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더 높게 더 오래: 고금리가 10년 넘게 지속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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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1 11:36

The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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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부동산부터 '코인'에 이르기까지 각종 투자 대상들의 성적을 1~2년 전과 비교해보면 고금리가 얼마나 무서운지 새삼 느낍니다. 그때의 붐은 그저 돈을 싸게 조달할 수 있어서 가능했던 것이었나 싶을 정도죠. 모든 투자자들의 이목은 이제 이 고금리 상태가 얼마나 지속될까에 쏠려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관련 통계 수치가 나올 때마다, 미국 연준 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될 때마다 주식 시장이 요동칩니다. 단기적으로는 고금리를 피할 수 없겠지만 10년 후에도 그럴까요? 글로벌 채권 시장의 기준점이자 장기 금리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를 반영하는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의 수익률은 작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1% 중후반을 유지하고 있다가 한때 5%를 기록했고 현재도 4.3%으로 본격적인 저금리 시대를 열었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입니다.


이코노미스트는 고금리 시대가 세계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면서 이 시대가 지속되는 원인과 결과에 대한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합니다. 하나는 그간 경제 전망이 좋지 않아 투자가 부진했던 기업들이 AI 열풍과 함께 투자를 본격적으로 늘리기 시작해서, 다시 말해 AI로 대표되는 생산성 향상 덕분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희망적인 시나리오입니다. 생산성이 정말 향상된다면 금리가 높더라도 가계와 기업의 소득도 늘어나 이를 커버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시나리오는 암울합니다. 세계 각국의 정부들(특히 미국)이 팬데믹을 거치면서 정부 부채를 남발하여 가계와 기업이 끌어다 쓸 수 있는 돈이 줄어들면서 금리가 올랐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소득은 늘지 않는 상태에서 늘어난 금리의 부담을 모두가 짊어져야 합니다.


많은 경우 그렇듯, 희망적인 시나리오보다는 비관적인 시나리오가 더 개연성이 있습니다. 게다가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을 보면 알 수 있듯, 고금리의 진정한 여파는 아직까지 우리에게 미치지도 않은 상태입니다. 투자자들은 훨씬 더 조심스럽게 시장을 바라봐야 할 것입니다.


선진국 경제의 금리가 제로에 가까웠던 시절, 경제학자들은 금리의 하락이 수십 년, 수백 년 또는 수천 년에 걸친 추세의 산물인가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 오래 전 일도 아니건만 이젠 금리가 얼마나 오랫동안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것인가가 화두다. 금리에 대한 장기 기대치를 반영하는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최근까지 1% 미만이었으나 10월 18일, 2007년 이후 최고치인 4.9%를 기록했다. 같은 날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5%를 넘었다. 당시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애널리스트들은 금리가 "5000년 중 최저치에서 벗어났다"고 선언했다. 다소 격앙된 듯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경제학자, 투자자, 그리고 모두가 금리가 영원히 낮을 것으로 예상하던 시절 끌어썼던 대출을 상환해야 하는 불편한 입장에 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비슷한 심정이다.


금리가 '더 높게 더 오래' 유지되리라는 확신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유로존은 2021년에 마이너스 금리를 기록했으나 이제 독일은 10년짜리 국채를 발행하는 데 3%에 가까운 이자를 내야 한다. 영국의 채권수익률은 미국만큼이나 높다. 영구적으로 낮은 금리를 유지하며 저금리의 선구자로 여겨졌던 일본조차도 채권수익률 상승 압력에 직면했다(차트 1 참조). 내년 일본 중앙은행이 2007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하리라는 전망이 점점 더 힘을 얻고 있다.


시장의 전망이 옳다면 이제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고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가계와 기업은 돈을 빌리는 데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금융 시스템은 고통스러운 새로운 현실에 적응해야 할 것이다. 이제 정부는 더 많은 세수를 누적된 국가채무에 대한 이자를 지불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는 걸 깨달을 것이다. 현재 많은 투자자들이 예상하고 있는 '더 높게 더 오래' 시나리오는 큰 타격이 될 수 있는 조합이다.


