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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젬픽으로 18kg를 뺐다. 하지만 의문은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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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노보노르디스크의 당뇨 치료제 오젬픽. /그래픽=PADO /사진=로이터=뉴스1

2023.08.25 13:05

Washington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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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오젬픽(위고비)이나 몬자로에 대한 이야기를 진즉 들으셨을 겁니다. '기적의 다이어트 약'만큼 믿기 어려운 게 없을 텐데 (적어도 지금까지의 사례에 따르면) 소문은 사실이고 앞으로 사회적으로나 산업적으로나 엄청난 파급 효과를 가져올 전망입니다. 신세대 다이어트 약은 모두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인데(한국에서 많이 사용되는 삭센다가 여기에 속하나 최근 약제들에 비해 효과는 떨어집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월 커버로 이를 다뤘고 한 국내 증권사는 아예 GLP-1 계열 약제에 대한 특집 리포트를 발간하기도 했습니다. 세계적인 바이오-제약 회사들을 갖고 있는 미국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입니다. 그래서일까 미국은 약물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반대로 그런 생각이 강하기 때문에 바이오-제약 회사가 발전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편으론 '사회적 질병'이라고도 부르는 비만의 사회적 측면에 이들 신약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됩니다. 문제는 이들 신약의 가격이 비싸(미국에서는 1년치 2000만원 가량) 비만의 피해가 가장 심각한 계층이 신약의 효과를 누릴 수 없다는 겁니다. 신약의 효과가 충분히 입증되면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워싱턴포스트의 에디터이자 칼럼니스트인 루스 마커스는 본인이 직접 오젬픽을 사용해 큰 효과를 보고 나서, 여성으로서 외모에 대해 늘 의식해야 했던 자신의 삶에서 출발해 미국 공중보건의 가장 큰 문제로 손꼽히는 비만 문제까지 아우르는 유려한 칼럼을 썼습니다. '기적의 다이어트 약'을 둘러싼 모든 이슈들을 망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개인의 체험에서 시작해 사회적 문제까지 톺아보는 훌륭한 에세이의 전범입니다.



"제가 처방을 해드리면 환자분이 제가 지금까지 처방한 사람 중 가장 마른 사람일 겁니다."


'가장 마른' 이란 표현은 누군가 나더러 하는 것으론 익숙하지 않았다. 엄밀히 말하자면 나는 뚱뚱하진 않았지만 아슬아슬했다. 키 152cm에 몸무게는 69kg, 체질량지수1(BMI)는 29.7로, 의학적으로 비만으로 간주되는 30에서 약간 모자란 정도였다.


문제는 2021년 10월 담당 의사에게 메일을 보낸 그날, 내 상황은 절망적이었다는 거다. 옷이 맞지 않았다. 카메라 앞에 서야 하는 불운한 순간을 맞고 나면 사진 속 내 모습을 보기가 고통스러웠다. "살찐 돼지"라는 독자 댓글이 적잖이 보였고 애써 떨쳐내려고 해도 그 말은 내게 상처였다. 이 에세이의 슬러그2는 '뚱뚱한 칼럼니스트'(fat columnist)인데 이는 이제 내가 뚱뚱했다는 사실을 쾌활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가 됐음을 뜻하기도 한다.


어린 시절 나는 깡마른 아이였다. 그런데 중학교 때 가정 과목을 맡았던 휘트먼 선생님은 예지력이라도 있었는지 비품 보관함에서 초콜릿 칩을 몰래 가져가려던 나를 잡아내선 이런 식습관을 갖고 있으면 언젠가 큰일날 거라고 경고했다. 그리고 정말 큰일이 났다. 사춘기는 힘들었고, 임신 기간은 고약했으며 갱년기는 더욱 끔찍했다.



몸무게는 평생의 고민이었지만 대체로 시급한 문제는 아니었다. 내 체중은 늘 원하는 것보다 많이 나갔지만 마음만 먹으면 한동안은 보기 좋을 정도로 살을 뺄 수 있었다. 사람들은 늘 처음을 기억한다는데, 나도 내가 농담조로 물어본 말에 당시 10학년이었던 남자친구가 던진 충격적인 독설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다들 알 걸. 너 살 좀 빼야 하는 거." 그날부터 나는 늘 몸무게를 걱정하는 사람이 됐다. 하지만 내게 상처 주는 말을 하는 사람은 그 이후로도 계속 나타났다.


글쓴이 루스 마커스의 1970년(왼쪽), 1994년, 2000년(오른쪽) 모습. /사진제공=Ruth Marcus

글쓴이 루스 마커스의 1970년(왼쪽), 1994년, 2000년(오른쪽) 모습. /사진제공=Ruth Marcus


오랫동안 최면 요법도 받아보고 자몽도 많이 먹었다. 스카스데일3슬림패스트4 다이어트를 하면서 내가 먹는 칼로리를 계산하며 탄수화물도 줄여봤다. 대학 가면 첫 학년 때 살이 찐다더니 실제로 그랬다. 그래서 살을 뺐다. 십여 년 뒤 지금의 남편을 만났을 땐 꽤 말랐고, 결혼식 때도 드레스를 입기 적당할 정도였다. 아이들을 갖게 되자 살도 같이 갖게 됐다. 살도 아이들마냥 내게 껌딱지처럼 붙어 있었다. 웨이트워처스5는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다이어트 방식으로 (애들 말고 살을) 떼어내는 데 도움이 됐다. 체중계 눈금이 슬금슬금 예전 수준으로 돌아간 후에도 그만큼 다시 내려가게 할 수 있었다. 팬데믹 기간에 재택근무를 하려고 주방에 사무실을 차린 것은 다이어트에 도움이 안 됐다.


예순셋의 나이에 내 살은 그대로였고 행복하지 않았다. 내 주치의 베스 호로위츠에게 이제는 식욕도 통제가 안될 것 같다고 했다. 베스의 또 다른 환자인 내 절친은 심각한 비만이었다. 우리가 친구가 된 후 근 40년 동안 이 친구는 액체만 먹는 다이어트에 위장절제술까지 안 해본 게 없었다. 무엇 하나 효과가 없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효과가 오래 가지 못했다. 그런데 '오젬픽'(Ozempic)이라는 당뇨 치료제를 쓰면서 친구는 1년이 조금 넘는 기간에 걸쳐 천천히 총 34kg를 감량했다.


