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군사

[評천하] 美 전략핵잠수함 부산 입항, 흑해 곡물 수송 위기 外

해설과 함께 읽는 이번주 국제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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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미 해군이 19일 오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핵탄도미사일 20여 기를 탑재한 미국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 켄터키함(SSBN-737) 도착을 알렸다. SSBN의 한국 기항은 1981년 이후 42년 만이다. (미 해군 제공) 2023.7.1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3.07.21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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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략핵잠수함 켄터키함이 부산에 입항했습니다. 전략핵잠수함을 영어로는 줄여서 SSBN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SS는 잠수함(sub-surface), B는 핵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ballistic missile), N은 핵추진(nuclear)을 뜻합니다. 이 잠수함은 최대 히로시마 원자탄 1600발 위력을 가진 핵탄도미사일 20~24발을 실을 수 있습니다. 즉, 부산 지역에 히로시마 원자탄이 최대 1600발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북한은 이에 반발해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습니다. 이 미사일은 평양 순안 일대에서 발사되어 550킬로미터를 날아간 뒤 동해상에 떨어졌는데, 평양에서 부산까지의 직선거리가 520킬로미터입니다. 이번 전략핵잠수함의 부산입항 사실은 이른바 '확장억제'(핵우산) 강화 방안으로 미국이 약속한 핵협의그룹(NCG)의 첫 회의 때 커트 캠벨 미국 측 대표가 공개했습니다.


한미일 3국 정상회의가 8월 18일에 미국 워싱턴 근교의 캠프데이비드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 문제가 주 안건이 될 것으로 보도되고 있지만, 3국 정상은 중국문제 등을 포함한 폭넓은 안건을 협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와중에 미국 병사 한 명이 판문점에서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은 작은 에피소드에 불과하지만 상황에 따라 중요한 북미관계의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러시아흑해곡물협정을 파기했습니다. 세계적인 곡물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곡물수출을 허용한 협정이 파기됨에 따라, 이제 흑해를 운항하는 곡물수송선은 러시아군의 공격 표적이 되었습니다. 협정 파기와 함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최대 곡물 수출항인 오데사 항구 등에 대해 대규모 공습을 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세계곡물가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이에 앞서 러시아본토와 크름(크림)반도를 잇는 대교를 수중드론으로 공격해 파괴했는데, 복구할 때까지 이 중요한 병참선이 마비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우크라이나는 크름반도에 있는 러시아군의 무기창고를 공습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춘계 대공세가 일단 실패로 돌아간 후 양국은 상대방의 군수, 병참, 후방지원 역량을 공격하는 '소모전'(消耗戰)에 돌입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내부에 변화가 없는 한 전쟁은 해를 넘겨 장기화될 전망입니다.




18일 UN 안보리는 AI(인공지능)의 군사적 리스크를 의제로 한 회의를 처음 개최했습니다. 앞으로 AI는 군사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될 전망입니다. 예컨대, 사람이 직접 조종하는 전투기가 AI에 의해 자동으로 움직이는 보조 전투기들(이른바 '윙맨')을 여럿 데리고 다니면서 전투를 치르게 될것입니다. 즉 조종사 한명이 5-6대의 전투기 편대를 AI의 도움으로 지휘하는 것입니다. 또, AI가 장착된 고성능 대공포가 위협이 되는 미사일이나 항공기가 고속으로 날아오면 짧은 시간안에 스스로 판단해 격추시키게 될 것입니다. 판단의 속도에서 사람은 AI를 못 따라갑니다. 문제는 AI가 오판을 하는 경우입니다. 과거에도 '팔랑스'라고 불리는 자동화된 미국산 대공포(CIWS)가 오작동해 지나가는 아군 항공기를 격추시킨 적이 있습니다. 수많은 전술, 전략 무기들이 AI에 의해 신속한 판단으로 작동하게 되는 경우, 오판에 의한 공격, 이에 따른 반격의 연쇄가 걷잡을 수 없는 파국을 만들어낼 위험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AI가 핵무기 사용에서까지 오판한다면 사태는 지구적 파멸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번 UN안보리 회의는 안보리 의장국인 영국의 요청으로 열렸는데, 클리버리 영국 외무장관은 "AI가 세계의 전략적 안정을 파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미국의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대화형 AI인 챗GPT에 대한 대규모 조사를 개시했습니다. 챗GPT가 개인들에 관한 가짜정보를 생성한 후 인터넷상에 퍼뜨릴 위험성이 있는데, 이것이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 저촉되는지 여부가 조사의 촛점이라고 합니다. 예컨대 어떤 사람이 성추행을 했다는 등의 잘못된 정보가 생성되어 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럴 때 챗GPT의 운영기업인 오픈AI에 어떤 책임을 물릴 수 있는가 등도 이슈입니다. 현재 유럽연합(EU)은 생성AI와 관련한 포괄적 규제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AI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법규범도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미국 공화당 일각에서는 미국의 마약문제와 관련해 멕시코를 적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시한 미국 공화당 인사들은 오래전부터 멕시코와 멕시코인들의 밀입국에 대해 못마땅한 시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일화를 하나 이야기했는데, 한번은 마약문제 해결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카르텔의 마약 공장들을 미사일을 쏴 파괴하는 것이 어떨까 물었다고 합니다. 지금 멕시코 마약 카르텔이 밀반입하고 있는 합성마약 펜타닐이 미국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데, 공화당 인사들은 무력사용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텍사스주의 어느 하원의원(공화당)은 펜타닐을 "화학무기"로 분류하는 법안을 제안하기도 했고,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어느 상원의원(공화당)은 멕시코 카르텔을 "해외 테러집단"으로 부르는 법안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유력한 대통령 후보 중 한명인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해군을 이용해 멕시코를 해상봉쇄해 펜타닐의 원료가 중국에서 멕시코로 들어가는 것을 차단하는 것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니키 헤일리 전 주UN 대사는 '멕시코가 못하면 우리가 해야 한다'며 특공대를 멕시코에 투입하자고도 제안했습니다. 미 우익이 좋아하는 전 폭스뉴스 앵커 터커 칼슨은 아예 멕시코를 "적"이라고 불렀습니다. 멕시코계 이민, 미-멕시코 국경문제, 펜타닐 문제 등이 2024년 미 대선을 앞두고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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