(차트1) 주요국 10년물 국채 수익률 비교. (차트2) 미국과 유럽의 전년 대비 기업부도 증감율.

(차트1) 주요국 10년물 국채 수익률 비교. (차트2) 미국과 유럽의 전년 대비 기업부도 증감율.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부터 살펴보자. 작년의 놀라운 사건 중 하나는 세계 경제, 특히 미국이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로 회복했다는 점이다. 10월 26일,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연율 4.9% 성장한 것으로 발표됐다. 소비지출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와 지원금 덕분에 늘어난 가계저축이 뒷받침하고 있다. 많은 기업이 금리가 낮을 때 장기채권을 발행했기 때문에 오늘날에도 낮은 자금 조달 비용을 누리고 있다. 올해 미국 기업의 순이자 지급액은 실제로 감소했는데, 이는 보유 현금으로 벌어들이는 이자가 부채 상환 비용보다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완충 효과는 당분간은 지속될 것이다. 이전에는 팬데믹 기간 동안 가계에 축적된 저축이 곧 바닥날 것으로 여겨졌으나 지난 9월 통계학자들은 추정치를 상향 조정했다. 현재 미국의 가계는 1조달러(1300조원)의 초과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연간 개인 총소득 총액의 약 5%에 달한다. 또한 고금리가 기업의 성장을 둔화시키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수년 내로 만기가 도래하는 미국 기업부채가 전체의 16%뿐일 것으로 추정한다. 이를 리파이낸싱할 경우 총부채의 평균 이자율은 올해 4.2%에서 2025년 4.5%로 소폭 상승하게 된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높은 금리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일반적으로 대기업보다 부채 만기가 더 빨리 도래하는 미국의 중소기업은 경기가 호황임에도 불구하고 압박을 받고 있다. 미국, 그리고 미국보다 성장세가 약한 유럽에서는 기업 파산이 증가하고 있다(차트 2 참조). 몇몇 국가에서는 기업들이 금리 상승에 훨씬 더 많이 노출돼 있다. 2021년 말 스페인과 이탈리아 기업의 부채 만기 중앙값은 각각 2.6년과 2.1년에 불과했다. 기업 부채가 GDP의 155%에 달하는 스웨덴의 경우, 기업에 대한 은행 대출의 평균 실효이자율은 올해 3월까지 1.5%에서 3.9%로 상승했으며 향후에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9월 기업 파산 건수는 전년 동월 대비 14% 증가했다.


금리가 항구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머무르게 되면 만기가 긴 부채도 결국 기업에게 큰 손실을 입히기 시작할 것이다. 그 타격은 상당할 것이다. 기업들이 2010년대에 막대한 차입을 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비금융계 기업은 10년 동안 4조1000억달러의 부채를 순발행하는 한편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통해 3조2000억달러의 자본을 주주환원에 썼다. IMF 데이터에 따르면 선진국 전반에서 기업 부채는 2000년대 중반 GDP의 80% 미만에서 근래 들어 약 93%로 증가했다. 금리가 더 높게 더 오래 유지되면 이 시기에 끌어놓은 대규모 부채를 정리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장기간의 디레버리징은 2010년대 저성장이 투자를 저해했던 것처럼 2020년대에 투자를 저해할 수 있다.

주택시장에 미칠 타격

가계 역시 결국 높은 금리의 부담을 느끼게 될 것이다.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수십년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어 대출자가 이사를 하지 않는 이상 금리 인상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그러나 주택 가격은 대부분 새로 대출을 받는 구매자에게 의존한다. 그리고 새로 대출을 받는 경우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하게 되기 때문에 주택 가격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10월 18일, 데이터 업체 모기지 뉴스 데일리는 미국의 30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평균 이자율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8%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을 끼고 집을 구입할 경우의 월 상환액 부담이 급증했다. 미국의 중위가격 주택을 그 가격의 90%를 대출 받아 구입할 경우, 2021년 7월에는 월 상환액이 미국 월 평균 소득의 33%였으나 지금은 60%에 육박한다.