"황당하게 들리겠지만 저한테도 효과가 있을까요?" 베스에게 물었다.




며칠 후 나는 파란색 오젬픽 펜의 포장을 뜯고, 얇은 바늘을 끼운 뒤 다이얼을 돌려 0.25로 맞췄다. 바늘 끝에 투명한 액체 방울이 작게 맺혔다. 나는 복부에 바늘을 찔렀다. ('주사'라고 하면 과장된 표현이다. 아주 작은 부위에 통증 없이 살짝 찌르는 정도다. 처방을 받을 정도로 체지방이 많다면 하나도 안 아플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총 18kg, 무려 체중의 4분의 1이 빠졌다. 지금 내 몸무게는 고등학교 때 남자친구로부터 고약한 말을 들었던 그 시절보다 적게 나간다. 아직 체중을 더 줄이고 싶지만 지금 시점에서 이 목표는 순전히 허영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날씬했던 시절의 옷들?지퍼를 올릴 수가 없어 몇 년째 옷장에 처박아둔 바지들?이 이제는 지퍼를 채워도 몸에서 흘러내린다. 체력도 늘었다. 군살이 다 빠지고 나니 몇 년 전만 해도 벌받는 것 같던 하이킹이 지난 여름에는 수월하게 느껴졌다. 사람들은 달라진 내 모습에 대해 말하다가 잠시 멈칫하고는 혹시 중병에 걸린 건 아닌지 묻는다. 하긴 이젠 그럴 만한 나이긴 하다.


이 시점에서 한 가지 분명히 언급해야 할 게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TV 광고("오, 오, 오, 오젬픽!")에서 1분 동안 성인이 최대 6kg을 감량했다는 내용을 세 번이나 언급하고, 의사들은 자유롭게 오젬픽을 오프라벨6 처방함에도 불구하고, 제조사 노보노디스크는 오젬픽이 체중 감량용으로 허가되지 않았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사실 오젬픽은 새로운 비만 치료제 중 하나에 불과하다. 2021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제제는 동일한데 투여량은 더 많고 가격도 비싼 위고비(Wegovy)를 승인했다. 또 다른 당뇨병 치료제 티르제파타이드(시판 브랜드명은 '몬자로')의 평균 감량율은 22.5%로, 15%였던 위고비와 비교했을 때도 놀라운 결과를 입증했으며, FDA가 이를 비만 치료제로 사용을 정식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이야말로 (비만 치료의) 전환점인 것 같습니다. 위장절제술과 동일한 효능을 보이는데 수술은 하지 않으니까요." 비만 연구의 권위자 조지 A 브레이 박사의 말이다.


미국은 성인의 40%가 비만이고 30%가 과체중으로, 비만 문제가 특히 심각한 곳이다. 그리고 위장절제술보다 덜 과감한 요법들이 지속적인 결과를 내지 못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이 치료제들의 개발은 획기적인 발전이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는 복합적으로 얽힌 도덕적, 과학적, 경제적 문제가 따른다. 그 중 몇 가지를 정리해 보자.


  • 비만은 당뇨병, 뇌졸중, 심장질환, 증가하는 암 발병 위험과 연관성이 있어 엄청난 개인적,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 그러나 치료제의 가격은 매우 비싸다. 연 1만5000달러(2000만원) 이상이 들 수 있다. 비만이 만연한 현실을 고려할 때, 보다 많은 사람들이 비만 치료제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사회가 비용을 지원해 줄 방법은 없을까?


  • 저소득층과 소수자 집단은 비만이 더 심한 편일 뿐만 아니라 보험회사 약값 전액을 부담하지 않을 경우(그럴 때가 많다) 자기부담금을 지불할 능력도 부족하다. 지금의 격차를 공고히 하거나 늘리는 대신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최선의 치료를 받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 장기간 사용 시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 환자가 치료제 사용을 중단하면 빠른 속도로 다시 살이 찐다는 증거가 있기 때문에 특히 중요하다. 오젬픽과 위고비의 핵심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는 2012년에 개발돼 약 11년 동안 당뇨 치료에 널리 사용되었지만 뚜렷한 불안 요소는 없었다. 그럼에도 이 치료제를 장기간 사용해도 되는지는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다. FDA가 지난 12월 12세 이상에 대한 위고비 사용을 승인하고 미국소아과학회가 "건강행태 및 생활양식 치료의 보조약으로" 비만 치료제 사용을 권장하면서 이 문제는 점점 간과하기 어려워졌다.


  • 원격 의료와 온라인 상거래의 시대에, 어떻게 하면 적절한 사용대상이 아닌 사람들이 대거 신약을 오남용할 위험을 줄일 수 있을까? 어떤 약을 상당수의 인구가 복용하면 희귀한 부작용도 크게 부각될 것이다. 비만 전문가들에게 현 상황은 1990년대 중반 기대를 모았던 다이어트 약 펜펜(fen-phen)이 나중에는 판매 중단에 이르렀던 참사를 떠올리며 불안을 자아낸다.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 (현지시간) 워싱턴 로널드 레이건 빌딩에서 열린 기아를 없애고 비만율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 ‘기아, 영양, 건강’ 컨퍼런스서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 (현지시간) 워싱턴 로널드 레이건 빌딩에서 열린 기아를 없애고 비만율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 ‘기아, 영양, 건강’ 컨퍼런스서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새로운 비만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제기되는 한층 더 근본적인 문제는 '사회가 과체중인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이다. 14세기에 단테는 "해로운 식탐의 죄"에 빠진 이들을 지옥의 셋째 원에 던져 버렸다.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여전히 비만을 개인의 결함, 먹는 양에 대한 자제력과 활발한 운동에 관한 수양이 부족하다는 증거로 생각하는 것일까?


아니면 비만은 질병이고, 고혈압이나 높은 콜레스테롤처럼 그 유행과 심각성이 유전학적, 뇌화학적으로 입증되며 대체로 개인의 통제 범위 밖에 있는 만성질환인가? 의료계와 과학계의 이해는 후자로 합의돼 있다. 특히 1994년 록펠러대학교의 분자유전학자 제프리 M 프리드먼이 지방 세포에서 분비되어 식욕과 몸무게를 조절하는 호르몬 '렙틴'(leptin)을 발견한 이래 이러한 경향은 뚜렷해졌다.


그러나 프리드먼의 발견이 비만의 생화학적 근거를 증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과체중은 여전히 사람들을 판단의 대상으로 만들고 낙인찍는다.


