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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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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인에 대한 찬미가 아닌 가난을 노래하는 소네트
    시

    연인에 대한 찬미가 아닌 가난을 노래하는 소네트

    시를 평소에 즐겨 읽지 않더라도 소네트란 단어에는 친숙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탈리아어로 '작은 노래'를 뜻하는 '소네트'의 어여쁘고 우아한 어감만큼이나 고전적인 소네트는 아름답고 고상한 문학 형식이었다. 이상적인 여성 로라를 향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호소하는 페트라르크의 목소리로 쓰인 최초의 소네트들은 열네 줄의 짧은 시 속에 상대방에 대한 열렬한 찬미와 자신의 감정에 대한 과장된 고백을 함께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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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랍계 미국인 시인의 눈에 비친 종교와 전쟁
    시

    아랍계 미국인 시인의 눈에 비친 종교와 전쟁

    2023년 10월부터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의 전쟁은 15개월에 걸친 전투와 폭격을 거친 후 올해 1월에야 휴전으로 마무리되었다. 가자 지구에서는 오랜 세월에 걸쳐 국지전이 자주 발발해 왔지만, 대규모 전면전으로 급속하게 확대된 이번 전쟁은 사상 초유의 민간인 살상을 초래했다. 얼마 전까지도 현재형으로 진행되던 이 비극의 현장이 문학에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을까? 이런 궁금증이 일던 무렵, 2024년 전미도서상(National Book Award)을 수상한 레나 칼라프 투파하(Lena Khalaf Tufaha)의 시를 만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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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해'와 '이해' 사이: 만남에 대처하는 시인의 자세
    시

    '오해'와 '이해' 사이: 만남에 대처하는 시인의 자세

    가끔 누군가가 시를 전공하게 된 이유를 물어오면, '짧아서'라고 대답하곤 한다. 사실 시가 반드시 짧기만 한 것은 아니고 책 한 권을 넘는 길이의 시도 가끔 있지만, 시는 소설 같은 다른 장르의 작품에 비해서는 대체로 짧고 간명하다. 그래서 시를 찬찬히 읽는 일은 몇 줄 안 되는 텍스트에 성기게 담긴 의미가 어느새 터져 나오는 순간(들)을 포착하는 경험일 때가 많다. 듬성듬성한 언어 사이의 여백을 채우며 시의 내용을 구성해 갈 때, 독자는 시인과 더불어 일종의 창작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좋은 시는 우리를 빨아들여 그 안에서 흩뿌려진 단어들을 들이쉬고 새롭게 의미화된 날숨을 쉬면서 텍스트와 함께 호흡하도록 이끌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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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위기에 '절망'한 시인의 '불안'
    시

    기후위기에 '절망'한 시인의 '불안'

    현대영미시의 다양한 목소리를 가만 살피다 보면 시의 몫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때론 누군가의 순전한 정서의 토로일 시는 어떤 장에서는 적극적인 정치발언으로 존재하고, 때로는 순전히 미학적인 실험으로 존재하기도 한다. 시의 유구한 역사를 생각해보았을 때 이런 식의 단순화는 어불성설이겠지만 그럼에도 시에 대해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시의 목소리가 시인의 외부세계와 유리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20세기 초 미국의 시인 뮤리얼 루카이저(Muriel Rukeyser)의 그 유명한 말, "경험을 들이쉬고 시를 내쉰다"(Breathe-in experience, breathe-out poetry)는 이러한 현대영미시의 특징을 가장 간결하고도 핵심적으로 드러내는 말이겠다. 시인은 언제나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어떻게든 "시를 내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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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색 비'의 비극: 시는 애도를 가능하게 하는가?
    시

    '황색 비'의 비극: 시는 애도를 가능하게 하는가?