주택 시장이 이러한 부담을 감당할 수 있으리라 보긴 어렵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선진국 12개국의 실질 주택 가격은 2022년 초부터 2023년 2분기까지 10% 하락했다. 금리가 시장이 예상하는 경로를 따른다면 2025년 말까지 실질 주택 가격은 14%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가 현재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안정화되는 시나리오에서 실질 주택 가격의 고점 대비 최저치 하락률은 35%에 달할 것이다. 참고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로 인한 하락률은 13%였다.


다음으로 금리 인상이 금융 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자. 트레이더들은 금리는 무언가가 망가질 때까지 올라간다는 농담을 종종 한다. 2023년 봄에는 은행이 망가졌다. 은행은 금리가 상승하면 가치가 떨어지는 국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021년 말 1.5%에서 1년 후 약 3.5%로 급등하면서 미국의 전반적은 국채 지수의 가치가 약 10% 하락했다. 이로 인해 미국 은행들은 600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었으며, 그 중 가장 취약한 실리콘밸리은행과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뱅크런을 겪다가 결국 파산했다. 결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은행에 미국 국채의 시장 가치가 아닌 액면가로 대출해 주겠다고 제안하여 은행의 재무 압박을 완화함으로써 위기를 모면할수 있었다.


하지만 '더 높게 더 오래'의 세계에서는 위기가 다시 찾아올 수 있다. 연준의 새로운 대출 대책에 따른 마지막 대출은 3월에 이루어질 예정이다. 대책이 연장되더라도 은행은 연준 대출이자(시중 단기금리와 유사하여 꾸준히 상승하고 있음)를 감당할 여력이 없을 수 있다.


금리가 상승하면 미국 국채만 시장 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아니다. 중장기적으로 고정된 수익을 지급하는 대출은 거의 모두가 동일한 패턴을 따른다. 에리카 장Erica Jiang, 그레고르 마보스Gregor Matvos, 토마스 피스코스키Tomasz Piskorski, 아밋 세루Amit Seru 등 경제학자들은 미국 은행의 모든 자산을 3월 당시 시장 가격으로 평가한 다음,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 예금자의 절반 또는 전부가 예금을 인출하면 어떻게 될지 테스트하는 분석을 실시했다. 연구진은 덜 종말론적인 시나리오에서도 합계 자산이 3000억 달러에 달하는 은행 200여 개가 파산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경제학자 마크 플래너리Mark Flannery와 소린 소레스쿠Sorin Sorescu의 논문은 "모든 미기록 손실이 은행 재무제표에 완전히 반영된다면, 전체 은행 자산의 절반 가량이 최소 규제 자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3월 이래 채권 지수는 5% 더 하락했다. 에리카 장을 비롯한 연구진은 분석을 반복했다. 미실현 손실은 소폭 증가했지만 그 손실이 대형은행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에는 2조2000억달러의 손실 중 약 30%만이 규제 당국에 의해 '금융시스템에 중요'하다고 분류된 은행에서 발생했다. 현재 미실현 손실은 2조5000억달러에 달하며 이 중 약 3분의 2가 금융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에 있다.