나 역시 오젬픽 투약을 시작하면서 이런 일을 겪었다. 이성적으로는 이해가 된다.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살이 잘 찌는 체질이다. 그리고 살이 빠지면 내 몸은 더 높은 세트포인트7로 돌아가려고 한다. 그런데 내 체중 감량이 외적으로도 점점 눈에 띄고 어떻게 살을 뺐는지 사람들이 물어보기 시작하면서, 나는 뚱뚱하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책임져야 할 결함이라는 생각을 내면화하고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내가 완전히 솔직해질 준비가 되지 않았을 때는 먹는 양을 줄였다고 흐릿한 진실만 말하곤 했다. 엄밀히 말하면 사실이었다. 허나 한편으론 근본적으로 상황을 오도하는 말이었다. 왜냐고? 당뇨가 있는 사람이 인슐린으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이 스타틴으로 치료했다고 인정하길 주저하진 않을 것이다.


가끔 나는 감량 비결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비만을 질병으로 보는 프레임에 불편한 심경을 강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속임수를 썼어요. 새로운 약을 썼답니다." 이렇게 고백하곤 했다. 다시 당뇨의 예로 돌아가자. 누구도 인슐린 투여를 속임수라 생각하지 않으며 인슐린은 병의 치료제라고 인정한다. 그러나?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라 생각하지만?나는 체중 감량에는 고통이 따른다는 뿌리 깊은 관념을 갖고 있었다. 노력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는 격언을 뒤집은 것이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 아직까지도 손쉬운 방법에 의존했던 것에 대해 약간의 가책을 느끼고 있다. 전통적 방식으로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여 살을 빼기를 요구하는 청교도적 성향이 미국적인 것이라면, 효과가 빠른 마법의 약에 매료되는 것 또한 철저히 미국적이다. 특대 사이즈 탄산음료와 앉아만 있는?전문가들이 비만을 유발한다고 말하는?생활방식이 지배적인 사회에서, 비만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근본적 원인을 무시해도 된다는 과도한 면죄부를 주는 것일까? 21세기 버전의 '마더스 리틀 헬퍼8'에 의지해서 '의사 선생님, 제발 약 좀 더 주세요'라고 하기 전에 좀 더 노력했어야 하나? 본질적인 핵심을 분명히 드러내는 근거는 또 있다. 우리는 완전히 확신하지도 못하면서 비만이 '질병'이라고 단언한다.


"사람들은 여전히 비만은 개인의 선택이고 누군가가 선택한 생활방식이며, 이 생활방식이 비만의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클리블랜드클리닉 비만·신진대사연구소의 비만 치료 책임자 스캇 버치 박사다. "문제는 의사와 영양사, 교사, 정책 입안자 등 모든 분야에 이런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겁니다. 의사 결정자를 포함해서 아직도 비만이 질병이 아니라 생활방식의 문제라고 믿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의료 체계의 대대적 변화를 시도할 때 어떤 문제에 직면하게 될지 깨닫게 될 겁니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체중 감량제를 찾으려는 노력이 한 세기 넘게 계속되었지만, 대부분 성과가 없었고 위험한 실책도 발생했었다.


1893년에는 갑상선 추출물이 최초의 현대적 1차 약제9로 선정돼 '고든 박사의 우아한 알약'(Dr. Gordon's Elegant Pill)과 '프랭크 J 켈로그의 안전한 살 빼는 약'(Frank J. Kellogg's Safe Fat Reducer)이란 이름의 특허 의약품에 사용되었다. 이 추출물은 신진대사를 촉진했지만 심박수를 높이고 근손실을 유발했다. 1930년대 군수 공장에서 사용되다 인부들의 살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발견된 디니트로페놀은 백내장과 위험할 정도의 이상 고열을 일으켰다. 1940년대에는 암페타민, 1960년대에는 암페타민과 심장약 디기탈리스, 갑상선 호르몬과 이뇨제가 뒤섞인 치명적인 '무지개 알약'(rainbow pill)이 등장했다.


이후 기전은 다르지만 식욕 억제 효과는 비슷한 펜플루라민과 펜터민을 조합하여 만든 펜펜이 등장했다. 두 약제는 효과가 대단하지 않았지만 개별적으로 단기 사용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이 둘을 조합한 펜펜의 효과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실험 당시 평균 체중 200파운드였던 환자 121명을 대상으로 4년간 실시한 연구 결과, 평균적으로 30파운드나 살이 빠졌고 두 가지 약제를 따로 복용했을 때보다 부작용도 적었다(또는 그래 보였다.)


1996년 4월 29일, 펜펜은 처음으로 FDA에서 장기 사용 가능한 비만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이는 FDA 자문위원회가 초기에는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경고하면서 치료제 불허를 의결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시행된 조치였다. 그해 9월 타임지 보도에 따르면 "단 몇 주만에 9kg 넘게 살이 빠졌다. 의지력이나 이국적인 식단, 올림픽 선수들의 운동 루틴을 따른 결과가 아니라 대부분 난생 처음으로 먹는 데 관심을 잃어서 달성한 결과였다."


그러다 나쁜 소식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펜플루라민 사용과 연관된 질환으로, 근본적 치료가 불가능하고 종종 생명까지 앗아가는 폐고혈압 사례가 늘었다. 이어서 펜펜 복용 환자의 심장판막질환(심장판막 이상) 사례도 잇따라 보고되었다. 어떤 소규모 연구에서는 환자의 30%가 심장병에 걸릴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1997년 9월 15일, 펜펜이 승인된 후 17개월만에 제조사들은 FDA 요청에 따라 자발적으로 시장에서 제품을 철수했다.


뉴욕타임스의 의학전문기자 지나 콜라타는 펜펜에 대한 신랄한 부고기사를 썼다. "이 이야기는 현재의 의약품 안전성 평가 방식이 가진 한계를 지적한다. 관리의료10의 제약을 벗어난 즉각적이고 빠른 현금 흐름을 파악하고, 살을 빼기 위해서라면 뭐든 하려는 절박한 환자들을 끌어들이려 했던 의사들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또 이 이야기는 FDA가 다이어트 약을 승인하는 기준과 시중에 판매되기 시작한 후 이 의약품을 모니터링하는 방식 모두에 의문을 제기한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비만 치료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요즘, 비만 치료제의 안전성과 효능을 굳게 믿는 이들을 포함하여 많은 전문가들이 불편한 기시감을 경험하고 있다.