    '황색 비'는 마이 더 방(Mai Der Vang)이 2022년에 출간한 시집의 제목이면서 같은 시인이 2016년에 자신의 첫 시집 '그 후의 나라'(Afterland)에 발표한 시의 제목이기도 하다. 이 '황색 비'란 말을 접하면 기후 변화와 대기 오염, 그리고 인간이 만들어낸 화학적 물질의 예기치 않은 역공이 저절로 연상된다. 내리는 빗물에 잠시 닿는 것조차 두렵게 하던 산성비, 봄이면 공기를 뿌옇게 만들던 황사, 그리고 아까운 여린 생명을 여럿 앗아간 가습기 살균제. 이런 암울하고 어두운 기억들 때문인지 '황색 비'란 말은 우리를 저절로 긴장시킨다. 맑고 투명해야 할 비를 도대체 무엇이 황색으로 물들였으며, 그래서 또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 것인가? 시를 읽기 시작하는 마음은 조마조마하고 불안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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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도'가 '쓰나미'로 변할 때: 미래를 보는 시인의 통찰
    시

    '파도'가 '쓰나미'로 변할 때: 미래를 보는 시인의 통찰

    똑같은 장소에서 주변을 둘러볼 때 우리는 과연 각자 같은 것을 보고 있을까? 다양한 물건들이 즐비한 백화점에 가면 사람들의 눈길은 평소 관심이 있던 서로 다른 상품을 향하게 마련이다. 누군가는 털이 풍성한 겨울 코트에, 누군가는 해상도 높은 TV에, 또 누군가는 신제품 테니스 라켓에, 각각 눈과 마음이 쏠릴 것이고, 다른 누군가는 그 어떤 물건에도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본다'는 행위는 그래서 늘 선택적이다. 같은 상황에서도 우리는 서로 다른 것을 바라보며, 그것을 바라볼 때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과 느낌 역시 각양각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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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적 억압을 피한 '이주민'의 삶: 아파트 '사이'를 떠돌던 시인의 기억
    시

    정치적 억압을 피한 '이주민'의 삶: 아파트 '사이'를 떠돌던 시인의 기억

    과거의 기억에서 공간성은 큰 지분을 차지한다. 어린 시절에 대한 회상은 부분부분 떠오르는 집안과 골목, 놀이터 등 구체적인 공간의 모습과 얽혀 있기 마련이기에, 그 공간을 배제하고 추억을 재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추억을 든든히 지탱해 주는 과거의 공간은 상당 기간 안정성을 가지고 머물렀던 곳인 경우가 많다. 방 한쪽 구석에 놓여 있던 의자에서 책을 읽던 기억, 부엌의 식탁에 가족과 둘러앉아 밥을 먹던 기억, 마루에서 TV를 보다 스르르 잠들던 기억, 아파트 앞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숨바꼭질을 하던 기억. 이 모든 일상적 기억의 배경에는 삶의 오랜 터전이었던 물리적 공간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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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조'와 '파괴' 사이: 시인이 듣는 '소리'를 따라서
    시

    '창조'와 '파괴' 사이: 시인이 듣는 '소리'를 따라서

    일상을 살다가 보고 싶지 않은 것에서는 눈을 돌리면 그만일 수도 있지만, 들려오는 소리를 피하기는 만만치 않다. 층간 소음 때문에 분쟁이 격화되는 일이 잦은 것도 청각적 자극이 가지는 이런 특수성과 관련된다. 원치 않는 소리를 그저 간단히 차단해 버릴 수 없기에 고통은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 삶을 채우는 소리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 소리나 물 소리 같은 자연의 음향, 아니면 아름답고 감미로운 음악 소리를 들으며 하루하루를 채워 나갈 듯하다. 기쁨과 평화로움을 주는 이런 소리들은 듣는 사람의 일상을 조금은 더 청량하게 만들어 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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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40년의 세계는 어찌 변할까? '땅'이 시인에게 들려준 이야기
    시

