퓰리즘 정파는 농촌이나 도시 서민들에게 재정확대를 통해 복지혜택을 나눠주는 정책을 밀고 있습니다. 포퓰리즘 정파는 왕실-군부의 지배에 대해서는 도전하지 않으려 합니다. 반면, 시장과 시민사회를 중시하는 리버럴 정파는 왕실과 군부의 지배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고 있어서 가장 개혁적입니다. 태국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전에 10%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보였지만, 현재는 2% 전후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면서 '아시아의 병자'로 불리고 있습니다. 왕실은 태국 토지의 상당한 부분을 가지고 있는 최대 지주로서 경제성장과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해 경계심을 갖고 있고, 겉으로는 입헌군주정을 지향하는 것도 같지만 사실상 왕실모욕죄 등을 유지하는 등 절대군주적 요소를 강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아누틴 총리의 이번 선거 승리에는 작년 1년간 진행되었던 캄보디아와의 무력 충돌도 크게 기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를 했지만 태국 정부는 선거를 앞두고 애국열을 부추기기 위해서인지 무력충돌을 계속해서 재개했습니다. 아누틴이 예상을 깬 승리를 거뒀지만, 태국이 자랑하던 자동차 산업, 관광업이 쇠락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태국 국민의 불만은 계속 될 것입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반정부 유혈 진압에 대해 처음으로 사과했습니다. 그는 테헤란에서 열린 이슬람혁명 행사에서 "그 사건들은 우리 국민에게 큰 슬픔을 안겼다. 일부 사랑하는 국민이 목숨을 잃었다"며 "우리는 국민 앞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며,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했습니다. 그는 핵문제에 대해서도 유화적인 입장을 보였는데 "우리는 핵무기를 획득하려 하지 않는다... 어떠한 검증에도 준비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두 번째 항공모함 전단을 추가 투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미국과의 긴장을 낮추려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 및 컨설팅으로 유명한 미국 기업 갤럽(Gallup)이 90년간 해왔던 '대통령 지지율' 조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앞으로는 "공공 연구"와 "사상의 선도"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갤럽은 1935년에 조지 갤럽이 세운 미국여론연구소(American Institute of Public Opinion)을 전신으로 하는데, 이 연구소의 여론조사 방식인 이른바 '갤럽 조사' 방식을 많은 기관들이 채택하면서 유명해졌습니다. 갤럽은 매일같이 쏟아져나오는 '여론조사'가 정치의 건전한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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