"다이어트 약을 나눠주는 데 혈안이 된 체중 감량 프로그램의 온라인 팝업 광고를 보면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워싱턴에 위치한 미국 국립체중및건강센터의 센터장 스콧 카한 박사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옛날 알약 공장11의 최신, 최첨단 버전입니다. 펜펜을 세상에 나오게 한 것이 25년 전의 알약 공장들이죠."




펜펜의 대실패가 비만 치료제 개발에 미친 영향은 뻔히 예상할 수 있었다. 펜펜 사태에 겁먹은 환자들은 비만 치료제를 먹지 않으려 했고, 제조사는 유망한 약품을 찾아내는 데 필요한 투자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 모든 폐해에도 불구하고, 펜펜 사태는 중요한 깨달음을 주기도 했다. 비만 치료는 일시적으로 단번에 살을 빼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 접근해야 할 대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FDA로부터 체중 관리용으로 승인을 받은 의약품을 보면 '단기 사용'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최대 12주, 이렇게요. 그런데 사람들은 말합니다. '이 약을 선택하면 단번에 효과를 볼 수 있을 거야. 그런 다음 올바른 식습관을 배우고, 약을 끊으면 되겠지. 그리고 동기부여가 제대로 되어 있으면 계속 감량한 체중을 유지할 수 있을 거야.' 물론 이런 생각은 완전히 틀렸다는 걸 알게 되죠."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당뇨소화신장질환연구소 비만연구국의 공동 국장을 맡고 있는 수잔 Z 야노프스키 박사의 말이다. 그에 따르면 펜펜으로 인해 사람들이 "다른 만성질환에 쓰는 치료제와 같은 방식으로 이 약을 복용해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오젬픽을 비롯한 새로운 비만 치료제는 다이어트 약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나온 게 아니다. 오히려 이 약은 당뇨병 환자가 높은 혈당을 관리하도록 돕기 위해 고안된 의약품에서 우연히 발견된 부산물이었다. 1980년대에 연구자들은 식욕억제 호르몬인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을 발견했다.


글루카곤은 췌장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으로 혈당이 너무 낮게 떨어지지 않도록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GLP-1은 글루카곤과 반대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여 혈당을 낮추도록 도와주고 글루카곤 생성도 줄인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공복 상태가 되는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유지하고, 뇌 시상하부 식욕 조절계에 작용하여 공복감을 줄여주기도 한다. 그런데 GLP-1은 자연 상태에서 혈류에 몇 분 동안만 머무른다.


과학자들은 특히 아메리카 독도마뱀의 타액 연구에 영감을 받아 보다 장기간 지속되는 합성 GLP-1을 개발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이런 합성 GLP-1 중 하나로, 노보노디스크는 이 물질을 오젬픽, 위고비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과학자들은 합성 GLP-1을 연구하면서 약물 실험 때 사용했던 쥐와 생쥐의 체중이 줄어드는 것을 발견했다. 2형 당뇨병이 과체중이나 비만과 연관성이 있었기 때문에 이는 매우 이로운 부작용이었다.


2014년 노보노디스크는 매일 주입할 수 있는 형태의 GLP-1(리라글루타이드, 판매명 삭센다)로 FDA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삭센다의 체중 감량 효과는 5% 정도로, 엄청나진 않았다. 과학자들은 연구를 거듭하면서 세마글루타이드를 개발했고, 이 성분은 체중을 12% 이상 감량하는 극적인 결과를 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2017년에 오젬픽이라는 이름으로 당뇨병 치료제 승인을 받았다. 이후 2021년 6월, FDA는 비만이거나 심각한 과체중(체질량지수 27 이상)이고 고혈압이나 높은 콜레스테롤처럼 체중과 관련된 건강 관련 문제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세마글루타이드 함량을 높인 위고비 사용을 승인했다.


위고비는 최후의 체중 감량제도 아닐 것이고, 아마 효과가 가장 우수하지도 않을 것이다. 일라이릴리가 '몬자로'라는 브랜드명으로 제조하는 당뇨병 치료제 티르제파타이드는 최고 용량 복용 시 체중을 최대 22.5%까지 감량하는 놀라운 결과를 냈다. FDA는 티르제파타이드를 신속 승인심사 대상으로 정했으며 의사들은 이미 오젬픽처럼 이 약을 체중 감량용으로 처방하고 있다.


몬자로가 흥미로운 이유는 그 성분 중 하나는 오젬픽과 위고비처럼 GLP-1과 비슷한 역할을 하고, 또 다른 성분은 음식을 먹으면 활성화되는 호르몬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타이드'(GIP)와 같은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GIP가 체중을 감량하는 기전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다소 혼란스러운 면도 있다. 비만을 줄이는 게 아니라 촉진한다고 여겨졌던 GIP가 놀라운 결과를 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몬자로를 체중 감량제의 "킹콩"이라 부르기도 했으며 현재 더 많은 비만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


지금까지 새로운 비만 치료제의 실적을 보면 펜펜보다 확실히 범위가 넓고 안심이 된다. 메스꺼움, 구토, 변비, 설사 같은 통상적인 부작용은 환자 대부분에게는 참을만한 증상이고,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췌장염, 담석증, 갑상선암 같은 보다 중대한 합병증 위험은 희박해 보인다. 오히려 당뇨병 환자의 경험과 당뇨가 없는 사람들에게 세마글루타이드가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곧 발표될 연구 결과를 근거로 세마글루타이드가 심혈관 건강을 보호한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 세마글루타이드가 염증(염증은 치매에도 영향을 준다)을 줄여주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세마글루타이드로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경과를 늦출 수 있는지 연구 중이다. 동시에 일부 전문가들이 내게 주의를 준 것처럼, 우리가 무엇을 모르는지는 알지 못한다. 이 새로운 약물은 체내에 남아 지금까지 경험해 본 것 이상의 높은 농도로 뇌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주치의에게 오젬픽을 사용해도 될지 묻는 메일을 보낸 후, 우리는 부정적인 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약물 사용을 주저하는 의사를 자꾸 채근해서 약물을 쓰게 만드는 그런 환자가 되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베스는 신중한 의사이기에 그가 거부감을 보이지 않는다면 나도 편안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 나는 꽤나 간절했다.


