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 국가 해법' 가능할까?

희망의 불씨를 살리려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새로운 지도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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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아비브 로이터=뉴스1) 정지윤 기자 =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비가 내린뒤 무지개가 떠있다. 2024.01.03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2024.01.05 13:31

The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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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적으로 볼 때 이미 함께 한 나라를 꾸리면서 살기가 어려워진 이스라엘인들과 팔레스타인인들이 각각 별도의 국가를 구성해서 병존하는 '2 국가 해법'이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싸우고 있는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의 집권당이나 하마스는 오랫동안 '2 국가'의 병존에 반대해왔기 때문에 이들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한 평화협상 과정에서 배제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상대적으로 쉬운 일입니다. 더욱 어려운 것은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주민들의 이해관계입니다. 이스라엘 정착민들과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상충하고 있습니다. 멀리서 바라보는 우리는 양측 주민들을 옮겨 경계선을 확정지으면 되지 않나 쉽게 말할 수 있지만 많은 노력을 들여 터전을 만들어온 사람들로서는 그런 인위적인 이주를 쉽게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과거 보스니아 사태에서 이른바 '인종청소'라고 하는 유혈사태가 이어지면서 주민들이 피란을 위해 이동을 했고 그 이동을 통해 세르비아계와 이슬람계 등의 주거지역 사이에 겨우 경계가 만들어졌던 것을 보면 주민들의 이해관계를 정치적 협상으로 극복하는 데에는 보통 이상의 창의적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2 국가 해법'의 내용과 걸림돌 등을 정리한 2023년 12월 7일자 이코노미스트 기사를 보시면서 독자 여러분들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독자 여러분이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측 협상가라면 어떻게 하시겠나요?


물론 잔인하고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적어도 미국 대통령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하면서도 이번 전쟁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양측이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양측 주민들에게 번영과 안전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말을 한 대통령은 거의 15년 전에 막 취임한 오바마 대통령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바이든이 말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중동에서는 역사가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가자지구의 전쟁은 다시 한번 평화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지만, 지난 10월 7일 1,200명 이상의 이스라엘인이 학살되고 이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약 16,00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한(12월 7일 현재) 상황에서 이는 공허한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래 이 성스러운 땅에서 이렇게 많은 피를 흘린 사태가 발생한 적은 없었고 평화가 이렇게 멀게만 느껴진 적도 없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화 논의가 시작되길 희망한다. 그는 10월에 "이 위기가 끝나면 그 다음에 대한 비전이 있어야 하며, 우리가 보기에 그것은 '2 국가 해법'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11월 바레인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아랍 관리들도 비슷한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았다.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보좌관인 안와르 가가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병립해 살아가는 '2 국가 해법'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이야기가 끔찍한 전쟁 중에 이스라엘에 대한 서방의 지원과 아랍의 무대책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일 뿐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30년 평화 프로세스는 실패로 점철되어 있다. 협상은 다시 시작되어봤자 최소 세 가지 필수적인 변화 없이는 반드시 실패하게 되어 있다. 첫째는 새로운 리더십이다. 현재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양측 정파는 30년 전 초기 평화 프로세스를 망치기 위해 노력했던 바로 그 정파들이기 때문에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다음은 협상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다. 양측 모두 상대방의 진정성을 점점 더 의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양측 모두 협상을 위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팔레스타인은 그들의 국가가 존립할 수 있다고 느껴야 하고, 이스라엘은 그들의 국가가 안전할 것이라고 느껴야 한다.



'2 국가 해법'은 거의 한 세기 동안 어떤 형태로든 존재해 왔다. 유엔은 1947년 팔레스타인 지역 분할 계획을 채택해 아랍과 유대의 두 국가를 만들고자 했고, 종교적으로 특별한 도시인 예루살렘은 국제적으로 관리할 계획이었다. 아랍국가들은 이를 거부했고, 이스라엘은 독립을 선언했으며, 이웃 국가들은 곧바로 침공했다.


