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評천하] 트럼프-시진핑 '무역전쟁 1년 휴전' 합의 外

해설과 함께 읽는 이번주 국제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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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9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할 신라 금관 모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백악관 공식 사진, 다니엘 토록 촬영, 재판매 및 DB금지)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2025.10.3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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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경주 정상회담을 계기로, 막 떠나려는 트럼프와 막 도착한 시진핑이 김해공항 공군기지내 접견장에서 6년 4개월만에 마주 앉아 미중 정상회담을 100분간 가졌습니다. 예상대로 '휴전' 연장에 합의했습니다. 대만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반도체칩(미국)과 희토류(중국)에 대한 수출통제를 완화하기로 한 점입니다.


한 달 전 중국 정부는 희토류 등에 대한 강력한 수출통제 조치를 전격발표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카드를 낸 것인데, 미국이 이미 내놓은 카드인 AI용 반도체칩에 대한 수출통제에 대해 대응카드를 낸 것입니다. 이번 회담 결과를 보면 이 카드가 주효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중국의 펜타닐 유통책임을 이유로 부과한 이른바 '펜타닐 관세'를 20%에서 10%로 낮춰주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는 57%에서 47%(펜타닐 관세 10%+기본관세 10%+트럼프 재집권 전 관세 27%)로 낮아집니다. 물론 그래도 바이든 행정부 당시의 27%에 비해서 20% 포인트 더 높습니다만, 이 정도로도 대미 수출이 많은 중국은 한숨 돌리게 되었습니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大豆)에 대해 수입재개를 약속했습니다. 중국은 두부 등의 제조에 대두를 많이 사용합니다. 중국의 무역보복에 따라 미국산 대두 판매가 갑자기 중단됨에 따라 미국 농가들이 패닉에 빠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4월에 중국을 방문하기로 했고,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의 사저가 있는 플로리다 팜비치나 워싱턴DC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양 정상은 "10점 만점에 12점"(트럼프)이라고도 하고, "중국의 발전은 MAGA 비전과 함께 할 것이다"(시진핑)라고 덕담을 나눴지만, 해외언론은 대체로 "1년 짜리 휴전"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 APEC계기로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회담전 모두발언(공개)에서 "기존의 재래식 잠수함으론 중국 잠수함 추적에 제한이 있다"면서 핵추진잠수함1에 대한 건조 및 연료공급을 승인해줄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다음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이 현재 보유한 구식이고 기동성이 떨어지는 디젤 잠수함 대신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적었습니다. 물론 '미국 내 건조'를 조건으로 달았습니다.



이 대통령의 모두 발언은 공개되는 것이었는데 여기서 "중국 잠수함 추적에 제한이 있다"고 말한 것은 외교적으로는 매우 이례적인 것입니다. 노골적으로 중국을 적대시한 것으로, 예상대로 중국은 즉각 반응을 보였습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당국이 핵 비확산 의무를 이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직은 이 정도 수준의 언급에 머물렀지만 향후 구체적인 대응조치가 나올 것입니다.


사실 한반도 주변해역에서 북한을 상대하는데에는 조용한 재래식 디젤(정확히는 디젤-전기모터의 하이브리드) 잠수함이 더 좋을 수 있습니다. 디젤잠수함에 대해 핵추진잠수함이 가지는 장점은 무엇보다 넓은 작전반경과 속도입니다. 즉, 한국 해군이 핵추진잠수함을 가지면 대만, 남중국해, 말라카해협 등까지 작전을 펼칠 수 있게 되고, 고속으로 기동하는 미국 항공모함 등과도 연합작전이 가능해집니다.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확보에는 이런 함의가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구상 속에서 한국과 일본은 군사, 경제에서 한 세트로 묶여 있어서, 한국에게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허용한다면 일본에도 허용할 것입니다.


중국으로서는 '잠재 적국'인 한국, 일본 모두가 장거리 잠항 작전이 가능한 핵추진잠수함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 큰 부담이 될 것입니다. 미국은 오커스(AUKUS)를 통해 호주에도 핵추진잠수함 보유를 이미 승인한 바 있습니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중간선거(하원의석 2분의1, 상원의석 3분의1 선출)에서 '대승'을 거뒀습니다. 그의 자유전진당(LLA)은 41%를 득표해, 31%을 얻은 좌파 페론당에 크게 이겼습니다. 많은 현지 여론조사 기관들은 '박빙'을 예상했는데, 예상이 빗나간 것입니다. 자유전진당은 심지어 최근 지방선거에서 페론당이 압승한 부에노스아이레스 지역에서도 승리를 거뒀습니다.


신자유주의 개혁으로 인플레이션을 잡는데는 성공했지만, 공공지출 등을 축소하면서 서민들의 저항에 부딪히고 여동생의 부패 스캔들까지 터지면서 밀레이는 정치적 위기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중간선거로 힘을 얻게 될 것 같습니다. 정치적 위기를 겪고 있던 밀레이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트럼프는 밀레이의 중간선거 승리를 조건으로 최대 400억달러(약 57조원) 규모의 지원 패키지를 제안했습니다. 밀레이의 중간선거 압승에는 밀레이의 경제개혁 성과 뿐만 아니라 트럼프의 선거 지원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캐서린 코널리아일랜드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습니다. 그녀는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신 페인'(Sinn Féin)과 기타 좌파 정당들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습니다. 의원내각제 '공화국'인 아일랜드는 행정수반인 총리가 실권을 갖고, 대통령은 의전적 역할을 가질 뿐이지만 공식 '국가원수'로서 권위를 갖습니다. 현재 유럽연합(EU)에서는 러시아에 맞서 유럽의 '집단방어'를 강화하자는 논의가 진행중인데, 코널리는 '중립'을 지키자는 입장입니다.




미국의 연준(Fed)이 금년들어 두번째 기준금리 0.25% 포인트 인하를 단행했습니다. 이번 금리 인하는 예상하고 있었던 것인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금년에 한차례 더 금리 인하가 있을지는 "far from certain"이라고 한 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는 이야기로 해석됩니다.




미 상무부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인기 라우터 브랜드 TP-Link의 미국 내 판매 금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관련 부처들도 이에 이견이 없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TP-Link의 모회사는 중국의 TP-Link테크놀로지입니다. 라우터 같은 통신 장비에 중국측이 정보를 빼올 수 있는 '백도어'(뒷문)를 설치해뒀을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 상무부와 기타 부처들의 우려입니다. 하지만 많은 미국 국민들이 이미 사용하고 있는 이 라우터를 전면 판금하기보다는 상무부의 요청사항을 준수하면서 제조판매하도록 유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백도어' 위험성만 완전히 차단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아베노믹스를 계승할 것으로 보이는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출범한 이후 일본의 닛케이지수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10월 31일 장중 한 때 사상 처음 52000선을 돌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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