    2040년의 세계는 어찌 변할까? '땅'이 시인에게 들려준 이야기

    미래를 그려내는 서사는 보통 글을 쓰는 현재로부터 상당한 거리가 있는 시간적 지점을 내다보는 경우가 많았다. 1895년에 간행된 H. G. 웰스(H. G. Wells)의 <타임머신>(The Time Machine)은 80만 2701년이라는 엄청난 미래로의 시간 여행을 보여 주며, 심지어 소설의 후반부에서는 3000만 년 후로까지 상상력을 확장해 간다. 또, 1932년에 발표된 올더스 헉슬리(Aldous Huxley)의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는 약 600년 후 과학 문명이 극도로 발달한 미래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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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의 양식과 시의 형식이 만나는 곳에서
    시

    도시의 양식과 시의 형식이 만나는 곳에서

    도시는 흥미로운 시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드높은 고층빌딩과 정갈한 거리는 번영과 발전의 상징이지만 도시다운 바로 그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서 숨겨지는 것들이 필연적으로 존재하기에 여러 시인들로 하여금 그 역설을 주시하게 만들어왔다. 18세기의 영국시인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는 산업혁명 이후 급속히 발달하는 런던을 그리면서도 그 기저에서 포착되는 도시적 위기를 시로 노래한 바 있고, 20세기 활동했던 미국의 시인 칼 샌드버그(Carl Sandburg) 또한 오로지 나아가기만 하려는 미국의 개발논리가 구현된 도시의 풍경을 그리며 종국에는 인간과 물질의 유한성을 깨달아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로부터 십수년 뒤, 우리의 도시는 어떤 모습인가. 필라델피아 출신의 미국 현대시인 라이언 에커스(Ryan Eckes) 또한 주로 도시의 풍경을 시로 그려 온 시인이다. 다만 그의 시선은 도시 자체를 그리기보다 그 도시를 채워 넣은 사람들을 주시함으로써 조망하던 독자의 시야를 단숨에 현미경 앞으로 불러오는 방식을 택한다. 말하자면 그의 시에서 도시는 도시를 이루는 사람들을 바라봄으로써 재구조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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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계 미국인 시인의 눈물: '우리'는 과연 존재하는가?
    시

    한국계 미국인 시인의 눈물: '우리'는 과연 존재하는가?

    미국에 방문하거나 체류하는 동안 독립기념일(Independence Day)을 맞이했던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그 넘쳐나는 불꽃들을 기억할 것이다. 국토의 전역에서 터지는 폭죽의 밝은 빛은 미국 시민이 아닌 이들조차도 축제의 분위기로 빠져들게 하며, 곳곳에서 울리는 '성조기여 영원하라'의 힘찬 노랫소리는 주변 여기저기로 벅찬 감정을 전염시킨다. 한국에서 TV로 중계되던 광복절 기념식의 다소 딱딱하고 건조한 느낌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미국 독립기념일의 반짝이는 불빛은 전혀 새로운 경축의 방식으로 다가온다. 밀집한 군중들이 잔디밭에서 불꽃놀이를 지켜보는 장면은 모두가 하나 되는 흥겨운 정서를 전해 주며, 매년 이런 의례를 거치면서 미국이라는 국가는 새로이 거듭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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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무가 '되어 가는' 소녀: 시인이 상상하는 새로운 '우리'
    시

    나무가 '되어 가는' 소녀: 시인이 상상하는 새로운 '우리'

    가끔 글을 읽다 보면 눈 앞의 활자들이 선연한 이미지로 변화하는 놀라운 체험을 할 때가 있다. 그런가 하면, 읽은 내용이 머릿속에서 구체적으로 잘 그려지지 않아서 모호하고 추상적으로만 느껴지는 경우도 많다. 시각 예술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그 메시지가 저절로 언어화되어 마음에 곧장 꽂히는 때가 있다. 반면에, 눈으로 본 형체가 어떤 이야기를 하려는지 잘 와닿지 않아서 약간의 좌절감을 느끼는 경우 역시 많다. 때때로, 서로 다른 예술 장르들 사이의 대화와 연대는 단일한 작품 하나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영역을 열어젖힌다. 잘 읽히지 않던 시가 그림 하나로 요약되기도 하고,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궁금하던 조각품이 글을 통해 풍성한 서사를 지닌 것으로 다시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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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깥은 '전쟁'이라도: 시인의 삶을 지탱하는 '집'
    시