수십 년간의 분쟁 끝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1991년 마드리드에서 열린 평화 회의에서 협상을 시작했다. 그 후 1993년 오슬로협정이 체결되어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위한 5년 시한이 정해졌고, 그 사이 점령지역의 일부에 대해서만 제한된 정치행정적 권한 및 사법관할권을 가진 일종의 국가 정부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설립되었다. 이후 캠프 데이비드와 타바 정상회담, 부시 행정부의 '평화를 위한 로드맵', 오바마 외교 모두 연이어 실패했다. 양측의 마지막 직접 회담은 2014년에 결렬되었고 다시는 소생하지 못했다.

달성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는

'2 국가 해법'의 윤곽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두 지역의 면적은 원래의 팔레스타인의 약 22%)에 하나의 팔레스타인 국가를 세우고 수도는 동예루살렘에 두는 것이었다. 이스라엘은 영토 교환에 따라 서안지구의 일부 이스라엘인 정착촌을 유지하고 다른 정착촌은 비울 것이다. 소수의 난민은 일종의 상징조치로서 이스라엘로, 그리고 더 많은 수의 난민은 팔레스타인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한때 이 아이디어가 인기를 끌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믿음을 잃었다. (하마스 기습이 있었던) 10월 7일 이전에도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이스라엘 유대인(이스라엘 국민 중에 아랍계도 있다)의 3분의 1 정도만이 '2 국가 해법'을 지지했는데, 이는 불과 5년 전의 2분의 1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차트 참조). 이스라엘 정치인 시몬 페레스의 외교정책 보좌관을 지낸 님로드 노빅은 "모든 실패한 협상에는 대가가 따른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평화협상이 불가능하다는 잘못된 결론에 힘을 실어주게 됩니다"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에서는 평화협상에 대한 지지가 급감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2 국가', '평등한 1 민주국가', '불평등한 1 비민주국가' 해법에 대한 팔레스타인인(상단)과 이스라엘인(하단)의 선호도 변화 추이. /그래픽=The Economist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2 국가', '평등한 1 민주국가', '불평등한 1 비민주국가' 해법에 대한 팔레스타인인(상단)과 이스라엘인(하단)의 선호도 변화 추이. /그래픽=The Economist


하지만 그러한 환멸에도 불구하고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 모두 분쟁을 끝내는 방법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어떤 이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하나의 국가에서 동등한 권리를 누리며 살 수 있는 '단일 국가 해법'을 희망한다. 다른 사람들은 아파르트헤이트나 인종청소를 지지한다(물론 이러한 접근법의 희생자가 누구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르다).


이것들은 모두 방안이 될 수 없다. 10월 7일의 사태로 현상유지는 불가능해졌다. 추방이나 차별은 혐오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1국가 해법'은 합리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이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실행 불가능하다.


그러면 '2 국가' 해법만 남는다. 문제는 이 해법이 양측 모두의 큰 희생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현재의 땅을 포기해야 하고, 팔레스타인은 1948년 이후 잃어버린 땅의 대부분을 포기해야 한다. 양측 지도자들은 못마땅해하는 대중에게 이러한 양보를 설득해야만 한다. 하지만 양측 모두 그런 지도자가 없다.


이스라엘측에는 평생을 팔레스타인 국가의 출현을 막기 위해 노력해온 네타냐후가 있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아부하듯 2009년 바르일란 대학 연설에서 '2 국가 해법'을 지지했지만, 6년 후 그는 중동 정세가 변했다면서 자신의 그 연설은 "의미를 잃었다"고 선언했다. 그가 속한 리쿠드 당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스라엘 공영방송인 칸(Kan)은 네타냐후 총리가 리쿠드 당의 의원들을 만나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고 11월에 보도했다. 그는 서안지구의 히브리어 이름(사마리아)을 사용해가며 "전쟁 후 가자지구와 유대, 사마리아에 팔레스타인 국가가 세워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나뿐입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네타냐후의 시대는 끝났다. 11월에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76%의 이스라엘인이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원하고 있다. 설문 조사에 따르면 지금 선거가 실시될 경우 그의 리쿠드 당은 현재 가지고 있는 120석의 크네세트(이스라엘 국회) 의석 중 절반 가량을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타냐후 총리의 뒤를 이을 유력 주자는 10월에 마지못해 네타냐후 총리의 전시내각(戰時內閣)에 합류한 베니 간츠 전 육군 참모총장이다. 간츠가 이끄는 중도우파 국민통합당은 여론조사에서 큰 격차로 앞서고 있다. 간츠는 분열된 이스라엘 정치에서 보기 드문 통합의 인물이 되고 있다.


