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유럽 외교관들이 몰래 공유하는 트럼프 정상회담 '족보'

아첨, 강경함, 그리고 화려한 기교가 필요하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하고 또 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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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7월 1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 도착한 살만 빈 하마드 알 칼리파 바레인 왕세자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2025.08.01 15:51

The Atlan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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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독특한 인물이라는 건 주지의 사실입니다. 전통적인 외교 공식으로는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상대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세계 최강국 미국의 '임기제 군주'인 트럼프 대통령을 언제까지 회피할 수도 없습니다. 콧대 높은 유럽의 정상들도 트럼프의 환심을 사기 위해 가계도나 출생증명서 같은 이색적인 선물부터 자국 기자단에게 영어로만 질문하라는 '입단속'까지 실시하는 등, 자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처절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국내사회는 구성원 모두가 동등한 시민으로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는 국력에 따른 위계질서가 엄존합니다. 세계 최강의 미국과 인구가 100만도 안되는 남태평양 섬나라가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이 위계 속에서 대국의 지도자는 관대해야 하고 소국의 지도자는 영리해야 합니다. 한국은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에 대해서는 대국이겠지만, 미국에 대해서는 소국입니다. 따라서 한국의 지도자는 미국을 상대해서는 영리해야 합니다.


때마침 애틀랜틱이 한국보다 먼저 '트럼프 2.0'과 정상회담을 치른 유럽 각국의 외교관들을 여럿 취재해 '트럼프 정상회담 족보'라 할 수 있는 기사를 7월 14일에 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 준비에 이 기사의 '영리한' 조언들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지난 4월 백악관 방문은 모든 면에서 성공적이었다. 멜로니 총리는 '서구 내셔널리즘'라는 감미로운 말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고, 우크라이나 관련 어색할 수 있었던 순간을 무난히 넘겼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로마 방문을 초청해 "가까운 미래"에 오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하지만 이처럼 완벽해 보이는 조율에도 불구하고, 멜로니 총리와 수행팀은 그들이 했던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과 논란 없는 교류를 원하는 다른 세계 정상들에게 몇 가지 사후 조언을 남겼다. 바로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하라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 멜로니 총리는 백악관 캐비닛룸Cabinet Room에서 비공개로 예정되었던 오찬 전에 기자들이 들어와 7분간 질문을 던졌을 때 당황했다. 멜로니 총리는 카메라에 등을 돌린 어색한 자세로 서게 되었고, 촬영된 영상 대부분에는 그녀의 비단결 같은 금발 머리 윗부분만 담겼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대화하기 위해 언론을 외면하든지, 아니면 대통령을 등지고 왼쪽으로 몸을 틀어 기자들에게 발언해야 하는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정확히 일주일 후,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가 백악관에 도착했을 때, 그는 대비가 되어 있었다. 스퇴레 총리팀은 이전 세계 정상들의 방문 영상을 시청하고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전략을 세웠다. 멜로니 총리가 모국어인 이탈리아어로 질문을 받자 트럼프 대통령이 발끈하는 듯한 모습을 보고, 노르웨이 총리팀은 자국 기자단에게 질문은 영어로만 하도록 독려했다. (노르웨이 기자들 또한 준비를 철저히 한 듯했다. 젊은 여성 기자들은 앞쪽에 자리를 잡고 트럼프 대통령의 주의를 끌기 위해 미소를 지으며 초반에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트럼프의 말마따나, 가진 카드를 잘 활용해야 해요." 한 유럽 외교관이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화나게 하거나 변덕스러운 미국 대통령을 다루는 자국의 전략이 드러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우리가 대화한 거의 모든 외교관이나 외국 관리들처럼 익명을 조건으로 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외국 정상들은 그와의 전화 통화나 회담을 위해 세심하게 준비하고 있으며, 종종 예상치 못한 상황과 곤경에 대비한 시뮬레이션을 실시하고 동맹국들과 정보 및 모범 사례를 교환한다. 6개국 외교관 및 관리 8명, 그리고 다른 외교 정책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유익한 상호작용을 보장하기 위한 공식으로, 아첨, 강경함, 그리고 개인적인 기교를 합친 연금술과 같은 조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국 정상들, 특히 민주주의 국가 정상들은 자국의 이익을 옹호하고 국내에서의 입지를 유지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야 하는 내재적 긴장감에 직면한다.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몇 년 후 대통령 집무실에서 했던 발언을 다시 읽어보며 거울 속 자신을 보고 '내가 한 말에 만족한다'고 말할 수 있기를 원하죠." 다른 유럽 외교관이 말했다.


