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사회이슈

[評천하] 美하와이 산불 참사, 일본의 '깜짝 성장' 外

해설과 함께 읽는 이번주 국제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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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헤이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8일(현지시간) 산불이 발생해 허리케인 도라의 강풍으로 크게 번진 하와이 마우이 섬 키헤이 산에서 불길이 확산되고 있다. 2023.8.10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3.08.18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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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참사로 사망자가 100명을 넘었고, 실종자가 여전히 1000명 이상이어서 큰 인명피해가 예상됩니다. 이번 참사는 앞으로 여러 곳에서 비슷한 대형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종을 울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르몽드는 이번 하와이 산불 참사는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건조화, 사막화 현상과 관련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건조화는 점진적으로 이뤄지는데, 그 건조화가 어느 정도에 이르면 화재가 발생하면서 나무와 풀들을 싹 태워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와이 지역의 건조화는 오랫동안 진행되어 왔다고 합니다. 여기에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태풍이나 허리케인의 바람이 예전보다 세졌습니다. 예컨대, 지금 멕시코만의 해수는 지난 40년간 최고 온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와이의 건조화가 해수 온도 상승에 따른 허리케인의 강해진 바람과 만나면서 이번 참사를 낳았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번 하와이 산불참사를 반면교사로 삼아 대형 산불에 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삼림률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건조화가 앞으로 계속 진행되는 경우 한국에서도 산불이 더욱 빈번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도심 내에도 숲 가꾸기가 인기있는 정책인데, 항상 화재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것입니다.




일본의 금년 2사분기(4~6월) GDP가 1사분기 대비 1.5% 성장했는데, 이것을 연율(年率)로 환산하면 6.0% 성장이 됩니다. 오랫동안 경제성장 안 하는 나라라는 인상이 강한 일본에서 이러한 고성장을 보인 것은 매우 드문 일이어서 큰 뉴스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경제성장율을 보인 것은 무엇보다 '엔저' 때문입니다. '메이드 인 재팬' 상품의 가격경쟁력이 좋아져 수출이 대폭 늘었습니다. 특히 자동차 수출이 호조입니다. 일본 경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기업 지배구조의 약점으로 인해 이른바 '과소소비'(寡少消費) 체질이 강하고, 이에 따라 재고 과잉, 투자 부족, 저성장의 구조적 문제가 있는데, 이는 '엔저' 장기화 등 환율의 인위적 조정으로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습니다. 미국 등이 문제 삼지 않는다면 일본 정부로서는 '엔저' 정책을 계속 가져가고 싶을 것입니다. 일본과 해외언론은 대부분 2사분기에 '깜짝 성장'을 보였지만 동시에 개인소비가 감소하는 등의 문제가 보이기 때문에 3사분기부터는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만, '엔저' 기조가 현재처럼 계속된다면 수출증가를 통해 성장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 현지에서는 엔저에 따른 물가급등으로 실질임금이 급속히 감소되고 있어서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필리핀 마닐라만 매입공사가 물의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8000억원 규모의 바다를 메우는 매립공사인데, 문제는 매립 장소와 시공사입니다. 수도 마닐라의 서쪽에 있는 이곳 가까이에는 미국대사관도 있고, 필리핀해군의 총사령부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공사를 맡은 회사가 하필이면 중국 국영 건설회사의 자회사이고, 중국의 모회사는 남중국해 해상에 인공섬 건설이나 군사거점화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제재대상('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회사입니다. 앞으로 4년간 공사를 하는 동안 중국 시공사가 미국대사관이나 필리핀해군 총사령부를 염탐할 우려도 있고, 또 해수면에 첩보수집을 위한 장치를 심어둘 우려도 있습니다. 미국측이 필리핀 정부에 이런 문제를 제기했고, 필리핀 정부는 '재검토'를 약속했습니다. 시공사 교체로 이어질 것 같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은 전방위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전기자동차 회사 빈패스트(VinFast)가 뉴욕증시에 상장했는데, 시총이 미국의 자동차 '빅3'를 넘어섰습니다. 앞으로 베트남제 전기자동차를 타고 다닐 날도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전기자동차는 수많은 부품을 사용하는 내연자동차와 달리 그 성격이 좀 더 가전제품에 가깝기 때문에 기술축적에서 약세인 개발도상국도 쉽게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상품입니다.





한국은 작년에 중국시장보다 미국시장에 더 많이 수출했습니다. 이는 2004년 이후 처음입니다. 미국이 추진하고 한국이 합류하는 '디리스킹' 정책이 생각보다 빨리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인공지능(AI)의 훈련을 위해 뉴욕타임스 기사와 사진을 무단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챗GPT 같은 '생성형 AI'는 '훈련'을 통해서 지식이 진화해나가게 되는 것인데, 사실 이 '훈련'이라는 것도 이름만 '훈련'이지 기사의 '무단 전재' '무단 사용'과 비슷할 수 있습니다. AI가 표출하는 내용들은 인터넷상에 있는 지식들을 끌어모아 표현만 바꿔 내보내는 것이어서 사실 AI가 창조한 지식들은 아닙니다. 뉴욕타임스의 이번 결정에 따라 '생성형 AI'와 '저작권'의 문제 등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국제태권도선수권 대회에 100명의 선수단을 파견했습니다. 코로나19 대책을 이유로 2020년 1월말 이후 빗장을 걸어잠궜던 북한이 대규모 선수단을 해외로 내보내는 것입니다. 9~10월에 개최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약 200명의 선수단을 파견할 것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이번 태권도 대회는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ITF)이 주관하는 대회인데, 한국에 본부를 둔 세계태권도연맹(WTF)의 대회가 아닙니다. 태권도를 국제적으로 보급한 것은 육군소장 출신인 최홍희였는데, 그가 1966년 서울에 세운 것이 ITF입니다. 하지만, 그는 훗날 박정희 정권과 갈등을 빚고 캐나다로 망명을 떠난 후 북한이 그의 태권도를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북한이 ITF를 주도하게 된 것입니다. 최홍희 망명 후 한국은 외무부에 근무하던 김운용의 주도로 WTF를 결성했고, 이후 별도의 국제조직을 갖추게 되었던 것입니다. 북한이 스포츠를 통해 세상에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독일 정부가 대마를 개인적으로 이용하고 재배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습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성인은 25그램까지 대마를 소유할 수 있습니다. 원래의 법안은 상점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 이를 수정해 비영리 사교클럽을 통해서만 배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른바 '입문형 마약'이라고 불리는 대마를 합법화하자는 움직임이 우리나라 일각에서도 있는데, 이러한 향정신성 약물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논의해야 할 것입니다. 최근 태국에서 대마합법화를 실시했는데, 한국 관광객들이 자칫 태국에서 호기심 삼아 또는 자기도 모르게 대마를 흡입한 후 입국해 처벌받을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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