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評천하] 트럼프 영국 국빈방문 "영어권 세계의 가치를 함께 대변해나가자"外

해설과 함께 읽는 이번주 국제정세

기사이미지

(윈저 AFP=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영국을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윈저성 만찬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09.17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2025.09.19 15:26

icon 4min
  • 0
kakao facebook twitter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영국을 국빈방문 했습니다. 이번이 두 번째 국빈방문입니다. 영국은 외국정상의 국빈방문을 한 번만 받아주는데, 트럼프가 최초의 예외가 되었습니다. 첫 번째 국빈방문은 초청자가 전 국왕(엘리자베스)이었고, 이번 초청자는 현 국왕(찰스)이라는 논리인 듯 합니다. 트럼프는 자신이 최초의 예외이자 마지막 예외가 되기를 바란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영국 방문을 보면서 트럼프는 내셔널리즘 경향이 강하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같은 '네이션' 즉 '민족'이라고 하면 언어와 문화의 공통성, 특히 언어의 공통성을 지적하는데, 트럼프는 영어와 영미 문화를 중시합니다. 트럼프는 모친이 스코틀랜드 출신이어서 영국, 특히 스코틀랜드에 애착이 있습니다. 미국을 위시한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는 영어를 함께 사용하는 나라들입니다. 하나의 문화적 '네이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방문 중 트럼프는 미국과 영국 양국이 "영어권 세계(English-speaking world)의 가치와 사람들을 함께 대변해나가자"고 말했고, 양국 사이의 "(혈연적, 문화적) 유대"(kinship)을 언급하면서 "양국은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국방, 안보, 정보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의 이번 영국 방문에 맞춰 미국 기업들의 대규모 대영국 투자가 발표되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기업들은 향후 몇년에 걸쳐 1500억 파운드(약 282조 원)를 영국에 투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AI, 양자컴퓨팅, 민간용 원자력발전 부문에 집중 투자할 예정입니다. 우리는 트럼프의 이번 영국방문을 보면서 미국 옆에 늘 영국과 '영어권' 국가들이 있으며 이들이 하나의 문화적 '네이션'으로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됩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핵무기를 보유한 파키스탄상호방위조약을 체결했습니다. "한 국가에 대한 모든 침략은 양국 모두에 대한 침략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이 있는 '군사 동맹' 조약입니다.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사우디를 국빈방문 중인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리야드에서 조약 체결식을 가졌습니다. 사우디의 한 고위관리는 양국 군사협력 대상에 핵무기 사용도 포함되는지 질문을 받자, 이 조약이 "포괄적" 성격을 갖는다고 대답했습니다. 170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파키스탄이 사우디에 핵우산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해외언론에서는 이스라엘의 최근 카타르 공습이 이번 협정 체결의 촉매 역할을 했다고 분석하기도 하는데, 체결 배경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알기 어렵습니다. 다만, 금년들어 미국이 파키스탄과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과 이번 사우디-파키스탄 '군사동맹' 조약 체결 사이에 모종의 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 지구에 대한 대규모 지상침공을 전개하고 있는 현재, 베잘렐 스모트리치 이스라엘 재무장관이 가자의 미래와 관련해 가자를 "부동산의 보고"라고 표현했습니다. 스모트리치 장관은 이스라엘 국내 행사에서 참석한 자리에서 "우리는 이 전쟁에 거액의 전쟁비용을 들였다"면서 이스라엘측에 (가자지구) 토지의 분배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내비쳤습니다. 이런 내용으로 미국측과 협의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 발언이 특히 주목 받게 되는 것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2월에 가자 주민들을 밖으로 내보낸 뒤 가자를 미국이 관리하면서 지중해의 리조트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모두 밖으로 내보낼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만, 트럼프가 가자의 부동산 개발에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트럼프 머리 속에 미국의 부동산 취득 및 개발은 평화지역을 만드는 선한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얼마전 체결한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협정에도 미국이 일부 영토(회랑)을 99년 조차(租借)해 개발하는 내용이 평화 보장책으로 포함되었던 사실이 있습니다.




영국을 방문 중인 트럼프 미 대통령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아프가니스탄바그람 공군기지를 미국이 돌려받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다시 아프가니스탄 내에 군사기지를 갖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입니다. 그는 바그람 기지의 전략적 위치를 언급하며 "이 기지는 중국이 핵무기를 만드는 곳으로부터 1시간 거리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이 기지를 미국이 다시 사용하려면 2021년 8월 이후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하고 있는 탈레반 정부의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내용의 협의가 실제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과거 트럼프의 대아프가니스탄 협상가로 활약해왔던 잘마이 칼리자드가 최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여러 차례 방문했습니다. 트럼프가 이 시점에서 바그람 기지를 언급한 것을 보면 아마도 협상에 어느 정도 진척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탈레반 정부의 외무장관은 최근 미국의 대아프가니스탄 "투자" 논의가 있었음을 시인했고, 양국간 관계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미국은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과 우호적인 관계를 만들어 중국의 인도양 방면 진출 차단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탈레반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북부 지방에 깔려 있는 광섬유 통신망을 차단했습니다. 차단 이유는 "도덕의 타락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인터넷을 통해 '부도덕한 콘텐츠'가 유입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미인데, 아마도 그것보다는 주민들이 해외 정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일 겁니다. 보통 권위주의 국가들이 '도덕의 타락'을 이유로 해외 정보를 차단합니다. 그런데, 탈레반 정부는 값비싼 모바일 통신은 막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도 엘리트보다는 서민들의 해외정보 접근을 차단하는 것이 주 목적인 듯 합니다.




독일의 강경우익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최근 실시된 북부 라인-베스트팔렌 지역선거에서 득표율을 3배 올리는 대약진을 보였습니다. 이 지역은 독일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곳으로 대표 도시가 쾰른과 뒤셀도르프입니다. '독일을 위한 대안'은 2020년 선거에서 5%를 받았는데, 이번에 14.5%를 받으며 녹색당을 제치고 제3당이 되었습니다. 제1당은 33%를 받은 기독민주당(CDU)입니다.


 
close
comment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