가장 큰 의문?우리가 모름을 알고 있는?은 내가 오젬픽 사용을 중단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였다. "그건 아무도 모를 일이죠." 베스는 내게 말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는 당시 베스의 짐작?체중이 다시 늘어날 수도 있다?을 뒷받침한다. (2022년 4월 발표된 한 임상시험에서 피실험자들은 세마글루타이드를 주 1회 68주간 투여하다 중단했고, 식이요법과 운동 상담 역시 멈추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이 감량한 체중의 3분의 2만큼 다시 살이 쪘다.) 그러나 요요 현상의 가능성은 내게 그리 큰 문제가 아니었다. 어차피 전에도 요요를 겪어봤으니까.


첫 주사 직후에는 울퉁불퉁한 길을 지났더니 차멀미를 앓는 것처럼 약간 메스꺼웠고 너무 많이 먹거나 너무 빨리 먹은 후에는 몇 번 토하기도 했다. 이 부작용은 대부분 사라졌지만 위장 문제는 지속되었다(지나치게 자세한 내용이 불편하다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변비도 있었고 가끔은 설사도 했다). 특히 기름진 음식?수요일마다 사무실에 배달되는 기름진 피자 같은?을 피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이런 음식도 위장 장애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심각한, 심지어 견디기 어려운 부작용을 겪은 반면, 나의 부작용은 사소했고, 감당할 수 있었으며, 대부분 오래 가지 않았다.


나도 경험해 보았고 지금도 남아 있는 낯선 느낌은 포만감이다. 배고픔의 양상이 바뀌면서 먹는 방식도 완전히 달라졌다. 접시 위 음식을 손대지 않고 남기면서 슬퍼하지 않고, 상대방의 접시 위 음식을 갈망하듯 바라보며 "그 감자튀김 먹을 거예요?"라고 말하지 않는다. 이제서야 알게 된 거지만 나도 민트 쿠키 몇 개만 먹고 멈추는 게 가능했다. 입맛도 변한 것 같다. 소화가 썩 잘 되지 않을 햄버거보다는 구운 방울양배추를 찾게 됐다. 이제는 나도 디너 파티에서 본 날씬한 여성들처럼 접시에 놓인 디저트를 거절하고 대신 신선한 과일을 실컷 먹을 수 있다.


내가 아는 최선의 방식대로 살은 천천히 빠졌다. 500g 감량에 몇 주가 걸렸고, 몇 주 동안 아무 변화가 없기도 했고, 드물게 좀 더 빠질 때도 있었다. 나는 추천받은대로 일 주일에 0.25mg에서 5mg으로 용량을 조금씩 늘렸고, 7kg을 감량한 상태에서 정체기가 온 2022년 3월에는 용량이 더 높은 펜으로 바꿔 1회당 1mg을 주사했다. 이 방식은 실질적인 부작용의 변화 없이 체중계 바늘을 조금씩 아래로 내리는 듯했다. 나는 이때부터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위고비 권장량은 첫 달에 0.25mg, 5개월차에는 최대 2.4mg으로 매주 조금씩 오른다. 나는 그 정도 용량을 감당하거나 필요한 상황이 상상도 안 된다).


식욕이 어느 정도 돌아오기는 했다. 이따금 다시 공복감이 느껴졌지만 충족할 수 없는 갈망이 아니라 통제가 가능한 배고픔이었기에 이상하리만큼 반갑게 느껴졌다. 어쨌든 빵 한 조각을 더 먹고 싶은 건 참을 수 있게 됐다. 체중 감량 속도는 느려졌다. 그날그날 다르지만 올해는 0.5~1kg정도 빠졌는데, 그래도 괜찮다. 내 생애 처음으로 직면한 중대한 의문은, 과연 이 몸무게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다.


건강을 위해서 살을 뺐다고 우길 수는 없다. 내 최우선 동기는 물론 외모였으니까. 그런데 체중 감량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놀라웠다. 수면무호흡증이 너무 심해서 수면 검사를 해 보니 놀랍게도 매시간 54번이나 깼다. 그런데 새로 검사를 한 결과 깬 횟수가 보통 범위로 줄었고 내가 쓰던 수면무호흡증용 기계는 옷장으로 은퇴했다. 심장 질환과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나쁜'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2020년 11월에는 146이었는데 2022년 3월에는 133으로 줄었고, 그 1년 뒤에는 120으로 낮아졌다. 혈당 측정의 척도인 당화혈색소(A1c) 수치는 당뇨 전 단계 끝자락 수준에서 정상 범위로 안전하게 줄어들었다. 혈압도 낮아졌고 심혈관질환 지표인 C반응성 단백질 수치도 크게 줄었다.


수치화하기는 어렵지만 신체적 효과만큼 중요한 정서적 효과도 있었다. 자기 몸 긍정주의와 비만 수용12 운동을 이해하게 됐다. 뚱뚱해도 자기 몸무게에 만족한다면 훌륭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누구도 자기 외모에 대해 남들이 강요하는 수치심을 느껴서는 안된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 말하자면, 나는 살이 빠지면서 더 행복해졌다. 옷을 사기 위한 쇼핑은 더 이상 굴욕적인 시련이 아니다. 디저트를 주문해도 식탐과 수치심이 서로 겨루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


이 에세이가 바로 그런 정신 상태 개선의 증거다. 수년 동안 나는 내 몸무게를 국가기밀로 취급했고 내 남편에게도 실제 체중을 숨겼다. 이제는 나도 놀랄 정도로 용기 있게 사람들 앞에서 말할 수 있다. 처음으로 나 자신이 다시 과체중이 되지 않으리라는 조심스러운 확신이 섰기 때문인 듯하다. 지금까지는 순조롭다. 평생 오젬픽을 써야 하더라도 괜찮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위험에 대한 증거는 없으니까.


독자들이 알아야 할 중요한 사안이 두 가지 있다. 약에 대한 내 반응이 특이할 정도로 양호했다는 것, 그리고 내 경우에는 이례적으로 보험 적용이 잘 됐다는 것이다. 미국의 보험회사 대부분이 현재 비만 치료 목적만으로는 치료제에 보험 처리를 해주지 않는다. 그러나 내 주치의가 당뇨 발병 위험을 제기할 수 있었기에 보험회사에서 감사하게도 보험 처리 필요성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이다. 월그린13 웹사이트에서 처방 기록을 조회하니 '오젬픽, 24.99달러, 보험사 부담: 1,046.10달러'라고 뜬다.