물론 이는 복잡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월 마지막 날, 지금은 널리 알려진 대통령 집무실에서의 격론 끝에 공개적으로 이런 교훈을 얻었다. 그는 백악관에서 너무 빨리 쫓겨나, 트럼프의 보좌관들이 그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을 위해 준비된 점심을 먹어야 했다. (당시 악시오스는 '합의도, 식사도 없었다'고 대서특필했다.) 그리고 5월에는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하던 중, 트럼프가 예고 없이 조명을 어둡게 하고 남아공 백인 인구가 '집단 학살'에 직면해 있다는 자신의 근거 없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비디오를 틀기 시작했다.


"우방국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이 재앙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이런저런 방법을 찾고 있어요." 미국기업연구소(AEI) 국방·외교정책 연구국장이자 애틀랜틱 기고가인 코리 셰이키Kori Schake가 말했다. "외국 정상들에게 어려운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람을 오직 두 부류, 자신에게 애원하는 사람 아니면 모두 적으로 보는 것 같다는 점이죠."


하지만 그것이 미국을 찾는 관리들과 외교관들의 노력을 멈추게 하지는 못했다. "그들은 경험이 있는 미국인들에게 '이게 효과가 있을까요? 이런 걸 해보려는데 괜찮을까요?'라고 물어요." 셰이키가 말했다.


실제 방문에 앞서 하루의 예상 일정을 검토하는 일부 준비 과정조차 현 행정부의 내재된 예측 불가능성을 강조한다. "'백악관과의 전체 예행연습은 '계획은 이러이러하지만 어쨌든 우리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릅니다' 같았죠.' 두 번째 유럽 외교관이 웃으며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랫동안 어떤 지역, 어떤 분쟁이든 상관없이 노벨 평화상을 받기를 열망해 왔다. 그래서 지난 6월 파키스탄 정부가 파키스탄과 인도 간의 긴장 완화에 기여한 공로로 트럼프를 노벨상 후보로 지명한 것은 그렇게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결국 파키스탄은 트럼프가 간절히 원하는 것을 얻을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을 바라며, 트럼프에게 아첨이라는 믿을 만한 외교적 수단을 따랐을 뿐이다. (그의 후속 이란 핵시설 폭격은 파키스탄인들 사이에 당연한 경악을 불러일으켰지만, 7월 초 대통령 집무실 회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 문제를 이어받아 자신도 중동에서의 공로를 인정해 트럼프를 노벨상 후보로 추천했다고 발표했다.)


파키스탄이 트럼프를 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던 주,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NATO 정상회의를 앞두고 트럼프와 막후에서 약간의 아첨 시간을 가졌다. 이는 트럼프가 뤼터가 보낸 문자메시지 전체를 트루스 소셜에 게시하면서 공개되었다. 이 메시지는 뤼터가 "진정으로 비범하다"고 칭한 트럼프의 "이란에 대한 결정적 조치"를 칭송한 뒤, NATO 동맹국들이 자국 방위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도록 압박한 트럼프를 찬양하는 내용으로 이어졌다. "오늘 저녁 헤이그에서 또 다른 큰 성공을 거두실 겁니다." 뤼터가 썼다. "'유럽은 당연히 그래야 하듯이 큰 비용을 지불할 것이고, 그것은 각하의 승리가 될 겁니다.'"


실제 정상회담 동안, 뤼터는 트럼프를 '대디daddy'(아빠)라고 불렀고 트럼프는 이스라엘과 이란을 싸우는 초등학생에 비유했다. "''아빠'는 때로 강한 어조를 사용해야 합니다." NATO 사무총장이 말했다.


트럼프와 그의 팀은 예상대로 기뻐했다. 백악관은 트럼프의 악명 높은 머그샷의 찌푸린 얼굴 바로 아래 'DADDY'라고 새겨진 주황색 티셔츠 등 '대디' 상품을 팔기 시작했고 어셔의 노래 '헤이 대디'에 맞춰 정상회담에서의 트럼프 모습을 편집한 영상을 공개했다. 그들의 기쁨에 스며든 가벼운 조롱을 뤼터의 동료들은 놓치지 않았다. 결국 아첨은 강경함과 결합되어야 한다고 여러 외교관들은 설명했다. 말할 것도 없이 약간의 품위도 지켜야 한다. 말할 것도 없다. "누가 그를 대신해 약간이라도 부끄럽지 않겠어요?" 한 외교관이 뤼터에 대해 말했다. 일상적인 외교적 간청과 굴욕적인 아첨 사이의 경계는 미묘하다고 여러 외교관들은 말했다.


