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10 전투기. /사진=로이터/뉴스1
2025.05.16 15:41
전장의 안개1가 걷히기도 전에 청두항공기공업의 주가는 급등하기 시작했다.
초도 비행 후 거의 30년 만에 중국 항공기 제조사 청두항공기공업(이하 '청두')의 첫 전투기인 J-10 비거러스 드래곤이 마침내 실전을 경험하고 또한 거기서 살아남았다.
5월 7일 새벽 4시, 이슬라마바드 주재 중국 외교관들은 외무부에서 실전 경험이 없는 미사일과 레이더를 갖춘 현대 중국 전투기와 인도가 배치한 첨단 서방 장비 간의 첫 대결 결과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었다.
파키스탄 조종사가 최신형 비거러스 드래곤을 타고 인도의 프랑스제 라팔 전투기를 격추했을 수도 있다는 증거가 쌓이면서(아직 결론이 나오진 않았지만) 청두의 주가는 단 이틀 만에 40% 이상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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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두항공기공업의 최근 주가. /그래픽=Financial Times
"실제 전투 상황보다 더 좋은 광고는 없죠." 워싱턴DC 소재 스팀슨센터의 중국 군사 문제 전문가인 윤 선이 말했다. "중국에게는 반가운 놀라움이었어요... 결과는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수십 년 만에 가장 심각한 교전에 휘말린 한편, 이 분쟁은 다른 경쟁 관계,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동맹과 중국 간의 경쟁에 중요한 장비를 위한 시험장이기도 하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와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추정에 따르면, 파키스탄 군사 장비의 약 81%가 중국에서 공급된다. 파키스탄이 보유한 전투기 및 지상 공격기 400여 대의 절반 이상이 중국제다.

2025년 5월 7일 교전에서 파키스탄군이 사용한 중국제 군사 장비들. /그래픽=Financial Times
이는 중국이 인도를 견제하기 위해 1960년대부터 파키스탄과 다져온 "전천후 우정"의 산물이다. 독일마셜재단의 파키스탄-중국 관계 전문가인 앤드루 스몰은 중국이 파키스탄에 제공하는 군수품이 중국의 자체 방위산업과 함께 발전해 왔다고 말했다.
"핵무기와 탄도 미사일 협력 외에 중국이 공급했던 것의 상당 부분은 성능이 떨어지는 탱크, 대포, 소형 화기였죠." 스몰이 말했다. 그러나 이제 파키스탄은 "중국의 최신 능력을 일부 보여주는 쇼케이스가 되고 있어요."
한편, 인도는 부와 지역적 야망이 커짐에 따라 세계 최대의 무기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지난 10년 동안 인도는 러시아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최근 무기 구매의 거의 절반을 미국, 프랑스, 이스라엘로부터 조달했으며, 여기에는 고급 전투기, 수송기, 전투 및 정찰 드론이 포함된다.
"이것이 여기서 가장 중요한 국제적 측면이에요. 중국 군사 장비가 최고 수준의 서방 장비를 상대로 실전 테스트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예일대학교에서 남아시아학을 가르치는 수샨트 싱이 말했다.
"양국의 대치가 언제 어떻게 끝나든, 그 결과는 대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그리고 서방 방산업체들이 중국이 보여준 저비용 고성능 무기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알려줄 거예요."
국가들이 전쟁을 벌이면 동맹국들은 지켜보며 배운다. 우크라이나가 현대적인 영국 및 미국산 휴대용 미사일을 사용하여 거의 80킬로미터에 달하는 러시아 기갑부대(전차, 장갑차 등) 대열을 격퇴한 후, 키이우 주재 인도 외교관들은 이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었다.
"러시아제 전차에 대한 이야기가 사실인가요? 투박하고, 쉽게 포탑이 날아간다고 하던데요." 한 인도 외교관이 전선에서 돌아온 파이낸셜타임스 기자에게 미사일이 탱크 상부를 날려버리는 것을 언급하며 물었다.