이는 누구나 알면서도 말하기 꺼리는 문제다.


비만은 국가적, 그리고 세계적 공공보건 위기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질병이며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전체적으로 엄청난 비용을 부과하는 문제다. 비만은 널리 퍼져 있을 뿐 아니라 늘어나는 추세다. 1999년부터 2020년에 걸쳐 미국의 비만률은 30%에서 42%로 늘었다. 체질량지수 40 이상으로 정의되는 고도비만은 4.7%에서 9.2%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꾸준히 증가하던 아동 비만은 팬데믹 기간에 급증하여 2019년 19%였던 아동 청소년 인구의 비만율이 2020년에는 22%로 늘었다.


이러한 수치는 과체중이지만 엄밀히 말해 비만은 아닌 사람은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을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포함하면 미국에서 성인 열 명 중 일곱이, 아동 열 명 중 셋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다.


게다가 이러한 현상은 사회 전반에서 균일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히스패닉 성인의 비만율이 45.6%, 비 히스패닉 백인은 41%인 반면, 흑인 성인은 절반가량이 비만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비만은 일반적으로 교육 수준은 물론이고 사회경제적 지위와도 상호 연관성이 있다. 대학을 졸업한 남녀라면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들보다 비만이 될 가능성이 낮다. 고소득층도 마찬가지다.


비만이 질병이고, 약으로 이 질병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 누가 그 비용을 감당할 것인가? 가격이 너무 비싸서 고려해보기도 버겁지 않을까?


생산성 손실과 기타 간접 비용은 차치하더라도, 과체중과 연관된 연간 의료비용은 2019년 기준 약 1730억달러(232조원)로 추정된다는 점을 감안해 보자. 이는 엄청난 수치다. 비만 인구 1인당 의료비가 1681달러(225만원) 추가되고(고도비만의 경우 1인당 3000달러(400만원)), 과체중 인구 1인당 추가되는 의료비는 600달러(80만원)이다.


그러나 이 비용 방정식에는 이면이 존재한다. 애틀랜틱의 데릭 톰슨이 지적한 대로, "미국의 모든 비만 인구가 1년에 1만5000달러(2000만원)를 지출해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여한다면 총 비용이 미국 GDP의 10%에 달하는 2조1000억달러(2800조원)가 될 겁니다. 그럴 일은 없겠죠."


물론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자격이 되는 모든 사람이 도움을 찾거나, 치료제에 적합한 환자이거나, 투약을 감당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리고 공중보건 경제 차원에서 비만이 공중보건의 위기이고(그렇다), 이 비만 치료제가 일부 환자에게 적절한 대책이라면(그렇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다루도록 하자), 합리적인 지불 체계를 고안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이 부분에서 미국의 특이한 의료 서비스 형태가 골치 아픈 장애물이 된다. 다른 나라와 달리 미국의 의료 체계는 고용주를 통해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2차세계대전 당시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고용주의 임금 인상을 금지했던 정책 때문에 고용주가 비과세 건강보험을 제공하여 직원을 확보하려고 경쟁했던 상황이 낳은 비합리적 산물이다.


현대의 직장인은 자주 이직을 하기 때문에 건강보험회사는 예방 조치에 비용을 지출하더라도 그 이익을 거두지 못한다. 의료비를 투입한 결과가 인생에서 한참 뒤에야 드러나는 비만의 경우가 특히나 그렇다. 연방 정부가 올해부터 보험사업자에게 비만 치료제를 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도록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보험사 대부분은 보상을 망설인다.


"이 약이 한 달에 100달러라면 모든 고용주가 모든 직원에게 보험을 적용해줄 거예요." 약 1억1000만 명 규모의 고용주 지원 의료보험을 대표하는 ERISA 산업위원회 회장 겸 최고 책임자 제임스 갤펀드의 말이다. 그러나 갤펀드는 지금 가격에서 이 치료제가 보험 적용 대상이 되면 고용주 입장에서 비용 상승 위험이 있을 뿐 아니라 직원의 보험 할증 가격도 인상될 위험이 있다고 본다.


메디케어14가 있어도 이 체계는 부당하다. 메디케어는 비만 검사와 행동 상담을 보장한다. 좋다. 고도비만 환자에게는 위장절제술 비용을 부담해준다. 이것도 좋다. 그러나 메디케어 처방약 혜택을 제정한 2003년 법령에 따라 '체중 감량' 의약품의 보험 보장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이는 터무니없고 해묵은 규정이다. 처방약 혜택을 시행할 때 새로운 비만 치료제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실제로 미국의학협회는 2013년이 되어서야 비만을 만성질환으로 인정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년 간 법안이 도입되고 제약회사가 로비 비용으로 수백 만 달러를 들였지만 지금까지 동력을 잃고 방치된 상태다. 낡은 법적 제약이 메디케어 가입자에게만 피해를 준 것은 아니었다. 보험회사는 메디케어의 지침을 따르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개인 보험까지 파급 효과가 퍼졌다.


그러나 보장 범위를 확대하면 결과적으로 메디케어 사업의 재정이 위축될 것이다. 3월 출간된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의 분석 결과 메디케어에 가입한 비만 수혜자가 모두 세마글루타이드를 처방받는다면 메디케어 처방약에 대한 전체 예산의 두 배에 달하는 비용이 든다고 한다.


당연히 다른 나라에서도 새로운 비만 치료제의 보장 범위를 제한하기로 했다. 캐나다 약물·보건기술국은 체중 관리를 위해 사용되는 세마글루타이드에 공공 보험 지급을 하지 말라고 권고했고,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소는 세마글루타이드 사용에 보험 지급을 하되, 그 기간은 최대 2년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뉴잉글랜드저널이 강조하듯이, "두 나라에서 세마글루타이드의 가격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가격의 3분의1 정도에 불과하다."


여기서 우리는 피할 수 없는 주제와 마주하게 된다. 비만 치료 분야는 엄청난 규모에, 성장 중이며, 아직까지 대부분 미개발 영역으로, 치료제를 판매하면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는 거대한 사업이다. 2022년 7월 발행된 모건스탠리 보고서를 보면 유쾌한 논조의 내용이 담겨 있다. "비만은 고혈압의 자리를 대신해서 제약 분야의 차세대 블록버스터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1980년대에 고혈압에 대처하기 위해 생활양식 변화를 강요하던 것이 ACE억제제와 칼슘통로차단제로 대체되었듯이, 비만 치료에 식이요법과 운동만을 권장하는 대신 치료제로 대체하는 날이 올 수 있다.