한 나토 대사는 뤼터 사무총장의 찬사 메시지가 사전에 나토 내부에서 널리 검토된 것은 아니며 사무총장이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를 개인적으로 잘 관리할 것으로 신뢰받는다고 말했다. "동맹국들은 기민한 운영자를 원했고, 우리는 그런 사람을 얻었어요." 대사는 트럼프가 종종 뤼터에게 전화해 자문을 구한다고 언급하며 말했다.


대사는 세계 정상들이 트럼프에게 보다 맞춰주는 접근법을 택하는 것은 부분적으로는 표준적인 외교를 반영하고, 부분적으로는 트럼프의 미국내 인기를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만약 트럼프의 첫 임기를 '이것은 뭔가 잘못된 거다, 그저 이 시기를 넘기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보냈다면 저항은 합리적인 선택이죠." 대사가 말했다. "이제 우리는 그가 재선되는 걸 봤어요. 최소한 절반의 미국인들이 그의 정치에 동조하고 있죠. 단지 그가 돌아왔다는 것만이 아니에요. 분명히 미국에 더 깊은 변화가 있었던 거예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마크 쇼트는 아첨이 '보통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초기부터 이어진 트럼프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친밀한 관계를 지적했다. 당시 마크롱은 미국 대통령이 화려함과 의전, 그리고 솔직히 말해 근사한 퍼레이드를 좋아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그를 파리 바스티유의 날 행사에 초청했다. 두 정상은 2015년 이란 핵 합의와 녹색 에너지 등 여러 실제 정책 사안에 대해 의견이 달랐지만 쇼트는 둘의 관계가 "트럼프가 가졌던 유럽 정상들과의 가장 가까운 관계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부분적으로 "마크롱이 공개적인 아첨에 꽤 능숙했기 때문"이었다.


"두 번째 임기에는 그것이 좀 더 커진 것 같아요." 그가 우리에게 말했다. "'아마도 단지 학습 곡선 때문이겠지만 지금은 더 많이 모방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 방법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백악관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이전을 일부 중단한 후, 뤼터는 트럼프에 대한 아첨성 발언으로 새로운 비판에 직면했다. 독일의 군사 전문가이자 뮌헨 연방군 대학 교수인 카를로 마살라는 X(옛 트위터)에서 뤼터 사무총장을 태그하고 영어와 독일어를 섞어 "당신의 '아빠'는 지금 어디 있나요?"라고 물었다. 골프 트로피, 군주제 관련 상품, 러브레터. 외국 정상들과 그 동맹국들이 트럼프와의 회담을 준비하는 방법, 또는 최소한 회담이 완전히 실패하는 것을 막는 방법에 대해 가십성 정보를 공유하면서 거의 모든 국가가 비슷하면서도 독자적인 접근법을 내놓았다.


골프 장학금으로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퍼먼대학교에 유학했던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트럼프가 권좌에 복귀한 초기에 그와 골프 라운드를 가졌는데 이는 다른 세계 정상들의 부러움을 샀다.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상원의원이자 트럼프의 충실한 조력자인 린지 그레이엄이 이 경기를 주선하는 데 도움을 주었지만, 스투브 대통령이 트럼프의 플로리다 골프 클럽의춘계 회원-초청자 토너먼트에서 트럼프 팀으로 출전해 트럼프의 우승을 도운 것이 양국 관계에 해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모든 세계 정상들에게 가능한 옵션은 아니죠." 한 유럽 관리가 골프에 능한 지도자에 대한 부러움(다른 외교관들도 비슷한 감정이었다)을 담아 말했다.


2월에 백악관을 방문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찰스 국왕의 개인 서한을 가져와 성공을 거두었다. 이 서한은 트럼프를 두 번째 국빈 방문에 초청하는 내용이었고, 트럼프의 과장된 어법을 따라 두 번째 국빈 방문의 가능성을 '진정으로 역사적'이라고 부르고 두 번이나 '전례 없는'이라고 칭했다. (트럼프는 올 가을에 영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영국은 트럼프의 외교적 성감대 두 가지를 연달아 자극했다. 바로 군주제, 특히 영국 왕실에 대한 그의 사랑과 서신 교환에 대한 그의 열정이다.