대만은 미국산 하이마스(HIMARS) 중거리 정밀 타격 미사일 시스템이 전선 후방의 러시아 목표물을 타격하는 데 얼마나 효과적인지 확인한 후, 자국 주문 물량의 인도를 앞당기기 위해 로비를 벌였다. 내년까지 대만은 거의 30기의 차량 탑재형 하이마스 시스템을 보유하게 될 것이며 이는 우크라이나보다 많은 수치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정기적으로 벌여온 것 같은 단기적인 소규모 교전조차도 독특한 목적을 수행한다. 적들은 서로를 시험하고 자신들의 능력을 과시하며, 기존의 레드라인을 강화하고 새로운 레드라인을 설정하려고 한다.
이러한 교전은 다음 소규모 교전의 양상을 결정하거나 다음 전쟁에서 승리하게 하는 방대한 양의 작전 데이터를 생성한다. 동맹국들은 그 데이터를 공유하고 무기 제조업체들은 이를 분석하여 자사 무기 체계를 개선한다.
한 인도 정부 관계자는 서방의 국방무관2들이 자국 방공 시스템이 J-10C를 대상으로 훈련할 수 있도록, 인도가 전투 모드 상태인 J-10C의 레이더 및 전자 신호를 공유해 주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중국에게 이번 교전은 J-10의 기체 뿐만 아니라 기체 전면에 장착된 정교한 레이더 시스템인 능동전자주사배열(AESA) 레이더의 시험대였다. 이번 전투는 이 레이더의 위협 탐지 능력 뿐만 아니라 미사일 유도 능력까지 시험했다.
파키스탄 공군 작전부사령관 아우랑제브 아흐메드는 이번 교전에서 사용된 미사일 중 PL-15 시리즈가 포함되었다고 말했다. 아흐메드는 한 시간 가량 진행된 교전이 "교과서에 실릴 것"이라고 자랑하며 "우리가 저들에게 본때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런던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로버트 톨라스트 연구원은 PL-15E 미사일 사용이 "매우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도 언론은 온전한 상태의 PL-15 미사일이 회수되어 그 비밀을 연구할 기회가 생겼다고 보도했다.
"만약 확인된다면, 우리는 이제 가시거리 초과 장거리 미사일을 통제하는 중국산 AESA 레이더가 실전에서 사용되는 걸 본 거죠." 그가 말했다.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는 수십 년 동안 자국 버전의 AESA 레이더를 실전 테스트해 왔다. 이 단 한 번의 교전에 대한 세부 정보—예를 들어 목표물을 성공적으로 맞히기 위해 얼마나 많은 미사일이 발사되었는지—는 "이 무기의 능력을 평가하는 데 중국에게 엄청나게 유용할 수 있다"고 톨라스트가 말했다.
중국 외교부나 청두항공기공업 모두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한편, 인도 미사일(다수가 장거리 프랑스제 SCALP 미사일로 알려졌다)이 목표물을 성공적으로 찾아낸 것은 파키스탄 방공망이 취약하며 방공망 자체도 촘촘하지 못함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파키스탄은 중국의 HQ-9 방공 시스템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러시아의 S-400보다 한 세대 뒤떨어졌으나 인도의 보유 장비에 비해서는 최상위급에 해당한다.
"극도의 높은 경계 태세 속에서도 인도 미사일이 탐지되지 않고 파키스탄 영공을 침투했다는 점이 중요하죠." 뉴델리 자와할랄 네루 대학교의 인도 국가안보 전문가인 락스만 쿠마르 베헤라가 말했다.
인도군은 5월 8일 보복 공격의 목표가 "파키스탄 내 여러 지역의 방공 레이더와 시스템들"이었다고 밝혔다.
"실제 목표물보다도 방어 체계를 무력화하는 매우 수준 높은 능력을 정확히 보여주는 것이죠." 델리 주재 한 서방 고위 외교관이 말했다. "치밀하게 계산된 경고예요. '봐라, 이렇게 너희네 집 대문을 열고 언제든 우리가 너희 앞마당에 쳐들어갈 수 있다'고 하는 거죠."