그가 인기 있는 것은 '2 국가 해법'에 대한 그의 모호한 입장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공개적으로 이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그의 당의 공식 입장은 "팔레스타인으로부터의 분리"라는 원론적인 입장일 뿐, 이를 어떻게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세부적인 언급은 없다. 간츠와 가까운 소식통들은 그가 더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데 관심이 없다고 말한다. 그렇게 하면 네타냐후 총리의 손을 들어주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 문제는 분열적인 이슈이므로 간츠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총리에게서 빼앗아오기 위해 이를 피하려고 할 것이다.


간츠의 한 보좌관은 "베니(간츠)는 미국인들과의 대화에서 새로운 상황에 대해 낡은 용어를 사용하지 말자고 말합니다"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그는 '2 국가 해법' 자체에 대해 논의하는 데는 열려 있지만 불신받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그가 속한 당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이스라엘인은 '2 국가 해법'이 '두 개의 분리된 국가' 같이 다르게 표현될 때는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츠가 '2 국가 해법'을 어떤 형태로든 추진한다면 정치적 장애물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의 당에는 그러한 정책에 반대할 강경 매파 의원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스라엘 싱크탱크인 쇼레쉬 연구소의 댄 벤-데이비드는 "간츠 당에는 매우 매우 우익적인 사람들이 있다"고 말한다. 간츠의 연정 파트너가 될 다른 당의 일부와 지난 수십 년 동안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온 이스라엘 국민도 문제가 될 것이다.


팔레스타인의 정치는 더욱 막막해 보인다. 30년 동안 훼방꾼 역할을 해온 하마스에게 평화 협상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하마스는 오슬로 협정을 방해하기 위해 자살 폭탄 테러를 시작했고, 팔레스타인의 두 번째 인티파다 봉기 기간 동안 계속되는 공격으로 한 세대의 이스라엘인들에게 평화라는 개념에 부정적인 인상을 심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마흐무드 압바스는 그의 민족주의 정당인 파타와 마찬가지로 '2 국가 해법'을 지지한다. 그러나 그는 88세의 고령으로 4년 임기라는 수반직에서 곧 20년째를 맞이하게 된다. 그가 평화를 위한 진지한 노력을 이끌 수 있는 정당성이나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팔레스타인인(또는 이스라엘인)은 거의 없다. "그는 매우 강력한 서너 명의 예스맨에 둘러싸인 망상 속에 갖혀 있다"고 이스라엘의 한 장교는 말하며, 압바스 수반의 전직 동료들도 같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백악관은 전문관료 스타일의 전 총리이자 국제통화기금(IMF) 출신의 살람 파야드가 옛 자리로 복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랍 관리들조차 사석에서 팔레스타인 지도부의 변화를 원한다고 말한다. 사우디는 압바스 수반의 오른팔인 후세인 알-셰이크가 수반의 후계자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는 지난 10년간 아부다비에서 망명 생활을 해온 전 파타 보안 책임자 무함마드 달란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모두 받아들일 수 있지만 팔레스타인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인기는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그럴듯하지만 불가능

또 다른 대안은 이스라엘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사주한 혐의로 이스라엘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파타 지도자 마르완 바르후티다. (그는 재판이 불법이라며 변론을 거부했다.) 일부에서는 그가 감옥에서 나와 분열된 운동을 통합하고 이스라엘과 협상하는 팔레스타인의 넬슨 만델라가 되기를 희망한다. 그는 종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팔레스타인 지도자로 꼽히지만, 이는 파타가 부패와 노쇠로 몰락해간 바로 그 수십 년 동안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그를 풀어준다고 해도 그가 얼마나 유능한 지도자가 될지는 불투명하다.


