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트로픽이 4월 7일 해킹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AI 신모델 클로드 "미토스(Mythos)"의 프리뷰 버전을 소수의 기업들에게만 공개했습니다. 미토스가 공개된 후 베센트 미 재무부 장관과 파월 연준 의장은 AI가 제기하는 금융정보 안전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주요 은행들을 소집했습니다. 앤트로픽의 라이벌 기업인 오픈AI(챗GPT 개발자)도 향상된 해킹 능력을 AI 시스템을 '선별된 사용자들' 대상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미토스 등의 탁월한 해킹 능력을 악의적 사용자들이 활용하게 된다면 중요한 인프라에 교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은행, 병원, 발전소, 댐, 교통신호 등에 교란이 발생할 수도 있고 방송이나 군 인프라도 공격받을 수 있습니다. 미토스 같은 AI의 공격으로 한국의 은행업무가 멈추고,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가 작동하지 않고, 환자들의 치료 관련 정보들이 훼손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앤트로픽이 자사 개발 AI의 능력을 과장해서 '노이즈 마케팅''공포 마케팅'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합니다. 소수 기업들에게만 프리뷰 버전을 공개한 직후 아시아의 기업들이 자사도 이 소수의 배타적 클럽에 넣어달라고 앤트로픽 측에 요청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미국의 이란 폭격에서 공격 표적 '타겟팅'의 능력을 10배 이상 향상시키는데 팔란티어가 앤트로픽의 AI '클로드'를 활용했다는 보도를 보면 앤트로픽이 앞으로 어떤 기술을 선보일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것이 '탁월한 해킹 능력'이라면 정부와 기업들은 AI의 해킹 공격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미국과 이란의 '2주간 정전'이 그럭저럭 지켜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호르무즈해협의 '즉각적이고 완전한 개방'은 100% 지켜지고 있진 않습니다. 이란측은 선별적으로 개방하겠다, 즉 다른 말로 하면 '선별적으로 봉쇄하겠다'고 하고 있고, 이에 맞서 미국은 해군함정들로 '역(逆)봉쇄'를 실시하겠다고 했습니다. 즉, 이란이 '친구와 적'을 선별하지 못하도록 미국이 완전 봉쇄를 해버리겠다는 것입니다. 이란이 석유를 전혀 판매하지 못하도록 봉쇄하는 것입니다. 장기의 비유를 들자면, 이란의 '장군'에 맞선 미국의 '멍군'입니다.
한편, JD 밴스 부통령이 주도하는 이란과의 협상이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렸지만, 일단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모든 협상이 그렇듯 처음부터 합의를 볼 수는 없습니다. 모든 거래는 높은 가격을 부른 후 조금씩 낮춰가면서 합의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트럼프는 이번 주말(4월 18~19일)쯤 2차 협상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트럼프가 발표했던 2주간의 정전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다음 주 화요일(4월 21일) 오후 8시에 끝납니다. 그때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의 대대적인 공습이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가 예고한대로 발전소나 교량 등 이란 국민들의 생활에 직결된 인프라를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는 5월 중순(14~15일)에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기 때문에 가급적 4월 중에는 이란 전쟁을 중단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트럼프는 '레짐 체인지(정치치제 변경)'가 아닌 핵무기 프로그램에서의 일부 양보만 얻어내고는 '전쟁 승리' 또는 '전쟁 목표 달성'을 선언한 후 전쟁을 중단하려 할 것입니다. 아사히신문 등 일부 해외언론에서는 2주간의 정전을 '재연장'할 가능성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협상 타결에 의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이란 핵무기 프로그램 중단과 관련해서는 몇 가지 쟁점이 남아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우라늄 농축 문제입니다. 미국은 우라늄 농축을 장기간(20년) 금지시키려 하지만, 이란측은 농축도를 대폭 낮출테니 평화적 이용은 허용해달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란은 '최장 5년까지는 농축을 멈출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핵무기급 농축도는 약 90%인데, 이란은 현재 60% 농축도 수준의 우라늄을 440 킬로그램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됩니다.
트럼프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별도의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즉 이란이 후원하는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배제한 채 이스라엘과 레바논 공식 정부가 직접 만나 이스라엘-레바논의 평화를 논의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레바논과의 별도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인정했지만, 레바논 정부는 인정하기를 꺼리는 분위기입니다. 아마도 헤즈볼라를 의식해서일 것입니다. 레바논이 이스라엘과 손 잡고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를 시도한다면 레바논 정부는 내전을 각오해야 할 것입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핵무기 프로그램이 "매우 심각한" 진전을 보이고 있고, 새로운 우라늄 농축시설을 완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현재 50개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만약 미국과 북한이 미중 정상회담과 연계해 접촉을 진행하고 있다면 이 새 우라늄 농축시설도 협상 대상이 될 것입니다. 북한은 마지막 북미 정상회담이 있었던 2019년 이후 핵무기 프로그램의 진전을 이뤄왔고, 이에 따라 협상 즉 거래에 사용할 카드가 좀 더 많아졌습니다.
미국 시카고 출신의 가톨릭 교황 레오 14세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자신이 강력한 세계 지도자이기 때문에 가톨릭 교회가 자신을 잘 다루라면서 미국 출신인 레오 14세를 선출한 것이니 자신에게 고마워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고, 레오 14세는 당장 전쟁을 그만 두라고 트럼프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구체적인 두 사람의 말싸움보다는 세계 최강의 세속 지도자와 종교 지도자간의 영향력 경쟁이라는 관점에서 이 갈등을 지켜보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영국과 일본의 예가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두 나라는 모두 왕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왕은 주로 '소프트파워'를 담당하고 있을 뿐 실제의 힘은 세속 지도자인 총리가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권위(소프트파워)와 권력(파드파워)를 두 사람이 나눠 갖습니다. 과거 일본에서는 도쿄(에도)쪽에 쇼군이 있었고, 교토쪽에 덴노(천황, 왕)가 있었습니다. 쇼군이 막강한 세속 권력을 쥐고 있었음에도 주로 예식, 의례를 담당하는 덴노를 존속시키고 최소한의 예를 표했는데, 쇼군의 적나라한 권력(비유컨대 칼)을 감싸줄 데코레이션(비유컨대 칼집)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권위라는 이름의 데코레이션(소프트파워)의 역할에 대해 이해가 약한 편인데, 이에 따라 미국은 소프트파워 내지 글로벌 권위에서 공백을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레오 14세의 트럼프 비판이 주목을 끄는 것은 바로 미국의 이러한 공백 때문입니다. 11세기 초,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하인리히 4세와 교황 그레고리오 7세가 영향력을 놓고 격돌했던 적이 있습니다. 결국 1077년 1월 25일~28일 하인리히 황제가 교황 앞에 3일간 무릎을 꿇고 사죄를 요청했습니다. 이른바 '카놋사의 굴욕'입니다. 물론 반대로 세속권력이 종교권력을 누른 적도 많습니다. 미국의 소프트파워가 약해지면 교황의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게다가 미국은 히스패닉, 라티노 인구가 늘어나고 있고, 이들은 대부분 가톨릭 신도입니다. 차기 미국 대통령 후보로 유력한 JD 밴스도 가톨릭 신도입니다. 최근 뉴욕을 중심으로 Z세대들이 가톨릭으로 입교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합니다. 트럼프와 레오 14 중 누가 먼저 휴전을 요청할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