인도와 파키스탄 모두 과거 충돌로부터 상대방의 강점에 대한 중요한 세부정보를 얻었으며, 자국의 약점도 파악했다.
1999년 인도가 히말라야에서 파키스탄의 침범으로부터 영토를 성공적으로 되찾은 후, 내부 조사 결과 노후한 러시아제 미그(MiG)기들이 산악 협곡에서 기동하거나 휴대용 미사일을 피하면서 눈 속에서 목표물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흘 만에 항공기 3대가 격추된 후 인도는 프랑스제 미라주 전투기로 전환했으며, 이는 인도 공군이 정밀 유도 및 레이저 유도 미사일을 처음으로 배치한 사례이자 러시아제 항공기에서 서방제 항공기로의 전환하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유사하게 2019년 파키스탄에 기반을 둔 무장단체에 의해 40명의 보안 요원이 사망한 사건에 대응해 인도가 파키스탄 발라코트 지역을 공습한 후, MiG-21 항공기 한 대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오인 사격으로 자국군 헬리콥터를 격추하여 7명이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파키스탄 군 장교들이 저를 매우 잘 보살펴주었습니다. 그들은 정말 신사들입니다." 포로로 잡힌 인도 조종사가 석방 전 선전 영상에서 이렇게 말하는 모습이 공개되었다. "그리고 차 맛도 환상적이었습니다."
두 사건은 인도에게 적 항공기, 미사일, 드론을 원거리에서 탐지할 수 있는 정교한 레이더와 센서를 탑재하고 고고도에서 비행하는 공중 조기경보통제 시스템이 충분하지 않다는 걸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그러나 인도의 관료주의적 문제들은 파키스탄의 단순한 조달 체계(주요 공급국으로 중국 하나만을 두고 있고 군부가 국가를 장악하고 있음)에 비해 각 교전으로부터 교훈을 얻는 걸 어렵고 비효율적으로 만들었다.
올해 3월에야 인도는 이러한 조기경보기 보유 대수를 18대로 세 배 늘리기 위한 '필요성 인정' 고시를 발표했다. 이들의 배치는 수년 후의 일이다.
"만약 이러한 맞대응식 공중 보복이 훨씬 더 오래 지속된다면 인도는 조기경보기의 부재를 뼈저리게 느낄 겁니다." 뉴델리에 주재하는 또다른 서방 국방 무관이 말했다.
"만약 인도가 100km 이상 떨어진 곳에서 발사된 중국 미사일에 프랑스제 전투기를 잃은 것으로 판명된다면 조기경보기의 필요성은 명백히 시급해지죠."
중국산 J-10 전투기가 프랑스산 라팔 전투기를 격추시켰다, 너무 군사기술적인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결과는 지정학적 반향을 가져오게 됩니다. 아직 그 실력을 검증받지 못한 중국산 전투기들이 생각 이상으로 고성능이라는 점이 확인된다면, 중국 주변국, 그리고 중국의 최대 적인 미국으로서는 항공력, 방공시스템을 재정비할 필요가 급하게 생긴 것이 됩니다. 라팔보다 구식 전투기를 다수 가지고 있는 대만으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 공중전의 패배를 통해 인도는 항공력의 재정비가 급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라팔의 기동성 같은 것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얼마나 일찍 정확하게 상대방을 포착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게 되었고, 그런 점에서 상대방을 포착하고 미사일을 유도할 에이사(AESA)레이더와 조기경보기 같은 탐지 자산이 더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지상전의 새로운 양상이 나타났듯 이번 인도-파키스탄 충돌에서 공중전의 새로운 양상이 나타났습니다. 국방 뿐만 아니라 방산 측면에서도 이들 전쟁, 전투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필요할 것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군사기술 및 방산 측면에서 이번 공중전의 교훈을 정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