금융 부문은 다른 분야에서도 위험에 노출돼 있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은행 자산의 약 10분의 1을 차지하는데 금리 상승과 공실 증가로 인해 오피스 빌딩의 가치가 하락했다. 일부 빌딩 소유자는 그냥 대출 기관에 건물을 넘기기도 한다. 게다가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대출이 은행으로부터 연기금이나 보험사와 같은 다른 종류의 금융 기관으로 이전되었다. 이들 기관들은 대형 대출기관으로서 금리 상승 사이클을 겪어본 경험이 전혀 없다. 원칙적으로 리스크의 분산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는 더 많은 기업이 잠재적 손실에 직면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정부들의 리스크를 살펴보자.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선진국의 공공부채는 1946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급증했다. 팬데믹 이후 그 규모는 더욱 커져 지금은 나폴레옹 전쟁 이후 그 어느 때보다도 GDP 대비 공공부채 규모가 커졌다(차트 3 참조). 이러한 막대한 부채의 지속가능성은 이자율뿐만 아니라 이자율이 경제성장률 대비 어느 정도냐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저금리 시대에는 이자가 발생하는 속도보다 GDP가 더 빠르게 증가하면 정부가 이자를 갚기 위해 새로 차입을 하더라도 GDP 대비 부채 비율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게 화제였다. GDP 대비 부채 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추가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빌릴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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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IMF는 최근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2023년부터 2028년까지 선진국의 경제성장률이 정부가 부채에 지불하는 이자율을 평균 1.4%p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 이유는 기업과 마찬가지로 정부도 장기 채권을 발행하여 어느 정도 낮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정부가 계속해서 과도한 적자를 내고 있기 때문에 GDP 대비 부채 비율은 대부분 상승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은 무분별한 차입을 하고 있다. 싱크탱크 책임연방예산위원회CRFB에 따르면 회계상 왜곡을 제거하면 지난해 미국의 재정 적자는 GDP의 7.5%에 달한다. 이 정도의 적자는 일반적으로 전쟁이나 극심한 경기침체기에만 나타난다. 이코노미스트는 IMF의 예측을 바탕으로 선진국들이 부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재정 조정을 해야 하는 금액을 계산했다. 독일과 일본을 제외한 모든 선진국은 GDP 대비 부채 비율이 더는 상승하지 않도록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미국은 본원 예산적자—부채에 대한 이자를 제외한 적자 규모—를 GDP의 연율 2.4%까지 줄여야 한다. 인구 고령화, 기후 위기,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 지출을 고려할 때—IMF는 이 모든 비용을 합하면 연간 선진국 경제 GDP의 약 7.5%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이 정도의 긴축은 특히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고금리 시대에는 기업과 마찬가지로 정부도 언젠가는 리파이낸싱을 해야 한다. 10년 수익률은 현재 대부분의 선진국 경제의 장기성장률 전망치를 상회한다. 다시 말해 부채 증가를 막기 위해서는 허리띠를 훨씬 더 졸라매야 할 수도 있다. 현재의 성장률 전망에 따르면 고금리 시대는 각국 정부가 2010년대 유럽이 겪었던 고통스러운 긴축 예산을 거쳐야 할 것이라는 결론을 피하기 어렵다. 금융 산업의 격변으로 인해 상당한 구제금융이 필요할 경우 재정 전망은 더욱 어두워질 것이다.

언제나 대책은 있다

세계 경제는 기업의 디레버리징, 주택 가격 하락, 은행의 혼란, 재정 긴축에 대처할 수 있을까? 놀랍게도 그 답은 '어쩌면'이다. 온당한 이유로 금리가 상승했다면 말이다. 경제학자들은 일반적으로 금리가 장기적으로 사람들의 저축 욕구와 투자 욕구 사이의 균형에 의해 결정된다고 본다. 다른 조건이 동일할 경우, 저축을 많이 하면 소위 "자연" 이자율이 낮아지고 투자를 많이 하면 높아진다. 2010년대의 역대 최저 금리에 대한 가장 보편적인 설명은 고령화 인구가 은퇴를 위해 더 많은 돈을 저축하는 한편, 장기 성장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기업의 사업 확장 욕구가 줄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장기 침체secular stagnation'라고 부르기도 한다.


금리가 항구적으로 바뀌려면 이러한 전망 또한 바뀌어야 한다. 한 가지 가능한 이유는 최근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인해 더 빠른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생겨났기 때문일 수 있다. 장기적으로 경제성장률과 금리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람들의 소득이 증가하면 저축할 필요성이 줄어든다. 매출 증가를 기대하는 기업들은 투자에 더욱 열을 올린다. 중앙은행은 경제가 과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금리를 높게 유지해야 한다.


인공지능에 대한 낙관론이 채권수익률을 끌어올린다고 말하는 건 다소 억지스러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고금리 시대가 더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에도 증시가 크게 하락하지 않은 까닭은 설명이 가능하다. 이론적으로 채권수익률이 높아지면 기업의 미래 수익 가치가 감소하는데 이는 IT 기업에게 가장 큰 타격을 준다. IT 기업은 대체로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AI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같은 빅테크의 가치가 치솟았다. 빅테크의 주가가 치솟으면서 S&P 500의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1cyclically-adjusted price-earnings ratio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채권 수익률, 즉 미래 수익을 할인하는 데 사용되는 이자율이 훨씬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리고 미국의 강력한 3분기 성장은 이례적인 고용 호황에 힘입은 것이 아니다. 사실 노동시장은 냉각되고 있다. 성장률 수치가 정확하다면 생산성이 상승한 것이 틀림없다.