미국과 아랍 관리들은 팔레스타인 선거를 추진했다. 그러나 적어도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스라엘에 맞설 유일한 정파로 여기는 하마스 잔존 세력이 승리할 수도 있다. 파타가 다시 인기를 회복하려면 두 가지를 해야 한다. 하나는 파타 구성원들의 부패를 막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를 꼽으라는 질문에 이스라엘인들의 점거보다 자치정부내 부패를 꼽는 팔레스타인인이 더 많았다.) 다른 하나는 비폭력적인 접근 방식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학자인 칼릴 사예그는 "하마스를 무력화시켜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하마스가 실제로 좋은 일을 하나도 안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이스라엘의 양보가 필요한데, 어떻게 협상을 신뢰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나라는 위의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수십 년간의 실패를 경험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회의적인 상태일 것이다. 이스라엘인들에게는 지난 수십 년이 경제 호황, 오랜 기간의 상대적 평화, 아랍 국가들과의 관계 증진 등 좋은 시기였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절망만 깊어졌다. 전 팔레스타인 장관인 가산 카팁은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프로젝트 전체가 낡은 과거의 것이 되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인식을 불식시킬 책임은 이스라엘에 있다.


서안(웨스트뱅크)지구의 2023년 지역 통제 상태. 팔레스타인 통제 지역과 이스라엘 통제 지역, 공동 통제 지역, 거기에 유대인 정착촌까지 매우 복잡한 양상이다. /그래픽=The Economist

서안(웨스트뱅크)지구의 2023년 지역 통제 상태. 팔레스타인 통제 지역과 이스라엘 통제 지역, 공동 통제 지역, 거기에 유대인 정착촌까지 매우 복잡한 양상이다. /그래픽=The Economist


노빅은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는 은퇴한 안보 관료들의 모임인 '이스라엘 안보를 위한 사령관들'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이스라엘이 새로운 의지를 보이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조치들의 리스트를 제시한다. 이스라엘이 완전히 통제하고 있는 서안지구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C구역을 축소하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민사(民事) 문제에 대한 권한은 있지만 보안에 대한 권한은 없는 B구역을 확대할 수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전권을 갖고 있는 A지역은 더 작다. 지도 참조)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건축 허가를 거부하는(보통 매년 10채 이하로 허가한다) C지역에서 무허가 주택 철거를 중단할 수 있다. 또 팔레스타인 도시에서 이스라엘 군대의 기습 수색을 줄일 수도 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조치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약간 확대된 B구역이 파타가 회의적인 팔레스타인 대중에게 팔 수 있는 큰 성과가 될 수는 없다. 한 외교관은 "우리는 30년 동안 국가 건설을 기다려왔다"면서 "우리는 건축허가 따위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결국 오슬로협정은 점진주의, 즉 양측이 보다 실질적인 조치에 합의하기 전에 작은 상징적인 조치로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생각 자체때문에 허물어진 것이다.


이런 상징 조치보다 더욱 진지한 제스처로 무엇이 있겠는가라는 질문에 팔레스타인의 몇몇 분석가들은 이스라엘이 점령한 서안지구의 약 46만5000명 규모의 이스라엘인 정착촌의 존재를 지목했다. 이들은 신규 건축을 동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이 정도의 것은 오바마 정부에서 이미 시도된 적이 있다고 말한다. 이 분석가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한발 더 나아가 평화협정에서 양보해야 할 이스라엘 정착촌 중 일부를 선제적으로 해체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신뢰가 쌓이고 최종 상태의 합의를 진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안은 이스라엘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불가능해 보이는데, 특히 10월 7일 이후에는 이것이 학살에 대한 보상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십 년 동안 문제해결에 미온적이었던 이스라엘은 미국의 압박 없이는 큰 제스처를 취하지 않을 것이다. 전 이스라엘측 협상가인 다니엘 레비는 "이스라엘 전체가 현재의 방향으로 가는 데 비용이 든다고 느끼지 않는 한, 대안적 정치를 위한 공간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한다. 한 아랍 외교관은 이러한 압박 역시 처음에는 정착민을 겨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미국은 세게 나가야 합니다."


12월 6일 미국은 팔레스타인인과 그들의 재산을 공격하는 폭력적인 정착민에 대해 비자 발급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례 없는 조치이지만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물론 이데올로기에 몰입해 있는 정착민들은 미국의 비자 금지 조치 정도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또 그들 중 일부는 미국 시민권자들이기 때문에 미국입국을 금지할 수도 없다.