첫 임기 동안 트럼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러브레터'에 대해 미사여구를 늘어놓았고, 최근에는 대통령 집무실에서의 말다툼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이 보낸 편지에 대해 의회에 즐겁게 이야기했다. 7월 초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노벨 평화상 후보 추천을 공개할 즈음, 그는 노벨상 위원회에 보냈다고 한 편지를 트럼프에게 증정할 만큼 영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의 바른 태도를 존중하고 편지를 소중히 여기는 것 같아요. 약간의 격식을 매우 좋아하죠." 한 영국 외교관이 말했다. "그는 분명 '내가 이것에 서명했다, 내가 이것을 썼다, 내가 이것을 만졌다'는 것에 많은 가치를 부여해요." (실제로 트럼프 자신도 마커펜으로 휘갈겨 쓴 서신을 선호한다.) 하지만 스타머의 계책은 찰스 국왕으로부터의 제안이 특별했기 때문에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양국 사이에는 여전히 '특별한 관계'가 존재하며 현역 왕은 다른 이름의 외교관이다. 영국인들은 국빈 방문과 그에 따르는 의전의 전문가들이다. "우리는 레드카펫을 깔 거예요." 영국 외교관이 우리에게 말했다. "미국인들은 우리가 가장 가까운 동맹국에게 표하는 공식적인 존중의 매우 영국 왕실다운 표현을 기대할 겁니다."


혹은 또 다른 유럽 관리가 말했듯이, 유럽의 미국 파트너들은 단지 걸프 국가들처럼 행동하는 법을 배웠을 뿐일지도 모른다. 걸프 국가들은 5월 트럼프의 중동 방문 당시 엄청난 환호로 그를 맞이했다. 아랍에미리트는 트럼프에게 국가 최고 시민 훈장인 '자이드 훈장'을 수여했다. 도하에서는 트럼프의 차량 행렬에 빨간색 테슬라 사이버트럭 두 대가 포함되었는데 이는 트럼프의 변덕스러운 억만장자 절친인 일론 머스크에 대한 경의의 표시였다. 걸프의 석유 부국들은 또한 미국 정부와 사업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미국 기업에 자금을 투입하는 데 동의했다.


"트럼프는 그들의 가문 통치 스타일을 인정하기 때문에 걸프 지역에서 편안함을 느껴요." 그 유럽 외교관이 말했다. "유럽은 약 한 세기 전에 그런 통치 방식을 포기했지만 필요할 때는 어떻게 쇼를 벌여야 하는지 잘 알죠."


유럽은 미국 방위산업체에 아낌없이 돈을 쓰는 것뿐만 아니라, 트럼프의 혈통, 왕족에 대한 관심, 그리고 때로는 트럼프의 연애추억까지 만족시키는 유사한 전술을 채택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1869년 독일 칼슈타트에서 태어난 트럼프의 할아버지의 출생증명서를 선물했다. 다른 나라의 한 유럽 외교관은 트럼프가 한때 데이트했던 자기 나라의 매력적인 여성을 일부러 언급했다. 그리고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는 현 국왕이 어린 시절 프랭클린 D 루스벨트의 스코티시테리어 '팔라'와 함께 노는 사진을 가져왔는데 이는 다시 한번 트럼프의 군주제에 대한 관심을 고려한 것이었다. 노르웨이 측은 또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을 위해 작은 선물을 가져왔다. 그의 6대 전 노르웨이 조상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가계도였다.


이 모든 책략은 물론, 고든 브라운 당시 영국 총리가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에게 노예제 반대 선박의 목재로 만든 펜꽂이를 선물하고, 오바마가 그 답례로 고전 영화 DVD 25장을 선물했던 2000년대의 더 단순한 외교적 아첨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이 DVD는 모두 넷플릭스나 지역 비디오 가게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이었고 당시 보도에 따르면 영국 기기로는 표준이 맞지 않아 재생되지 않았다.


당분간 외교관들과 세계 지도자들은 팁을 교환하고, 조언을 공유하며, 대통령 집무실에서 경고성 본보기의 중심 인물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 우리가 대화한 외국 관리들로부터 들은 가장 흔한 지혜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특히 대비하고, 준비하고, 또 준비하라는 것이었다. 한 외교관은 '진짜 기자회견'은 많은 경우 두 정상이 참석하는 공식 기자회견이 아니라, 그 전에 언론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대통령 집무실 회의라는 걸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또 다른 외교관의 조언은 우연히도 '가진 카드를 활용하라'는 앞서 언급된 조언을 강조했다. "우리 무역은 균형을 이루고 있어요." 그는 냉소적으로 말했다. "이게 바로 인사이더의 '꿀팁'이에요. 무역수지 균형을 유지하는 겁니다."

1857년 창간된 미국의 대표적인 시사·문예 매거진. 진보적 성향으로 롱리드 피처, 인터뷰 기사로 유명합니다. 본래 월간지였으나 현재는 1년에 10회 발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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