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

[評천하] 美 연방대법원 "트럼프 출마 가능", 佛 '낙태권' 헌법개정 外

해설과 함께 읽는 이번주 국제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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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AFP=뉴스1) 김성식 기자 = 4일(현지시간) 프랑스 상·하원이 낙태 자유 보장을 담은 헌법 개헌안을 가결하자 파리 에펠탑에 '마이 보디 마이 초이스(my body my choice·내 몸이니 내가 선택한다)'는 슬로건에 불이 들어왔다. 2024.3.4.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2024.03.0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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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의 11월 대선 출마를 위협하던 장애물이 제거되었습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이른바 '슈퍼화요일' 직전인 3월 4일 트럼프의 대선출마 자격을 인정한다고 만장일치로 판결했습니다. 어느 후보든 미국 헌법상 '모반 또는 반란' 혐의 외에는 대선출마 자격을 박탈당하지 않습니다. 예컨대 강도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아 감옥에 갇혀 있어도 미국 헌법은 '옥중 출마'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2021년 1월 6일 국회의사당 난입사건과의 연루를 거론하며 트럼프가 반란에 가담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실제로 작년 12월 19일에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트럼프가 반란에 가담했다고 판단해 콜로라도 주정부에 경선 투표용지에서 트럼프의 이름을 빼라고 판결했습니다.


이번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콜로라도 대법원의 판결을 뒤집는 것으로서 트럼프의 악재 하나가 해소된 것입니다. 연방대법원은 "주들은 연방정부 관리들에 대해 수정헌법 제14조 3항(모반 또는 반란에 따라 공직 입후보를 제한하다는 내용)을 적용할 권한을 갖지 못하며, 대통령에 대해서는 특히 그렇다"고 판시했습니다. 미 연방대법원의 대법관 9명은 종신직인데, 트럼프 재임시 3명을 새로 임명했습니다. 이후 연방대법원은 보수 6 대 진보 3의 구도로 재편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연방대법원이 트럼프의 재선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입니다.




우리 국회에 해당하는 중국전인대(全人代: 전국인민대표대회)가 5일 개막되었습니다. 전인대는 당과 정부가 결정한 것을 추인하는 요식행위 성격이 강한데, 이번 전인대에서 리창 총리의 정부 업무보고가 특히 눈길을 끌었습니다. 총리의 업무보고에 '시진핑' 이름이 16차례나 나와 역대 최다였습니다. 권력이 시진핑 주석에 집중되고 있고 총리의 역할이 줄어들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1980년대 이래 계속되어 왔던 총리의 기자회견이 사실상 폐지되었습니다. 팬데믹 기간 몇년 간 전임인 리커창 총리가 기자회견을 갖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앞으로 총리의 기자회견이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습니다. 총리의 역할이 축소되었음을 보여줍니다. 리창 총리는 경제성장 목표치를 작년과 같은 "5% 안팎"으로 제시했고, 국방예산은 7.2% 증액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방예산 증액은 2021년의 6.8%, 2022년의 7.1% 증가율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서 3년 연속 7%대 증가율입니다.




중국의 해양진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남태평양에 위치한 섬나라 키리바시에 중국 경찰이 상주하면서 활동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중국은 파푸아뉴기니, 솔로몬제도 등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키리바시가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남태평양 섬나라들 중에서 거리상 하와이에 가깝습니다. 하와이에는 미 태평양사령부가 있습니다. 우리가 보통 해군함정을 '떠다니는 영토'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반대로 섬은 '침몰하지 않는 함정'으로 부를 수 있습니다. 만약 중국과의 관계가 긴밀해지면서 중국 해군함정이 수시로 정박하게 되고 유사시에 해군기지로 사용할 수 있다면 키리바시는 하와이를 겨냥한 '불침항모' '불침함정'이 될 수 있습니다.



중국의 인도양 진출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3월 4일 몰디브 국방부는 SNS를 통해 중국과 군사지원 등을 담은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몰디브는 작년 9월 친중국 성향의 모하메드 무이주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친중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무이주는 당선 후 몰디브 주둔 인도군 80여명의 철수를 인도에 요구했고, 인도는 5월 10일까지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한편, 인도는 몰디브 북쪽에 위치한 자국령 미니코이 섬에 해군기지를 완공해 운용에 들어갔습니다. 이 작은 섬은 몰디브에서 약 125km 떨어져 있습니다. 장거리를 이동하는 함정이나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항공기에게는 매우 가까운 거리입니다. 몰디브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는 인도의 움직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3월 4일, 프랑스 의회 상하원은 파리 외곽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합동회의를 열고 '낙태의 권리'를 헌법에 포함시키는 개헌안을 780 대 72의 압도적인 동의로 통과시켰습니다. 그날 저녁 에펠탑엔 "나의 몸 나의 선택"이라는 문구가 전광판에 새겨졌습니다. 이로써 프랑스는 세계 최초로 낙태권을 헌법에 담은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에는 몇가지 배경이 있습니다. 우선, 마크롱 대통령이 이민자 제한에 대해 우파적 행보를 보였는데, 낙태권에 대해서 좌파적 행보를 보여 좌파 유권자들의 마음을 다시 사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린 르펜의 강경우파가 집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예 헌법 안에 '낙태권'을 담아 혹시라도 강경우파가 집권하더라도 건들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마린 르펜은 낙태권에 반대하지 않지만, 이번 개헌에 반대표를 던진 72명 중 절반 가량이 르펜의 강경우파 정당 소속입니다. 또 미국 연방대법원이 보수화되고 있어서 낙태를 금지 또는 제한하는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있고 11월에 당선될 가능성에 있는 트럼프가 반낙태 움직임에 합세하는 경우 전 세계적인 움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프랑스 의회가 세계 최초로 낙태권을 헌법에 명시하게 된 것입니다.




일본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메신저앱이 LINE인데, 이 LINE의 사용자정보가 유출되어 문제가 되었습니다. 주로 일본인들인 사용자들의 개인정보유출되어 버린 것입니다. 문제는 LINE의 운영사인 'LINE야후'가 한국의 네이버와 한국계 일본인 손정의(손 마사요시)의 소프트뱅크가 50 대 50으로 출자해 설립한 회사라는 것입니다. 일본 정부로서는 마음이 불편한 자본구조입니다. 일본 총무성은 대주주인 한국의 IT대기업 네이버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이 개인정보 누설문제의 배경이 된다고 판단하면서, 안전관리조치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자본관계'를 포함한 경영체제의 재편을 검토하라고 '행정지도' 했습니다.


한국의 카카오톡에 해당하는 LINE은 네이버의 자회사가 네트워크를 위탁관리하고 있는데, 작년 11월에 이 자회사가 사이버공격을 받아 사용자들의 개인정보 등 44만 건이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금년 2월에도 LINE의 종업원 정보 등이 누출된 것이 발견되어 유출건수가 총 50만 건을 넘어버렸습니다. 일본 정부로서는 대부분의 일본인들이 사용하는 LINE의 개인정보나 대화내용 등이 LINE의 모회사인 네이버를 통해 한국측에 넘어갈 가능성에 신경 쓰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대부분의 일본인들이 사용하는 LINE의 사용을 막을 수도 없습니다. 중장기적으로 일본 정부는 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방안을 찾아내려 할 것입니다. 한국의 네이버가 대주주이고 일본인들 대부분이 사용하는 LINE은 한일간의 외교 이슈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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