노보노디스크는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비만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브랜드 광고와 별개로 래퍼 퀸 라티파(Queen Latifah)가 출연하는 'It's Bigger than Me' 캠페인을 선보였다.


퀸 라티파는 온라인 영상에서 이렇게 말한다. "비만은 의지 박약도 아니고, 성격적 결함도 아니에요. 비만은 건강상의 문제입니다. 당신 잘못이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사실은 생물학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모건스탠리는 가입하려는 유자격자의 비율과 투여 기간을 보수적으로 가정하더라도 현재 24억달러(3조2000억원)인 시장 규모가 2030년에는 540억달러(72조원)까지 성장하리라 예상한다.


이미 그 영향은 수치로 환산 가능하며, 실로 어마어마하다. 의료 데이터를 추적하는 기업 코모도헬스의 2022년 2월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23만여 건이었던 오젬픽, 몬자로, 리벨서스(알약 형태의 세마글루타이드), 위고비 처방전 발급이 2082% 증가하여 500만 건을 넘어섰다." 당뇨 이력이 없는 처방 환자 중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25~44세 환자가 81%를 차지했다는 점도 딱히 놀랍지 않다.


모건스탠리는 이 치료제의 폭발적 증가세와 그 촉발 방식을 예측했다. "비만 치료의 핵심 애로사항은 환자가 치료를 받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의사를 찾는 데 많은 시일이 걸린다는 것인데 이제 이것이 해결되는 건 시간 문제다." 보고서에 제시된, SNS로 메시지를 전파하자는 해결책은 이미 실행에 옮겨지고 있었다. "분석 결과 SNS는 이미 교육, 입소문, 체중 감량제 수요 증가라는 사이클을 반복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인스타그램과 틱톡에 원치 않는 살을 기적적으로 뺀 이야기가 넘쳐난다는 거다. 미국의 연예 주간지 버라이어티는 작년 9월 '헐리우드의 새로운 비밀 체중 감량제로 밝혀진 오젬픽의 유행과 위험'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4월 단식, "그리고 위고비"로 살을 뺐다고 트윗을 남겼다.


킴 카다시안도 멧 갈라15 쇼에서 마릴린 먼로가 입었던 가운을 입으려고 치료제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는데 그는 이를 부인하면서도 보그에 밝히기로는 3주만에 7kg를 감량했다고 한다. 사실 여부는 중요치 않다. 카다시안의 다이어트 방법을 추측하는 글들이 널리 퍼지면서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따라붙었다.



킴 카다시안. /사진=AFP=뉴스1

킴 카다시안. /사진=AFP=뉴스1


답하자면 이렇다. 현금이 있으면 거의 어디서든 구할 수 있고, 처방 자격도 그리 까다롭지 않다.


FDA에 따르면 위고비는 "식단의 열량은 낮추고 신체 활동은 늘리면서" 병용해야 한다. 오젬픽과 위고비, 몬자로는 의사의 지도를 거의 받지 않고 인터넷 사이트에서 클릭 몇 번만 하면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지침은 현실보다는 희망에 가까워 보인다.


어떤 사이트를 보면 이렇게 나와 있다. "스타들의 감량 비결: 단 몇 분 만에 위고비 처방을 받으세요." BMI에 대해 거짓말을 작정이 돼 있다면 용량은 원하는대로 정할 수 있다. 거짓말을 할 필요조차 없을 수도 있다. 뉴요커의 지아 톨렌티노는 한 웹사이트를 찾아 사이즈416에 해당하는 키와 체중을 정확히 밝힌 후 7kg를 빼고 싶다고 말했다. 웹사이트는 "우리 프로그램은 딱 이런 사례에 적합합니다"라고 답했고 혈액 검사나 병원 방문도 필요치 않았다.


아카데미 시상식 진행자 지미 키멀은 청중을 둘러보고 오젬픽 마케팅 문구 하나를 인용해서 이렇게 말했다. "다들 정말 멋지네요. 시상식장을 둘러보니 저도 궁금해집니다. '오젬픽이 내게도 통할까요?'"




닐 바너드 박사는 이 모든 현상을 보며 머리가 터질 것 같다. 바너드 박사가 설립한 '책임있는 의료를 위한 의사 위원회'(Physicians Committee for Responsible Medicine)는 "투약보다는 예방"을 지지하고, 노보노디스크를 비롯한 제약회사가 사람들이 자기 체중을 스스로 조절할 수 없다는 "거짓 이야기"를 꾸며내는 데 일조한다고 본다. 버나드 박사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이 주사형 치료제가 필요하고 1년에 1만5000달러를 내야 한다는 건 기만적인 마케팅 캠페인입니다.


치료제나 위장절제술이 전혀 효과가 없다는 게 아닙니다. 이런 요법이 필요한 경우가 드물다는 게 문제인 거죠." 그의 주장은 이렇다. "건강에 좋은 다이어트를 제대로 하면 칼로리를 계산하거나 운동하지 않아도 체중을 조절할 수 있어요." 비건(vegan)이 되면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여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바너드 박사의 말이다. "GLP-1과 유사한 주사를 맞아도 되지만, 식료품점에서 콩과 쌀, 샐러드를 사도 됩니다. 건강 수치도 좋아지고 체중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겁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비만 문제가 가장 심한 지역의 경우, 신선한 농산물을 접하기 힘들고 적절한 영양 교육을 받기 어려운 편이라 비거니즘을 미국의 비만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제시하기란 쉽지 않다. 바너드 박사의 요지는 부족한 공공보건 예산을 집중 영양 상담과 건강한 식품 환경에 투입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바너드 박사와 달리 다른 의사들(제약회사와 값비싼 컨설팅 계약을 한 의사들 말고도)은 안도하는 반응을 보인다. 보스턴에서 1차 진료의로 일하는 데이빗 린드 박사의 말이다. 차세대 치료제가 나오기 전에는 "아무것도 효과가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면서도 '운동을 더 하고 식단에 더 신경 쓰셔야 해요'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어요. 단기적으로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모두가 단기간에 살을 뺄 수 있어요. 하지만 그중 95%는 체중이 다시 늘어납니다. 환자들의 체중 감량을 위해 쓸만한 뭔가가 있다는 게 제게는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의약품의 품질과 비용 편익을 평가하는 임상경제연구소(ICER)의 최고 의료 책임자이기도 한 그는 독특한 관점으로 이 문제를 바라본다. ICER이 2022년 8월 발표한 분석 보고서는 위고비의 효과를 B+로 평가했다. 린드 박사의 말이다. "아주 좋은 성적입니다. 10년간 이 치료제를 꾸준히 투여하면 감량한 상태가 유지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면 A를 받을 수도 있었겠지만 아직은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가 없네요."