    바깥은 '전쟁'이라도: 시인의 삶을 지탱하는 '집'

    많은 이들이 설마설마했던 전쟁이 결국 시작된 지 상당한 시간이 흐르고 있다. 예상보다도 길어지면서 국제 정세의 향방에 대해 지속적인 불안감을 가져다주고 있는 우크라이나전 외에도 아슬아슬한 전쟁의 조짐이 여기저기에 나타나고 있는 시기이다. 2023년 퓰리처상 시 부문 수상작인 칼 필립스Carl Phillips의 시집 '그러자 전쟁: 그리고 선별된 시들Then the War: And Selected Poems, 2007-2020'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2022년 2월 초에 출간되었다. 이 시집이 평단의 주목을 받고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하면서, 필립스는 여러 사람으로부터 전쟁이 일어날 것을 어떻게 예측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그 질문에 대해 필립스는 자신의 시에서 전달하고자 했던 '전쟁'의 의미가 국가들 사이의 무력 충돌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훨씬 폭넓은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시를 읽다 보면 더욱 확실해지겠지만, 필립스가 말하는 '전쟁'은 일상의 도처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마찰과 갈등이며, 언제 어디에서나 우리를 위협할 수 있는 잠재된 공포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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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픔을 달래는 '초록빛': 시의 힘에 대한 성찰
    시

    아픔을 달래는 '초록빛': 시의 힘에 대한 성찰

    모든 것이 점점 더 물질적 가치로 환원되고 평가받는 듯한 오늘날의 세상에서 시는 과연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효용을 중요시하고 이윤을 추구해야 비로소 살아남는 현대인들에게 시가 의미 있게 다가오는 순간이 있기는 한 것일까? 요즘 같은 시절 그나마 조금이라도 시에 마음이 끌리는 계기가 있다면, 그건 아마도 어떤 아픔이 불쑥 찾아와 우리 곁에 머무르게 될 때가 아닐까 싶다. 열의를 쏟아 추구하던 과업이 실패할 때, 관계에서 크디큰 좌절감을 맛볼 때, 그리고 소중한 무엇인가를 떠나보내야 할 때, 슬픈 노래들은 남의 일이 아닌 것처럼 들려오고 무심코 읽은 시 한 편은 생각지도 않은 위로를 안겨 준다. 집단적인 차원에서 역시, 시는 때때로 큰 고통을 달래는 위안을 주기도 한다. 예컨대, 2001년 미국을 큰 충격으로 뒤흔들어 놓았던 9/11 사태가 발발했을 때, 시는 여기저기서 출현하여 상처 입은 마음들이 서서히 애도와 치유를 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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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한부 선고를 받은 시인이 응시하는 삶과 시의 필멸성
    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시인이 응시하는 삶과 시의 필멸성

    멀리서부터 죽음의 그림자가 일상의 흐름 속으로 불쑥 스며드는 순간은 언제나 조금 당혹스럽고 불편하다. 지인이 가족의 소천을 알리는 부고를 보내올 때, 또 한 시대를 풍미하던 어떤 인물이 타계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 우리는 잊고 있었던 삶의 유한성을 갑자기 떠올리면서 잠시나마 숙연해진다. 이렇게 가끔씩 상기되는 죽음에 대한 인식은 인류가 문학과 예술을 발전시켜 온 과정에서도 의식적으로, 또 무의식적으로 커다란 동력이 되어 왔다. 우리가 떠난 후에도 남아 있을 어떤 흔적을 만들어냄으로써 언젠가 끝나게 될 삶을 넘어설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은 그 자체로 매혹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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