정착촌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성공하려면 압박의 대상에 이스라엘 정부도 포함해야 한다. 국제법에 따라 이스라엘군은 점령지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지만,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인들을 공격할 때 종종 지켜보고만 있다. 이스라엘이 이러한 폭력을 계속 허용하고 때로는 방조한다면 미국은 이스라엘에 군사원조를 중단하겠다고 위협할 수도 있다. 이는 팔레스타인과 아랍세계에 미국이 공정한 역할을 하려고 진지하게 노력하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가 될 것이다. 그러나 선거가 있는 해에—또는 도널드 트럼프가 2024년에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해 이러한 위협을 가할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바이든이 연임에 성공한다면 이러한 위협 조치는 민주당 진보파에게 인기가 있을 것이다.


위협과 함께 미국과 파트너 국가들은 인센티브도 제공해야 할 것이다. 팔레스타인의 경우, 이는 주로 재정적 인센티브가 될 것이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완전히 파괴된 가자지구를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인데, 그 비용은 수백억 달러(수십 조원)에 달할 것이다. 걸프 지역의 부국들은 기꺼이 돈을 내겠지만, 이것은 가자지구가 팔레스타인 국가의 일부가 되고 그들의 투자를 다시 날릴 가능성이 없을 경우에만 가능하다.


걸프 국가들은 이스라엘의 안보 우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오슬로 프로세스가 시작되었을 때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맺은 아랍 국가는 이집트 한 곳뿐이었다. 현재는 6개 국가가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도 이 클럽에 가입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랍세계와의 정상적인 관계에 대한 전망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전혀 없었던 방식으로 현실이 되고 있다. 팔레스타인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와의 분쟁을 종식시키는 것이 강력한 유인책이 될 것이다.


이달 초 카타르에서 열린 회의에서 걸프만 국가들은 전후 가자지구에 대한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이들은 요르단, 이집트, 서방 강대국들과 협력하여 국제적 연합을 구성해 '2 국가 해법'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아랍국가들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새 지도자를 선출할 것을 요구하고 미국은 이스라엘을 압박할 것이다.


그러나 걸프국가들이 이스라엘을 인정하더라도 레바논의 헤즈볼라나 예멘의 후티 반군처럼 하마스 편에 섰던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들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걸프지역의 한 외교관은 "이란을 끌어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질문에 그는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감은 수십 년 동안 이 이슬람공화국(이란) 통치이념의 핵심 신조였다. 쪼그라든 팔레스타인 국가가 탄생한다고 해서 이란인들이 하룻밤 사이에 유대인의 이스라엘을 승인하는 시오니스트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익숙하지만 불확실한 역사

문제는 역사가 다시 반복된다는 것이다. 새로운 지도자들이 '2 국가 해법'에 대해 립서비스만 할 수도 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한 적대감을 누그러뜨리고 약간의 양보를 할 수도 있다. 걸프국가들은 돈(팔레스타인에게)과 국가승인(이스라엘에게)을 약속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제안은 근본적으로 이전과 동일할 것인데, 지금보다 훨씬 낙관적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조차 거부했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양측 지식인들은 보다 창의적인 사고를 촉구하기 시작했다. 한 가지 아이디어는 유대인 국가와 팔레스타인 국가가 모두 존재하는 국가연합을 구성하는 것이다. 한 쪽의 시민은 다른 쪽에서 거주하고 일할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된다. 이 아이디어는 작은 땅을 정확히 어떻게 분할하느냐의 문제를 덜 중요하게 만들고 양측이 서로의 안정에 더 큰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에는 표준적인 '2 국가' 청사진보다 훨씬 더 많은 장애물이 있지만, 새로운 개념들에는 장점이 하나 있다. "단순히 '2 국가' 협상으로 돌아가자는 식의 국제사회의 접근 방식은 그다지 진지하지 않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에게 이익이 됩니다." 전 이스라엘 협상가 레비의 말이다. 이제 더이상 새롭게 논의할 것이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협상 그 자체를 목적으로 협상이 시작될 수는 있다. 하지만 지난 몇 달 동안의 사건은 더이상 현상유지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제 변화는 불가피하다. 유일한 문제는 어떤 형태로 변화할 것인가이다.


1843년 창간돼 국제정세와 정치, 경제, 사회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는 영국의 대표적인 주간지. 정통 자유주의 성향의 논평, 분석이 두드러지며 기사에 기자의 이름(바이라인)을 넣지 않는 독특한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PADO가 가장 탐독하는 매거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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