그러나 위고비의 비용 편익과 예산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분석 결과는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 복잡한 비용 편익 모델의 핵심만 말하자면 1년 비용이 현재 표시 가격보다 훨씬 낮은 7500~9700달러(1000~1300만원)여야 위고비의 비용 효율을 높게 평가할 수 있다.


비용이 이만큼 낮아진다고 하더라도, 이미 GDP의 20%에 육박하는 국가 의료 지출에 어마어마하고 지탱할 수 없는 타격을 입힐 것이기에 전망도 더 어둡다. 적격인 환자 중 ICER의 지불능력 한도를 초과하지 않고 5년 내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 비율은 4% 미만이었다.


린드 박사는 내게 말했다. "적정 가격대에서도 의사들은 막대한 돈을 벌 겁니다. 미국의 예산에 미치는 영향도 엄청나겠지요."


글쓴이 루스 마커스의 2018년(왼쪽)과 2023년 모습. /사진제공=Ruth Marcus

글쓴이 루스 마커스의 2018년(왼쪽)과 2023년 모습. /사진제공=Ruth Marcus




영화 '더 웨일'은 브렌든 프레이저가 연기한 초고도비만 주인공이 온라인 글쓰기 수업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학생들의 얼굴이 넘실대는 줌(Zoom) 화면 한 가운데에 '강사'라는 표시가 붙은 그의 사각형 화면은 검게 꺼져 있다. 이 장면은 남에게 내 모습이 보일 때의 수치심, 자신을 볼 때 느껴지는 혐오감이라는 비만의 경험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자기 몸 긍정주의를 장려하는 이야기도 좋지만, 나를 포함한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는 이게 현실이다. 고래가 된 기분을 느끼려고 고래처럼 보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비만 치료제는 줌의 사각형 화면에 자신을 보일 용기를 준다.


오젬픽을 1년 반 동안 사용한 후 나는 이 가능성이 기쁘면서도 불안하다. 몸무게로 씨름하는 고통을 견뎌 온 수백만의 사람들이 이제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비만 문제에 대처할 수 있다는 게 정말 놀랍지 않은가. 우리는 비만 치료의 신세계를 맞이하고 있다. 올 3월 웨이트워처스가 비만 치료제를 공급하는 원격 의료 회사를 인수한 것은 거부할 수 없는 새로운 현실이 온다는 징조다.


그런데도 나는 여전히 불안하다. 자원을 합리적으로 분배하는 공정한 사회라면 엄청나게 비싼 데다가 공급마저 부족한 치료제를 구하려고 줄을 서지 않아도 될 것이다(현재 위고비를 구하려면 여기저기 돌아다녀야 한다).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멋진 청중도, 내가 아는 여러 비만 치료제 사용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불편한 진실은, 당신이 정말 부자이거나 정말 날씬하지 않다면 날씬해지기 위해 부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비만과 약물 접근성에서 인종 격차는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


그리고 이제야 우리는 적절한 사용 조건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고도비만의 경우 문제는 분명하다. 중대한 비용 문제는 제쳐두고 특허 보호 기간이 만료되면 가격이 내려갈텐데, 한도를 어디까지 정해야 할까? 이 치료제가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면 의학적인 문제가 없는 단순 과체중인 사람에게 처방해도 될까? 결혼식 전 5kg를 빼고 싶은 신부에게 처방하는 건 어떨까? 다시 원래 몸무게로 돌아올 수도 있겠지만 그게 그렇게 끔찍할 일일까?


반대편에서 생각해 보자. 이 비만 치료제는 자제하는 습관을 심어주고, 건강한 식습관을 장려하고, 운동을 일상생활에 포함시키는 데 어떤 역할을 할까? 전문가가 식이 요법과 운동으로 구성한 프로그램과 치료제를 병행하는 것의 중요성을 설파할 순 있겠지만 실제로 어떻게 될지는 뻔하다.


그러나 비용상의 이유와 확실한 장기 사용의 필요성을 고려하면, 데이빗 S 루드윅 박사와 젠스 J 호이스트 박사가 미국의학협회 학회지 JAMA에 게재한 새 논문에서 제안한 대로 저탄수화물 식단과 비만 치료제 사용을 적절하게 결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연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체중 증가와 관련해서 이 치료제를 중단했다가 다시 투여해도 되는지, 체중 감량에 성공한 후 투여량을 조정해서 낮춰서 되는지 등, 아직 검증되지 않은 문제가 많이 남아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의료 담당 전무이사 제이스 브렛 박사는 내게 말했다. "의학적인 관점에서 볼때는 투여량을 줄여야 할 이유가 있으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노보노디스크는 사람들이 치료제를 최대한 높은 용량으로 투여하고 싶게 만들어야 할 경제적 동기가 있다. 그런데 위고비를 처방된 용량으로 사용해도 효과가 있다면 낭비할 필요가 있을까? 오히려 효과가 사라질 수도 있고 치료제가 효과를 계속 발휘하려면 투여량을 늘려야 할 수도 있다.


램프의 지니가 병 속으로 돌아가지 않듯이, 위고비도 마찬가지다. 이제 인스타그램의 유명인에게 비만 치료제가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가 아닌, 체중 조절로 고생하는 불완전한 일반인들에게 비만 치료제가 사용될 때 어떤 의의가 있는지 진지한 대화를 시작해야 할 때가 왔다.



루스 마커스는 워싱턴포스트의 에디터이자 칼럼니스트로 1984년부터 미국 법무부, 대법원, 백악관 등을 취재했다. 예일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했으며 칼럼으로 2007년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1877년 창간돼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과 함께 미국의 대표적인 일간지로 손꼽힙니다. 닉슨 대통령의 사임으로까지 이어진 1972년 워터게이트 스캔들 보도로 유명합니다. 2013년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인수한 이래 디지털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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