고금리가 생산성 증가 덕분이라면 새로운 시대는 행복한 시대가 될 수도 있다. 부채 상환 비용이 증가하더라도 가계는 실질 소득이 증가하고, 기업은 매출이 증대하며, 금융 기관은 낮은 채무 불이행률을 만끽할 것이고, 정부는 더 많은 세금을 징수하게 된다. 자본을 얻기 위한 건전한 경쟁은 그 자체로 이익이 될 수도 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2010년대 저금리 시대가 경제의 역동성을 떨어뜨렸다고 오랫동안 의심해 왔다.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인 기업이 살아남기 쉬웠기 때문에 창조적 파괴가 많지 않았죠." MIT의 크리스틴 포브스Kristin Forbes는 말한다. 더 빠른 성장으로 유지되는 고금리의 세계에서는 역동성이 넘쳐날 것이다.


그러나 고금리에 대한 보다 우려되는 설명도 있다. 정부 부채가 너무 커져 전 세계의 잉여 저축을 잠식했고 민간 부문이 나머지를 두고 경쟁하면서 금리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많은 트레이더들이 채권수익률 상승의 원인으로 단기적으로는 팬데믹 이후 급증한 채권 발행과 중앙은행의 대규모 채권 매입 종료를 꼽는다. 경제학자들은 종종 기존 채권의 손바뀜의 중요성을 무시하지만 남아있는 부채의 규모는 중요하다 여긴다. 2019년 하버드 대학의 래리 서머스Larry Summers와 당시 영란은행의 루카스 레이첼Lukasz Rachel이 제안한 경험칙에 따르면, GDP 대비 부채 비율이 10%p 증가하면 장기적으로 금리가 0.35%p 상승하고 적자가 1%p 증가할 때마다 금리가 비슷한 수준으로 상승한다. 이는 지출을 아끼지 않은 정부가 오늘날의 높은 금리에 기여했음을 암시한다.


고금리가 정부 부채 때문이라면 세계 경제는 아무런 성장률 상승 없이 고금리를 감당해야 한다. 이는 고통스러울 것이다. "적자가 계속 금리를 끌어올리는데 아무런 견제 없이 재정적자를 유지할 순 없죠."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모리스 옵스펠드Maurice Obstfeld는 말한다. "뭔가 나와야 해요. 더 제한적인 재정 정책 아니면 일종의 부채 위기라도요."


재정 위기 외에 이러한 긴장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한 가지 가능성은 과거 경제위기에 그랬던 것처럼 지속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이 정부 부채의 실질가치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명목금리는 계속 '더 높게 더 오래' 유지될 수 있겠지만 실질금리는 그다지 많이 오르지 않을 것이다. 기업과 정부가 고금리를 견뎌내는 것은 현금 수입이 탄탄하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날 채권 보유자들은 높은 실질수익률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 경우 채권 보유자들은 압박을 받을 것이다.


또 다른 가능성은 높은 금리가 세계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어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에 따라 10월 23일 퍼싱스퀘어캐피털의 빌 애크먼Bill Ackman은 자신의 펀드가 금리가 계속 상승하여 미국 국채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데 더는 베팅을 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현재의 장기채 금리에서 채권 숏 포지션을 유지하기에 세계에는 너무 많은 리스크가 존재합니다."라고 썼다. "경제는 최근 데이터가 보여주는 것보다 더 빠르게 둔화되고 있습니다." 그가 맞다면, 고금리 시대는 그리 오래 가지 않을 수도 있다.


1843년 창간돼 국제정세와 정치, 경제, 사회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는 영국의 대표적인 주간지. 정통 자유주의 성향의 논평, 분석이 두드러지며 기사에 기자의 이름(바이라인)을 넣지 않는 독특한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PADO가 가장 탐독하는 매거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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